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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바람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소녀 유리하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유모세
작품등록일 :
2016.05.18 00:04
최근연재일 :
2016.12.28 01:5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9,749
추천수 :
31
글자수 :
449,261

작성
16.06.01 00:13
조회
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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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글자
17쪽

망국의 황녀

DUMMY

사실 침착을 유지할 수 있는 상황이라 보기에는 어렵다.

집 앞에서 주워온 신기한 동물이 잠깐 눈을 뗀 사이에 사람으로 변했고, 그 사람은 ‘이세계’ 운운하며 전혀 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는 세상에 대해 얘기를 하는데다, 그 한마디만 뚝 뱉고 나서는 말없이 피자만 우물거리고 있는 형편이다. 이러니 어이가 없고 답답해서 사람이 냉정해지지 못할 수밖에.


“저기, 죄송한데 다시 한 번만 말해주시면 안 될까요? 장난치지 말고, 진짜 진지하게.”


자기 이름을 피니에리안 카르니엘이라 밝히고, 좋게 들어봐야 헛소리로 밖에 들리지 않는 내력을 밝힌 문제의 소녀에게 은나래는 최대한 정중한 투로 다시 말해줄 것을 요구했다.

그리고 피니엘은 거절하는 기색 없이 나래의 요구를 그대로 들어주었다.


“피니에리안 카르니엘. 마그도리아 제국의 제 1황녀이자 갤럭시 블레이드의 대장이야. 지금은 낙오된 상태지만.”

“차원이동 중에, 아니 작전 중이라고 했던가? 하여튼 그 도중에 뭔가 공격을 받아서 동료들이랑 떨어지게 됐다고······.”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더 자세한 얘기 못해줘서 미안해, 작전내용은 기밀사항이라.”


피니엘의 대답에 나래는 작게 고개를 저었다가, 옆에서 진지하게 듣고 있는 리하를 향해 속닥거렸다.


“내가 보기에 얘는 그냥 중2병이 맞아. 그런 거 걸린 애들이나 할 소리를 저렇게 당당하게 하고 있잖아.”


그런 나래와 리하를 여전히 경계 중인 피니엘은 시선 거두지 않고 빤히 바라보고 있다가,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피자 한 조각을 더 가져갔다. 그러다가 리하가 마치 눈치를 주듯, 숨을 크게 한 번 내쉬자 손끝을 움찔하는 모습을 보였다.

동시에 리하도 피니엘을 마주 보았다. 눈이 마주지차 피니엘은 손에 들고 있는 피자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다가, 간신히 리하를 향해 한마디 했다.


“여러 세상을 돌아다니다 보니까 알게 된 게 하나 있어.”

“그게 뭔데?”


리하의 담담한 어투에 뭔가 당당하게 마주 할 용기가 났는지, 피니엘이 피자조각을 자기 입 쪽으로 가져가며 말했다.


“세상 어느 곳을 막론하고, 먹을 때만큼은 눈치주거나 방해하는 곳이 없더라고. 이곳에도 혹시 그런 예의가 있다면, 피자 정도는 서로 나눠먹고 그래도 되지 않아?”

“눈치 안 줄 테니까 마음 놓고 먹어.”


리하의 미소 어린 허락이 떨어지자 피니엘은 그대로 허겁지겁 피자를 먹기 시작했다. 매우 허기가 져있었는지 자기 입으로 말한 황녀라는 신분에 어울리지 않게 게걸스런 모습이었다.


“배고팠나봐?”

“하루를 꼬박 굶었더니······.”


그런 자기 모습에 스스로도 민망한 듯 대답하는 목소리가 모기만하다. 그래도 배가 고픈 걸 더 참을 수가 없는지 손가락에 묻은 피자소스를 어떻게든 안 보이게 조심조심 핥아먹는 모습이 뭔가 매우 안쓰러워서, 리하는 피자 상자를 아예 피니엘에게 내밀었다.


“이거 다 먹어도 돼.”

“······정말로?”

“우리는 또 시키면 되니까. 엄마가 카드 주고 들어갔거든.”


나래를 돌아보며 빙긋 웃어 보이는 리하였고, 나래는 정말 또 시킬 거냐는 듯 한심스러워 하는 표정이 되었다.


“나래야, 라지로 한 판 더 시켜주라. 우리 집 주소 알지?”

“나중에 어머니한테 잔소리 들어도 내 탓 아닌 걸로 해라.”


그리고 나래가 진짜로 피자를 한 판 더 시키는 동안, 리하는 피니엘을 향해 진지해진 투로 말했다.


“네가 중2병이고 그걸로 장난치는 거라고 여기기엔 마음에 좀 걸려. 실제로 네가 변하는 모습을 봤으니까.”

“장난치는 거 아니야. 거짓말도 전혀 하지 않았어.”

“하지만 우리 입장에서 듣기에 네가 한 말은 아 그렇구나, 하고 한 번에 믿기에도 좀 그렇다는 거 알지?”

“알아, 납득하기 쉽지 않겠지. 그래서 나도 답답해. 어떻게 해야 내 말을 믿어줄까 하고.”

“그럼 이렇게 생각을 해보자. 내가 너한테 왜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아까 말했지? 지금 하고 있는 일 때문에 뭔가 신비한 능력을 보여준 네가 좀 수상쩍게 느껴진다고. 그렇다면 반대로, 너는 뭣 때문에 지금 우리에게 네 입장과 정체에 대해 믿음을 주려하는 거니?”

“난 지금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고, 네가 그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 판단은 어떻게 해서 내린 건데?”


그 질문에 피니엘은 말보다 행동으로 답하는 게 더 정확하다고 말하려는 듯, 먹고 있던 피자를 잠시 내려놓고 기름 묻은 손을 티슈로 닦았다. 그리고 왼쪽 팔목에 시계 비슷한 장치를 한 번 만지더니 곧 입으로 무언가를 중얼거리기 시작했다.

그게 뭐하는 동작이냐고 리하와 나래가 물어볼 새도 없이 곧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피니엘의 몸이 작게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그 형태가 바뀌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조금 전까지 인간의 모습이던 소녀가 금세 고양이와 족제비를 섞어놓은 것과 비슷한 작은 동물로 변하자, 아무리 알고 있었어도 리하와 나래는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내가 정신을 잃고 이 모습으로 변했을 때.”


그리고 그 작은 동물은 사람과 다를 바 없이 리하와 나래를 향해 말을 건네고 있었다. 이미 입이 벌어진 그 두 사람이 눈만 깜박이며 내려다보고 있자, 피니엘은 다시 동물의 형태에서 사람의 모습으로 되돌아왔다.


“네가 나한테 마력을 나누어준 걸 느꼈어. 그 덕분에 어느 정도 원기를 보충할 수 있어서 원래 모습으로 돌아온 거였지.”


그리고 아까 먹다 남긴 피자조각을 다시 집어들며 피니엘이 말을 이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마력을 사용하는 방법과 체계가 다른가 봐. 마력을 나눠받은 건 좋은데, 몸에서 과부하가 일어나는 느낌이더라고.”

“치유 마법을 걸어줬는데 그게 오히려 부담이 됐다는 소리인가······.”


리하가 멍하니 중얼거리자 피니엘이 잠깐이지만 호기심을 반짝여 보였다.


“네 능력을 마법이라 부르는 거야?”

“일단은. 오랫동안 이어져 내려온 능력이야.”

“생소한 방식이네. 우리 세계하고는 같은 듯 하면서도 달라.”

“너희 세계에서는 어땠는데? 그 마그······ 뭐라고 하는.”

“마그도리아 제국.”

“그래, 거기. 거기도 우리처럼 마법을 사용하는 거니?”

“마법도 쓰고, 과학도 있고, 음······. 이것도 말로 설명하려니까 좀 복잡하네.”


어떻게 전달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표정이 된 피니엘을 리하가 일단 안심시켰다.


“내가 임의로 생각해낸 이미지로 이해해도 될까? 배경은 중세시대인데 뭔가 판타지에 나오는 마법 같은 거 쓰고, 거기에 과학도 매우 발달해서 마법과 과학이 공존하는, 뭐 그런 거.”

“배경은 많이 어긋났지만 마법이랑 과학이 공존한다는 것까지는 같네.”

“진짜야?”


오히려 말을 한 리하가 더 놀라는 기색이었다. 그리고 나래 역시 조심스럽게 나서서 피니엘에게 말을 걸어보았다.


“사실 제가 듣기에는 다 허풍이나 말도 안 되는 소리로 들렸지만 눈으로 본 게 있으니 의심을 할 수가 없네요. 그래서 말인데, 저도 뭔가 물어봐도 되나요?”

“대답할 수 있는 선에서라면 최대한.”


그래도 무턱대고 다 믿는 것은 아니라는 듯, 나래도 피니엘도 아직까지는 서로를 견제하는 기미가 남아 있다.


“카르니엘 씨가 왔다는 그 마그도리아 제국이라는 게, 정확히 어디에 있는 거죠?”

“여기와는 다른 차원계.”

“그럼 여기에 불시착하게 된 정확한 이유는요? 작전 도중 낙오했다고 하셨는데.”


나래의 질문에 피니엘은 잠시 고민하는 표정이 되었다. 작전내용 누설을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은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라 갈등하는 것이었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그녀는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어쩔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고개를 들어 리하와 나래를 바라보았다.


“어차피 어디 가서 말해봤자 아무도 믿어주지 않을 내용이니 상관없겠지. 사실 당신들이 믿어준다는 보장도 없고.”

“나는 믿어줄지도 모르는데? 사실 지금 어떤 기대 때문에 두근두근 설레.”


리하의 쾌활한 대답에 푼수짓 그만하라는 듯 나래가 옆구리를 찔렀다. 참 주의 산만한 청중들이지만 피니엘은 담담한 기색으로 왼쪽 손목의 장치를 또 한 번 만지작거렸다.

그리고 다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우와······.”


리하와 나래는 이 경이롭다 할 만한 광경에 금세 넋을 빼앗겨 버렸다. 피니엘이 장치를 조작하고 나자, 그들이 있는 장소가 리하의 방 한가운데가 아닌 우주공간으로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이게 뭐야······.”


나래가 믿기지 않는다는 듯 허공을 더듬었다. 분명히 방에 앉아 있었는데 우주라니, 어떻게 된 거지?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지는 않았다. 나래의 몸도 바뀐 공간의 영향을 받는 듯 허공에 두둥실 떠올라 있었으니까. 혹시 몰라 바닥을 더듬어 봤지만 바로 조금 전까지 앉아 있던 방바닥의 감촉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끝내주네.”


리하 역시 멍한 얼굴이었다. 사방 천지가 별빛으로 가득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는 푸른 빛의 행성 하나가 유유히 떠다니고 있었다. 얼핏 보기엔 지구처럼 보였으나, 자세히 볼 필요도 없이 조금만 살펴보니 대륙의 형태가 완전히 다른 것이 눈에 들어왔다.


“혹시 저게 마그도리아?”


리하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묻자 피니엘은 바로 긍정을 해보였다.


“맞아.”

“······이쯤 되면 진짜 믿을 수밖에 없네.”

“그냥 영상이야. 실제로 공간이동한 건 아니니까 당황하지 마.”


이제는 왼쪽 손목의 장치를 조작하는 것도 없이, 피니엘은 자신의 앞에 떠오른 홀로그램 패널을 조작하고 있었다.


“좀 더 가까이 다가가 보면······, 이렇게.”


피니엘이 손을 쫙 펴는 동작을 취하자 리하와 나래의 앞으로 마그도리아라는 이름의 행성이 크게 다가왔다. 그리고 그 두 사람과 피니엘은 행성의 대기권을 지나 대륙 한 부분의 지표면으로 착륙하듯 강하했고, 그 끝에서 거대한 도시를 마주하게 되었다.


“굉장하다······.”


그것은 리하가 상상한 것과도, 그리고 나래가 의심하던 것과도 다른 모습이었다. 매우 기계적이고 딱딱한, 공상과학에서나 나올 법한 최첨단의 미래 도시가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거대한 규모의 건물들과 구조물, 허공을 날아다니는 수많은 소형 비행체, 그 메마른 풍경 속에서도 활기차게 거리를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과, 삭막한 것처럼만 보이던 도시 한가운데에는 커다란 호수가 있고 그 위에 정말 중세시대의 분위기가 풍기는 거대한 규모의 성이 떠있는 초현실적인 장면은 그야말로 입이 벌어지는 것이었다.


“여기가 마그도리아의 수도야. 저 성은 내가 원래 살던 곳이고.”


피니엘의 담담한 설명에 리하와 나래는 나란히 감탄했다. 보기보다 매우 괜찮은 도시 같다고.

그 말에 피니엘은 씁쓸하게 웃어보였다.


“지금은 멸망했지만.”

“멸망?”


또 예상 못한 발언이 나오자 리하와 나래가 놀라면서 바라보았다. 그냥 봐도 문명이 엄청나게 발달한 곳 같은데, 이런 곳이 멸망한 상태라고?


“마그도리아, 한때는 은하계 전체를 지배했던 강력한 제국. 하지만 지금은 생존자 수색도 힘들 만큼 제국 전체가 참담하게 몰락했지.”

“어쩌다가 그렇게 된 건데?”


갑자기 스케일이 은하계 단위로 넘어갔지만 너무나 그 규모가 커서 실감이 나지 않는 리하였다. 그 점에서는 나래도 별반 다르지 않은 듯 보인다.


“전쟁이 있었거든. 그 강력한 제국의 힘으로도 당해내지 못할 만큼 무서운 적들과.”


피니엘의 손짓과 함께 풍경이 변했다. 딱딱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평화로워 보이는 거대한 도시가, 갑자기 불길이 솟아오르고 무너지기 시작하는 모습과 함께 그 하늘에서, 땅에서 새로이 그려지는 모습은 그야말로 하나의 지옥도였다.

하늘과 땅을 새카맣게 메운 괴물들의 무리가 있었다. 형태도 생김도 제각각이나 매우 흉측하고 징그러운 벌레와도 같은 형상이라는 것만큼은 같았다. 햇빛이 가려져 대낮임에도 사방이 어두컴컴해질 만큼 어마어마한 숫자의 괴물들이 그들의 앞을 가로막는 모든 것들을 파괴해 나갔다.

그 괴물들에게 맞서는 군대, 피니엘의 말대로라면 마그도리아 제국군일 것이다. 비록 괴물들에 비할 바는 못 되나 이쪽의 숫자도 만만치 않았다. 수많은 병사들과 병기, 그 하나하나가 위압감을 풍기고 있고 실제의 위력 또한 보이는 것만큼이나 엄청났다. 하지만 그만한 병사들과 무기를 지니고도, 제국군은 괴물들의 공격 앞에 서서히 허물어지고 있었다.

피니엘이 다시 시점을 돌렸다. 처절한 전투의 한가운데에서 한 번 더 마그도리아 행성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우주 공간으로.

그리고 그곳에는 더 엄청난 광경이 있었다.

숫자가 얼마 만큼인지 알아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수많은 괴물들의 무리가 행성 전체를 포위하고 있었다. 거기에 가려 행성의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을 정도로.


“오랜 전쟁 끝에 마그도리아는 이 괴물들 앞에 무너져 내렸어. 나는 제국군의 필사적인 저항으로 어떻게든 살아남았지만.”


피니엘의 손짓이 있고 나자 괴물들과 마그도리아의 모습은 사라지고, 별빛 외에는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우주 공간 한가운데로 돌아오게 되었다. 나래는 조금 전 보았던 광경에 어떤 충격을 받은 듯 얼굴이 멍했으나, 리하는 마음을 어느 정도 추스르고는 피니엘에게 말했다.


“너 용케 저런 데를 빠져나왔구나.”

“제국군 장병들의 희생 덕분이야. 갤럭시 블레이드의 활약도 컸고.”

“아까부터 말하던 갤럭시 블레이드는 또 뭐니?”

“마그도리아 황제의 명령을 받드는 특수부대 중 하나. 지금은 황제가 실종 상태니 현 황위계승 1순위권을 지닌 내 직속부대로 움직이는 상태야.”


피니엘은 대답과 함께 두 손을 모아 기도하는 자세가 되었다. 조국의 멸망으로 인한 비감 때문에 그러는 것이라고, 대충 짐작한 리하가 엉겁결에 따라하는 자세를 취했지만 피니엘은 진짜 기도 때문에 그러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손동작에 맞춰 주위의 풍경이 다시 변했다. 우주의 모습이 사라지고, 이번에는 아무 것도 없이 그저 사방이 하얗기만 한 정체모를 공간이 출현했다.

그 공간의 한쪽, 정확한 위치는 피니엘과 리하, 나래의 사이에 뭔가 야구공 크기만하고 밝게 빛나는 녹색 빛의 반투명한 구체가 하나 떠올랐다.


“이건 뭐죠?”


겨우 정신을 차린 나래의 궁금하다는 눈빛에 피니엘이 대답했다.


“마그도리아가 속해 있던 우주.”

“이게 우주라고요?”

“우주 전체에서 놓고 보면 마그도리아는 물론이고 그 제국이 정복한 은하계도 아주 작은 단위에 불과해. 하지만 그 우주도 이렇게······.”


피니엘이 우주라 설명한 녹색 빛 구체에서 곧 가느다란 실 같은 것들이 수도 없이 뻗어나오기 시작했다. 그 실들은 사방 여기저기로 뻗어나가더니 그 갈래의 끝마다 크게 부풀어 오르며 이윽고 똑같은 크기와 빛을 가진 구체로 변했고, 새로이 생긴 구체들에서 또 실들이 뻗어 나와 사방으로 퍼져가면서, 하얗던 공간은 은은한 녹색으로 빛나는 실과 구체들이 잔뜩 몰려 밀집된 곳으로 바뀌었다.

그 구체, 즉 우주들을 바라보며 피니엘이 말했다.


“차원의 전체에서 놓고 보면 이렇게 아무 것도 아닌 존재야. 각각의 우주는 이 작은 실, 우리는 케이브라고 불러. 케이브를 통해 연결되어 있고, 이 케이브를 빠져나가면 원래 알고 있던 우주와는 다른 곳으로 나아가게 되지.”


“다른 곳으로 나아가게 된다고······?”

“쉽게 말하자면 차원이동.”


기겁할 만한 설명을 아무렇지 않게 하는 피니엘에게 이번에는 리하가 멍한 얼굴이 되어 말했다.


“그럼 넌 마그도리아가 있던 우주에서 지금 우리 세계로 차원이동을 통해 왔다는 얘기?”

“그래.”

“이 많은 우주들은 각각 다른 차원이지만, 네가 말한 그 케이브라는 걸 통해 사실은 서로 다 연결돼 있는 상태라는 거고?”

“그 말대로야. 수많은 우주들은 사실 다 연결이 돼 있어. 그리고 이 우주들은 특징에 따라 구분이 돼.”

“그건 무슨 소리야?”

“우리 쪽에서 확인한 분류에 의하면 평행차원, 차이차원, 그리고 상이차원. 하지만 이것도 어디까지나 특징에 따른 편의상일 뿐이고, 각 차원의 모습들은 차원계의 숫자만큼이나 무궁무진하더라고.”


그 대답에 리하도 나래도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말았다. 무슨 소리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었으니까. 그나마 알아들은 건 평행차원 하나뿐이었다.


“알기 쉽게 설명 부탁해도 될까?”


머리가 굳어지는 느낌을 받은 리하의 짓눌린 목소리에 피니엘은 천천히 하나씩 설명을 시작했다.


작가의말

연재 시작 5화만에 스케일이 은하계를 넘고 우주를 넘고 차원 단위로 뛰어넘었습니다.

...그냥 뭔가 엄청나게 크기만 한 배경설명 되시겠습니다.
초반부니까, 우선은 세계관에 대한 설명이 필요할 것 같아서요,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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