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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된 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06 00:56
최근연재일 :
2017.06.16 14:2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623
추천수 :
112
글자수 :
87,157

작성
17.05.25 08:59
조회
224
추천
2
글자
9쪽

크리스마스(1)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UMMY

웅~웅~”

늦잠을 자고 있는데 아침부터 핸드폰 진동이 왔다. 핸드폰이 책상 위에 올려져 있던 터라 진동 소리가 상당히 시끄러웠다. 분명 재민이 아니면 성철이 전화일 게 뻔했다. 다른데 전화 올 데가 딱히 없었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전화가 올 곳이라고는 그 두 녀석뿐이었다. 어제 새벽 늦게 잠을 겨우 이룬 터라 전화 받기 귀찮았다. 핸드폰 진동 소리가 시끄러워 이불을 뒤집어썼지만 여전히 내 신경을 건드렸다.


“에이씨, 졸린데 귀찮게...”

포기를 모르고 계속 전화를 하는 덕에 결국 내가 지고 말았다. 나는 이불을 신경질적으로 던져버리고 책상으로 가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재민이 전화였다.


“아침부터 왜 이리 전화질 이야?”

난 까칠하게 전화를 받았다.


“전화 왜 이렇게 안 받아? 그리고 아침은 무슨 곧 점심 시간이구만!”

재민이 말에 탁상시계를 보니 정말 열한시가 되고 있었다.


“여하튼, 왜? 나 지금 졸려.”

난 여전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준호 너 요즘 이상하다? 많이 변했어. 가끔씩 이상한 행동도 하고...”

재민이 말에 순간 뜨끔했다. 잠이 싹 달아났다.


“이, 이상하긴 뭘... 내가 어쨌다고 변하긴 뭘 변해. 아직 널 사랑한단다.”

당황한 나는 말을 더듬거리며 말도 안 되는 소릴 했다.


“사랑하긴, 개뿔이... 혼자 수원에 내려가지 않나, 갑자기 어디로 뛰어가 사라지기도 하고 전화도 잘 안 받고... 이것저것 수상한 게 많아.”

“혼자 소설을 써라. 왜 전화 했는데?”

나쁜 짓을 한 것도 아닌데 나쁜 짓 하다가 걸린 것처럼 심장이 두근거렸다. 난 화제를 돌리려고 노력했다.


“왜 전화하기는, 바보야 오늘이 크리스마스이브잖아!”

“근데?”

“근데 라니?? 오늘 같은 날 집에만 있을 거야? 이따가 우리 교회 가자.”

재민이는 재촉하듯 내게 말했다.


“난 예수님도 안 믿는데 무슨 교회를 가.”

난 여전히 퉁명스럽게 말했다.


“뭐 어때, 성철이도 간다고 했어.”

“성철이가? 성철이는 불교잖아?”

“내가 꼬셨어. 우리 교회에 여자애들 많이 있거든. 그리고 아름이가 그러는데, 자기가 수진이 데리고 교회 온다고 했어. 그러니깐 성철이도 좋다고 하더라. 부처님도 오늘은 용서해 주실 거라면서, 크크.”

“수, 수진이도?”

수진이가 재민이네 교회에 온다는 말에 갑자기 설레기 시작했다.


“응, 아름이하고 수진이하고 친하잖아. 아름이는 우리 교회 다니고 있고. 어제 밤에 아름이랑 통화 했는데 수진이한테 교회 같이 가자고 했데.”

“진, 진짜 온데?”

난 자꾸 말을 더듬어 버렸다. 말하고 나서 재민이가 날 의심 할까 걱정되었다.


“올 것 같아. 그리고 공연도 많이 하고 여자애들하고 같이 놀 수 있을 거야. 우리 교회에 예쁜 애들 많아. 내가 전부터 그랬잖아. 그니깐 가자. 날 아직 사랑한다면...”

재민이는 영업사원처럼 날 유혹하며 재촉했다. 무엇보다 수진이가 올 수 있다는 말에 흔들렸다.


“성, 성철이도 간다고 하면, 나도 가지 뭐.”

난 마지못해 대답하는 체 했다.


“오케이, 좋았어! 그럼 이따 세시에 피씨방에서 만나자. 성철이도 그때 만나기로 했어. 게임 조금 하다가 교회 가자. 알았지?”

재민이는 내가 간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져서 목소리 톤이 높아졌다.


“알았어. 난 좀 더 잘래. 이따 보자.”

“너 또 잠수 타면 안돼! 사랑의 도피는 이제 끝내는 거야! 알았지?”

“알았다, 인마!”

재민이와 전화를 끊고 나서, 난 다시 침대 위로 올라가 이불 속으로 들어갔다.


몸은 피곤했지만, 수진이가 올 수도 있다는 말에 마음이 들떠서 잠이 오지 않고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지는 것 같았다. 수진이에게 호감을 갖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 되었지만 내색하지 않았었다.


다른 애들이 알게 되면 놀릴까 걱정되어 속으로만 수진이를 짝사랑하고 있었다. 어제 성철이가 수진이를 좋아한다고 우리에게 말해 버리는 바람에 수진이에 대한 짝사랑은 더욱 내 마음 속 깊은 곳에 감춰야만 할 것 같았다.


더욱 날 힘들게 하는 것은, 성철이가 내 친한 친구라는 점이다. 성철이가 재민이와 내게 도움을 요청했기 때문에 친구로서 성철이와 수진이가 잘 연결 되게 도와주어야 만하기 때문이다. 성철이에게 미안하지만, 성철이가 못생겨서 수진이와 잘 연결 되지 않을 것 같아 다행스럽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친구에게 이런 생각을 하는 내가 나쁘게 느껴졌다. 어째거나 성철이가 못생겨서 정말 다행이었다. 게다가 공부도 못하고 운동도 못하고...


그렇다고 뒤늦게 나도 수진이를 좋아한다고 말 할 수도 없었다. 성철이도 수진이를 좋아하고, 나도 수진이를 좋아하고, 성철이와 난 절친한 친구 사이이고, 하지만 정작 수진이는 우리 따위에게 관심도 없고. 괴로운 삼각 관계였다. 그것도 처량한 삼각관계다. 저녁때 교회에서 수진이를 볼 수 있어서 좋긴 하지만, 한편으론 내게 처해진 상황에 마음이 아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는 동안에 깊은 잠에 빠져 들어 버렸다. 달콤하게 잠들었나 싶었는데, 요란하게 드르륵드르륵 거리는 빌어먹을 핸드폰 진동 소리가 날 또 괴롭혔다.


“아이씨.”

혼자 투덜거리며 다시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역시나 전화를 건 사람은 재민이었다. 탁상시계를 보니 두 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가슴이 철렁했다.


“어.”

“야, 너 왜 이렇게 전화 안 받아? 또 잠수 탄 줄 알았잖아! 어디야?”

재민이는 다그치듯이 말했다.


“이제 일어났어. 이제 씻고 나갈게. 미안해.”

“내 이럴 줄 알았어! 빨리 와. 또 잠자지 말고!”

“그래, 알았어. 금방 갈게.”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데 재민이가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다급하게 말을 했다.


“아, 맞다. 그리고 있다가 수진이 오면, 어제 못 줬던 성철이 편지 네가 다시 전해 줘.”

“뭐? 내가 왜? 싫어.”

순간 확 짜증이 밀려왔다.


“왜? 어제 네가 주기로 했는데 안 주고 도망갔잖아! 성철이 그거 때문에 엄청 서운해 하더라.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성철이 속상해서 점도 더 커졌어!”

재민이는 진지한 말투를 하면서도 말장난을 하고 있었다. 하긴 성철이가 얼마나 실망 했을까. 성철이 입장이 되어 생각하니, 성철이에게 너무 미안했다. 하지만 수진이에게 성철이의 러브레터를 전해주기는 정말 싫었다. 그것도 내가 쓴 러브레터로 말이다!


“아, 몰라. 네가 좀 주면 안 돼?”

“성철이가 내가 전해주는 건 안 된데.”

“왜 안 돼?”

“내가 전해주면 장난 칠 것 같다고 안 된데. 성철이는 널 원해. 제길 내 사랑...”

“아, 뭐야. 몰라! 전화 끊어, 나갈 준비 하게.”

난 귀찮은 말투로 답을 회피 했다.


“오케이! 빨리 와!”

전화를 끊자마자 ‘휴~’ 하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고민거리가 생겨버렸기 때문이다. 수진이에게 편지를 전해줄 수도 , 그렇다고 안전해 줄 수도 없었다.


차라리 성철이하고 재민이한테 사실 나도 수진이를 좋아한다고 말해버릴까? 그렇게 말하면 성철이가 나에게 배신감을 갖게 될 까봐 걱정스러웠다. 도저히 명쾌한 해결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한숨을 푹푹 쉬어대며 욕실로 향했다.


어찌되었든 오늘 수진이를 보게 될지도 모르는 게 최대한 깔끔하고 멋지게 보이고 싶었다. 평소보다도 몇 배나 더 때를 빡빡 밀었다. 머리에 왁스를 잔뜩 발라 멋을 한껏 내보았다. 하지만 이리저리 머리 모양을 바꿔도 영 마음에 들지 않았다. 이십 여분을 거울을 보며 공들이고 나서야 나름 만족스러웠다.


욕실에서 나와, 방으로 들어가려는데 거실 베란다에서 눈이 함박눈이 펑펑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하얀 눈이 내리는 게 너무 예뻐 보여 팬티바람으로 베란다 앞으로 갔다. 눈이 언제부터 내렸는지 벌써 온 세상을 하얗게 뒤덮어 버리고 있었다.


“우와!!”

감탄이 절로 나왔다. 우리 집이 아파트 17층인데다가 시야를 가리는 건물이 없었다. 모든 건물과 길가뿐만 아니라, 멀리 보이는 산에까지 맛있는 생크림을 듬뿍 발라놓은 것처럼 눈이 쌓여있었다. 그야말로 경치가 숨 막히도록 아름다웠다. 눈으로 뒤덮인 세상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가슴이 설레인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다. 오늘 반드시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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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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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첫번째 임무(5) 17.05.09 437 8 6쪽
5 첫번째 임무(4) +4 17.05.08 469 6 9쪽
4 첫번째 임무(3) 17.05.08 467 4 7쪽
3 첫번째 임무(2) 17.05.07 476 5 7쪽
2 첫번째 임무(1) 17.05.07 563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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