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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 던전2: 진흙가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19.11.01 10:29
최근연재일 :
2019.12.0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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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11.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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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MM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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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가 준비한 안내인들은 다름 아닌 채집꾼 팀인 ‘이웃들’이었다.


두꺼비는 경험 많은 채집꾼을 고용함으로써 혹시 모를 함정에 대비한 것인데, 역시나 똑똑하다고 할 수 있었다.


덕분에 두꺼비는 데이브를 나침반 삼아 안전하게 광산으로 향하고 있었다. 다만, 문제가 딱 하나 있다면 난생처음 걸어보는 험난한 내륙이 생각 이상으로 고됐다는 거였다.


“제대로 가고 있는 것 맞나?” 두꺼비가 이마에 맺힌 땀을 훔치며 물었다.


“제대로 가고 있는 것 맞습니다. 이 길이 가장 빠르고 편한 길입니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데이브가 대답했다.


건방진 태도였지만, 아직까지 그의 역할이 있어 두꺼비는 굳이 트집 잡지는 않았다. 대신 이웃들의 채집꾼을 바라보며 맞는지 눈짓으로 물어봤다. 그들 역시 고개를 끄덕였다.


‘빌어먹을.’ 두꺼비가 땀에 적셔진 자신의 옷을 보며 중얼거렸다.


고귀한 사업가인 자신이 가기에는 너무 고단한 여정이었다. 허나, 그렇다고 안 갈 수도 없는 노릇. 이 사업은 두꺼비 자신의 인생을 통틀어 가장 큰 기회일지도 몰랐는데, 그럼, 자신의 두 눈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인내는 쓰지만, 열매는 달콤하지.’ 두꺼비가 그리 생각했다.


그 순간 짜증 섞인 고함소리가 들렸다. 대왕쥐의 부하였다. 그는 비틀거리는 루카스를 걷어차기 시작했다.


“빌어먹을! 제대로 걷지 못해!”


그러자 데이브를 비롯한 이웃들이 기겁하며 그에게 주의를 줬다.


“조용히 하세요! 함부로 크게 소리 질렀다간, 위험한 몬스터나, 약탈자와 마주칠 수 있습니다.”


대왕쥐의 부하는 지렁이 따위에게 주의를 들었다는 사실에 불쾌한 표정을 지었지만, 대왕쥐까지 주의를 주자 이내 화를 삭였다. 하기야, 광산을 찾으러 갔다가, 괜히 몬스터나 약탈자를 마주해 위험에 처 하고 싶은 이는 없을 테니 당연했다.

대왕쥐의 부하는 씩씩대며 옆에 쓰러진 루카스를 걷어차며 말했다.


“이 녀석은 그냥 버리고 가죠? 제대로 걷지도 못해서 보통 짐이 아닙니다.”


심한 고문에 시달린 루카스는 고단한 채집꾼 여정에 오르자 하루도 채 되지 않아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현재에 이르러 열에도 시달리고 있어 꽤 난감했다.


하루라도 빨리 광산에 가야 했는데, 이놈 때문에 시간이 계속 지체됐으니. 데려온 게 후회스러울 지경이었다.

두꺼비가 의견을 제시했다.


“혹시 루카스를 어디 안전한 데 두고 가는 건 어떻겠나?”


“절대 안 됩니다! 낙오된 채집꾼이 살아남을 가능성이 전무합니다. 루카스를 내버리고 갈 바에 차라리 휴식을 취하죠.” 데이브가 격렬하게 반대했다.


두꺼비와 마찬가지로 이 여정에 진저리가 난 대왕쥐가 땀을 뻘뻘 흘리며 화를 냈다.


“저런 다 죽어가는 놈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자고? 절대 안 되지! 그렇게 소중하면 차라리 네놈이 부축하는 게 어때!?”


“좋습니다. 그럼 제가 루카스를 부축하죠. 어찌 됐건 전 루카스를 포기하고는 절대 움직이지 않을 겁니다.”


두꺼비는 한순간 고민했다. 루카스의 역할은 인질. 그런데 인질을 데이브에게 넘겨도 되는 것일까? 가장 안전한 방법은 루카스를 자기들 손에 쥐고 있는 거였다. 그래야만 데이브가 괜한 헛짓을 할 수 없었다.


허나, 한편으로는 여기까지 와서 데이브가 무슨 짓을 할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미 상당한 시간이 지났으며, 어떠한 위험의 기미도 보이지 않았다. 그는 그저 빨리 이 문제를 매듭지어 평화가 오길 바라는 머저리에 지나지 않았다.


두꺼비 역시 지쳤으며, 초조했다. 조금이라도 빨리 광산을 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다.


“좋아, 그럼 자네가 루카스를 부축하게. 대신 속도가 너무 느려져서는 안 돼.”


고맙습니다.” 데이브가 인사하고는 루카스를 부축했다. 그리고는 다시 앞장서 걷기 시작했다.



◆◆◆◆◆◆



“제가 고마워할 줄 아셨습니까.......?”


루카스는 땀을 뻘뻘 흘리며 물었다. 온몸이 축축했으며, 열과 피로 탓에 몸과 정신은 걸레처럼 너덜너덜해졌다. 허나 그럼에도 단 하나 분노와 실망감은 또렷이 느낄 수 있었다.


“제가 고마워할 줄 아셨냐고 물었습니다. 데이브.”


루카스의 답답한..... 아니, 절망적인 심정을 아는지 모르는지 데이브는 묵묵히 자신을 부축할 뿐이었다.


실망스러웠다. 고작 자기 하나 구하자고, 이 살인마들에게 제 발로 찾아오다니.

이 바보는 정말 저놈들이 약속을 지킬 거라 믿는 건지 궁금할 따름이었다. 절대 그럴 리가 없을 텐데 말이다.


저기 있는 두목들은 배신으로 저 자리에 오른 이들이나 다름없었다. 부모의 가슴에 못을 박고, 친구의 등에 칼을 찌르며, 여인의 재산을 가로채 저 자리까지 오른 이들이었단 말이다.


필히, 광산의 위치를 알아내는 순간 데이브와 자신을 죽일 게 뻔했다. 왜 굳이 살려두겠는가?


“이 멍청이......” 루카스가 데이브를 향해 중얼거렸다.


데이브가 한 짓은 오늘 죽을 돼지를 내일 죽게 해주는 것에 불과했다. 차라리 그럴 바에는 자신을 버리고, 어머니와 릴리를 보살펴주는 것이 훨씬 나았을 터였다. 그것이 진정 자신을 위한 일이었단 말이다!


그리고 그 망할 꿈은? 성벽 밖을 바꾸겠다는 그 꿈은 어찌할 생각이란 말인가? 고작 이 정도 각오밖에 되지 않은 거란 말인가? 루카스는 실망감을 넘어 배신감마저 느꼈다.


고작 이정도 인간이었단 말인가? 그러자 허탈감과 자괴감이 밀려왔다. 이 모든 사태의 원흉이 자신이라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멍청하게, 건달, 깡패들을 믿다니! 그들이 배신할 걸 미리 생각했어야 했는데, 루카스는 판단력이 흐려져 그놈들을 정말 친구라고 믿은 자신이 원망했다. 분하고 억울해 눈물까지 흐를 지경이었다.


“많이 아파?” 데이브가 눈이 촉촉해진 루카스를 보며 마침내 입을 열었다.


“도대체 왜 절 구하려고 온 겁니까?”


“너니까.”


그 짧은 한마디가 잃어버린 손가락도 보상하는 것 같았다. 허나, 그래도 이래선 안 되었다.


“그래도 그렇죠. 놈들은 결국 우릴 죽일 겁니다. 다 포기한 겁니까? 예?”


데이브가 다시 침묵했다. 대답을 피하려는 건 줄 알았는데, 잠시 후, 바로 옆의 루카스도 들릴 듯 말 듯 한 작은 소리로 그가 속삭였다.


“아니, 난 포기하지 않았어.”



◆◆◆◆◆◆



“여기서부터는 저희도 모릅니다.”


이웃들 소속 채집꾼 중 하나가 지껄였다. 여기서부터는 자신들도 길을 모른다는 거였는데, 두꺼비는 문득 찝찝함이 올라와 저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췄다.


“얼마나 남았나?” 두꺼비가 데이브에게 물었다.


“조금만 더 가면 됩니다.”


자기보다 덩치가 큰 루카스를 부축하느라 데이브는 아까전보다 훨씬 지쳐 보였다, 척 보기에도 다리가 후들거렸다.


“안 가십니까?” 두꺼비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자 데이브가 물었다.


그 순간 두꺼비는 갑자기 뒷덜미를 타고 올라오는 오싹한 기운을 느낄 수가 있었다.

구체적으로 말할 수 없지만, 말로 형용할 수 없는 찝찝함. 소위 말하는 감이라는 거였다. 그 감이 이 이상 앞으로 가지 말 것을 명령했다.


허나, 이제 와서 돌아갈 수는 없는 노릇. 안 가자니 그럴만한 이유도 없었다.


그때, 데이브가 정신이 반쯤 나간 퀭한 표정으로 다시 재촉했다. 한시라도 빨리 쉬고 싶은 것 같았다.


“혹시, 어디 불편하신 겁니까? 만약, 그런 거라면 잠시 쉬시는 게...?”


두꺼비는 고민했다. 지금 물러서는 것이 좋을 것 같았다. 허나, 큰 사업을 눈앞에 두고 부하와 동업자 앞에서 겁쟁이로 보이기는 싫었다. 한참을 고민했다.


“아니, 계속 가지. 잠시 지쳤을 뿐이야.”


데이브는 고개를 끄덕이곤 다시 루카스를 부축하며 비틀비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래, 이게 맞았다. 제 몸 하나 못 가누는 놈이 무슨 일을 꾸미겠는가? 일개 채집꾼일 뿐인데, 연약하고, 겁 많은, 지렁이 같은 놈이었다.

그런 지렁이가 두꺼비인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지를 수 있겠는가?

두꺼비는 그렇게 생각하며, 불안함을 애써 몰아냈다.


얼마 걷지 않자 나무와 바위가 즐비한 지형과 마주했다.

문득 누군가 숨기 딱 좋은 지형이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스쳤다.


그때, 데이브가 비틀거리기 시작했다. 체력이 다한 것 같았는데, 이윽고 루카스와 함께 쓰러지고 말았다.


대왕쥐와 다른 부하들이 짜증 섞인 한탄 소리를 냈다. 누군가 죽은 건지 확인하라고 지껄였다.

채집꾼 중 하나가 다가가 상태를 살펴보려고 하였는데, 두꺼비는 문득 이상한 사실 한 가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주변이 조용해도 너무 조용한 것이었다.


그 사실을 입 밖에 내려는 순간 갑자기 수많은 그림자가 나무와 바위 뒤에서 튀어나왔다.

그리고 총성이 울려 퍼졌다.


작가의말

어디 선가 들었습니다. 작전이 잘 수행되고 있다면, 분명 함정에 빠진거라고.


다들 주말 잘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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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 계획대로 +7 19.11.30 1,986 97 6쪽
» 48. 트랩 +20 19.11.29 2,162 116 9쪽
48 47. 치즈 +8 19.11.29 2,014 89 11쪽
47 46. 우물 안 개구리 +20 19.11.28 2,199 111 12쪽
46 45. 동맹 +20 19.11.27 2,155 111 8쪽
45 44. 분노 +16 19.11.26 2,168 108 8쪽
44 43. 세 번째 죽음 +35 19.11.25 2,606 109 13쪽
43 42. 노파의 도움 +26 19.11.24 2,191 103 8쪽
42 41. 실수 +16 19.11.23 2,171 104 10쪽
41 40. 발악 +12 19.11.22 2,246 95 11쪽
40 39. 결정 +28 19.11.21 2,325 109 11쪽
39 38. 때를 기다리는 자 +14 19.11.20 2,494 96 19쪽
38 37. 두 번째 스승 +31 19.11.19 2,487 142 14쪽
37 36. 유언 +6 19.11.19 2,341 106 8쪽
36 35. 이상, 현실 +8 19.11.18 2,334 108 8쪽
35 34. 두꺼비, 쥐, 파리, 돼지 +19 19.11.17 2,409 102 12쪽
34 33. 대가 +17 19.11.16 2,404 104 8쪽
33 32. 마지막 유혹 +4 19.11.16 2,378 110 7쪽
32 31. 질문하는 자 +18 19.11.15 2,504 121 11쪽
31 30. 두꺼비에게 잡힌 파리 +20 19.11.14 2,682 108 15쪽
30 29. 대화, 질문, 의외의 대답 +16 19.11.13 2,615 122 10쪽
29 28. 질문 +10 19.11.13 2,541 113 7쪽
28 27. 부족한 주먹 +12 19.11.12 2,636 111 11쪽
27 26. 차인 여자 +14 19.11.11 2,754 119 12쪽
26 25. 제안 +14 19.11.10 2,763 121 12쪽
25 24. 서서히 성장하는 +22 19.11.09 2,795 121 14쪽
24 23. 흔들리는 집 +16 19.11.08 2,814 1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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