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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된 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06 00:56
최근연재일 :
2017.06.16 14:2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631
추천수 :
112
글자수 :
87,157

작성
17.05.07 10:55
조회
563
추천
5
글자
7쪽

첫번째 임무(1)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UMMY

12월 중순이라 날씨가 제법 추워졌다.


난 분명 조금 전까지만 해도 이불을 몸에 돌돌 말고 거실 소파 위에 누워 텔레비전을 보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눈이 침침해지기 시작하더니 귀는 점점 소리가 안 들리기 시작했었다. 이윽고 머리가 묘한 느낌으로 어지러워지더니 어느새 잠이 들어 정신을 잃었던 것 같다.


그렇다, 난 잠이 들었던 것이고 이건 꿈이 여야만 한다. 비록 꿈치고 너무 정신이 또렷하고 생생하지만 말이다.


하지만, 하지만, 이건 너무 무섭잖아! 빌어먹을!


어지러워서 잠이 들었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순간적인 눈부신 밝은 빛에 시야를 잃고, 나는 다른 낯선 곳으로 이동 되어있었다.

제일 먼저 내 눈에 들어온 것은 깊은 산 속에 있는 작고 허름한 초가집이었다. 조선시대에서나 볼법한 정말 오래된 초가집이었다. 창호지로 된 듯한 문에서 은은한 빛이 새어 나오고 있었다.


조심스레 주변을 둘러보니 칠흑 같은 어둠으로 메워져 있을 뿐이었다. 귓가에는 겨울 밤의 차가운 바람소리가 감겨 들려왔지만, 나는 전혀 춥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내가 검은 두루마기에 검은 갓을 쓰고 이곳에 서있다는 것이다. 마치 저승사자처럼 말이다. 내 얼굴도 저승사자처럼 창백해져 있을까? 내 얼굴을 볼 수 없으니 알 수 없었다.

그리고 내 왼손에는 염라대왕이 저승사자의 서라고 말했던 명부가 들려있었다. 정말 기가 막힐 노릇이었다.


등골이 오싹 거리고 무서웠다. 다행히 보름달의 은은한 빛이 어둠을 어느 정도 밝혀주었다. 하지만 뿌연 어둠 속에서 당장이라도 뭔가가 튀어 나올 것만 같았다.


한편으로 생각해 보면 정말 내가 저승사자가 되어 버렸다고 친다면, 지금의 난 아무것도 무서워할 것이 없는 입장임에도 불구하고 무서운 건 어쩔 수 없었다.

귀신을 무서워할 것도 아니었고 사나운 들짐승을 무서워 할 것도 아니었다. 단지 어둠과 내 상황이 무서웠던 것 같다.


꿈이라고 생각되어 졌지만, 그 꿈속에서라도 염라대왕에게 저승사자 일을 받아들인 것이 너무 후회가 되었다. 하지만, 달리 지금 이 상황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꿈이라면 깨고 싶었지만, 마음처럼 쉽게 되지 않았다.


이건 꿈이 아니니깐!


주어진 임무를 마쳐야만 이 무서운 상황에서 벗어나든 다시 염라대왕을 만나든 할 것 같았다. 한참을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어 어쩔 수 없는 저승사자의 임무를 수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래야만 한시라도 빨리 이 상황을 벗어 날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내가 뭘 해야 하는지는 알고 있지만, 무엇부터 해야 할지는 몰랐다.


내 앞에 은은한 빛이 퍼져 나오는 초가집에는 방금 죽은 사람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드니, 덜컥하고 더욱 더 무서워졌다. 죽은 사람이 바로 귀신이니깐!


계속되는 두려움에 차마 발걸음은 떼지 못하고 너무나 무서운 나머지 다시금 괜히 이런 일을 시작했다는 후회가 들기 시작했다. 죽은 혼령이 나에게 해코지라도 하지 않을까란 생각에 무서웠던 것 같다. 아직까지 죽은 사람을 본적이 없기에 그런 상상은 더욱더 날 겁쟁이로 만들었다. 죽은 사람, 혼령, 즉 귀신을 만나야만 하는 것이다.


머릿속 한쪽에 보이는 모래시계는 진작부터 떨어지고 있었다. 모래시계가 다 떨어지기 전에 죽은 영혼을 저승으로 인도해야만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시간까지 나를 재촉하니 초초하고 불안했다. 나는 한동안 처음 이동된 그 자리에서 꼼짝도 않고 계속 서 있기만 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어느덧 이 공포감에 익숙해져 버린 것 같았다. 아직 무서운 건 모두 사라지지 않았지만, 처음 보다는 많이 진정되어 있음이 느껴졌다. 그러는 사이에 머릿속 모래시계는 이미 반이나 바닥으로 떨어져 있었다.


염라대왕님은 죽은 혼령을 제 시간에 저승으로 인도하지 못해 이승에서 영원히 떠돌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큰 죄악이라고 말했었다.


주어진 시간을 절반이나 소비한 후에야, 움직이기로 단단히 결심을 했다. 심호흡을 한번 크게 하고, 망부석처럼 꼼짝 않고 있던 다리를 간신히 떼어내어 한걸음 내디뎠다. 몇 걸음 걸으니, 금방 초가집의 문 앞까지 이르렀다.


조금 진정된 줄 알았던 심장이 다시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이 문 너머에 죽은 사람이 있다는 사실이 날 너무 무섭게만 만들었다. 난 문 앞에서 다시 망설이기 시작했다. 너무 무서워서 울어버리고 싶었다.


하필이면 밤에 이 밤중에, 게다가 불쑥 귀신이라도 튀어나와도 이상 할 것 같지 않은 으슥한 산속에 이런 허름한 초가집이라니!


그렇게 망설이던 나를 한 번 더 채찍질 한 건 다름 아닌 모래시계였다. 모래시계가 벌써 삼분의 이가 떨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난 문고리 위치를 한번 확인하고 눈을 질끈 감아 버렸다. 그리고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려고 손을 뻗어 더듬거리며 문고리를 잡으려 했지만, 아무것도 손에 닿는 감촉이 느껴지지 않았다.


너무 이상해서 문고리 위치를 다시금 확인해 보려고 눈을 살며시 뜨니, 내 손이 반쯤 창호지문을 관통하는 채로 있었다. 물론 창호지로 된 문은 찢어지지 않은 상태로 있었다.

그렇다, 난 지금 저승사자의 몸이라서 이승의 물체는 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내 손이 문을 관통하고 있었다.


‘에잇 모르겠다!’

난 뻗었던 손을 다시 움츠렸다. 시간적 압박감으로 인해, 더 이상 망설임 없이 얼굴을 할 수 있는 대로 구기고 어금니를 꽉 깨물고 눈도 질끈 감아 문을 그대로 통과해 버렸다.


문을 통과했다는 느낌이 왔을 때, 나는 말 그대로 꼿꼿하게 섰다. 몸은 돌부처처럼 그대로 꼼짝하지 않고 굳어버렸지만 심장이 요동을 치고 있었다. 하지만, 눈을 뜰 용기가 도무지 나질 않았다. 내가 눈에 힘을 주어 감고 있다는 사실이 느껴질 정도로 꽉 감고 있었다.


“드디어, 오신 게요?”

누군가의 갑작스런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 그만 뒷걸음질 치고 말았다. 그 목소리는 가늘고 힘없는 나이가 많이 든 할아버지의 목소리였다.


눈을 뜨고 그 할아버지를 쳐다봐야만 했지만, 내 몸은 굳어서 움직이질 못했다. 내 귓속은 심장이 쿵쾅거리며 뛰는 소리로 가득했다. 왠지 나에게 말을 건넨 할아버지가 공포영화에서 나오는 무서운 귀신의 형상을 하고 있을 것만 같았다.




당신은 이미 선작을 누르고 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잘부탁드립니다.


조언해 주신다면 반영토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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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아저씨의 소원(6) +2 17.05.14 330 4 8쪽
13 아저씨의 소원(5) +2 17.05.13 341 5 9쪽
12 아저씨의 소원(4) +2 17.05.12 391 4 9쪽
11 아저씨의 소원(3) +4 17.05.11 429 5 8쪽
10 아저씨의 소원(2) +2 17.05.10 422 4 7쪽
9 아저씨의 소원(1) +2 17.05.10 433 5 7쪽
8 확인하다. +2 17.05.09 459 4 13쪽
7 첫번째 임무(6) - 마무리 +2 17.05.09 440 4 7쪽
6 첫번째 임무(5) 17.05.09 437 8 6쪽
5 첫번째 임무(4) +4 17.05.08 469 6 9쪽
4 첫번째 임무(3) 17.05.08 468 4 7쪽
3 첫번째 임무(2) 17.05.07 476 5 7쪽
» 첫번째 임무(1) 17.05.07 564 5 7쪽
1 프롤로그 17.05.06 813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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