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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된 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06 00:56
최근연재일 :
2017.06.16 14:2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630
추천수 :
112
글자수 :
87,157

작성
17.06.16 14:24
조회
152
추천
3
글자
8쪽

크리스마스(3)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UMMY

이 십 미터 마다 시간을 확인 해 가며 뛰어 갔다. 한 번은 시계를 보다가 미끄러져 자빠졌지만 아파할 겨를도 없이 오뚜기처럼 벌떡 일어나 계속 뛰었다. 결국 오 분 정도 늦게 도착했다. 재민이와 성철이는 피씨방 앞에서 서서 날 기다리고 있었다.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성철이의 모습이 눈에 띄었다.


“야, 뭐야? 십 분이라며 너 또 늦었어!”

재민이가 헐레벌떡 뛰어 오는 날 보더니 소리쳐 말했다.


“헉헉, 미안해. 버스가 도저히 안 가서... 헉헉.”

난 숨이 차서 금방이라도 죽을 것 같았다.


“자, 이거 받아.”

재민이는 숨차서 무릎을 짚고 숨을 고르는 내게 편지를 건넸다. 어제 수진이에게 내가 주기로 했던 편지였다.


“이건 또 왜! 헉헉.”

난 헐떡거리며 불만스러운 표정으로 말했다.


“원래 네가 주기로 했던 거잖아.”

“싫어, 쪽 팔려. 헉헉.”

강하게 거절하고 성철이 얼굴을 쓱 쳐다보았다. 성철이는 한 눈에 보아도 잔뜩 긴장하고 간절한 눈으로 날 쳐다보고 있었다. 제기랄, 마음이 약해지고 있다.


“네가 전해 주기로 했잖아. 그래서 성철이가 지금 약속대로 탕수육 쏘기로 했는데.”

“네가 주면 되잖아. 왜 나한테 그래?”

“나도 내가 전해 주고 싶은데...우리 오성철씨가...”

재민이는 말하다가 성철이를 살며시 쳐다보았다. 성철이는 재민이 말에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


“것 봐, 성철이도 너를 원해. 질투나!”

성철이는 재민이가 장난칠까 걱정이 되었던 것이다. 제길,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친구냐, 여자냐? 성철이냐 수진이냐. 선택의 갈림길에 놓여져 버렸다. 소크라테스처럼 괴로운 선택에 괴로워하고 있을 때, 누군가 우릴 향해 소리쳤다.


“재민아!”

소리 나는 쪽을 쳐다보니 아름이가 오고 있었다. 그 옆에는 긴 생머리에 검정 코트에 검정 미니스커트를 입은 수진이가 있었다! 얼굴이 하얀 수진이는 검정 옷 때문인지 얼굴이 더 하얗게 보이고 몸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연예인보다도 훨씬 더 예뻤다.


“어, 왔어? 수진이도 왔네. 안녕.”

재민이는 다가오는 아름이와 수진이에게 왼손을 들어 살짝 흔들며 인사했다.


나는 빛나는 수진이 얼굴을 보자 상당히 긴장 되었다. 긴장한 것은 나뿐만이 아니었다. 성철이는 눈도 못 마주치고 얼굴이 씨뻘게졌다. 나 역시 얼굴이 달아올라 있었다. 일년 동안 같은 반이었지만, 이렇게 정면으로 마주 보고 있었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재민이는 여자애들이 눈치 채기 전에 오른손에 들고 있던 편지를 내게 억지로 건넸다. 얼떨결에 편지를 받아 버린 나는 점퍼 속주머니에 급하게 쑤셔 넣었다.


“춥지? 어서 탕수육 먹으러 가자.”

재민이는 아름이에게 말했다.


“정말 성철이가 쏘는 거야?”

탕수육 때문인지 들떠 보이는 아름이가 성철이를 보며 물었다.


“응...”

성철이는 아름이 눈도 제대로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끄떡이며 말했다.


재민이의 주도 아래 우리는 근처에 중국집으로 이동했다. 재민는 아름이와 수진이와 함께 앞장서서 걸어갔고 성철이와 나는 그 뒤에서 천천히 뒤따라 같다. 재민이는 자연스럽게 여자애들과 얘기를 나누며 걸어갔다.


“수진이 오늘 진짜 예쁘다.”

성철이가 엄지를 올리며 내게 속삭였다.


“원래 예쁘잖아.”

난 수진이의 뒷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고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나 지금 완전 떨려.”

성철이는 한 손을 자기 가슴 위에 올려 심장박동을 느끼며 말했다.


“그렇게 좋아?”

“당연하지!”

성철이 대답에 속으로 ‘나도 좋아.’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차마 입 밖으로는 꺼낼 수가 없었다. 나도 손을 가슴에 대니 심장박동이 완전 경운기 시동이라도 걸고 있는 줄 알았다.


“니네들은 왜 뒤에 떨어져서 오니?”

갑자기 수진이가 뒤로 고개를 돌려 우리를 보며 다정하게 말했다.


수진이가 뒤를 돌아보자 성철이는 깜짝 놀라 고개를 땅으로 푹 숙였다. 나도 당황스러워서 몸을 반사적으로 꿈틀했다. 아, 순간 우리가 얼마나 우습게 보였을까 하는 생각에 금세 창피해졌다.


“어, 어... 길이 좁아서.”

여자들은 자신감이 넘치고 당당한 남자를 좋아한다고 들었다. 그래서 비록 말을 더듬기는 했지만 수진이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대답한 내가 성철이 보다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별로 안 좁은 것 같은데?”

수진이는 길옆을 고개를 내밀어 보더니 혼잣말 하는 것처럼 말하곤 다시 앞을 보며 걸어갔다. 갑작스러웠지만 방금 난 수진이와 대화를 나누었다! 성철이가 날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는데 분명 부러워하는 것 같았다. 성철이에게 리드하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드디어 중국집에 입성했다. 자리 배치 때문에 신경이 쓰였다. 성철이도 중국집으로 들어오자마자 바쁘게 테이블을 훑어보고 있었다.


“몇 명이니?”

중국집 주인인듯한 아주머니가 카운터에서 우리를 보더니 조금 큰 소리로 물었다.


“다섯 명이요.”

재민이가 씩씩하게 대답했다.


“그럼 이쪽에 앉으면 되겠다.”

아주머니는 우리를 이끌고 한 쪽 구석으로 이동했다.


아주머니는 둥근 테이블로 우리를 안내했다. 테이블에는 의자가 여섯 개가 있었다. 순간 여섯 개의 의자를 보자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어떻게 앉아야 자연스럽게 수진이 옆자리를 앉을 수 있을까? 최악의 자리 배치는 내 옆에 빈자리와 성철이가 앉는 것이었다. 그것만큼은 피해야 했다. 마지막에 자리에 앉는다면 백퍼센트 한쪽 옆자리는 빈자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 먼저 안쪽에 앉아야 했다. 그것이 가장 현명하게 느껴졌다. 난 순간적으로 여러 가능성을 염두하며 머리 계산기를 빠르게 두들겨 댔다. 하지만 이 순간만큼은 최대한 자연스럽게 나서기로 했다.


“내가 안쪽에 앉을게.”

앞에 있던 재민이와 여자애들을 향해 뭉퉁그려 말하고는 몸을 구겨서 원형 테이블 안쪽으로 걸어갔다. 근데, 뒤를 돌아보니 빌어먹을 성철이가 내 뒤를 졸졸 따라 오고 있었다. 제일 안쪽에 앉자, 성철이도 내 왼쪽자리에 앉았다. 무지하게 싫었지만, 절대 싫은 티를 낼 수 없었다. 내 행동과 표정은 자연스러워야만 했다. 비록 내 왼쪽을 성철이에게 내주었지만, 아직 오른쪽 자리는 수진이가 앉을 수 있는 여지는 충분히 있었다.


재민이는 성철이가 자리에 앉자 성철이 옆자리에 망설임 없이 앉았다. 아름이도 뒤따라 재민이 옆에 앉고, 수진이도 아름이 옆에 앉았다. 젠장, 이런 빌어먹을 최악의 시나리오대로 되어 버렸다. 내 왼쪽은 성철이가 앉았고 오른쪽은 빈자리가 되어 버렸다. 빌어먹을! 빌어먹을!


그래도 불행 중 다행이라면, 비록 내 오른쪽 자리는 비어있지만 그 빈자리 옆은 수진이가 앉아있었다. 고개를 오른쪽으로 돌리면 언제든지 수진이 옆모습이 보인다. 하지만, 어찌하다 보니 성철이 이놈이 수진이와 마주보고 앉는 꼴이 되었다. 부러웠다. 나는 수진이를 보려면 고개를 돌려서 쳐다봐야 했다. 하지만 고개를 계속 돌리고 있으면 애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게 뻔했다. 반면 성철이는 마주보고 있으니 수진이를 쳐다보는 게 한결 자연스럽고 당당할 수 있었다. 부럽다. 내가 성철이가 부러울 때가 있을 줄이야.




당신은 이미 선작을 누르고 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업데이트가 너무나 많이 늦었네요 죄송합니다..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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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저씨의 소원(2) +2 17.05.10 422 4 7쪽
9 아저씨의 소원(1) +2 17.05.10 433 5 7쪽
8 확인하다. +2 17.05.09 459 4 13쪽
7 첫번째 임무(6) - 마무리 +2 17.05.09 440 4 7쪽
6 첫번째 임무(5) 17.05.09 437 8 6쪽
5 첫번째 임무(4) +4 17.05.08 469 6 9쪽
4 첫번째 임무(3) 17.05.08 468 4 7쪽
3 첫번째 임무(2) 17.05.07 476 5 7쪽
2 첫번째 임무(1) 17.05.07 563 5 7쪽
1 프롤로그 17.05.06 813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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