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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 던전2: 진흙가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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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19.11.01 10:29
최근연재일 :
2019.12.02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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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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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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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3,376

작성
19.11.13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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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7쪽

28. 질문

DUMMY

28. 질문




“누가 감히 내 연구소에 건달 나부랭이를 데리고 와도 좋다고 했지!?”


데이브가 루카스를 데리고 들어오자마자 펠러는 그렇게 소리쳤다.

데이브는 성이 난 펠러를 애써 무시하며 그 둘을 서로 소개시켜 주었다.


“펠러 님 전에 말씀드린 프랭크의 아들 루카스입니다. 루카스 너도 인사드려, 들어오기 전에 내가 말한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마법사 펠러 님이셔. 이분의 도움으로 너와 내가-”


“-헛소리 말고 묻는 말에나 대답해. 누가 감히 내 연구소에 건달 나부랭이를 데려오라고 그랬나? 심지어 나와 인사까지 시키고 있군. 모욕적이게.”


“루카스는 건달이 아닙니다. 펠러 님.” 데이브가 변명하듯 말했다.


“난 장님도, 머저리도 아니야. 척 보면 대충 어떤 인간인지 알 수 있지..............”


펠러는 그렇게 말하곤 루카스를 빤히 바라보며 냄새를 킁킁 맡았다.


“냄새, 눈매, 주먹. 딱 봐도 폭력으로 먹고사는 놈인데, 그게 건달이 아니면 뭐지?........... 실망이 크군. 내가 그토록 호의를 베풀어주었건만, 멋대로 사람을 데려오고, 거짓말까지 하다니..... 실망이 정말 커.”


루카스는 노인의 무례한 말에 화가 치밀어 올랐으나, 자신을 믿어준 데이브를 생각해 필사적으로 화를 억눌렀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한때 건달 생활한 건 맞지만, 이제 청산하고 새로운-”


“-누가 너한테 말해도 좋다고 했나? 이 건달 나부랭이야.......... 그리고 웃기지도 않는군. 건달 쓰레기가 제 마음대로 자신의 죄를 청산하고 새로운 삶을 산다고 지껄이다니.......... 양심이라고는 전혀 없어. 뻔뻔해.”


아픈 곳을 사정없이 찌르는 노인의 말에 루카스는 순간 움찔했다. 그리고는 엄청난 모멸감과 함께 분노가 올라왔는데, 그때, 자신을 대신해 데이브가 화를 내주었다.


“말씀이 지나치십니다. 펠러 님.”


“지나친 건 저 녀석이고........ 대답해봐, 애송이. 딱 봐도 저 녀석 때문에 피눈물 흘린 사람이 여럿 될 거 같은데, 벌도 제대로 받지 않고 제 편할 때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는 게 과연 옳은 일인 거 같나?”


“그럼, 저도 반대로 여쭙습니다. 비록 죄를 저질렀다곤 하나 이후 참회하고, 새로운 삶을 살고자 하는 권리까지 누가 감히 빼앗을 수 있습니까?”


“................. 오, 난감한 질문을 더 난감한 질문으로 맞서다니. 건방지지만 제법이군. 혓바닥이 제법 늘었구만. 그래봤자 대답을 회피한 수준이지만.”


“혓바닥이 아니라 진심으로 묻는 겁니다.”


펠러가 데이브의 두 눈을 똑바로 바라봤다. 과거와 달리 조금의 미동도 없었다.


“.................. 사실 그건 그리 중요한 건 아니지. 중요한 건 네가 나와의 약속을 어겼다는 거지. 기억나나? 너 말고는 누구도 여기에 사람을 데려오지 말고, 누구에게도 들키지 말라고 한 약속..................... 만약,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된다고 했지?”


“우리의 인연은 끝이고, 두 번 다시 이곳에 올 수도, 원석도 얻을 수도 없을 거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잘 아는군. 그럼, 각오했다는 거니. 불만도 없겠지? 이제 썩 꺼져.”


펠러의 냉혈한 태도에 데이브는 의외로 담담한 태도를 보였다.


“.......... 펠러 님이 원하신다면 그러겠습니다. 제가 잘못한 거니까요............. 하지만 마지막으로 펠러 님께 드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부디 자비를 베풀어 들어주시지요.”


“무슨 감동적인 말로 내 생각을 바꿀지 궁금하군. 어디 한 번 해봐.” 굴속에 사는 노인이 비꼬았다.


“저번에 내주신 숙제 있잖습니까?.............. 마법사이신 펠러 님께서 왜 저 같은 일반인도 쓸 수 있는 원석 제조 기계를 만드셨는가에 대해서 말입니다.”


“대답을 찾았나?”


“..........혹시 생산력 때문 아닙니까?”


데이브의 대답에 펠러의 표정은 한 순간 굳어졌다.


“..................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앉아서 설명해 드릴 수 있겠습니까? 저도 여쭤보고 싶은 게 많아서.”


펠러는 잠시 고민하다가 루카스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어이, 건달. 저기 구석에 딱 앉아 있어. 아무것도 건드리지 말고. 데이브 넌 따라와.”


데이브와 루카스는 서로의 눈을 마주 보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펠러의 말에 따라 루카스는 한쪽 구석에 앉았으며, 데이브는 루카스를 따라 걸어갔다. 그리고 펠러의 맞은편 식탁에 앉았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제가 말한 게 정답인 건가요?”


“일단 대답부터 해봐.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데이브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원석을 만드는 기계를 광산에 한 번 비유해 봤습니다. 그러니까 오로지 마법사들만이 이용할 수 있는 광산이라고........”


“투박하지만 썩 틀린 표현은 아니군.”


“그래서 단순히 이렇게 적용해 보았죠. ‘펠러 님이 만드신 기계’는 ‘모두가 이용할 수 있는 광산’이고, ‘다른 마법사들’이 쓰는 기계는 ‘일부 사람들만 이용하는 광산’이라고요. 이렇게 비유해서 차이점을 생각해보니 의외로 정답은 간단했습니다. 그 둘의 차이점은 바로 생산력일 테니까요.”


펠러는 한참을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열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정답. 최소한의 합격점은 되는군. 지렁이가 드디어 원숭이가 됐어.”


“원숭이가 뭐죠?”


“있어, 너보다 똑똑한 동물. 썩 자랑스럽겠군. 솔직히 난 네가 맞출 줄 몰랐는데.”


펠러는 그답지 않게 데이브를 칭찬했으나, 데이브는 전혀 기쁜 눈치가 아니었다.


“아뇨, 원숭이가 뭔지는 모르겠지만, 전 아직 원숭이 수준도 못 됩니다. 아직도 이해가 안 가는 것투성이거든요.......... 왜 저런 기계를 만드신 겁니까?”


“무슨 소리야. 방금 네가 대답했잖아. 생산력 때문이라고.”


“아뇨. 제가 묻는 건 그게 아닙니다. 왜 마법사이신 당신께서 저런 기계를 만드셨냐고 묻는 겁니다.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건 그만큼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 아닙니까? 진흙타운 중개 상인도 아는 겁니다........ 저 기계는 마법사들에게 불리한 것이지 않습니까?”


그 질문에 펠러의 얼굴에는 흥미의 빛이 올라왔다.


“................... 넌 정말 이상하군. 겁쟁이 같으면서도 아닌 거 같고, 줏대가 없어 보이는가 하면 또 아닌 거 같고, 무식해 보이면서도 아닌 거 같아. 종잡을 수가 없어............. 교육 탓인가?”


“................... 칭찬이신가요?”


“남을 칭찬해본 적이 잘 없어서 잘 모르겠군............. 포도주 가져왔나?”


데이브가 짐 꾸러미를 뒤지며 대답했다.


“아, 예. 가져왔습니다.”


“그럼, 꺼내 봐. 이야기가 길어질 거 같으니까.”


작가의말

부족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번 편은 분량이 적은 듯해 점심 쯤에 한편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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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후기 +75 19.12.02 2,742 110 7쪽
52 51. 새로운 시작 (시즌2 완결) +97 19.12.01 2,554 144 9쪽
51 50. 마스터 데이브 펠러 +35 19.11.30 2,340 123 8쪽
50 49. 계획대로 +7 19.11.30 1,988 97 6쪽
49 48. 트랩 +20 19.11.29 2,163 116 9쪽
48 47. 치즈 +8 19.11.29 2,016 89 11쪽
47 46. 우물 안 개구리 +20 19.11.28 2,200 111 12쪽
46 45. 동맹 +20 19.11.27 2,156 111 8쪽
45 44. 분노 +16 19.11.26 2,169 108 8쪽
44 43. 세 번째 죽음 +35 19.11.25 2,607 109 13쪽
43 42. 노파의 도움 +26 19.11.24 2,192 103 8쪽
42 41. 실수 +16 19.11.23 2,173 104 10쪽
41 40. 발악 +12 19.11.22 2,247 95 11쪽
40 39. 결정 +28 19.11.21 2,327 109 11쪽
39 38. 때를 기다리는 자 +14 19.11.20 2,495 96 19쪽
38 37. 두 번째 스승 +31 19.11.19 2,491 142 14쪽
37 36. 유언 +6 19.11.19 2,343 106 8쪽
36 35. 이상, 현실 +8 19.11.18 2,335 108 8쪽
35 34. 두꺼비, 쥐, 파리, 돼지 +19 19.11.17 2,410 102 12쪽
34 33. 대가 +17 19.11.16 2,405 104 8쪽
33 32. 마지막 유혹 +4 19.11.16 2,380 110 7쪽
32 31. 질문하는 자 +18 19.11.15 2,505 121 11쪽
31 30. 두꺼비에게 잡힌 파리 +20 19.11.14 2,683 108 15쪽
30 29. 대화, 질문, 의외의 대답 +16 19.11.13 2,616 122 10쪽
» 28. 질문 +10 19.11.13 2,543 113 7쪽
28 27. 부족한 주먹 +12 19.11.12 2,637 111 11쪽
27 26. 차인 여자 +14 19.11.11 2,755 119 12쪽
26 25. 제안 +14 19.11.10 2,765 121 12쪽
25 24. 서서히 성장하는 +22 19.11.09 2,797 121 14쪽
24 23. 흔들리는 집 +16 19.11.08 2,815 120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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