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갯벌바람 님의 서재입니다.

마법소녀 유리하

웹소설 > 자유연재 > 판타지, 라이트노벨

유모세
작품등록일 :
2016.05.18 00:04
최근연재일 :
2016.12.28 01:54
연재수 :
55 회
조회수 :
9,744
추천수 :
31
글자수 :
449,261

작성
16.05.25 00:10
조회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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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글자
17쪽

신비한 것과의 조우

DUMMY

더 지나면 그칠 줄 알았던 비는 밤이 깊어질수록 오히려 더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다. 봄도 다 지나간 5월 중순의 밤인데 이거 정말 너무하는 거 아닌가 하는 소리가 나올 만큼 기온도 으슬으슬해졌다.

덕분에 집 바로 앞까지 택시 타고 편하게 도착했음에도, 내리고 나자 싸늘하게 느껴지는 바깥 공기에 유리하는 저절로 움츠린 자세가 되어 이를 부딪히기 시작했다.


“나래야, 빨리 계산하고 나와. 바깥에 되게 추워.”


리하의 다급함은 아랑곳없이 느긋하게 택시요금을 내고 나온 은나래는 가벼운 심호흡과 함께 말했다.


“그래, 확실히 쌀쌀하네.”

“너 추위 별로 안 타는 것 같다?”

“몸에 열이 많은 체질이라 그런가봐.”

“몸에 열이 많은 이유가 사실은 체지방이 전신에 고농도로 압축돼있기 때문에 그런 거 아냐?”


은근슬쩍 배를 쓰다듬으려는 리하의 손을 뿌리치고, 나래는 역으로 리하의 허리를 주물럭거렸다.


“아무렴 너만큼이야 하겠니.”

“네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말야, 나 같은 경우는 발육이 좋다고 하지 체지방이 많다고 하지는 않아. 남들보다 우월한 이 몸매를 보면 모르겠니?”

“자아도취는 그쯤 하고 이걸 좀 봐, 유리하.”


두 손으로 가슴을 감싼 섹시포즈를 취하던 리하가 나래의 시큰둥한 반응에 툴툴거리며 뭔데, 하듯 슬쩍 어깨너머를 들여다보았다.


“어, 이거 뭐야? 고양이? 아니 족제빈가?”

“글쎄, 고양이인지 족제비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나래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은 리하네 집 대문 앞에 정신을 잃고 축 늘어져있는 작은 동물이었다. 크기는 일반적인 고양이만하고, 생김도 많이 비슷하다. 하지만 길쭉한 몸통은 리하가 느낀 대로 족제비를 연상시키는데 꼬리는 또 매우 풍성한 것이 마치 여우 같다.

그냥 보기에는 무척 귀엽지만 정확히 무슨 종류인지는 전혀 모르겠는, 그런 희한한 동물이었다.


“뭐 같아?”


나래의 의아한 시선에 리하는 그 동물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심스레 손을 뻗어 그 동물의 털을 살살 쓰다듬어 보았다.


“모르겠어. 일단 털이 분홍색이라는 것부터에서 정체가 뭔지 전혀 알 수 없게 만들어버리는걸.”

“그거 살아있는 거야?”

“응, 몸이 따뜻해. 심장도 뛰고 있는 것 같고.”


리하는 조심스럽게 그 정체 모를 동물을 살짝 붙잡아 들어올렸다. 품에 안자 이 작은 동물이 숨을 쉬는 느낌과 함께 심장박동이 전해져왔다.


“정신을 잃은 것 같은데.”


리하는 가여워하는 표정으로 그 동물을 내려다보았다. 나래도 말은 않고 있지만 리하와 비슷한 얼굴이었다.


“지금 시각이면 동물병원 같은 데는 다 문 닫았겠지?”

“이 근처 동네는 아마도 다.”

“그럼 할 수 없네. 일단 우리 집으로 데리고 가볼까.”


그 말과 함께 대문의 초인종을 누르는 리하의 옆에서 나래가 의문스러워 했다.


“너희 집 지금까지 애완동물 같은 거 안 키우지 않았어?”

“응, 아빠가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어서.”

“그럼 고양이 비슷한 이걸 집에 들이면 안 되는 거 아닐까.”

“고양이처럼 보이지만 고양이는 아닌 것 같으니 상관없겠지.”


그러다 아니면 어쩌려고······ 하는 나래의 불안한 시선을 못 본 체 하며 리하는 당당하게 집으로 들어갔다.

제법 널찍한 정원이 딸린 2층 주택이다. 잘 정리된 잔디가 깔려 있고 깨끗하게 가꿔진 화단이 늘어선 담벼락의 구석으로는 커다란 감나무도 하나 심어져 있다.

정원의 한가운데로는 딱히 거창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담백하고 정갈한 느낌을 주는 한옥풍의 2층 저택이 세워져 있었다. 정원을 보아도, 집 건물을 보아도, 이 집의 주인이 상당한 재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알 수 있다.

그리고 그 집의 현관문이 활짝 열린 앞으로는, 한옥풍의 집 모습만 보면 다소 상상이 어려운 금발의 미인이 점잖게 서서 미소 짓는 중이다.


“평소보다 조금 늦었구나, 리지.”


정원을 타박타박 걸어오는 유리하를 향해 금발의 여인이 먼저 웃어 보였다. 그러나 리하는 그 미소도 못 본 척, 화가 난 듯한 동작으로 여인의 앞에 걸어와 발걸음을 우뚝 멈추며 입을 열었다.


“엄마.”

“왜 그러니, 리지? 뭔가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었어?”


리하가 먼저 엄마라 부르고, 여인은 자상하게 대답을 했으나······.

아무리 보아도 두 사람은 평범한 모녀지간처럼 보이지 않았다. 리하는 백인에 가까운 혼혈로 외모가 많이 특이한 편이나 그래도 10대다운 느낌이 나는데 반해, 리하의 어머니인 백인 여성은 아무리 봐도 20대 중후반 정도인 젊은 외모인 것이다.

리하를 최대한 젊은 나이에 얻었다 해도 최소 30대가 넘어갈 텐데, 그 외견이 많이 봐야 20대 중후반 정도라는 것만 봐도 엄청난 동안의 소유자였다.

게다가 그냥 젊어 보이기만 하는 게 아니라 미모도 눈부셨다. 어깨를 넘기는 웨이브 세미 롱은 딸 리하처럼 찬란한 황금빛으로 반짝이고, 선홍색의 눈동자는 활발한 분위기의 딸과 달리 차분한 느낌을 준다.

입고 있는 여성용 개량한복이 그녀의 품위 있고 우아한 인상을 잘 살려주고 있었다. 그리고 결코 딸아이 못지않은 풍성한 그 몸매 또한.

캐서린 로즈 유, 애칭은 캐시.

리하의 어머니로 런던 출생의 영국인이다. 한국인인 리하의 아버지와 결혼 후, 리하가 다섯 살이 된 해에 한국으로 옮겨와 살게 된 지 이제 13년째가 되었다.

오래 산만큼 한국어도 유창해졌고, 생각하는 것도 점점 한국 사람과 비슷하게 되어 가고 있는 그런 평범한 가정주부이지만, 리하의 자칭 표현을 인용한다면 전직 마법소녀라는 명함을 달아줘야 현재의 모습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와 키가 같고 미모 또한 눈부신 어머니의 얼굴을 정면에서 빤히 마주보면서, 리하는 꽁한 얼굴로 말했다.


“나 어렸을 때 엄마가 나한테 꿈을 크게 가지라고 했지?”

“응, 그랬지. 7살 때 일을 아직 기억하고 있는 걸 보니 엄마가 조금 찡한걸.”

“그런데 난 지금까지 18년을 살면서 아직 꿈을 크게 가진 적이 없어.”

“열여덟 살이면 앞으로도 원하는 꿈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나이이니 괜찮다고 보는데.”

“그동안 내가 스스로 꿈을 찾지 못했잖아. 그래서 대신이라기엔 좀 그렇지만 다른 사람의 꿈을 지켜주고 그 사람이 어떻게 꿈을 이루는가를 지켜보기 위해, 그래서 엄마처럼 마법소녀 해보기로 한 것도 알지?”

“그래, 알고 있지. 마법소녀라는 명칭을 붙인 적은 없지만. 그런데, 갑자기 이런 이야기를 시작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엄마가 좀 물어봐도 될까?”

“내가 12살 때부터 마법소녀를 해왔으니까 말야, 이만하면 정말 열심히, 장하게, 기특하게 살아온 셈이라고 봐도 되지?”

“그래, 인정한단다. 그러니 엄마가 방금 물어본 말에 대해 얼른 대답을 해주면 안 되겠니?”


참 길고도 긴 서론 끝에, 리하는 그제서야 뒤에 숨긴 정체불명의 동물을 조심스럽게 어머니의 앞으로 내밀었다. 고양이도 아니고 족제비도 아니고, 여우는 더더욱 아닌 분홍빛 털의 작은 동물을 보자마자 리하의 어머니 캐시는 난처하다는 표정이 되었다.


“이것 때문에 그렇게나 말을 질질 끌었던 거야?”

“지금까지 마법소녀로서 열심히 해온 내 스스로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했어.”

“즉 주워온 동물을 집에서 키우겠다는 말이구나, 리지?”

“안 돼?”


동물 대신 불쌍한 표정을 지어 보이는 리하.


“가엾지만 안 돼. 아빠한테 고양이 알레르기가 있다는 거 알잖니.”

“고양이가 아닐 수도 있잖아.”

“뭔가 병을 앓고 있을지도 모르고. 집안에 잠깐 들여놨다가 내일 동물병원으로 보낼 거라면 허락해 줄 수 있지만 키우는 건 안 돼.”

“내 방에서만 키울게.”


‘키운다’라는 말에 같이 따라온 나래가 좀 황당하다는 얼굴이 되었다. 리하 너 잠깐 돌봐주기만 하려고 데려온 게 아니었니?


“네 방에서 키우는 것도 안 돼.”

“아 왜에. 어차피 아빠는 내 방에 잘 안 들어오니까, 내 방에서만 키우면 알레르기 걱정도 없잖아.”

“아빠한테만 문제가 있는 게 아니란다. 엄마는 물론 동물을 사랑하지만 집안에서 키우는 건 별개로 보거든. 털 빠지면 청소하기가 힘들어서.”

“현실을 살아가는 어른의 대답이 왜 이렇게 가슴 아픈지 모르겠네.”

“아무튼 안 돼, 리지. 알았니? 방에만 잠깐 놔뒀다가 나중에 동물병원으로 보내주렴.”


끝내 떨어지지 않는 허락에 리하는 시무룩한 얼굴이 되어 조르기 시작했다.


“다음번에 시험점수 잘 받아올게.”

“지난 번 모의고사와 중간고사 성적을 보면, 글쎄. 엄마는 물론 리지를 믿고 싶지만 성적만큼은 믿을 수가 없어서 마음이 아프구나. 그리고 시험점수를 빌미로 무언가를 이루려고 하는 건 초등학생 선에서 끝냈어야지.”

“방 청소도 스스로 할게.”

“아직은 공부할 나이니까 청소 정도는 엄마가 불편함을 감수하고 대신 해줄 테니 아무 걱정 마려무나.”

“매일 매일 엄마 아빠 어깨 주물러 줄게.”

“유치원 때 받은 안마 쿠폰을 엄마 아빠가 왜 아직까지 안 쓰고 있는지 아니?”

“왜 그런 건데?”


무심코 묻는 리하의 질문에 캐시는 한순간 차가운 표정이 되어 대답했다.


“쓸데없는 소리 말고 공부나 열심히 하라고.”

“······난 가끔 엄마의 그 사악한 본심을 정화시킬 수 있으면 정말정말 좋겠단 생각이 들어.”


주눅이 든 리하가 어깨를 움츠리는 동안, 아무리 봐도 모녀라기보단 나이 차가 좀 나는 자매로 보이는 두 사람의 장황한 말다툼에서 소외되어 있던 은나래가 어색하게 인사를 해보였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어서 오렴, 나래. 먹고 싶다던 피자 시켜놨으니까 어서 들어가 먹고, 오늘은 우리 집에서 자고 가려무나.”


애완동물 반입 거절, 그리고 나래는 환하게 웃으며 챙기는 어머니의 모습에 골이 난 리하가 투덜거리는 소리를 냈다.


“누가 보면 나래가 엄마 친딸인 줄 알 거야.”


캐시는 대답 않는 대신 자애로운 미소와 함께 엉덩이를 한 대 때려주는 걸로 친딸에 대한 사랑을 표시했다. 덕분에 더 볼이 부은 리하가 꿍얼거리며 2층 자기 방으로 올라가버렸고, 그동안 캐시는 나래를 거실의 테이블로 데려가 먼저 앉게 했다.


“일단 콜라를 같이 주문하기는 했는데, 나래는 어쩔 거니? 콜라가 싫으면 다른 음료수를 가져올 테니까.”

“아, 아니에요. 피곤하실 텐데 어머니는 얼른 들어가 쉬세요. 저희가 다 알아서 챙겨 먹을게요.”


나래의 황망해하는 대답에 캐시의 근심어린 목소리가 이어졌다.


“리지도 나래처럼 조절하는 모습을 좀 보였으면 좋겠는데. 그 아이는 마법만 믿고 밤에도 아무 때에나 먹어대니 참 곤란하거든.”

“리하가 좀 많이 먹는 편이긴 하죠. 아하하······.”

“혹시 리지가 더 먹고 싶다고 하면 나래가 말려주렴. 아, 물론 나래는 먹고 싶은 거 더 먹어도 되고. 내가 카드 여기다 두고 갈 테니.”

“예, 그것도 제가 알아서 다 할게요.”


어머니도 친구도 모두 일부러 들으라는 듯이 하는 말 같아서, 리하는 계단 아래쪽을 향해 혀를 내밀어 주고는 방에다 안고 온 동물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 작은 동물은 여전히 죽은 듯이 축 늘어져 있었다. 섣불리 건드려서는 안 될 것 같아 리하는 우선 수건으로 몸을 덮어주고, 혹시 몰라 만년필을 꺼내 마법을 하나 걸어주었다. 치유력을 상승시키는 마법으로, 동물에게도 효과가 있기에 충분하리라 생각한 것이다.

그 다음 거실로 내려가 보니 나래가 이미 피자와 스파게티를 먹고 있어 자기도 그 자리에 얼른 끼어들었다.


“그 동물은 어떻게 했어?”


나래가 묻는 말에 리하는 스파게티를 젓가락으로 쓱쓱 비비며 대답했다.


“방에 눕히고 치유 마법 걸어줬어. 회복하는데 도움이 될 거야.”


마법을 걸었다고 완전 회복이 되는 건 아니고 자가 치유력을 높여주는 정도지만 큰 병이 아닌 이상 금방 나을 거라 생각하는 리하였다.


“엄마가 한 번 봐주면 좋겠는데 별로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 같아서.”


캐시는 동물을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게 아니라 딸이 이 한밤중에도 살찌는 음식들만 잔뜩 늘어놓고 있는 게 걱정돼 그런 것이지만, 애들이 대개 그렇듯 리하도 어머니의 진짜 속마음은 모르고 있었다.


“이왕 시킨 거 남기지 말고 깨끗하게 다 먹어야 한다, 리지. 아빠가 내일 아침에 보면 또 잔소리할 테니까.”

“알았어.”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가자 리하는 얼른 피자와 스파게티를 챙겨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방 가서 먹자. 가족들 다 자는데 여기서 떠들면 좀 그렇잖아.”


어차피 늦은 시간인데다 또 씻고 잘 준비 하려면 거실보다 리하의 방이 더 편한 건 나래도 마찬가지였다. 거기에는 욕실도 같이 딸려 있으니까.

나래는 자기 몫의 스파게티와 콜라 페트병을 챙겨들고 리하와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


“먹고 나서 나래 네가 먼저 샤워해.”

“그럴게. 리하는 나 다 씻고 난 다음?”

“샤워는 귀찮으니까 그냥 발만 닦으려고.”

“안 되지, 제대로 씻고 사람답게 살지 않으면.”

“나 지구인 아냐, 외계인이래. 그러니 지구의 풍습에 꼭 따를 필요 있어?”

“밖에 나갔다 와서 샤워하는 건 풍습이 아니라 상식이야. 상식을 지키는 착한 외계인이 되라고, 알겠니?”


나래의 잔소리에 배시시 웃으며, 리하는 방문을 발로 살짝 밀고 들어갔다.


“어쨌든 먹고 하자. 배고픈 거 참느라 죽는 줄 알······.”


그리고 방에 들어가자마자 리하의 동작은 그 자리에서 딱 굳어버렸다. 함께 있던 나래 역시 리하와 다르지 않았다. 발에 못이라도 박힌 듯 멈춰선 채, 나래는 황당하다는 투로 중얼거렸다.


“리하야, 저거······.”


하지만 리하는 나래를 신경 쓸 겨를도 없이, 아까 방에 내려놓았던 그 작은 동물을 보고 입을 딱 벌려버렸다.

잠깐 눈을 뗀 사이, 그 동물은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졌는지 갑자기 몸부림을 치고 있었다. 덮어 두었던 수건도 팽개쳐진 채, 이리저리 몸을 뒤틀고 뒤집어대는 모습이 매우 고통스러워 보였다.


“왜, 왜 저래? 어디 아픈 거야? 응?”

“나도 몰라. 어, 어떡하지?”


리하도 나래도 사이좋게 당황한 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있었다. 그저 안아들은 채 달래기만 하는 것뿐으로, 그마저도 제대로 안 될 정도였다.


“착하지, 착하지. 얌전히 있어, 응?”

“리하야, 지금이라도 나가서 병원에······.”

“그치만 동물병원 어디가 문 열었는지를 모르는걸.”

“내가 검색해서 찾아볼······ 꺄악! 리하야!”


스마트폰을 꺼내들던 나래가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동시에, 리하 또한 비명을 삼키며 그 동물을 바닥에 팽개쳐 버렸다.

동물의 모습이 변하고 있었다. 무슨 종인지 정체를 알 수 없는 희한한 모습에서, 점점 몸이 커다랗게 부풀어 올랐다. 몸체의 모든 체모가 마치 안으로 빨려드는 듯 사라지고, 골격은 물론 겉의 외형까지 빠르게 변화하며 사람 하나 크기로까지 불어나, 마침내 그 기이한 변형이 끝났을 때는 그 조그맣던 동물과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더 이상 그것은 동물이라 부를 수 있을 만한 모습이 아니었다.

교복 비슷한 제복을 입고, 화사한 분홍빛 장발이 흐트러진 작은 체구의 소녀 하나가,

정신을 잃은 그대로 리하의 방에 쓰러져 있었다.


“으응······.”


사람의 모습으로 변한 그 동물, 아니 소녀가 나지막하게 신음을 내었다. 소녀의 외모가 너무도 아름다웠기에 그 신음소리는 상당히 야릇한 분위기를 풍겼으나, 놀랄 겨를도 없는 나래는 물론 마법소녀로서 활동해온 리하조차 넋 나간 투로 쓰러져 있는 소녀를 향해 기막혀 하는 소리를 중얼거렸다.


“······누구세요······?”


작가의말

마법소녀물이라면 당연히 나와야 할 마스코트의 등장,

...인 것 같았는데, 그 마스코트가 한 화 채 지나기도 전에 사람으로 변해 버렸군요.
리하양과 만나게 된 이 수수께끼 소녀의 정체는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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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포획 16.07.13 181 1 18쪽
16 의혹 16.07.07 174 1 14쪽
15 의혹 16.07.06 182 1 20쪽
14 사념체 16.06.30 92 1 1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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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단서의 추적 16.06.22 120 1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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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일족의 후예 16.06.08 127 1 2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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