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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 던전2: 진흙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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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19.11.01 10:29
최근연재일 :
2019.12.02 01:09
연재수 :
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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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214
추천수 :
6,391
글자수 :
233,376

작성
19.11.16 09:00
조회
2,379
추천
110
글자
7쪽

32. 마지막 유혹

DUMMY

데이브는 원석 주머니에서 한 줌의 원석을 다른 주머니에 담은 뒤 루카스에게 넘겨주었다.

묵직한 주머니만큼이나 거대한 중책을 맡게 된 것 같아, 기쁘면서도 긴장되었다.


마을에 도착하고, 데이브는 여느 때처럼 중간매입장으로 가 소량의 원석을 돈으로 바꾸고, 성벽 안으로 들어가 식료품을 샀다. 차이점이라면 원석을 좀 더 제값에 팔아 돈이 좀 더 넉넉해졌다는 것으로, 덕분에 식료품도 더 많이 살 수 있었다.


루카스는 데이브와 함께하는 이 모든 행위가 낯설게 느껴졌지만, 그렇다고 싫은 것은 아니었다. 일하고, 정당히 돈을 벌어, 가족들을 먹일 식료를 산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복된 일이었다.


빵과 버터, 치즈, 소시지, 햄 등등 각종 산해진미를 바구니에 담는 와중, 데이브가 빵과 크림, 치즈 중 일부를 따로 챙기는 모습을 보았다. 이유를 물어보았는데, 데이브는 오늘 아마 나타날 터이니 조금만 있으면 알 거라는 수수께끼 같은 대답만 할 뿐이었다.


루카스는 그 수수께끼 같은 말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성벽 밖으로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 곧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한 무리의 꼬맹이 무리가 데이브와 루카스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었다.


얼굴에 때가 덕지덕지 낀 꼬맹이 무리를 보고 루카스는 본능적으로 몽둥이를 찾았다.

애새끼는 자고로 때려야 말을 들었고, 고아 무리는 더 두들겨 패야 말을 알아들었다.


사실 말이 꼬맹이였지, 이 녀석들은 두발 달린 쥐새끼나 다름없었다. 부스러기를 던져주지 않을까 근처를 배회하는 한편, 상대가 만만하다 싶으면 덤벼드는 쓰레기들.


루카스가 경고했다.


“조심하세요. 데이브. 내가 당장 이놈들을 그냥-!”


허나, 루카스의 그런 경고와 별개로 데이브는 너무나도 익숙하게 식료품 바구니를 한쪽에 올려두고, 따로 담아둔 빵과 치즈, 크림을 꺼냈다. 그리고는 빵을 1인분 크기로 잘라 치즈와 크림을 얹어 아이들에게 나눠주기 시작했다.


이해할 수 없는 광경에 루카스는 할 말을 잃었는데, 더 놀라운 것은 고아들 중 누구도 한쪽에 올려둔 식료품 바구니에 손대지 않고 얌전히 나눠주는 빵만 받는다는 거였다.


차라리 고양이가 생선을 안 훔치는 게 말이 되지. 기이하기까지 한 광경에 루카스는 저도 모르게 물었다.


“뭐...... 하시는 겁니까?”


데이브는 루카스를 이상하게 바라보곤 대답했다.


“............ 빵 나눠주는 건데?”


바보 같은 대화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왜 나눠주는 겁니까?”


“애들이 배고파하니까?”


루카스와 데이브 모두 대화의 요점이 묘하게 어긋난 것을 깨닫고 서로 말없이 바라보았다. 어색했다. 데이브가 그러한 어색함을 희석시키기 위해 루카스에게 도움을 청했다.


“좀 도와줄래? 혼자서 하면 시간이 좀 걸려서......”


루카스는 멍하니 있다가 그 말에 바보처럼 반응해 움직였다.


“빵은 이 정도 크기로 자르고, 치즈랑 크림을 이정도 양으로 올려서 나눠줘.”


데이브가 직접 작업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말했다. 루카스는 이게 뭔 상황인가 싶으면서도 뭔가에 홀린 듯 데이브의 말에 따라 아이들에게 빵을 잘라 나눠주었는데, 매우 어색하고, 기이하기까지 하였다.


‘이게 무슨 상황인지.............. 그런데, 이 녀석들은 고맙다는 말 한마디 없구만.’ 루카스가 빵을 받아먹는 주제 아무 말 없는 아이들을 보며 괘씸하게 생각했다. 솔직히 이 녀석들은 빵 한 덩이보다 가치가 없는 녀석들이었다.


데이브가 무슨 생각으로 이런 적선을 하는 것인지........ 루카스는 이해할 수 없었다.


빵의 거의 다 나눠줬을 때쯤. 손을 맞잡은 형제가 마지막으로 왔다. 데이브와 루카스가 빵을 나눠주자 형과 동생이 나지막하게 고맙다고 인사했다.


“고맙습니다....... 데이브.”


“인사해줘서 고마워. 말론. 또, 보자. 메이슨.”


꼬맹이들이 다 떠나자 루카스가 입을 열었다.


“정말 무의미한 짓입니다. 저런 애들한테 빵을 나눠봤자. 오늘 죽을 걸, 내일 죽는 거로 미루는 것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거 다행이네. 최소한 저 아이들은 오늘만큼은 살 수 있다는 거잖아? 그럼 내일 무슨 기적이 일어날지 모르지............... 내 일은 그것만으로 의미 있어.”


루카스는 아무 말 없이 쥐새끼처럼 빵을 갉아 먹는 아이들을 떠올렸다.


“도와줘봤자. 고맙다는 인사조차 하지 않은 애들입니다.”


“한 번은 들었잖아?”


“............. 고작 한 번입니다.”


“자그마치 한 번이지................. 처음 나눠줬을 때만 하더라도 애들은 자기 차례가 올 때까지 기다릴 줄 몰랐어. 서로 밀치고, 때렸지. 누구보다 먼저 빵을 받기 위해, 심지어 식료품 바구니를 훔치려고도 했어. 그런데, 지금을 봐. 바구니를 훔치기는커녕 자기들끼리 질서를 지키며 기다릴 줄 알잖아. 엄청난 거라고. 심지어 난 고맙다는 말도 들었어.”


무슨 말인지는 알 것 같았으나, 루카스는 여전히 납득할 수 없었다. 마음속에서 계속 데이브를 부정하라고 목소리가 들렸다.


“....... 의미 없는 짓입니다. 그렇게 도와봤자. 돌아오는 거라고는 배고픈 입밖에 없을 겁니다. 오히려 더 내놓으라고 하지 않으면 다행이죠. 여기 사는 놈들은 다 그런 쥐새끼 같은 놈들밖에 없습니다.”


데이브가 식료품 바구니를 챙기며 말했다.


“나나 너, 메어리 부인, 릴리처럼?”


그 말에 루카스는 한 대 제대로 얻어맞은 것처럼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데이브가 미소 지으며 루카스에게 식료품 바구니를 하나 안겨 주며 말을 이었다.


“네 말대로 여기에는 쥐새끼도 있고, 바퀴벌레도 있지만........ 분명, 사람도 살고 있어. 나나 너, 릴리, 메어리 부인 같은. 지금은 납득하지 못하겠지만, 난 네가 내 생각에 동조해줬으면 좋겠다.”


루카스는 침묵했다.

데이브가 오늘 수입에서 지폐를 따로 꺼내 루카스에게 쥐여주었다.


“이건 네 몫. 어머니랑 여동생한테 바로 가 봐. 난 오늘 일이 있어 바로 집으로 돌아가 봐야 할 거 같아. 못 찾아봬서 미안하다고 말 좀 전해주고.”


데이브는 그렇게 말하곤 루카스의 어깨를 한번 토닥이고는 집으로 떠났다. 그 사이 동안 루카스는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도대체 저 남자는 무엇이란 말인가?


너무나도 이질적인 존재라 사람이 아닌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하였다.

이곳을 구하겠다느니, 아무런 목적 없이 빵을 나눠준다느니....... 마치 성경에서나 나올법한 성인 같았다.


그때, 갑자기 목소리가 들렸다.


“여기 있었네. 그리고 정말 일개미가 됐구나?”


고개를 돌리자 루카스는 옛 동료들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무슨 건수가 있을 때 짓는 오묘한 미소를 지은 채 루카스를 바라봤다.


“커다란 건수가 들어왔는데........ 관심 있어?”


악마가 다시 그를 유혹하였다.


작가의말

주말 즐겁게 잘 보내십시오. 이야기도 점점 클라이막스를 향해 달려갑니다.


ps. 5분 뒤 한편 더 올라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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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후기 +75 19.12.02 2,742 110 7쪽
52 51. 새로운 시작 (시즌2 완결) +97 19.12.01 2,554 144 9쪽
51 50. 마스터 데이브 펠러 +35 19.11.30 2,340 123 8쪽
50 49. 계획대로 +7 19.11.30 1,988 97 6쪽
49 48. 트랩 +20 19.11.29 2,163 116 9쪽
48 47. 치즈 +8 19.11.29 2,015 89 11쪽
47 46. 우물 안 개구리 +20 19.11.28 2,200 111 12쪽
46 45. 동맹 +20 19.11.27 2,156 111 8쪽
45 44. 분노 +16 19.11.26 2,169 108 8쪽
44 43. 세 번째 죽음 +35 19.11.25 2,607 109 13쪽
43 42. 노파의 도움 +26 19.11.24 2,192 103 8쪽
42 41. 실수 +16 19.11.23 2,173 104 10쪽
41 40. 발악 +12 19.11.22 2,247 95 11쪽
40 39. 결정 +28 19.11.21 2,327 109 11쪽
39 38. 때를 기다리는 자 +14 19.11.20 2,495 96 19쪽
38 37. 두 번째 스승 +31 19.11.19 2,491 142 14쪽
37 36. 유언 +6 19.11.19 2,343 106 8쪽
36 35. 이상, 현실 +8 19.11.18 2,335 108 8쪽
35 34. 두꺼비, 쥐, 파리, 돼지 +19 19.11.17 2,410 102 12쪽
34 33. 대가 +17 19.11.16 2,405 104 8쪽
» 32. 마지막 유혹 +4 19.11.16 2,380 110 7쪽
32 31. 질문하는 자 +18 19.11.15 2,505 121 11쪽
31 30. 두꺼비에게 잡힌 파리 +20 19.11.14 2,683 108 15쪽
30 29. 대화, 질문, 의외의 대답 +16 19.11.13 2,616 122 10쪽
29 28. 질문 +10 19.11.13 2,542 113 7쪽
28 27. 부족한 주먹 +12 19.11.12 2,637 111 11쪽
27 26. 차인 여자 +14 19.11.11 2,755 119 12쪽
26 25. 제안 +14 19.11.10 2,764 121 12쪽
25 24. 서서히 성장하는 +22 19.11.09 2,797 121 14쪽
24 23. 흔들리는 집 +16 19.11.08 2,815 1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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