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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토19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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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토19
그림/삽화
강토
작품등록일 :
2022.03.15 11:16
최근연재일 :
2022.11.09 23:31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433
추천수 :
36
글자수 :
146,333

작성
22.04.06 10:39
조회
63
추천
1
글자
8쪽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4화-

DUMMY

윌리엄은 가까스로 비틀거리며 괴로운 몸을 일으켰다. 아직까지 눈을 뜨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였다. 실눈을 떠도 앞을 제대로 볼 수 없었다.

2-8.jpg

손을 더듬어 신음하는 시드가 있는 곳을 확인했다.


“······괜찮니 시드?”

“······너무 따갑고 아파요···어떻게 좀 해주세요. 죽을 것 같아요”

“손으로 눈을 만지면 안되 더 악화되니까 그냥 그대로 둬야한다. 정신차려야해.”


윌리엄은 건빵주머니에 있는 간이 소독용 티슈를 꺼내어 눈을 닦아냈다. 엄청난 고통이 밀려왔다. 형체를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이 회복되자 시드의 눈도 닦아주었다. 눈물 때문에 얼굴이 흥건히 젖어 있었다. 얼굴이 불에 타는 것 같은 통증이 일자 얼굴을 움켜잡고 어쩔줄 몰라하며 짜증석인 신음을 토해냈다. 지속적으로 닦아내자 어느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둘의 얼굴은 붉어졌고 눈과 입술은 벌에 쏘인 것 마냥 퉁퉁 부어 있었다. 서둘러 배낭을 찾으려 했지만 땅바닥엔 쓰러진 약탈들외엔 아무것도 없었다. 윌리엄은 허탈하게 내뱉었다.


“젠장! 배낭을 가져갔어···”


하늘은 서서히 어둠이 내리기 시작했다. 다급함과 불안함이 깃든 식은땀이 흘렀다. 시드를 들처 업고 자리를 피했다. 바위들 뒤에 몸을 숨기고 시드를 내려놓았다. 불어터진 눈을 간신히 움직미며 지도를 펼쳐 현재 위치를 확인했다. 지도상에는 멀지 않은 곳에 마킹된 지점이 있었다. 주요 위치를 표기해 놓은 것이 틀림 없었다. 윌리엄은 방향을 확인하고 표시된 지점을 향해 발걸음을 내딛었다. 시드를 업은채 비탈과 오르막을 걷는 윌리엄의 다리가 서서히 한계에 다다랐다.


어둠이 내린 땅은 발걸음의 방향마저 멀게 했다. 이내 하늘은 암흑으로 뒤덮혔고 윌리엄은 오직 감각을 의존해야 했다. 손목시계 버튼을 누르자 푸른색 led 램프가 켜졌다. 시계에서 나온 빛이 시드의 얼굴에 간신히 닿았다. 상태는 나아졌만 너무 지쳐 있었다. 시계를 내려 땅 쪽으로 비추었다. 먼지 쌓인 땅바닥과 자신의 신발이 보였다. 그저 그뿐이었다.

꺼져가는 불빛으로 심해를 엿보는 것 같았다. 비현실적이었다. 시각과 감각이 분리된 세상 같았다.

멀리서 하늘을 가르며 보라빛 번개줄기가 번쩍이며 땅으로 찍어 내렸다. 찰나였지만 번쩍이는 번개빛에 세상이 환하게 비춰졌다. 거리가 있는 곳에서 하늘에서 땅을 이을 만큼의 큰 회오리기둥이 먼지를 일으키며 땅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번개에 답하는 천둥소리의 굉음이 어둠을 채웠다.

불규칙적으로 번개 빛에 비춰지는 지형을 보며 길을 잃지 않으려 애썼다. 굉음과 섬광빛이 심해지자 시드는 정신을 차리고 윌리엄의 등에서 내려왔다.

서서히 불어왔던 바람은 어느새 먼지를 휘두르며 윌리엄과 시드를 할퀴었다. 시드의 등을 한손으로 감싸며 밀었다. 등뒤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굉을을 내며 날아든 바람이 시드를 앞으로 넘어뜨렸다. 윌리엄도 몸의 잠시 주춤거렸지만 시드를 부축해주며 다시 균형을 잡고 일어섰다. 거세지는 바람과 피부를 할퀴며 불어오는 먼지들이 집요하게 윌리엄과 시드를 괴롭혔다.


앞만보고 발걸음을 내딛던 윌리엄이 시드를 끌어주려 뒤를 돌아봤다. 구름아래서 만들어진 회오리폭풍이 땅을 미친듯이 갈아내고 있었다. 회오리 기둥에 안쪽에서 번쩍이던 번개빛은 기둥을 뚫고 나와, 기괴한 형태로 하늘에 균열을 내는 것 처럼 보였다.

번개빛이 번쩍일때마다 보이는 회오리 기둥은 눈에 띄게 가까워져 오고있었다.

2-9.jpg

거대하고 압도적인 폭풍의 모습에 윌리엄은 공포를 느꼈다. 순식간에 거세진 바람은 몸을 가누기 어려울 정도로 불어닥쳤다. 무너져가는 두 다리로 길 잃은 땅 디디며 걸었다. 바람이 더 거세질 때 마다 상체를 숙이고 무작정 걸음을 옮겼다. 결국 발끝에 걸린 돌뿌리에 윌리엄은 무너져 내렸다. 윌리엄은 넘어지며 비탈진 경사아래로 곤두박질 쳐졌고 뛰따라오던 시드도 고꾸라지며 엉키듯 굴려 떨어졌다.

어딘가로 어떻게 떨어지는지 알 수 없을 정도로 정신없이 굴러 떨어지고 있었다.


‘쿵’


내던져진 몸이 쉿덩이에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고, 윌리엄과 시드는 큰 파이프속 들어와 암흑속으로 미끄러져 내려가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 어디로 떨어지고 있는지, 어떻게 떨어졌는지 알 수 없었다. 땅에 등에 닿았고 발과 손에 땅이 만져졌다. 온전히 땅에 누워있음을 느꼈을때 온몸에 통증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고개를 들어 눈을 크게 떳다. 아무리 고쳐뜨고 비벼보아도 보이는 건 칡흑같은 어둠뿐이었다. 완전한 어둠으로 그들을 가뒀다.

고요했다. 태풍의 거센 바람은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모든게 끝난 것일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몸을 일으켰다. 허리와 목에서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

손을 허공에 대고 주변을 더듬거렸다. 순간 코로 굉장한 불쾌한 악취가 파고 들었다. 아직 지옥이었다. 윌리엄은 스카프를 입가로 덧데었다.


"시드! 대답해봐.“

“···저 여깄어요”

“괜찮니?”

“네”


주머니를 더듬거리며 상의 포켓의 펜크기의 형광 라이트를 꺼내어 부러뜨렸다. 똑딱 소리와 함께 짧은 빛이 윌리엄의 손에서 빛났고 이내 점차 밝은 형광색으로 주변을 밝혔다.

2-10.jpg

시드는 바로 옆에 있었다. 시드도 냄새를 피하려 마스크로 입을 가리고, 놀란 얼굴로 눈을 깜빡이며 형광 라이트와 윌리엄의 얼굴을 번갈아 바라보았다. 윌리엄은 시드의 눈을 움켜 잡았다.


“다친데는 없니?”

“네. 심하진 않아요”


형광 라이트 들어올리자 미지의 공간이 드러났다. 콘크리트로 된 배수로였다. 천장이 막혀있는 통로 형태였고 배수로 치고는 천장이 꽤 높았다. 시드는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되었다. 윌리엄은 살짝 고개를 숙이면 천장에 머리를 부딪힐 걱정은 없을 정도로 공간은 여유 있었다. 통로 안쪽으로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옮겼다.

이 배수로의 길이 얼마나 되는지 알 수 없었다. 빛을 높이 치켜들수록 어둠의 심연으로 빨려가는 듯한 공포를 느꼈다. 불규칙적으로 안쪽통로에서 살랑바람이 부는 것을 느낄 수 있었는데 그것은 반대편에 통로가 개방되어 있는 구조라는 걸 알 수 있었다.

발걸음을 옮길수록 바람을 타고 짙어지는 불쾌한 냄새 때문에 묘한 공포가 고조되었다. 하지만 오늘 밤을 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이 필요했다. 냄새가 지속적으로 기억의 감각을 자극했다. 윌리엄에겐 또렸하게 기억되는 잊을 수 없는 냄새였지만, 예상이 틀리길 바랐다. 한쪽 방향으로 새로운 통로가 나타났다.


“안쪽으로 들어갈 수 있는 길이 있어. 여기는 안전 할 수도 있을거야.”

“아빠 기분 나쁜 냄새가 나요. 혹시 불길한 징조는 아니겠죠?”

“확인해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지, 배수로에 걸린 오물 냄새일수도 있고. 우리는 잠을 잘 곳이 필요해. 여기는 통로 안쪽이라 안전할거야. 이쪽으로 들어가보자”


윌리엄은 통로쪽으로 조심스레 발을 내딛였다. 시드는 짙어지는 악취에 스카프를 들어올려 코를 막았다.희미한 불빛에 의지해 발 밑을 확인하며 나아갔다. 통로의 코너를 돌자 통로가 아닌 넓직한 공간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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