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노란커피 님의 서재입니다.

도시 던전2: 진흙가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노란커피
작품등록일 :
2019.11.01 10:29
최근연재일 :
2019.12.02 01:09
연재수 :
53 회
조회수 :
152,137
추천수 :
6,391
글자수 :
233,376

작성
19.12.01 09:00
조회
2,550
추천
144
글자
9쪽

51. 새로운 시작 (시즌2 완결)

DUMMY

51. 새로운 시작




밤하늘은 우울하기 그지없었다.

오늘 같은 날에 더할 나위 없이 어울리는 밤이었다.


“따라오십시오. 곧 도착합니다. 마스터.” 루카스가 데이브를 창고로 안내했다.


“손은 좀 어때?”


데이브의 질문에 루카스가 검지와 엄지만 남은 오른손을 보고는 싱긋 웃었다.


“덧나지 않고 잘 아물고 있습니다. 신경 쓰지 마시지요. 불편한 건 사실이지만, 의외로 왼손으로 싸우면 적이 더 헷갈려하거든요. 의수도 곧 달 수 있을 거랍니다.”


창고에 도착하자, 루카스가 문을 열었다.


창고 안에는 루시오가 지원해준 주먹 다섯 정도가 있었다. 말이 지원이었지, 실상은 데이브를 감시, 통제하는 게 주목적이었지만.


허나, 데이브는 상관치 않았다. 어찌 됐건, 루시오와의 약속만 지키면 이들은 성실한 일꾼이었으니. 그 증거로 부탁해 놓은 이반 일가도 이리 잡아 놓지 않았는가?


“오랜만입니다.” 데이브가 밧줄에 묶인 이반과 그 가족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과거 뻔뻔할 정도로 당당하던 태도와 대비되게, 이반을 제외한 누구도 감히 데이브와 눈을 마주치지 못했다. 하나같이 겁을 집어먹은 채, 시선이 바닥을 향했다.


“..........데이브.” 이반이 넋이 빠진 채 중얼거렸다.


“다들 상태가 안 좋아 보이시네요. 고생이 많으셨나 봅니다?”


그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다들 마지막으로 봤을 때보다 상태가 영 좋지 못했다.


눈에 띄게 말랐는가 하면, 며칠을 못 씻은 듯 더럽게 그지없었다.


한마디로 거지 몰골..... 하기야. 도망자 생활이 편했을 리 만무하니 당연한 이야기였다.


레이첼이 혹시나 하는 기대를 가지고 데이브를 올려다봤지만, 자신을 내려다보는 차가운 시선을 마주치고선 이내 고개를 다시 숙였다.


“저, 전부 오해일세. 데이브. 내, 내가............ 내가 말이야. 전부 설명을 할 테니.”


“아뇨, 아뇨, 아뇨...... 저야말로 오해를 풀고 싶군요. 전 그거 때문에 여러분을 찾은 게 아닙니다.”


데이브의 태도에 이반은 절망스럽게 고개를 숙였다. 이반만이 아니었다. 그의 사촌과 아들, 조카 모두가 고개를 숙인 채 벌벌 떨고 있었다. 과거와 비교하면 몹시도 놀라운 광경일 테지만, 데이브는 신기하리만치 아무런 감흥도 느낄 수 없었다.


그때, 수잔 부인이 입을 열었다.


“미안해. 데이브. 널 팔아서 정말 미안해...... 우리도 속은 거야. 그냥 크게 다치지 않을 거라고... 오, 정말 미안해....... 악의는.............. 제발, 과거의 인연을 생각해 목숨만은 제발...... 정 안되면 아이들만이라도.”


수잔 부인은 투명한 눈물을 흘리며 목숨을 구걸했다. 그러자 이반을 제외한 모두가 데이브의 발이라도 핥을 기세로 목숨을 구걸하기 시작했다.


레반과 반크르는 과거 데이브와 같이 놀았던 일을 들먹이는가 하면, 반코는 술을 사줬던 일을 들먹였고, 약혼녀였던 레이첼은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며, 과거의 인연과 사랑에 호소했다.


역겹게 그지없었다.


“데이브. 제발, 제발! 이렇게 부탁할게.... 부탁이야..... 자비를 베풀어줘. 원래, 이런 사람이 아니었잖아? 너에게 거절당하고 난 제정신이 아니었어. 이러려던 게 아니야..... 부탁이야. 제발, 한때의 인연이라도 생각해서라도.”


레이첼은 그렇게 말하며 천천히 데이브의 곁으로 기어 왔다. 허나, 데이브는 어떠한 반응도 보이지 않았다. 그 태도가 모두를 겁먹게 하였다.


“죽일 거면 죽이게......” 이반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하지만 이것 하나만 기억하게. 우리 역시 협박당하고, 속은 거야.......... 절대 악의를 가지고 자넬 넘긴 게 아니야. 내가 뭘 어떻게 했어야 했나? 자넬 넘기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죽을 상황이었어. 어쩔 수 없었다고....! 그것만 기억하게.”


놀라울 정도로 뻔뻔한 이반의 태도에 루카스는 혀를 내둘렀다. 데이브가 허락만 해준다면 기꺼이 녀석의 머리를 호두알처럼 깨버릴 용의가 있었다.


허나, 데이브는 그런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오히려 한쪽 무릎을 꿇어 이반과 눈을 마주쳤다. 그리고 친근하게 말을 걸었다.


“원망하지 않습니다. 어르신. 고아였던, 저를 데려와 키워주셨고, 이렇게 아름다운 딸을 주려고까지 했잖습니까? 그러니 원망하지 않습니다.”


루카스는 저도 모르게 인상을 팍 썼다. 설마, 이놈들을 용서할 생각이란 말인가?

이건 관대한 게 아니라 나약한 거였다. 심지어, 다른 부하들도 보고 있었다. 이런 상태로는 사나온 주먹을 다루기 어려웠다.


“다시 말씀드립니다. 전 당신을 원망하지 않습니다. 딸을 이용해 절 부려먹은 것도, 절 무시한 것도, 제게 거짓말을 한 것도, 절 종국에 깡패에게 팔아넘긴 것도... 전 말입니다. 다 용서합니다.”


이반이 뭐라고 변명하려고 했지만, 데이브가 먼저 그의 목을 움켜쥐는 바람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모두 겁을 집어먹었다.


“다 용서합니다. 하지만 말입니다. 어르신... 그 와중에 죄 없는 노파가 죽었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조야! 그저 한번 도와줬을 뿐인데... 그 노파는 절 위해 스스로 목숨을 버렸습니다. 믿기십니까? 저 같은 놈을 위해 용감한 노파가 죽었단 말입니다. 그녀에겐 손자가 있습니다. 이름은 조니! 당신과 저 때문에 그 아이는 하나뿐인 가족을 잃었습니다! 왜 그러신 겁니까? 왜? 왜? 그런 짓을 저질러...... 그들을 희생시켰냐는 말입니다!?.... 대답해 주십시오. 대답하란 말이야!”


말을 할수록 점점 조여드는 손아귀는 이윽고 이반의 얼굴을 보라색으로 만들었다.

그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 사람을 움찔거리게 만드는 섬뜩한 기운이 서려 있었다.


“대답하십시오! 이반! 대답해!”


눈가에 핏줄이 돋을 정도로 흥분한 데이브가 이반에게 대답을 요구했지만, 이반은 숨이 막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저 게거품을 흘릴 뿐이었다.


뒤로 묶인 손이 처참하게 파닥거렸으며, 다리는 막 나온 생선처럼 퍼덕거렸다.


허나, 이반의 가족들 중 누구 하나 말릴 생각을 하지 못했다. 분노한 데이브에게 모두 겁을 집어먹은 것이다.


이반의 생명이 꺼지려는 그 순간 루카스가 데이브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그쯤에서 그만하시지요. 마스터. 당신의 손에 피를 묻혀선 안 됩니다.”


어느새 눈물을 흘리고 있던 데이브는 정신을 차리곤, 이반의 목에서 손을 뗐다. 그리곤 눈물을 닦았다.


숨통이 트인 이반은 물에서 빠져나온 사람처럼 필사적으로 숨을 들이쉬었다. 침을 질질 흘리고, 웃긴 표정을 한 채 몸을 꿈틀거렸는데, 앞서 했던 말과 달리, 그에게선 공포와 두려움만이 느껴졌다.


데이브는 그런 이반을 한심하게 바라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럼, 미안하지만, 뒷일을 부탁할게.”


루카스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플린트락을 꺼내 들었다. 그러자 다른 주먹들도 총을 한 자루씩 꺼내 이반 일가의 머리통을 겨눴다. 여섯 개의 총, 여섯 개의 대가리. 딱 맞아떨어졌다.


사태를 파악한 이들이 눈물과 오줌을 흘리며 살려달라고 빌었지만, 데이브는 냉혹할 정도로 무시하곤 창고 밖으로 나가버렸다.


얼마 있지 않아, 여러 발이 총성이 울려 퍼졌다. 그리고 신기할 정도의 적막이 흘렀다.


“끝났습니다. 마스터. 나머지 친구들이 뒷정리하겠답니다.” 루카스가 문을 열고 나와 상황을 보고했다.


데이브는 눈물을 마저 닦고 고개를 끄덕였다.


적막한 밤 시체를 정리하는 소리만이 들렸고, 데이브와 루카스는 밤하늘을 주시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이걸로 모두 해결됐군요. 루시오를 비롯한 ‘무역 조합’의 힘을 빌리긴 했지만, 성벽 밖의 모든 위협은 사라졌고, 진흙타운은 우리 수중으로 떨어졌으니까요....... 대단합니다.”


데이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비교적 괜찮은 조건으로 독점 거래까지 맺었으니, 저희는 이제 원석만 많이 생산해 넘기면 되겠네요. 그 돈이면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이곳을 살만한 곳으로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저는 잘 모르겠지만요. 어쨌든 전부 다 해결된 거죠. 대단합니다...... 이제 끝인 셈이군요.”


데이브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자신의 손목에 걸린 가죽 팔찌를 끊어버리며 말했다.


“아니, 이제 시작이지.”


작가의말

도시 던전 시즌2 진흙가재 여기가 완결 입니다. 한 달 동안 즐겁게 잘 놀다 갑니다.


혹시나해서 드리는 말이지만, 데이브나, 벤자민의 이야기는 끝이 아닙니다. 한 에피소드가 끝났을 뿐이지요.


고구마를 뭉텅뭉텅 넣은 글을 읽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인사를 올리며, 12월 중순까지 시즌3를 준비해 찾와 뵙겠습니다.


시즌3는 다시 벤자민의 이야기로. 소제목은 ‘까마귀와 뱀들의 춤’입니다. 시즌1,2보다 좀더 사이다를 추가해 읽기 쉽게 하겠습니다.(스포일러 벤자민이 잘 나갑니다.)


내일 후기 올리도록 할테니, 관심있으신 분은 읽어봐 주십시오. 감사합니다.


후원해주신, 재롱동이 님, 뉴질얼짱 님, needrive.. 님 정말 감사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97

  • 답글
    작성자
    Lv.31 노란커피
    작성일
    20.02.06 22:36
    No. 91

    감사할 따름 입니다. 시즌3때도 잘 부탁드립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22 만과
    작성일
    20.03.08 15:22
    No. 92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 또 다른 작품이 기대됩니다.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31 노란커피
    작성일
    20.03.11 16:20
    No. 93

    이렇게 읽어주시니 감사합니다. 시즌3 연재 때 쪽지 보내도록 하겠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6 괴물왕자
    작성일
    21.04.17 02:55
    No. 94

    추천을 받고 읽게 된 바
    시즌1은 간만에 좋은 작품을 재밌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시즌 2는 정말 제 인생작 중 하나 입니다
    이렇게 좋은 작품을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4 k4******..
    작성일
    22.01.13 05:20
    No. 95

    으어 3부는 어떻게 되려는지 예상을 못하겠네
    감사합니다 잘읽었습니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4 월광류하
    작성일
    22.07.18 00:48
    No. 96

    으어. 2부도 잘봤습니다. 대부분 고구마라 1부를 안읽었다면 도중에 포기했을 거리는 생각도 드는데. 완결이 났기에 망정이지, 이걸 1화씩 따라간 분들은 대단하네요.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9 Fragarac..
    작성일
    24.01.25 18:04
    No. 97

    다시 정주행했는데 데이브들은 어쩜 이리 착한지.

    찬성: 0 | 반대: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도시 던전2: 진흙가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53 후기 +75 19.12.02 2,742 110 7쪽
» 51. 새로운 시작 (시즌2 완결) +97 19.12.01 2,551 144 9쪽
51 50. 마스터 데이브 펠러 +35 19.11.30 2,338 123 8쪽
50 49. 계획대로 +7 19.11.30 1,985 97 6쪽
49 48. 트랩 +20 19.11.29 2,161 116 9쪽
48 47. 치즈 +8 19.11.29 2,012 89 11쪽
47 46. 우물 안 개구리 +20 19.11.28 2,198 111 12쪽
46 45. 동맹 +20 19.11.27 2,155 111 8쪽
45 44. 분노 +16 19.11.26 2,168 108 8쪽
44 43. 세 번째 죽음 +35 19.11.25 2,605 109 13쪽
43 42. 노파의 도움 +26 19.11.24 2,191 103 8쪽
42 41. 실수 +16 19.11.23 2,171 104 10쪽
41 40. 발악 +12 19.11.22 2,245 95 11쪽
40 39. 결정 +28 19.11.21 2,325 109 11쪽
39 38. 때를 기다리는 자 +14 19.11.20 2,494 96 19쪽
38 37. 두 번째 스승 +31 19.11.19 2,487 142 14쪽
37 36. 유언 +6 19.11.19 2,341 106 8쪽
36 35. 이상, 현실 +8 19.11.18 2,333 108 8쪽
35 34. 두꺼비, 쥐, 파리, 돼지 +19 19.11.17 2,409 102 12쪽
34 33. 대가 +17 19.11.16 2,404 104 8쪽
33 32. 마지막 유혹 +4 19.11.16 2,378 110 7쪽
32 31. 질문하는 자 +18 19.11.15 2,504 121 11쪽
31 30. 두꺼비에게 잡힌 파리 +20 19.11.14 2,680 108 15쪽
30 29. 대화, 질문, 의외의 대답 +16 19.11.13 2,615 122 10쪽
29 28. 질문 +10 19.11.13 2,541 113 7쪽
28 27. 부족한 주먹 +12 19.11.12 2,636 111 11쪽
27 26. 차인 여자 +14 19.11.11 2,754 119 12쪽
26 25. 제안 +14 19.11.10 2,763 121 12쪽
25 24. 서서히 성장하는 +22 19.11.09 2,795 121 14쪽
24 23. 흔들리는 집 +16 19.11.08 2,814 120 11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