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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된 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06 00:56
최근연재일 :
2017.06.16 14:2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615
추천수 :
112
글자수 :
87,157

작성
17.05.09 15:33
조회
439
추천
4
글자
7쪽

첫번째 임무(6) - 마무리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UMMY

침대에서 일어나 터벅터벅 걸으며 식탁에 앉았다. 출근 준비를 마치고 먼저 식사를 하고 계시던 아빠는 내 퉁퉁 붓고 흐리멍덩한 눈을 보더니 못마땅하신지 한마디 하셨다.


“준호, 너 방학이라고 밤늦게까지 잠 안자고 뭐했어? 내일부터 아침에 늦잠 자면 혼날 줄 알아.”

“네”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긁적이며 잠긴 목소리로 대답했다.


아빠의 꾸지람에도 기분이 나쁘지 않았지만, 어제 뭐했냐는 아빠의 물음에 다시 새벽에 돌아가신 할아버지 생각이 나게 되었다. 그렇지, 아빠라면 혹시 사람 찾는 방법을 알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아빠, 혹시 오늘 새벽에 죽은 사람 찾을 수 있어요?”

식사를 하던 아빠는 어쩌면 뜬금없이 엉뚱한 내 질문에 깜짝 놀라 멈칫 하셨다. 날 물끄러미 쳐다보시더니 말하셨다.


“무슨 소리야? 오늘 새벽에 죽은 사람을 찾을 수 있냐니?”

“아, 오늘 새벽에 돌아가신 어떤 할아버지가 있는데, 그 할아버지가 어디에 살고 계셨는지 궁금해서요. 시골 산골짜기라는 건 알겠는데 그게 어디인지 주소를 몰라서요.”

“이놈이 아침부터 왜, 왜 그래? 오늘 새벽에 어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건데?”

아빠는 당황한 목소리로 엄마와 나를 번갈아 보며 말했다.


“아···”

내가 잠에서 덜 깬 상태에서 너무 뜬금없이 바보 같은 질문을 해버린걸 알아차렸다. 이상한 눈으로 나를 쳐다보며 대답을 기다리는 아빠에게 뭐라고 대꾸해 줘야 하는데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었다.


“아, 어제 꿈 때문에... 어, 어제 새벽에 시골에서 어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꿈을 꿔서요. 너무 생생해서...”

나는 대강 둘러대며 말했다.


“얘는, 아침부터 밥상머리에서 왜 그런 이상한 얘길 하니? 불길하게···”

엄마가 날 쳐다보면서 못마땅한 듯이 말했다. 아빠도 다시 식사를 하시면서 내게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으셨다.


“새벽에 죽는 사람이 어디 한둘이냐? 하루에도 수백 명씩은 죽을 텐데. 하여튼, 밤에 늦게까지 잠 안자고 딴 짓 하니깐 그런 이상한 꿈이나 꾸지.”

그래, 아빠 말이 맞는 말이다. 하루에도 죽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인가. 어제 밤 일이 꿈이 아니라면, 난 어쩔 수 없이 해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이니깐. 더군다나 천국에 보내주는 착한 일을 했으니 더 이상 신경 쓰지 말자고 스스로 다짐했다.


그때 마침, 텔레비전에서 아침 뉴스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동안 나라를 들썩이게 만들었던 흉악한 연쇄살인범이 잡혔다는 것이다.


“어제 새벽 4시경 서울 일대에서 연쇄살인을 저지르던 용의자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용의자는 경찰의 끈질긴 추적 끝에 숨어 지내던 오피스텔에서 덜미를 잡히고 말았습니다. 용의자는 주택가에 침입하여 지금까지 다섯 명의 소중한 생명을 빼앗았습니다. 피해자 가족들은 용의자가 붙잡혔다는 소식에 당장 사형시키라며 아우성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용의자에게 지옥에나 가라며 소란을 피우고 있습니다. 현재 용의자는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있으며...”


그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지옥이라는 말에 흥미가 당겼다. 저 살인자가 사형을 당해 죽게 되면 틀림없이 지옥에 갈 텐데 내가 데려가게 되면 이 년이란 생명이 연장이 되게 될 것이다. 연쇄살인범이라 조금 무섭기는 하지만, 내가 정말 저승사자라면 무섭지 않다.


뉴스는 계속해서 연쇄 살인범에 대한 내용을 전달해줬다.


“붙잡힌 용의자는 유흥비 마련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돈 때문에 소중한 생명을 앗아간 범인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질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경찰에 붙잡힌 것에 억울해 하는 모습마저 보이고 있습니다. 사회가 각박해지면서 이런 볌행이···”


“에이, 정말 못된 놈이네. 저런 놈은 당장 사형시켜야지. 쯧쯧,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원.”

뉴스를 보던 아빠가 혀를 차며 한마디 하셨다. 옆에 있던 엄마도 말을 거들었다.


“이제 범인도 붙잡혔으니 발 뻗고 잘 수 있어서 좋네요. 저놈 때문에 무서워서 밤에도 마음 편히 못 돌아 다녔는데.”


자기 욕심 때문에 사람을 죽이다니 정말 나쁜 사람이다. 도대체 무슨 욕심으로 저렇게 사람들을 죽였을까? 만약 저런 사람을 내가 만난다면 바로 지옥으로 던져 버릴 꺼다.


반면, 어젯밤 할아버지의 말이 떠오른다. 평생 욕심 한번 안 부리고 바보처럼 살았다고. 죽어서 부린 욕심이 겨우 혼자 남겨지게 되어 걱정되는 할머니를 빨리 데려와 달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할아버지의 욕심이 아니라 남겨진 할머니에 대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난 알고 있다. 그 할아버지가 천국에서 부디 행복하시길 빌었다.


아침을 먹고 다 먹고 난 뒤에, 문득 시골에 계시는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생각이 났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강원도에서 농사와 밭일을 하며 살고 계셨다.

명절 때마다 뵙기는 했지만, 그 외에는 항상 두 분 이서 외로이 지내고 계실 거란 생각이 들었다. 생각난 김에 안부를 묻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전화벨이 한 참 울리고 나서야 할아버지가 전화를 받으셨다.


“여보세요?”

“할아버지, 안녕하세요. 저 준호에요!”

“어이구, 우리 준호가 웬일로 이 할아비에게 전화를 다 했누? 허허허. 그래, 별일 없고? 아침부터 어쩐 일이누?”

할아버지는 무척이나 내 전화를 반기며 웃으셨다. 그러고 보니, 이렇게 먼저 할아버지에게 전화를 처음 해 보는 것 같았다.

이렇게 기쁘게 내 전화를 받아 주시는데 그 동안 전화 한 번 드리지 못해 죄송스러운 마음이 생겨났다.


“네, 별일 없어요. 그냥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나서 전화 드렸어요. 식사는 하셨어요?”

“할애비는 밥이야 진즉에 먹었지. 우리 준호가 전화해 주니 이 할애비가 아침부터 기분이 다 좋아지는 구나.”

“할아버지...”

갑자기 마음이 울컥하여 말을 잇지 못했다. 할머니와 단 둘이 얼마나 적적하셨을까. 어제 돌아가셨던 그 할아버지와 우리 할아버지의 얼굴이 겹쳐 떠올랐다.


“준호야, 무슨 일 있누? 왜 말을 하다 마누?”

“할아버지... 조만간 시골에 놀러 갈게요.”

“그래, 그래. 방학이니깐 한번 놀러 오너라. 이 할애비도 할머니도 너 많이 보고 싶어 한단다.”

“네...꼭 갈께요.”

원래 할아버지에게 하고 싶었던 말은 어쩌면 ‘건강하게 오래 사세요.‘ 였을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 말은 지금은 차마 하지 못했다.


할아버지는 할머니를 바꾸어주었다. 할머니와 안부를 물으며 꼭 놀러 가겠다고 몇 번이나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다. 날 반기시는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목소리에 그 동안 잊고 지내서 더욱 미안스러운 감정이 들었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언젠간 늙겠지···

나도 언젠간 할머니 할아버지처럼 외로워 지겠지···

그때, 내게 반가움이 되어 줄 누군가가 있었으면 참 좋겠다.


내가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어젯밤 외진 시골에 단 둘이 사시던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주무시던 모습이 너무 외로워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 번 겨울 방학 때, 꼭 강원도에 가야겠다.




당신은 이미 선작을 누르고 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다음화 부터는 진도를 스피디하게 진행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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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저씨의 소원(2) +2 17.05.10 421 4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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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확인하다. +2 17.05.09 458 4 13쪽
» 첫번째 임무(6) - 마무리 +2 17.05.09 439 4 7쪽
6 첫번째 임무(5) 17.05.09 437 8 6쪽
5 첫번째 임무(4) +4 17.05.08 468 6 9쪽
4 첫번째 임무(3) 17.05.08 467 4 7쪽
3 첫번째 임무(2) 17.05.07 476 5 7쪽
2 첫번째 임무(1) 17.05.07 563 5 7쪽
1 프롤로그 17.05.06 812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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