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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바람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소녀 유리하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유모세
작품등록일 :
2016.05.18 00:04
최근연재일 :
2016.12.28 01:54
연재수 :
55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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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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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글자수 :
449,261

작성
16.06.1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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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쪽

Pair

DUMMY

“그걸로 뭘 어쩌려고?”


리하가 들고 있는 만년필이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모르는 피니엘은 잠시 멍한 기분이 되었다. 리하는 그 만년필로 허공에 무언가 그림을 그리는 듯하다가, 이윽고 피니엘을 돌아보며 조용히 말했다.


“뒤로 물러서 있어.”


피니엘은 리하가 지금 무엇을 하려는 건지 잘 몰랐다. 사념체를 정화한다는 정도는 알고 왔지만, 그걸 어떤 수단으로 행하는지 감을 잡지 못한 것이다.

피니엘 자신이 지금까지 배우거나 또는 보고 듣고 경험한 것들이라면 많이 있다. 하나같이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들뿐이었고, 그리고 지금 거기에 또 하나가 추가되려 하고 있었다.


“맙소사······.”


리하가 만년필에 정화석을 끼우고 뚜껑을 닫는 순간, 그녀의 몸에서 눈부신 황금빛의 광채가 솟아나왔다. 그리고 그녀가 입고 있던 모든 옷가지가 광채의 뒤에 가려지면서, 원래 없던 것처럼 스르르 사라지고 아주 자연스럽게 또 다른 복장으로 변해가고 있었다. 주홍빛 무늬가 아로새겨진 하얀 롱부츠, 주홍빛의 짧은 스커트, 리본 달린 블라우스와 황금빛 무늬가 새겨진 하얀 장갑, 그리고 머리의 보석 장식······.

피니엘이 알고 있던 그 어떤 것보다도 이질적이고, 그래서 신비로운 광경이었다.

유리하가 이제 지팡이로 변화한 만년필을 들어 올리자 피니엘이 넋 나간 듯 중얼거렸다.


“리하, 너 지금······.”

“응, 변신이야. 일족의 어른들이 마력 활용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거라고 만들어주신 슈트인데, 갈아입고 나니까 진짜 마법소녀 같지?”


피니엘은 입을 뻐끔거리다가 간신히 혼잣말 같은 감탄의 소리를 내었다.


“뭔가 쓸데없이 굉장한 것 같아······.”

“쓸데없다는 소리가 좀 마음에 걸리기는 하는데, 너무 놀라서 그런 거라고 이해해둘게. 일단 내 할 일부터 시작해볼까.”


자칭 마법소녀인 유리하지만, 그녀의 능력을 이제 처음 접한 피니엘은 그게 도저히 자칭이란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저 놀랍기만 한 광경에 눈과 입을 크게 뜨고 멍하니 바라보기만 할 뿐이다.

리하가 지팡이를 가볍게 휘두르자 안에 들어간 것도 아닌데 미용실의 내부가 마치 반투명한 홀로그램처럼 피니엘의 눈앞으로 떠오르는 것 같았다. 미용실 안에서 영업 준비를 위해 바닥을 걸레질하고 있는 30대 여성의 모습도 바로 앞에서 보고 있는 것처럼 생생했다. 그녀의 몸 주위로 음침하기 그지없는 회색빛의 연기들이 계속해 솟아나고 있는 섬뜩한 광경까지 전부 다.


“사념체가 기생한지 그리 오래 되지는 않았네.”


여인의 모습과 그 주위의 연기를 대강 훑어본 유리하가 중얼거리듯 말했다. 사념체의 상태를 감별하는 것도 신기하게 여겨진 피니엘이 바로 리하를 올려다보았다.


“눈으로 보기만 해도 알 수 있는 거야?”

“숙주가 된 기간이 오래됐을수록 연기가 검은색에 가까워지니까. 연한 회색이면 거의 초기 단계지.”

“그럼, 정화는 어떻게······?”

“정화 마법이 따로 있지. 그것만 걸어주면 돼.”


대답과 함께 리하가 지팡이를 들어올렸다.


“그래도 위험한 부분이 분명 있기는 하니까, 웬만하면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


분명한 주의를 주며 리하는 지팡이를 쭉 뻗었다. 지팡이 끝의 보석이 진홍빛으로 빛나는가 싶더니, 미용실 안의 회색빛 연기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움찔하기 시작했다.


“얌전히 나와라, 좋은 말로 할 때.”


가소로워하는 웃음과 함께 리하가 지팡이를 뒤로 당기는 순간, 허공에 단말마와도 같은 끔찍한 비명소리가 울려 퍼졌다. 소름이 끼칠 만큼 놀란 피니엘은 바닥에 엎드려 두 앞발로 귀를 틀어막았다.

미용실 안의 회색빛 연기는 리하의 마법에 이끌려 바깥으로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제 그것은 단순한 연기가 아니라 악마, 괴물과도 같은 무서운 데스마스크를 띄우면서 쉴 새 없이 비명을 질러댔다. 사념체의 진정한 모습을 처음으로 보게 된 피니엘은 딱딱하게 굳은 채, 리하가 그것을 상대하는 광경을 넋 나간 듯 바라보고만 있을 뿐이다.

리하의 마법에 끌려가지 않기 위해 저항하던 사념체가 갑자기 풍선처럼 크게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심상치 않은 조짐이라는 걸 직감한 피니엘은 얼른 정신을 차려 인간의 형태로 되돌아왔다. 무슨 일이 생기면 리하를 돕기 위해서.


“리하, 사념체가······!”


그러나 피니엘이 조심하라는 말을 전달하기도 전에, 부풀어 오른 사념체는 커다란 폭발과 함께 수백 개의 파편으로 나뉘어졌다.


“숫자를 불려서 도망가겠다, 이건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하는 굉장히 태연했다. 지켜보고 있는 피니엘이 오히려 조바심 때문에 목소리가 급해질 만큼.


“사념체가 달아나면 안 되지 않아?”

“파편 하나하나가 사람에게 달라붙어 기생할 수 있으니까 위험하지. 지금 이 숫자만큼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갈 수도.”

“그럼 놓쳐서는 안 되는 거잖아!”


비록 파편이라도 사람에게 기생하는 것이 가능한 사념체의 조각들이 달아나는 것처럼 공중으로 치솟아 오르기 시작하자, 너무 다급해 보이는 상황에 피니엘은 자신의 마력이 부족한 것을 알면서도 사념체가 달아나는 것을 저지해보기 위해 자신의 스펠을 발동시켰다.


“매직 미사일Magic Missile!”


피니엘의 양 손에서 빛이 일어나는 것과 동시에, 그녀의 몸 주위로 10여 개에 이르는 빛의 화살 같은 것들이 떠올랐다. 그것은 분명 놀라운 광경이었지만, 아무리 경이적이라 한들 수백 개로 쪼개진 사념체의 파편을 저지하기에 10개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래도 손 한 번 쓰지 못하는 것보단 나을 거라는 판단에, 피니엘은 흩어지는 파편들을 향해 모든 빛의 화살을 쏘아 보냈다.

하지만 허사였다. 화살을 맞고도 사념체의 파편은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은 것인지 흔들림조차 없었다. 마법으로 된 공격이 전혀 통하지 않자 피니엘은 당황했다. 좀 더 강한 주문을 써야 되는 걸까? 하지만 강력한 공격마법이라고 해도 피니엘 자신이 쓸 수 있는 종류는 거의 없다시피 한데다, 쓸 수 있다 하더라도 이런 도심 한가운데에서는 피해만 더 확산될지 모른다.

동료들이 지금 이 자리에 없는 게 너무 안타까웠다. 동료들이 있다면, 갤럭시 블레이드만 있다면 이런 상황도 그리 어렵지 않게 해결할 수 있을 텐데······.


“사념체 패턴을 바꿨나 보네. 갑자기 안 하던 짓을 막 하는 걸 보니.”


다급하고 당황해하는 피니엘과 달리 리하는 여전히 여유가 있어 보였다. 사념체가 달아나거나 말거나 신경도 쓰지 않는 듯, 지팡이를 다시 들어 올리며 조용히 한마디를 중얼거리기만 할 뿐이었다.


“아웃 콜Out Call.”


지팡이 끝의 보석이 한 번 더 빛을 뿌리고 나자, 이미 새떼처럼 사방으로 흩어져 날아가는 중이었던 사념체의 모든 파편들이 공중에서 우뚝 멈춰 섰다. 거기서 리하가 지팡이를 가볍게 한 번 까딱이니 파편들은 자석에 이끌린 쇳가루처럼 지팡이 끝으로 날아와 다시 하나로 뭉쳐가기 시작했다.

부글거리며 거품처럼 끓기 시작하는 사념체를 가소로워하는 시선으로 바라보면서, 리하가 마지막으로 지팡이를 아래로 한 번 떨치자 붙잡힌 사념체는 종잇장처럼 우그러들더니 이내 그 자리에서 보이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잠시 후 리하의 바로 앞 허공에 작은 마법진이 그려지며, 거기서 회색빛의 보석이 떨어져 내렸다. 그걸 주워들면서 리하는 가소롭다는 듯이 중얼거렸다.


“뛰어봐야 부처님 손바닥 안이지. 어디서 진상질이야, 진상질이. 콱 죽을라구.”


지팡이를 다시 만년필의 형태로 되돌리자 리하 역시 변신이 풀리며 평범한 외출복 차림으로 돌아왔다. 새로 얻은 정화석에 만년필로 무언가를 적기 시작한 리하를 향해, 피니엘이 얼떨떨해하며 말했다.


“뭐하는 거야?”

“언제 어디서 누가 획득한 정화석인지 메모하는 거야.”


메모라곤 하지만 보석 표면에 잉크의 흔적은 없다. 마력으로 한 필기이니 당연한 일이다.


“메모를 해서 보안팀에게 부쳐줘야 하거든.”

“왜 메모를 해서 보내야 하지?”

“범인 수사에 도움이 되기도 하고, 또 정화석을 보내면 일족회에서 보상을 주는 게 있거든.”

“돈 같은 걸로?”

“돈이 기본이고, 아니면 마력을 담아둔 정제석을 신청해 받기도 하지. 마력이 고체의 형태로 고정된 물건인데, 마법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일종의 건전지 같은 개념이라고 보면 돼.”


만년필 뚜껑을 열어보이며 리하가 빙긋 웃었다. 뚜껑 안쪽에 진홍빛의 작은 보석 하나가 박혀있는 것이 보였다. 그것이 리하가 방금 말한 정제석이라는 물건인 것 같았다.


“피니에게 마력이 필요하다면 정화석보다는 정제석이 더 쓸모가 있을 거야.”


주머니를 뒤적거린 리하가 여분의 정제석 하나를 꺼내 피니엘에게 넘겨주었다. 마력이 담긴 건전지로 사용하는 것보다 그냥 보석상 같은 곳에 파는 게 더 이득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고운 빛깔을 가지고 아름답게 반짝이는 보석이었다.


“생각 있으면 가져.”


쾌활하게 웃으며 정제석을 건네준 리하를 보며 피니엘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가격은 얼마나······.”

“정화석이 급에 따라 최소 백에서 최대 천 단위까지고, 정제석은 그보다 한 단계 더 위지.”


천 단위의 위라면 억이란 소리. 듣자마자 피니엘이 난감한 기색을 띠었다.


“그 정도까지의 돈은 지금 없는데.”

“그냥 준다고 했잖아. 부담없이 가져.”

“하지만 가격이 너무······.”

“정화석 몇 개만 모아가면 되는데 뭐. 나한텐 별로 어려운 일도 아니고.”


피니엘은 리하가 내건 조건을 떠올렸다. 정보든 마력이든, 그냥 줄 테니 나중에 자기 도와주는 일을 외면하지 말라고. 그것만 있으면 자잘한 건 상관없다는 식의 태도는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걸까.


“그보다 아까 그거 뭐야? 네가 아까 매직 미사일이라며 불러낸 그 화살 같은 것들.”


과하다 싶은 친절, 그리고 피니엘 자신은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는 상황을 숨 쉬듯 간단하게 처리해버린 압도적인 능력을 보인 리하에게 다시 경계심이 일 뻔했으나, 지금은 또 순수하게 호기심을 반짝이는 리하를 보니 피니엘은 우선 그녀에 대한 의심을 접어두었다.


“우리 세계의 마법이야. 지정된 대상을 공격하는데 사용되는 공격용 마법.”

“그것도 마법이었구나. 처음 보는 거라 엄청 신기했어.”


피니엘을 향해 반짝이는 눈빛이 꼭 ‘그거 어떻게 쓰는 거야? 좀 가르쳐줘!’ 하는 느낌이었다.


“리하야말로 대체 어떻게 한 거야? 내 마법으로는 전혀 타격을 줄 수 없었는데 간단한 주문 하나만으로 그 많은 파편들을······.”

“아웃 콜? 그거 우리 일족이라면 누구나 금방 배워 쓰는 쉬운 주문이야. 지정한 대상을 무조건 내가 원하는 위치로 끌어오는 것.”

“무슨 원리인지 전혀 모르겠어.”

“나도 네가 쓴 그 매직 미사일인가 하는 게 어떻게 하면 쓸 수 있는 건지 감을 못 잡겠던 걸. 체계가 다른 마법이라 그런 건지도.”


대수롭잖다는 듯이 웃는 리하였으나, 아직 의문이 남은 피니엘은 계속 굳은 얼굴이 되어 있었다.


“체계가 다르다 해도 마력이라는 동일한 에너지원을 사용하고 있잖아?”

“그러니 배워서 써먹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얘기?”

“그게 아니라, 그 사념체가 마력으로 이루어진 거라면 역시 마력으로 생성된 매직 미사일에 타격을 받았어야 했어. 하지만 전혀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건 대체······.”


피니엘의 질문을 받은 리하는 굳은 표정이 되어 대답했다.


“사념체는 마력으로 이루어진 게 아냐.”

“마력으로 이루어진 게 아니라고?”

“최초 생성 자체는 마력으로 이루어지긴 하지. 하지만 인간에게 기생해서 성장한 사념체는 마력보다 정신적 에너지가 그 대부분을 차지해.”

“정신적 에너지로 이루어져 있다니?”

“인간이 느낄 수 있는 모든 감정, 인간이 발휘할 수 있는 모든 정신적 능력을 빨아들여 그것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거야. 그러니 마력에 큰 간섭을 받지 않는 거지.”


그 말만 듣고도 피니엘은 상황을 이해할 수 있었다. 생명체가 가진 생명력과 정신적 능력을 빨아들인 사념체는 마력과 성질이 다른 에너지체계를 가지게 된 셈이라 마력을 사용한 타격이 매우 힘들다는 것을 말이다. 사념체의 근간이 감정과 정신적 능력으로 이루어져 있다면, 물리적 대상을 상대로 타격을 입히는 마법이 통하지 않는 것도 당연하다.

기쁨이나 슬픔 같은 감정이, 노력이나 집중력, 지구력 같은 정신력이 물리적 타격에 소멸할 리가 없지 않은가.

리하와 그 일족이 이런 사념체를 아이 다루듯 다루어 정화시킬 수 있는 것은 그들이 그 사념체를 만들어 냈기 때문에, 그 안쪽 은밀하게 숨겨진 최초의 마력 회로를 자유자재로 읽어내 다룰 수 있어서라는 것도 이해할 수 있었다. 또 사념체의 근본은 마력이 뭉쳐진 형태이기 때문에 마력을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의 마법사라면 탐지가 가능하며, 그래서 자신이 사념체의 존재를 느낄 수 있었다, 라는 것도.


“사념체를 다룰 수 있는 게 너희 일족뿐이라면 이것도 너희 일족의 누군가가 한 짓이라는 얘기가 되겠네?”


생각을 마친 피니엘의 질문에 리하는 다소 불쾌감 어린 표정이 되었다.


“그래, 일족의 누군가야. 다들 시치미 뚝 떼고 있어서 정확히 누가 이러는 건지 알아내기는 쉽지 않지만.”

“일족의 수가 그리 많지 않다며. 한꺼번에 불러 보아놓고 심문할 수는 없을까?”

“전 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어서 모이기가 쉽지 않아. 그래도 워낙 오랜 세월 동안 사념체가 기승을 부리니까 정기적으로 회의는 꾸준히 열고 있지만 말야.”


말을 잠시 중단한 리하가 숨을 고르듯 작게 한숨을 쉬었다. 다시 다른 방향에서 마력의 흐름이 불어오기 시작한 걸 느낀 것이다.


“사념체로 보이는 마력 흐름이 또 감지됐어. 한 번 가보자.”

“하루에 이렇게 몇 번이나 돌아다니는 거니?”

“지칠 때까지.”


악동처럼 씩 웃어 보인 리하가 앞장서 나가자 피니엘도 허둥지둥 그녀를 뒤따라갔다.


“여기 말고 다른 곳도 가는 거야?”

“사념체가 감지되는 곳이라면 어디든 안 가리지.”

“멀리까지 나갈 거라면 잠깐 부탁 하나만 해도 될까?”

“왜, 특별히 가보고 싶은 데라도 있어?”


리하가 묻는 말에 피니엘은 왠지 비장한 표정이 되어 대답했다.


“원래 세계와 비슷한 곳이 또 남아있는지 한 번 알아보고 싶어서.”


반대로 리하는 짓궂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가는 거야 어렵지 않지만 그녀라고 일방적으로 피니엘에게 도움만 주기 위해 그러는 것은 아니었다. 오는 게 있어야 가는 게 있고, 주는 게 있어야 또 받는 것도 있는 법 아니던가.


“그럼 내 요구도 하나 들어줄래?”

“리하가 나한테?”

“세상에 공짜가 어디 있니. 너도 나 도와주는 거 하나쯤은 있어야지.”

“내가 뭘 도와주면 될까?”


각오를 다진 듯 보이는 피니엘에게 리하는 웃음을 지운 진지한 얼굴이 되어 부탁했다.


“너희 세계의 마법이라는 거 나한테도 가르쳐줄 수 있어?”

“마법을?”

“같은 마력을 사용하는 거라면 나라고 하지 못하란 법도 없잖아. 아까 봤는데, 네가 쓰던 거 꽤 멋지더라.”


사념체 정화에 필요한 기술은 모두 습득하고 마스터해둔 리하였기에 일에 대해서는 약간의 무료함을 느끼고 있기도 했다. 그런 무기력증을 잠시나마 잊어보려면 이 신기한 소녀가 사용한다는 마법에 대해 알아보는 게 꽤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것이다.

배워두면 언젠가 써먹을 데가 생길지 또 모르는 일이기도 하고.


“간단한 것 정도라면······.”


뭣 때문인지 자신 없는 태도로 우물우물 대답하는 피니엘이었으나, 리하는 그 대답만 듣고도 금세 새로운 마법을 익히기라도 한 것처럼 좋아했다.


“이따 집에 가서 같이 해보자. 재밌을 것 같은데.”

“그 전에 사념체 정화도 해야지.”

“걱정 마, 빈틈없이 해둘 테니까.”


아예 피니엘의 손목까지 잡아 이끌면서, 리하는 그야말로 잔뜩 신이 난 어린아이처럼 길 건너편의 지하철역으로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작가의말

하나는 진짜 마법소녀, 하나는 진짜 마법사.

뭔가 기묘한 페어가 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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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포획 16.07.13 182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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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의혹 16.07.06 182 1 2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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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사념체 16.06.29 168 1 23쪽
12 단서의 추적 16.06.23 113 1 14쪽
11 단서의 추적 16.06.22 12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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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Pair 16.06.15 103 1 1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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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일족의 후예 16.06.08 128 1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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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망국의 황녀 16.06.01 155 2 1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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