후기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 후기를 올립니다.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 읽어봐 주십시오.
1. 방을 따로 파게 된 이유.
일단 이건 제 고집과 이기심으로 이렇게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도시 던전은 전부 하나의 이야기이지만, 각 에피소드의 주제나 아이덴티티를 지키고 싶어서 말이죠.
‘도시의 까마귀’, ‘진흙가재’를 따로 만들게 되었습니다. 물론 시즌 3인 ‘까마귀와 뱀들의 춤’ 역시 다른 방을 파서 연재할 것 같고요.
독자분들이 불편하실 수도 있지만, 그만큼 읽을 부분을 찾기도 쉬울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욕심을 부디 너그러이 이해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2. 데이브라는 캐릭터를 쓰게 된 이유.
데이브라는 캐릭터를 쓰게 된 이유는 다소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타고난 혈통’이나 뛰어난 특수기 같은 게 없는 캐릭터를 한번 주인공으로 그려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아무래도 제가 평범한 사람이다 보니, 무언가 대리만족을 하고 싶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특별한 배경이 없더라도, 의지와 용기, 꿈, 목표로 충분히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는 뭐 그런 거 말이죠.
두 번째는, 제가 선한 인물을 쓸 수 있을까 싶은 도전 및 실험의 목적이 있었습니다.
다른 작품인 ‘강과 먼지의 왕자’에 ‘바투’라는 등장인물이 있는데, 누가 보더라도 악한 악당입니다. 그러다 문득 제가 이렇게 악하고 잔인한 캐릭터만 쓸 수 있는 게 아닌가 싶어, 데이브라는 비교적 선한 인물을 한번 써보게 되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고로 다시 잔인하고 추악한 이야기를 써볼 생각입니다. 아, 생각만 해도 기분 좋네요.)
세 번째, 미드를 좋아하는 편인데, 특히, ‘브레이킹 배드’라는 드라마를 본 적 있습니다.
그 드라마의 주인공은 선량한 소시민이지만, 암에 걸리게 되며, 이에 남은 가족들을 위해 마약을 팔게 되는데, 어느 순간부터 마약 파는 것에 집중하며, 점점 타락하게 되더군요.
그 외에도 레미제라블의 장발장 등. 인간은 똑같아 보여도 복잡한 내면을 가지고 있고, 그에 따라 변하는 게 제겐 너무나도 신비하고 흥미로운 일이더군요. 그래서 데이브라는 복잡한 캐릭터를 그려보게 되었습니다.
실력이 모자라 제대로 어필하지 못한 게 아쉽네요.
3. 펠러라는 인물에 관해.
아직 펠러라는 인물이 시리즈에서 조금씩 언급될 터라 여기서 자세히 이야기할 수 없지만,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자신보다 더 뛰어난 천재를 이기기 위해 노력한 천재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천재는 자신보다 뛰어난 천재를 못 견딘다는 말을 들어 거기에 영감을 얻어 만든 캐릭터죠.
물론, 펠러의 노력은 현재 빛을 보지 못했고, 자신조차 연구실에서 사망하긴 했지만, 그의 연구와 의지 등은 데이브에게 전달돼 앞으로 세계관 내 큰 변화를 부를 겁니다.
평생 자신의 업적을 위해 노력한 천재가 문득 자신과 다르지만, 인정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인간을 마주하고, 그에게 자신의 평생을 연구를 물려준 게, 저는 개인적으로 낭만적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 소제목 진흙가재 관해.
소제목인 ‘진흙가재’가 탄생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쉽게 설명하자면 ‘진흙’+‘가재’입니다.
‘진흙’은 천한고, 흔한 것을 상징합니다. 허나, ‘원석’이라는 중요 자원의 원료이기도 하죠.
뭔가 그 부분이 멋지고 낭만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흔하고 더러운 진흙이 중요한 무언가로 바뀔 수 있다는 게 말이죠.
그리고 ‘가재’는 끊임없는 성장으로, 우연히 바닷가재의 불로장생 능력을 들은데 기인합니다.
정확히는 불로장생이 아닌 탈피로 인한 성장으로, 이론상으로는 바닷가재는 계속해서 탈피하며 죽지 않을 뿐 아니라 더 크고 강하게 성장한다고 하더군요. 물론 탈피를 할 때 마다 껍질이 두꺼워져 나중에는 탈피를 못 하고 죽고 말지만요.
어째 이 탈피라는 게 인간이 사는 것과 비슷하게 느껴져, 이렇게 소제목에 넣게 되었습니다.
‘진흙’처럼 흔하고 천한 ‘데이브’가 ‘가재’처럼 계속해 크고 강하게 성장한다는 게 어째 느낌이 좋아 이런 제목을 짓게 되었습니다.
5. 개인적으로 쓰면서 아쉬웠던 점.
원래는 ‘도시 던전’의 모습이나 설정을 더 보여주며 느긋하게 진행을 하고 싶었지만, 성벽 밖 특성 탓에 정작 도시 던전 안의 모습을 잘 보여주지 못한 게 아쉽습니다.
이게 전 신기하게 느껴졌는데, ‘아웃사이더(성벽 밖 빈민)’이라는 특성 탓에 소설에서조차 도시 던전 안을 묘사하기 힘들어지더군요. 과장된 것일 수도 있지만, 계층 차이가 이렇게 심한 건가 싶었습니다.
더욱이, 벤자민과 세계관을 최대한 연결하고 싶었는데, 사는 곳이라든가 계층이라든가 너무나도 차이가 심해 오히려 ‘하프 캔디 집단 소송’ 건 외에는 아예 접전이 불가능하더군요.
이건 제가 쓰면서도 중간에 놀란 사실입니다. 실제로 현실에서도 같은 나라에 살면서 사는 세계가 다른 이들이 있듯이요. (허나, 이 둘은 언젠가 만날 겁니다.)
그리고 ‘총’이라던가, ‘원석’이라던가 이야기 진행에 너무 치중한 나머지 디테일한 부분에 대한 묘사나 설명이 부족했던 게 아쉬웠습니다. 이는 전적인 제 실력 부족으로 보강해나가도록 하겠습니다.
6. 시즌 3에 관해.
시즌3는 ‘까마귀와 뱀들의 춤’으로, 구대륙을 배경으로 황실 변호사가 된 벤자민의 이야기가 나올 겁니다. 아마 시즌1에서 제대로 하지 못한 ‘본가’와 ‘사촌누이들’. 그 외에 다른 마법사 사회에 대해 자세히 다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 3는 좀 욕심을 내서 최소 100~120화, 최대 150~160화를 써볼 계획입니다.
늦어도 내년(2020년) 중순까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실, 벤자민 이야기는 누구보다 제가 빨리 쓰고 싶네요.
7. 마지막으로 독자분들에게 드릴 말씀.
일단 이야기의 95%가 고구마인 글을 이렇게 읽어주신 데,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실, 저도 쓰면서 많이 괴롭고 고민했는데, 데이브라는 캐릭터를 납득하는 데 꼭 필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어쩔 수 없이 넣게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독자분들이 너그러이 봐주시고, 후원이나 추천 등으로 응원해 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시즌 1, 2는 각각 벤자민과 데이브를 설명하는 구간이라 다소 읽기 힘드신 부분이 있으실지 모르겠지만, 시즌 3, 4 등은 최대한 읽기 쉽고 사이다를 추가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올리며, 도시 던전 시즌3와 새로운 신작으로 내년에 찾아뵙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가의말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후원해주신 storelf 님, 아르세닉 님, 나야나라구 님 정말 감사합니다. 뒤늦게 올려 죄송합니다.
후원금에 부끄럽지 않은 글로 보답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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