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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된 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06 00:56
최근연재일 :
2017.06.16 14:2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633
추천수 :
112
글자수 :
87,157

작성
17.05.09 15:23
조회
437
추천
8
글자
6쪽

첫번째 임무(5)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UMMY

영혼 상태였던 나는 수많은 불빛들을 지나 어디론가 빠르게 이동하고 있었다. 어느 순간 밝은 불빛들이 모여 있는 곳에서 벗어나 친숙한 장소가 보였다.


바로 눈물겹게 오고 싶던 우리 집! 거실 소파 위에서 텔레비전을 보다가 잠들어 있는 내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안방에서 방금 단잠에서 깬 듯 부스스한 잠옷차림으로 내가 잠들어 있는 거실로 걸어 나오는 엄마의 모습도 보였다.


엄마는 졸린지 눈이 반쯤 감겨있었다. 그런데, 문제는 도대체 내가 어떻게 잠들어 있는 나를 볼 수 있는 거지?

그 생각이 들 때쯤, 난 화장실 변기 물 내려가듯이 빠르게 잠자고 있는 내 몸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제서야 내 몸에서 이탈했던 내 영혼이 내 육체에 들어가 버린 것이다. 이제야 믿기지 않았지만 상황이 이해가 되었다.


몸 속으로 영혼이 완전히 들어가자 저절로 눈이 번쩍 떠졌다. 몸을 황급히 소파에서 일으켰다. 멍하니 있다가 내 팔을 세게 다시 꼬집었다.


“윽.”

역시 아팠다. 이제야 진짜 긴 꿈에서 깨어난 기분이 들었다. 분명 내가 저승사자가 되고 염라대왕을 만나는 꿈을 꾼 것이다.


그것도 너무 생생한 꿈. 하지만 좀 전에 공중에서 붕 떠서 내 모습을 본 건 어떻게 설명 할 수 있을까? 육체이탈이라도 한 것일까.


“찰싹~!”

엄마가 내 등 짝을 손바닥으로 강스파이크를 날렸다. 아픈 것보다 소리에 깜짝 놀랐다. 어느새 엄마가 내 옆에 서있었다. 엄마도 염라대왕님 같은 표정을 지으며 나를 째려보았다.


“김준호! 지금 시간이 몇 신데 아직까지 텔레비전을 보고 있으면 어떡해? 방학이라고 만날 이럴 거니? 어서 들어가서 자.”

멍하니 엄마 얼굴을 쳐다보았다. 그리고는 시계를 보았다. 시간을 보니 아마도 삼십 분쯤 잠들어 있었던 것 같았다.


티비에서는 일기예보 방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이번 겨울에는 많은 눈이 내려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될 거란 내용이었다.


“엄마...”

괴상한 꿈을 꿔서 그런지 곁에 있는 화난 엄마마저도 너무나 반갑고 의지하고 싶어져 연약한 목소리로 엄마를 불러 보았다.


“엄마고 아빠고간에 빨리 들어가서 자!”

엄마는 내 등을 한번 더 찰싹 때리고는 나를 억지로 일으켜 방안으로 밀어 넣었다.


“또, 컴퓨터 하지 말고 일찍 자!”

엄마가 나갈 때 불을 껐지만 나는 무서워서 재빨리 다시 불을 켰다. 혼자 있다는 생각이 들어 심장이 다시 두근거리기 시작했다.


침대에 누워 이불을 뒤집어썼다. 이미 잠이 싹 가셔 버린 지 오래다. 무섭고도 너무 무서웠다. 정말 그건 꿈이 아니었단 말인가? 내가 정말 저승사자가 된 것일까? 꿈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생생했다.


오늘따라 유난히 혼자 있기 무서워서 엄마 아빠가 있는 안방으로 가서 자고 싶었지만, 그건 좀 창피했다. 젠장!


프로바둑 기사들이 바둑을 복기하듯이 조금 전에 있었던 일어났던 일들의 기억을 더듬어 보기 시작했다.

거실에서 티비를 보던 중에 갑자기 심하게 어지러워져서 잠들다가, 저승사자 옷을 입고 낡은 초가집에서 할아버지를 만나 천국으로 보내주고 염라대왕을 만난 일과 저승에서 돌아와 잠자고 있던 내 모습과 엄마의 모습을 본 일들...


그리고 이 일이 있기 며칠 전부터 꿈속에서 염라대왕을 만나 염라대왕의 제안으로 저승사자 일을 수락했던 일련의 일들을 머릿속에서 차근차근 정리해 보았다.


젠장, 꿈인지 아닌지 너무나 헷갈렸다. 그만큼 모든 것들이 너무나 생생했기 때문이었다.


내가 정말 저승사자가 되어 버린 걸까. 저승사자가 된 것을 반쯤은 인정해버리고 말았다. 꽁꽁 덮어두었던 이불을 걷어내었다.


만약 내가 저승사자가 되었다면 무서울 것도 없었다. 내가 저승사자라면 귀신이 무서울쏘냐! 도깨비가 무서울 쏘냐! 자포자기 식으로 되어 버리니 무서움이 한결 가셨다.


그러다가 천국으로 보내드렸던 할아버지 생각이 났다. 할아버지의 가엾은 모습을 생각하니 기분이 묘하게 침울해졌다. 그러고 보니 할아버지 이름도 물어보지 못해 알지 못했다. 그때 염라대왕이 말한 저승사자의 서라도 봤다면 이름과 주소 정도는 알 수 있었을 텐데···


할머니 몸도 성치 않다고 했었는데, 할아버지에게 약속한 일들을 지키려 해도 할아버지가 살았던 곳이 어디였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다시 저승에서 날 불러 줄 때나 어떤 정보를 알아낼 수 있을 것 같았다.


할아버지의 마지막 소원을 꼭 들어주고 싶었다. 할머니에게 할아버지가 고맙다고 한말을 꼭 전해주고 싶었지만 도무지 방법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혼자된 할머니를 걱정하며 먼저 가신 할아버지 슬픈 얼굴이 생각나 괴로웠다.


사실 나는 특별하게 착한 아이가 아니다. 생각해 보면 내 주변에 혼자 사시는 노인 분들은 한둘이 아닌데, 내가 언제 그런 분들을 보며 신경을 쓰고 살았단 말인가.


차라리 몰랐으면 좋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몰랐다면 이렇게 신경 쓰이지도 않았을 텐데. 젠장, 모르겠다. 이 모든 게 그냥 다 꿈이었으면 좋겠다. 잠들어 내일이 되면 모든 걸 싹 다 잊어버렸으면 좋겠다.


마지막에 무슨 생각을 하다 잠이 들었는지, 그리고 언제 잠들었는지 모르겠다. 아침에 엄마가 또 내 등 짝을 때리며 일어나 밥 먹으라는 재촉에 깨어났다.


평소 같으면 나도 엄마한테 짜증 부리곤 하는데, 잠을 못 자서 그런지 머리가 멍하기도 했고, 현실 속에 있다는 느낌이 들어, 비록 내 등 짝이 엄마의 손바닥에 폭격을 당해도 기분이 좋았다.


오늘따라 엄마의 촉감이 너무나 좋았다.




당신은 이미 선작을 누르고 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아직 전개가 너무 느리네요...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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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친구를 위해(7) +4 17.05.23 227 3 6쪽
22 친구를 위해(6) +6 17.05.22 259 4 9쪽
21 친구를 위해(5) +6 17.05.19 271 2 8쪽
20 친구를 위해(4) +4 17.05.18 253 5 7쪽
19 친구를 위해(3) +4 17.05.18 287 4 5쪽
18 친구를 위해(2) +2 17.05.17 338 3 8쪽
17 친구를 위해(1) 17.05.16 298 3 6쪽
16 아저씨의 소원(8)-마지막 +4 17.05.15 341 6 12쪽
15 아저씨의 소원(7) +4 17.05.14 311 4 4쪽
14 아저씨의 소원(6) +2 17.05.14 330 4 8쪽
13 아저씨의 소원(5) +2 17.05.13 341 5 9쪽
12 아저씨의 소원(4) +2 17.05.12 391 4 9쪽
11 아저씨의 소원(3) +4 17.05.11 430 5 8쪽
10 아저씨의 소원(2) +2 17.05.10 422 4 7쪽
9 아저씨의 소원(1) +2 17.05.10 433 5 7쪽
8 확인하다. +2 17.05.09 459 4 13쪽
7 첫번째 임무(6) - 마무리 +2 17.05.09 440 4 7쪽
» 첫번째 임무(5) 17.05.09 438 8 6쪽
5 첫번째 임무(4) +4 17.05.08 469 6 9쪽
4 첫번째 임무(3) 17.05.08 468 4 7쪽
3 첫번째 임무(2) 17.05.07 476 5 7쪽
2 첫번째 임무(1) 17.05.07 564 5 7쪽
1 프롤로그 17.05.06 813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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