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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된 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06 00:56
최근연재일 :
2017.06.16 14:2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610
추천수 :
112
글자수 :
87,157

작성
17.05.18 22:41
조회
252
추천
5
글자
7쪽

친구를 위해(4)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UMMY

아파트 단지 내에 있는 실외 주차장의 차디찬 바닥에 고등학생쯤으로 보이는 남자가 쓰려져 있었다. 그는 입가에 피를 쏟아내고 있었고 얼핏 보아도 관절이 부자연스럽게 꺾여 있었다. 이 남자는 아파트에서 떨어진 것이었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


“으악!”

생전 처음 보는 너무나 끔찍한 장면에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질렀다.

지금까지 살면서 이런 끔찍한 장면은 본적이 없었다.

그 남자 옆에서 무릎을 꿇고 죽은 자신의 육체 앞에서 서럽게 흐느끼며 울고 있는 영혼이 보였다.

무슨 사고로 이 바닥에 떨어진 것일까?


너무 끔찍하게 죽어서 차마 그 영혼이 있는 쪽을 바라보지 못했다.

빨리 이 자리를 떠나고 싶었다.

나는 빨리 처리하기 위해 바로 품속에서 저승사자의 서를 꺼내 들었다.

근데, 이번 저승사자의 서는 두께가 얇았다.

지난번 아저씨 때보다 두께가 절반도 되질 않았다.

이 남자의 생이 짧아서 그런 것일까?


내가 첫 페이지를 넘기자,저승사자의 서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빠른 속도로 페이지가 스스로 넘어갔다. 얇아서 더욱 빨리 그의 인생을 모두 들여다 볼 수 있었다.


저승사자의 서의 마지막 내용은 그 남자가 스스로 바닥에 몸을 던진 것이 끝이었다.

저승사자의 서가 마지막 페이지가 넘어가고 덮어지자,

난 참을 수 없는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정확하게 그게 누구를 향한 분노인지는 알 수 없었다.


“병신 새끼!”

울고 있는 영혼을 향해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욕이 튀어 나왔다.



이진우.

열여덟 살, 지금 고등학생이었다.


진우 형은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성격이었다.

그런 진우 형이 남들에게 먼저 나서 다가가기는 어려운 성격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진우 형은 누구 보다 착한 사람이었다.

너무 바보 같이 착했다.


진우 형은 초등학교 때부터 힘센 친구로부터 괴롭힘을 당해 왔다.

소위 왕따를 당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런 진우 형에게는 도움을 주는 친구는커녕 왕따 시키는데 참여나 하지 않으면 다행이었다.


그런 왕따의 이력은 중학교를 가서도, 고등학교를 가서도 지워지지 않고 언제나 진우 형을 괴롭히는 이들이 새롭게 어디선가 항상 나타났다.


진우 형을 괴롭히는 사람들은 전혀 죄의식을 갖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진우 형을 괴롭히는 것을 학교에 등하교 하듯이 당연한 하루의 일과로 여기는 것처럼 보였다.


넉넉한 형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진우 형의 어머니는 이번 진우 형 생일에 값비싼 점퍼를 선물해 주었다. 어머니에게 선물을 받은 진우 형의 기쁨도 잠시뿐이었다. 언제 그 점퍼를 놈들에게 빼앗길지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결국, 예상했던 대로 몇 번 입어 보지 못하고 힘없이 놈들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그때, 진우 형은 결심한 듯 했다.

멀리 도망치기로. 또래의 괴롭힘 때문이었을까.

아니면, 자신 때문에 고생하는 부모님께 죄스러웠을까.


아파트 10층. 그 높은 곳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진우 형은 분명, 떨어지기 전에 두 번 정도의 망설임이 있었다.

하지만, 진우 형을 괴롭히는 그들에게 떠밀리기라도 하듯이 그대로 떨어졌다.

바보 같은 유서도 적어 놓았다.


진우 형은 겁쟁이였다.

그때, 단 한번이라도 누군가에게 도움을 받았더라면,

단 한번 누군가에게 도움을 부탁했더라면,

이렇게 처참한 결과가 생기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진우 형이 태어났을 때 기뻐하던 진우 형의 부모님의 모습이 자꾸 아른거린다.

왕따를 당하기 전에 풋풋했던 어린 시절의 진우 형 모습이 내 가슴을 미어지게 만들었다. 진우 형을 괴롭히던 그 나쁜 놈들을 당장이라도 혼내 주고 싶었다.


마치 내가 놈들에게 괴롭힘이라도 당한 것처럼 놈들에게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

두들겨 패주고 싶었다.


이 세상에서 없어져야 할 것은 착한 진우 형이 아니라 놈들이었다.

그리고 이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진우 형에게도 너무 화가 났다.

정말 이 방법뿐이 없었던 걸까.

고등학생이나 되면서 어쩜 이리 멍청하단 말인가!

죽을 용기가 있다면, 왜 다른 방법을 찾지 못했단 말인가!


“이, 바보야!”

난 다시 바보처럼 울고 있는 진우 형에게 고함쳤다.


“엄마, 엉엉... 아빠, 엉엉엉... 미안해... 미안해...엉엉..”

진우 형은 나를 돌아보며 계속 서럽게 울어댔다.


저승사자인 내 모습을 보고는 더 크게 울기 시작하였다.

빌어먹을, 나까지 눈물이 나왔다.


저 바보같이 멍청한 진우 형 때문에,

너무 가여운 진우 형 때문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진우 형을 도와주고 싶었다.

만약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진우 형을 살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난 그럴 능력이 없었다.

단지 지금이 꿈 이길 간절히 바랄 뿐이었다.

진우 형도 마찬가지겠지만.


주변 사람들이 바닥에 떨어져 죽은 진우 형을 보며 비명을 질러댔다.

진우 형은 죽어서까지 사람들에게 환영 받지 못한다는 사실이 더 슬펐다.


멀리서 응급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달려오고 있었다.

이 끔찍한 장면을 진우 형의 부모님이 볼까 걱정되었다.


그것 보다 그 부모님의 놀라고 슬퍼하는 모습을 진우 형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빨리 저승으로 데려가는 것이 진우 형을 위해서라도 좋을 것 같았다.

난 황천의 흙을 바닥에 뿌려 저승의 세 갈래 길을 만들었다.


“가자.”

“엉엉, 엄마... 엉어... 잘못 했어... 엉엉...”

진우 형은 날 개의치 않고 계속 우는데 정신 없었다.


“가자고! 그만 울어!”

난 진우 형의 손을 억세게 잡았다.

근데... 빌어먹을, 명색에 저승사자인데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그것도 엄청 많이 말이다.

쪽 팔리게 말이다···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엉엉...”

진우 형이 갑자기 내 앞에서 무릎을 꿇고 애원하듯 말했다.


“뭐라고? 살려달라고? 이 바보 새끼야! 이 멍청한 놈아!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하는 거야! 이렇게 바로 후회 할 거면 왜 죽었어! 왜 죽었냐고! 여길 뛰어 내릴 정도의 용기로 그 동안 뭘 하고 있었던 거야! 뭘 하고 있던 거냐고!”

살려달라는 진우 형의 말에 화가 났다.

사실은 나도 진심으로 방법이 있다면 진우 형을 살려주고 싶었다.

하지만 그럴 수 없어서 더욱 화가 나버렸다.




당신은 이미 선작을 누르고 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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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친구를 위해(6) +6 17.05.22 259 4 9쪽
21 친구를 위해(5) +6 17.05.19 270 2 8쪽
» 친구를 위해(4) +4 17.05.18 253 5 7쪽
19 친구를 위해(3) +4 17.05.18 286 4 5쪽
18 친구를 위해(2) +2 17.05.17 337 3 8쪽
17 친구를 위해(1) 17.05.16 297 3 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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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아저씨의 소원(7) +4 17.05.14 310 4 4쪽
14 아저씨의 소원(6) +2 17.05.14 329 4 8쪽
13 아저씨의 소원(5) +2 17.05.13 341 5 9쪽
12 아저씨의 소원(4) +2 17.05.12 390 4 9쪽
11 아저씨의 소원(3) +4 17.05.11 429 5 8쪽
10 아저씨의 소원(2) +2 17.05.10 421 4 7쪽
9 아저씨의 소원(1) +2 17.05.10 432 5 7쪽
8 확인하다. +2 17.05.09 458 4 13쪽
7 첫번째 임무(6) - 마무리 +2 17.05.09 439 4 7쪽
6 첫번째 임무(5) 17.05.09 437 8 6쪽
5 첫번째 임무(4) +4 17.05.08 468 6 9쪽
4 첫번째 임무(3) 17.05.08 467 4 7쪽
3 첫번째 임무(2) 17.05.07 475 5 7쪽
2 첫번째 임무(1) 17.05.07 563 5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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