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강토19 님의 서재입니다.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웹소설 > 일반연재 > 일반소설, SF

강토19
그림/삽화
강토
작품등록일 :
2022.03.15 11:16
최근연재일 :
2022.11.09 23:31
연재수 :
32 회
조회수 :
1,435
추천수 :
36
글자수 :
146,333

작성
22.08.31 21:54
조회
31
추천
1
글자
15쪽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4화-

DUMMY

문지기 남자 역시 K2C 소총을 메고 있었다. 보초 근무자였지만 본부에서 보았던 USG요원과는 달리 왠지 긴장되어 있는 딱딱한 태도로 피터 일행을 맞이 했다. 그저 얼굴을 몇 초간 유심이 훏어 보는 것이 전부였다. 철문 이 바로 보이는 장소에 스탠드 전등이 올려진 플라스틱 테이블과 의자가 있었다.


테이블의 주인은 문지기 였다. 피터는 어떤 말도 없이 문지기와 가볍게 악수를 하고 어깨를 토닥였다. 다시 문을 걸어 잠갔다.


천장의 높이는 지레 짐작해도 5m 남짓했다. 굉장히 웅장하게 느껴졌다. 테이블 스탠드 빛이 닿는 가까운 벽 한쪽에는 사용되지 않은 보일러 조정 패널이 붙어있었다. 멀리 반대쪽 벽에는 커다란 굴뚝 기둥이 있었다. 굴뚝의 기둥 일부분이 창고로 침범해 들어온 것 같은 모양새였다. 기둥의 시작되는 벽쪽에 굴뚝청소를 위해 만든 철판문이 붙어 있었다. 바닥에는 기계가 설치되어 있었던 흔적만 남아있을 뿐 지금은 굉장히 넓고 평평한 공간이었다.


창고 안쪽은 전등이 닿지 않아 보이지 않았다. 창고의 반대편 끝에도 스탠드 불빛이 보였고 책상에 앉아 있는 근무하는 문지기를 비췄다. 정문과 후문 2명의 문지기가 근무를 섰다. 윌리엄은 눈으로 보이는 반대편 근무자의 크기를 유심히 관찰해 200미터 밖에 있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유추했다.


멀리 있었지만 문지기는 몸집이 굉장히 큰 편이라는 것을 단박에 알 수 있었다. 훈련으로 단련된 거리 식별 감각은 윌리엄의 장기중 하나였다. 불빛이 닿지 않는 어둠을 사이에 두고 본 건너편 근무자는 마치 스탠드를 켠 책상에 앉아 우주를 유영하는 것처럼 보였다.


창고 안의 불빛은 스탠드 불빛 2개가 전부였다. 공기는 텁텁하고 차가웠다. 시드가 겁에 질린 표정을 짓자 피터는 벽에 붙은 조명 패널로 다가가 족히 10개는 넘어 보이는 스위치를 모두 켰다.

천장 조명이 켜지자 근무자 책상의 스탠드 불빛과 반대쪽 근무자 스탠드 불빛 사이의 미지의 공간이 환하게 드러 났다.


피터의 말은 거짓말이 아니었다. 누가 이 창고를 만들었는지 모르지만 계획적으로 오랜 시간동안 종말을 준비하여 구축한것 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선반에 의해 만들어진 복도가 200m를 훌쩍 넘었다. 압도적이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느껴졌다. 시드의 표정에는 놀라움이 깃들었다.


양쪽에는 거대한 4단 선반이 스탠드 불빛이 번쩍이는 곳까지 줄지어 늘어서 있었다. 이 선반엔 스티커를 부착해 표기된 의류, 도구상자와 통조림 음식, 인스턴트 식료품, 생필품, 식수같은 생존에 필요한 물자박스들이 빽빽하게 가득차 있었다. 부분적인 공간에는 식료품 외에도 응급도구나 생필품도 선반을 채우고 있었다.

짧게나마 윌리엄은 환희를 느꼈다. 너무나 어마어마한 양이라 윌리엄 부자 입을 다물지 못했다.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모든 생각이 멈춰섰다.


그들이 진정될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린 피터가 윌리엄에게 말했다.


"USG의 젖줄인 창고입니다."

"이걸 발견한 것입니까?"

"물과 생필품은 누군가 비축해 놨더군요 처음엔 저도 놀랐습니다. 그것에 보태어 저와 제 동생이 폭풍이 미치지 않았던 인근 마트 창고에서 최대한의 식료품들을 가져 왔습니다. 꽤나 큰 도시였던것 같군요. 많은 마켓이 있었고, 식량 확보하는 과정에서 제 동생을 포함한 많은 이들이 희생되었습니다. 이곳은 USG의 성지 같은 곳이죠. USG대원들도 함부로 출입 할 수 없는 곳입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유감이군요. 그리고 대단하군요."

"이것을 보고 당신의 생각이 바뀌었으면 좋겠습니다."


피터의 말이 끝나자 시드는 윌리엄을 쳐다보며 대답을 기대했다. 윌리엄은 창고주변을 다시 한번 둘러보았다. 양쪽문에 보초를 서고 있던 USG요원과 눈이 마주쳤다. 여전히 차갑고 딱딱한 시선이 느껴졌다.


시드가 윌리엄의 손을 놓고 호기심 어린 눈으로 돌아다녔다. 윌리엄이 나무라자 피터가 괜찮다고 말하며 시드의 편에 섰다.

윌리엄은 피터에게 차분히 말을 했다.


"사실 몇 가지 의문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섣불리 당신의 제안에 대답하지 못했소."

"어떤 의문이죠? "

"약탈자들에게서 지도를 얻었소. 지도엔 정체 모를 표기들이 있었고 그곳에 가면 항상 무슨 일이 일어나거나 USG와 우론 패거리들을 만났습니다. 덕분에 당신도 만나고 이곳까지와서 시드를 치료할 수 있었지요. 여기에 오고 나서의 의문점은 당신의 지도에 적힌 지도 comes라는 글씨입니다. 그것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여기 온 직후 당신의 지도를 봤는데 제가 가진 지도에 적힌 글씨와 같은 단어가 적혀 있더군요. 그것에 대해서 아는것이 있습니까?"

"comes는 동반자라는 뜻의 라틴어 입니다."


창고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시드는 반대편 문지기가 있는 곳까지 도달했다. 차가운 표정의 문지기를 관찰했다. 문지기의 무릎까지 올라오는, 갈색빛의 쇠로 된 장식들이 달린 부츠가 눈에 띄었다. 낯이 익은 물건이었다. 시드는 무언가 생각났는지 주변을 구경하고 다시 윌리엄에게 돌아갔다.

6-4.jpg

"진우가 당신의 군번줄을 갖고 있는걸 봤소, 거기에 당신의 이름 그리고 'comes'가 새겨져 있었고요. 그럼 그것이 당신인거요?


날카롭게 보고있던 피터가 여유있게 웃으며 윌리엄을 바라보다가 이내 대답했다.


"과연 예리하시군요. 맞습니다. 제가 NGO에서 일하던 시절 사람들이 저에게 붙여주었던 별명이지요."

"내가 가지고 있는 지도의 주인이었군요. 하지만 약탈자에게 들어보니 이 지도는 우론패거리 두목의 지도라고 했습니다."

"저 또한 우론 패거리를 만나고 이런 일 저런 일들을 당했습니다. 우연히 제 지도를 당신이 되찾은것 같소.“

“다시 당신에게 돌아온 겪이네요.”


피터와 윌리엄의 대화 사이로 시드가 끼어들었다.

시드는 윌리엄에게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아빠 저기 문지기가 베버 아저씨의 부츠를 신고 있어요.”


윌리엄은 시드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을 지키고 있는 문지기 요원의 신발을 보았다. 그가 본 것은 틀림없이 베버의 독특한 부츠였다. 우론패거리들에게 비명을 끔찍한 표정으로 참수되었던 베버와 톰이 생생하게 기억났다.


윌리엄과 시드의 대화를 들은 피터는 당황한 기색 없이 윌리엄을 지긋이 응시했다.

그리고 윌리엄은 피터에게 물었다.


"팀과 베버는 어디에 있소?"

"베버와 팀은 우론 패거리에게 당했소."

"나는 그들의 잘린 머리를 직접 봤소. 근데 왜 저기 문지기가 베버의 신발을 신고 있는지 답해 줄 수 있겠소? "


윌리엄은 감정의 동요 없이 차분히 물었고 5명만이 있는 넓은 창고의 공기가 순식간에 무거워졌다. 윌리엄을 바라보고 있던 피터의 눈빛에도 긴장이 맴돌았다. 피터는 대답하지 않은 채 윌리엄을 바라보았다. 수많은 날카로운 감정들이 눈을 통해 오고 갔고 이내 윌리엄이 확신에 찬 단호한 말투로 말했다.


"저자들은 우론 패거리군. 피터 당신 정체가 뭐지?"


의심섞인 윌리엄의 말이 높은 천장을 꽉 채워 울렸다.

무거운 정적에 문지기들의 표정에도 날카로움이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이 메고있는, 탄창이 채워져있을지도 모를 소총의 손잡이를 고쳐 잡고 서서히 윌리엄과 피터 주위로 걸어왔다. 피터의 목소리가 무거운 공기를 뚫었다.


"'comes' 말 그대로 동반자 입니다. 윌리엄 당신 쯤 되는 사람 앞에서는 어떻게 할 수 가 없네요. 다만 조금 생각을 넓혀서 애기해 봅시다."

시드는 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끼고 윌리엄의 뒤로 섰다. 윌리엄은 앞뒤에 있는 문지기들을 살폈다. 윌리엄의 신경이 뒷 쪽 허리띠에 걸린 컴뱃 나이프 손잡이에 집중됐다. 더 심각해 지기 전에 이런 분위기를 날리려는듯 두손을 저으며 피터가 말했다.


"아니. 우린 대화하는것 뿐이요. 이해관계를 생각해봅시다."

"계속 말해보시오." 윌리엄이 말했다

"우리는 이유도 모른 채 갑작스럽게 저 먼지폭풍에게 모든 걸 빼았겼소. 나 또한 마찬가지이고 당신 또한 마찬가지 일거요. 난 내 어머니, 아버지의 생사를 알지 못하오. 이런 절망의 순간일수록 다시 힘내어 굳건히 버틸수 있는 버팀목이 필요했고 난 USG를 만들었소. 그리고 우리가 강원대학교에서 이 성지를 만들떄쯤 우론 패거리와 맏닥 뜨렸습니다. 우리에게도, 저들에게도 이곳이 필요했소. 하지만 그들은 탐욕스러웠고 절제 할 줄 몰랐지요. 그들의 계략에 몇 번이고 맞서면서 이곳을 지켜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들과 겨루며 느낀점 또한 있었죠.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생존자들 이라는겁니다. 그들과 우리는 행동하는 방식이 달랐지만 그들 또한 인류의 일부임은 부인 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그들과 손잡은건가?"

"그들의 삶의 방식을 존중해주기로 한거요."

"살인하는 무법자를 존중해 주기로 한것이군."

"그렇다고 해서 그들을 모두 죽이는것도 답은 아닐겁니다."

"그들의 방식은 존중하면서 생존자들의 생명은 존중하지 않는군"

"하지만 우린 언젠가 공생해야 합니다."

"그래서 베버와 팀을 우론패거리에게 넘겼군! USG 요원들은 당신이 어떤 인간인지 모르니까 말이야. 그들은 식인을 하는 놈들이야! 짐승 새끼들이라고!"


윌리엄의 얼굴이 붉게 상기되었고 얼굴의 근육들이 구겨져 야수같은 거친 표정을 지었다.


피터의 표정에도 긴장감이 돌았고 뒤쪽에 있던 문지기들 또한 위협적인 표정을 하고 서서히 다가와 윌리엄과 시드를 둘러쌌다. 윌리엄은 문지기들을 바라보며 피터에게 말했다.


"이 녀석들도 우론 패거리잖아. 베버의 부츠를 신은 문지기가 베버를 죽였나?"

"형제지. 회오리 바람은 인류의 문명을 다 가져 가고있어. 마치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듯 우리가 쌓아놓은 문명을 가루로 만들지. 인류를 없애려는듯 말이야. 무엇 때문인지 모르지만 이 먼지들로부터 생존자들을 보호해 주는 것 만으로 난 내가 하는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어. 우론 패거리와의 관계는 균형을 위한거야. 이런 지독한 분쟁지엔 다른 세력들조차 얼씬거리지 않거든. 이렇게 균형을 유지해하고 외부로부터 방해받지 않아야만 분쟁을 피하고 빠르게 인류를 재건 할 수 있는 지름길인거지."


윌리엄은 불쾌한 표정으로 비아냥 거리며 말했다.


"인류의 재건? 이 모든게 너의 왕국을 만들기 위한 또다른 재앙이겠지. 입을 놀릴때마다 점점 더 돼지로 보이는군. 아마 불어 오는 회오리바람은 당신 같은 사람이 모두 죽으면 멈출지도 모르겠어."

“그래 그럴지도 몰라. 내 생각에 저 폭풍과 회오리는 이전 세상을 보이는대로 갈아버리는 것 같더군. 우리가 무슨 죄인인 것 처럼. 우리에게 살충제를 뿌리는 듯한 느낌이 든단말이야. 확실히 네 말이 맞다면 저 폭풍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거야. 왜냐면 나는 죽지 않고 살아남을 거니까.”

“루시 어딨어?” 윌리엄이 격앙된 감정을 누른채 물었다

“루시. 탐스러운 금발의 거친 야성을 가진 여자.”

“마지막 기회야 피터. 루시 어딨어?”

“문지기들 총에 꽂혀진 탄창에 5.56mm 총알 30발이 들어있지. 그리고 여긴 우리 밖에 없고. 그렇지 시드? 60발의 총알은 여기서 너의 가족과 나의 역사를 묻어버리기엔 충분한 양이지.”


시드는 긴장된 표정으로 윌리엄 뒤쪽으로 붙어 경계하며 떨고 있었다. 피터가 손을 외투 안쪽으로 넣자 윌리엄은 반사적으로 몸을 숙여 시드를 밀어 넘어뜨렸다. 허리춤에 있는 컴뱃 나이프를 빼들어 민첩하게 접근해 피터의 무릎 안쪽의 관절을 베었다. 일어서며 총을 빼려는 손을 베었다. 순식간이었다.


피터는 칼에 베인 무릎부터 무너져 내리며 주저 앉았다. 권총을 뽑으려던 손목은 피투성이가 되었고 권총은 상처에서 나오는 피와 함께 그대로 땅에 떨어졌다. 피터는 피가 나오는 손목을 부여 잡고 경련하며 고함을 질렸다. 피터의 고통스러운 비명이 창고를 가득 메웠다.


문지기 두 명은 총구는 윌리엄을 쫒다가 피터와 엉켜움직이는 통에 총구를 내리고 무작정 달려들었다.

덩치 큰 문지기가 발차기를 하자 날아오는 발을 붙들어 잡고 무릎 반대편을 베었다. 잡은 다리를 들어올리자 뒤로 나자빠져 무릎을 잡고 고통스럽게 뒹굴었다.


윌리엄의 등 뒤로 남은 문지기가 달려들어 덮쳤다. 목을 양팔로 휘감은 채 숨통을 졸랐다. 문지기의 팔뚝에 컴뱃 나이프를 깊게 찔러 넣었다 빼냈다. 문지기의 총기 슬링을 들어올려 소총을 던져 버렸다. 나이프에 찔린 팔이 힘없이 아래로 떨어지자 윌리엄은 문지기의 팔에서 빠져나와 정면으로 대치했다.


잠시동안 쉬어지지 않는 숨은 몇번의 기침을 뱉으며 힘겹게 틔었다. 문지기는 칼에 찔린 팔을 움켜잡으며 몇 번 만지더니 아무렇지 않은 듯 윌리엄에게 다가갔다. 윌리엄은 정면으로 대치하여 칼의 날을 세우고 문지기에게 겨누었지만 문지기는 태연하게 다가와 악력을 이용해 윌리엄의 손을 꺽고 칼날의 방향을 바꾸었다. 거구의 문지기가 체중을 가해 누르자 중심을 잃고 뒤로 넘어 졌다.


문지기의 칼끝은 윌리엄의 심장을 겨눈채 서서히 내려 오고 있었다. 양손으로 문지기가 쥐고 있는 칼을 부여잡고 힘겹게 저항했지만 육중한 체중이 실린 칼을 가까스로 버텨내기엔 한계가 있었다. 문지기는 상체를 들썩이며 자세를 고쳐 잡고 안간힘을 다해 눌렀다.


윌리엄의 얼굴과 급격하게 붉어졌고 핏대가 경련하는 근육사이로 도드라졌다. 윌리엄은 가까스로 몸을 뒤틀었다. 나이프는 윌리엄의 심장에서 빗겨나 어깨와 가슴 사이에 꽂혔다. 윌리엄은 고통에 몸부림쳤다.


가슴이 타들어가는 것 같은 고통이 밀려왔다. 칼을 쥐고 있는 문지기는 한번 더 체중을 실어 꽂힌 칼을 깊게 눌렀다. 칼의 절반이 윌리엄의 몸속으로 사라졌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문지기는 가슴에 박힌 칼을 다급히 뽑아 냈다. 윌리엄에겐 더 이상 문지기에게 저항할 힘조차 남아있지 않았다. 희미한 김을 뿜어내는 자신의 따뜻한 피가 맺힌 칼끝이 흐린 화면처럼 심장 쪽으로 옮겨졌다.


‘탕탕.’

총성이 창고를 가득 채웠다.


문지기가 놀라 주변을 둘러보는 찰나 또 따른 두발의 총성이 지나간 뒤 날라온 총알의 궤적이 등에 박히며 먼지를 뿜어냈다. 문지기가 허리를 선채로 가슴을 움켜잡았다


‘퍽퍽퍽’


둔기로 머리를 내리치는 소리와 함께 문지기가 정신을 잃고 옆으로 나가 떨어졌다. 문지기가 쓰러지자 윌리엄은 재빨리 일어서 문지기의 손에 있던 컴뱃 나이프를 빼았았다. 금세 흐른 피가 옷을 적셔 서서히 붉게 물들었다. 문지기가 가지고 있었 소총을 거꾸로 잡고 있는 시드가 긴장된 표정으로 윌리엄을 바라보았다. 시드의 표정에 두려움과 살기가 가득 차 있었다.


시드의 눈은 더 이상 소년의 눈이 아니었다. 사람을 죽인 자의 눈이 있었다.


윌리엄은 그 느낌을 잘 알고 있다. 쓰러진 문지기의 뒷통수는 피범벅이 되어 개머리판 모양대로 함몰되어 있었다.


“아빠를 도우려고 그랬어요”


윌리엄 몸에서 소름이 올라왔다. 반사적으로 시드에게 낮고 말투로 차분히 말했다.


“그 총 내려 놔”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공지 [휴재공지] 9월 7일, 14일 휴재합니다 22.09.06 18 0 -
공지 [휴재공지]8월 10일 휴재합니다 22.08.09 13 0 -
32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32화- [완] 22.11.09 32 0 4쪽
31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31화- 22.11.02 25 1 9쪽
30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30화- 22.10.26 32 1 14쪽
29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9화- 22.10.19 46 1 10쪽
28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8화- 22.10.12 30 1 13쪽
27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7화- 22.10.05 29 1 14쪽
26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6화- 22.09.28 29 1 25쪽
25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5화- 22.09.21 32 1 10쪽
»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4화- 22.08.31 32 1 15쪽
23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3화- 22.08.24 29 1 14쪽
22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2화- 22.08.17 26 1 14쪽
21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1화- 22.08.03 35 1 12쪽
20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20화- 22.07.27 28 1 8쪽
19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9화- 22.07.20 31 1 8쪽
18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8화- 22.07.13 29 1 9쪽
17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7화- 22.07.06 30 1 8쪽
16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6화- 22.06.29 39 1 8쪽
15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5화- 22.06.22 39 1 11쪽
14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4화- 22.06.15 31 1 13쪽
13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3화- 22.06.08 33 1 9쪽
12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2화- 22.06.01 38 1 7쪽
11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1화- 22.05.25 31 1 8쪽
10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10화- 22.05.18 37 1 8쪽
9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9화- 22.05.11 37 1 7쪽
8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8화- 22.05.04 45 1 9쪽
7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7화- 22.04.27 56 2 10쪽
6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6화- 22.04.20 48 1 8쪽
5 세계의 끝에서 조우하다 -5화- 22.04.13 62 1 8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