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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토19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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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토19
그림/삽화
강토
작품등록일 :
2022.03.15 11:16
최근연재일 :
2022.11.09 23:31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409
추천수 :
36
글자수 :
146,333

작성
22.05.11 21:20
조회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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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글자
7쪽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9화-

DUMMY

짙은 먹구름을 간신히 뚫고 들어온 빛도 해가 짐에 따라 서서히 어두워지고 있었다.

산의 정상에 다다르자 산 아래가 강줄기 확인하려 스코프을 꺼내어 들었다. 망원경을 통해 본 호수의 물빛은 검회색 빛이었고 언뜻보기엔 유조사고유 처럼 보였다. 물의 표면은 기름막을 겹겹이 덮어놓은 것처럼 텁텁해 보였고, 물이란 것을 확인하려면 내려칠 곡괭이가 필요할 것만 같았다. 강이라기보단 걸죽한 검은 덩어리 반죽을 흐트려놓은 것 같았다

먼지 구름을 피해 아래쪽으로 자리를 옮겨 스코프로 관측했다. 뿌연 시야 사이로 거대한 댐이 들어왔다. 견고한 콘크리트 구조물를 기대하고 찾았지만 기대와는 달리 군데군데 짤려나간 철골구조물과 조잡하게 덧대어 고정시킨 나무들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그 주변에 많은 사람들이 있었는데 다들 둔기나 창 같은 무기들을 들이고 있었다. 그들의 건물이 있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는 죽은 시체들의 머리들을 나무 꼬챙이에 꽂아 전시하듯이 나열해 놓았다. 바닥에서 문이 열리며 남자가 나왔다. 그는 두 명의 다른 남자와 함께 구덩이 같은 곳에서 손이 뒤로 묶인 남자 한 명을 들어올려 꺼냈다.


망원경이 언덕으로 가려진 공간에서 손이 묶인 남자가 도망가는 모습이 보였다. 그를 쫓는 두 명의 남자가 도망친 남자를 잡았다. 망원경속 시야에서는 사라졌지만 곧 능선에서 도끼를 들어올려 내려치는 모습이 보였다. 다른 곳에서 검은 마스크를 쓰고 머리를 풀어헤친 한 남자가 나체의 여인 두 명과 함께 지하에서 나타났다. 그리 체격이 크진 않았지만 조끼를 입고 있었고 맨살이 드러난 팔뚝에 십자가 문신이 팔 전체를 감싸안고 있었다. 금방 살인을 했던 자들이 그 남자에게 가서 굽신거렸다.


‘저 놈이 대장이군...’

3-6.jpg

윌리엄의 상상했던 것과 같은 일들을 직접 보았다. 공교롭게도 지도엔 이 댐도 체크가 되어 있었다. 윌리엄은 혼란스러웠다. 어떤 기준으로 체크가 된 것인지 알 수 없었고, USG본부인 강원대학교에 간다해도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 곳만은 피해야 할 곳임이 확실했다. 시드와 함께 하늘이 더 어두워 지기전에 밤을 보낼 장소를 찾았다.



날이 밝자 윌리엄과 시드는 서둘러 길을 나섰다. 댐을 피해 다시 북서쪽으로 돌아 갈 계획을 세웠다. 문제는 음식이었다. 돌아가는 길은 댐을 통해 가는 것 보다 훨씬 멀었다. 윌리엄에게 가방이 가벼워지는 것이 좋은 징조는 아니었다. 하루를 보낼 때마다 가방은 가벼워졌고, 그 압박감은 더 무겁게 윌리엄의 어깨에 내려 앉았다. 또 상황이 어떻게 흘러갈지는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변수를 최소화 하는 것이 루시를 구하기전까지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지도에 X로 표시된 곳은 USG의 거점이었고 약탈자들의 거처였다. 표시된 곳에 항상 무엇인가 있었고, 문제를 생긴다는 걸 알았다.


음식은 떨어져가고 그들이 강원대학교 목적지로 최대한 빠르게 다다를 수 있는 경로안에는 체크표시가되어 있었다. 표시된 곳을 피해 가기엔 너무나 많은 시간을 소비하게 되고 그 만큼 많은 위험에 노출되게 된다. 체크표시의 정체를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주의 깊게 관찰해 큰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는것이 위험하지만 제일 빠른 방법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윌리엄은 호수가 시작되는 부분으로 방향을 돌려 가기로 결정했고 지형상으로 보아도 많은 산을 넘어야 했기 때문에 험난한 여정이 될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다. 빠르게 길을 떠나는 것만이 위험을 감수하는 최선의 방법이었다. 출발하기전 아침도 먹지 않은 채 길을 나섰다. 식사량이나 시간을 효율적으로 조정하기 위해 하루에 두 끼의 식사를 하기로 계획했고 그렇게 하는 것이 앞으로 닥칠지 모를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는 방법이었다.


부지런히 놀리던 윌리엄의 발걸음이 멈추었을 때는 지도에 표기된 지점에 가까워 졌다는 의미였고, 그 지점을 지날 때 마다 유달리 경계를 하며 여러 번 망원경을 꺼내 들어 주변을 살폈다. 세 번째 산을 넘을때도 망원경으로 조심스레 주변을 살폈다. 표시가 된 지점 가까이엔 바위 뭉치들이 모여 있었다.

인위적으로 만든 것은 아니지만 겹겹이 모여있는 바위들이 뭉쳐 있었고 동굴처럼 조그마한 입구가 보이는 바위뭉치도 있었다. 주변은 조용했고 별다른 움직임이 보이지 않았다. 조금 더 접근해 낮은 언덕을 넘었을 때 조금 떨어진 언덕 너머 아래쪽에서 외마디 비명 소리가 텁텁한 공기를 가르며 울렸다.


윌리엄은 재빨리 바위 틈에 공간을 찾기 시작했다. 그는 바위 무더기가 있는 곳으로 몸을 옮겨 몸을 숨길 수 있는 바위에 기댔다. 윌리엄은 시드에게 망원경으로 발견했던 동굴형태의 바위 무더기를 가르키며 이동하라는 제스쳐를 취했다. 시드는 긴장된 얼굴로 조용히 윌리엄이 지시한 바위 무더기 안으로 걸어가 몸을 숨겼다. 윌리엄은 언덕의 뒤편을 향해 포복으로 기어가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살폈다.

그곳에서는 실랑이가 벌어지고 있었다.


지저분한 차림새를 한 남자 세 명과 고성을 내며 다투고 있었던 자들은 밥과 클레어였다. 마지막으로 보았던 아이들도 있었다. 금방이라도 무슨 일이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아이들은 움츠린 채로 클레어의 다리를 잡고 괴한들을 경계하고 있었다. 밥은 그들에게 소총을 겨누며 물러나라고 말했다. 약탈자들은 총구를 주시하며 한발짝 뒤로 물러났다.

밥과 클레어는 총알이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능숙하게 상황을 리드해 갔다. 클레어 또한 그들에게 소총을 겨누고 있었지만, 위협속에서도 괴한들은 쉽사리 자리를 뜨지 않았다. 윌리엄은 안전을 위한 경우의 수를 판단들을 해야 했다. 언제나 지도에 표식이 된 지점에 다다르면 문제는 필연적으로 일어났고, 지금 같은 상황을 보며 그 표식들이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야 했다.


윌리엄은 약탈자무리들의 뒷 쪽에 있었기 때문에 일이 일어나도 밥과 클레어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약탈자 가운데 한 명이 슬그머니 허리춤 뒷쪽에 숨겨둔 둔기 손잡이를 쥐어 잡았다. 괴한들은 서서히 앞으로 나갔다. 밥과 클레어는 조금씩 뒤로 물러났다. 아이들은 겁에 질려 울음을 터뜨렸다. 그들은 멀리서 지켜보던 윌리엄은 수상한 하늘의 움직임을 보았다. 텁텁하게 뭉쳐있던 먼지들이 실뭉치처럼 엉키며 구형태의 회전을 하기 시작했다. 대기의 현상이라고 보기엔 굉장히 빠르게 일어났고 이내 이 회전은 신경질적으로 반응하며 급격하게 커졌다. 클레어와 밥 그리고 괴한들도 이 광경을 지켜보았지만 갑작스러운 현상에 넋을 잃을수 밖에 없었다. 이내 움직이는 먼지 뭉치들은 스파크를 내며 회전하였고 순식간에 길다란 회오리로 부풀어져 땅까지 닿았다. 자연 현상이라고 하기엔 모든 작용들이 기계적일 정도로 굉장히 빠르게 일어났다.


"먼지 폭풍이야!! 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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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2화- 22.06.01 37 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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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0화- 22.05.18 36 1 8쪽
»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9화- 22.05.11 36 1 7쪽
8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8화- 22.05.04 44 1 9쪽
7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7화- 22.04.27 55 2 10쪽
6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6화- 22.04.20 47 1 8쪽
5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5화- 22.04.13 61 1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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