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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된 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06 00:56
최근연재일 :
2017.06.16 14:2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620
추천수 :
112
글자수 :
87,157

작성
17.05.14 08:23
조회
329
추천
4
글자
8쪽

아저씨의 소원(6)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UMMY

민우형은 어디에 있을까?

병원의 옆 건물에 다행히 장례식장이 보였다.


밖에는 검은 양복을 입고 옹기종기 모여 담배를 피우고 아저씨들이 많이 있었다.

낯익은 사람들도 간간히 눈에 띄었다.

아저씨의 회사 분들도 눈에 보였다. 아저씨가 이곳에서 장례식을 치르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드디어 민우형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는 생각이 드니. 다시금 긴장되고 마음이 무거워졌다.


장례식장은 아직 내게 낯선 장소였다.


장례식장에 들어가니 아저씨의 빈소가 큼지막하게 적혀있는 안내판이 보였다. 상주로 되어 있는 민우형 이름도 있었다.


그 이름을 보자 이상하게 눈물이 핑 돌았다. 안내판에 적혀 있던 빈소를 찾아 가보았다.

빈소에 가까워질수록 여기저기 곡하는 애절한 소리가 크게 들려왔다.


곡 소리에 발걸음이 멈칫하였다.


빈소에서 멀찌감치 떨어져서 주변을 둘러보았다.


장례식장을 처음 온 나는, 너무 이 상황이 낯설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간간히 본 적은 있지만 실제 와 본 것과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하지만, 이곳에 온 많은 사람들의 얼굴을 대부분 알 수 있었다. 물론 이 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 알리가 없었다.


아저씨의 생각까지는 알 수가 없었지만, 아저씨가 살아 오시면서 눈으로 보았던 것이나 말하고 들은 것들은 내가 기억하는 한도 내에서는 알 수 있었다.


내 옆을 지나가는 사람들이 나를 힐끗힐끗 쳐다보면서 지나갔다. 그럴만도 한 것이 이곳에 내 또래 아이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던 데다가, 이곳에 온 사람들의 옷차림과 다르게 눈에 띄는 빨간색 파카를 입고 있는 나를 이상하게 쳐다보는 것은 당연했다.


침을 꼴깍 한 번 삼킨 뒤에 빈소 안을 들여다보았다.


상주 복을 입고 빈소를 찾아온 손님들에게 절을 하고 있는 초췌한 민우 형의 모습이 보였다.

검은 한복을 입고 있는 민우 형의 아주머니는 한쪽 구석에 앉아서 서럽게 통곡을 하고 계셨다.

그 모습을 보니 너무 가슴이 아팠고 나도 눈물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이었다면 눈물이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아저씨와 함께한 민우형 어머니와 아저씨의 추억을 기억하고 있는 나로서는 눈물이 안 날 수가 없었다.


이들의 삶을 알고 있는 나는 어쩌면 더 이상 남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민우 형이 눈앞에 있었지만 말을 걸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결국 어쩌지 못하고 사람이 뜸한 곳에 서서 민우형이 화장실이라도 갈 때를 기다려 보기로 하였다.


하지만 한 시간이 지나도 민우 형은 빈소에서 밖으로 나오질 않았다. 그것도 그럴 것이 사람들이 계속해서 오기 때문에 자리를 비울 수 없는 것 같았다.


아저씨의 친척들, 직장 동료들, 친구들과 동네 분들까지 빈소를 차례차례 방문 하였다.


아저씨의, 아니 한 사람의 인생에 관여 된 사람의 수가 정말 엄청나다는 게 느껴졌다.


아마도 오늘 이곳에 방문한 사람은 아저씨가 살아오면서 좋게든 나쁘게든 영향이나 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일부 일 것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집에 돌아가는 것이 걱정이 되었다. 너무 늦게 들어가면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에게도 단단히 혼날 것이 분명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서 어쩌면 내가 집에 돌아가서 혼나는 일은 소소한 것일지도 모른다.


어느덧 벌써 시간은 아홉 시가 다 되어 있었다.


아무래도 열두 시 전에는 집에 들어가기 힘들 것 같았다.

민우 형을 기다리는 일에도 지쳐있었고, 엄마에게 다시 한 번 더 전화하기 위해 겸사겸사 밖으로 나왔다.


사람들은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장례식장 안 보다는 밖에서 더 많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밤이 되니 날씨가 더욱 추워졌다.

난 핸드폰을 꺼내 들고 사람이 없는 한적한 곳을 찾았다. 단축번호를 눌러 엄마에게 전화를 걸었다.

엄마는 몇 번 신호음이 들리는가 싶더니 금방 받으셨다.


“준호야, 어디니?”

“엄마, 죄송한데 저 좀 더 늦을 것 같아요...”

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 지금도 늦었는데 도대체 언제 들어오려고?”

엄마는 약간 화나신 목소리로 날 다그쳤다.


“음, 열두 시쯤...”

“뭐? 얘가 정신이 나갔나? 너 어디야! 당장 들어오지 못해!”

“엄, 엄마. 어, 어쩔 수 없어요. 정말 죄송해요!”

엄마가 화가 잔뜩 나셔서 겁먹은 나는 할 말만 하고 전화를 냅다 끊어 버렸다.


‘드르륵, 드르륵.’

전화를 끊자마자 핸드폰이 울려댔다. 엄마였다.


에잇, 그냥 집에 들어가서 한 번 화끈하게 혼나고 말자!


난 그렇게 마음먹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서, 너번 정도 전화가 더 왔었지만 역시 받지는 않았다. 문자가 왔다. 엄마일 것이다. 하지만, 무서워서 볼 수가 없었다.


나는 다시 민우 형과 얘기할 틈을 노리고자 장례식장 안으로 들어갔다.


다시 장례식장안으로 들어오니 빈소에는 민우형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드디어 자리를 잠깐 비운 듯 했다.


지금이 기회라는 생각에 황급히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민우 형을 찾기 시작했다. 민우 형의 모습이 주변에 보이지 않아 화장실로 뛰어 가보았지만, 화장실에도 없었다.


지금이 그토록 오래 기다려온 절호의 기회인 것 같았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절박함에 침이 바싹 마르고 초조해 졌다.


민우 형은 도대체 어디 갔을까? 화장실에서 나와 다시 장례식장을 뛰어 다니며 보았지만 역시 민우 형의 모습이 모이지 않았다.


혹시나 싶어 건물 밖으로 나와 보니 상복을 입고 구석에서 있는 남자의 뒷모습이 보였다.


뒷모습을 보니 민우 형이 확실했다. 드디어 둘이 있을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었다.


이 기회를 노치지 않으려고 민우 형에게 곧바로 뛰어 갔다.

내가 뛰어 오는 소리를 들었는지 민우 형은 뒤를 돌아보았다.


민우 형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해 보였고 담배 연기를 길게 내뿜고 있었다.

나를 본 민우 형은 다시 고개를 돌리고 피던 담배를 입에 물더니 한 번 들이키고는 담배꽁초를 버렸다.


그리고는 나를 지나쳐 다시 장례식장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헉헉, 저기요...”

두 시간을 넘게 기다려서 얻은 기회인데 민우 형을 이래도 놓칠 수가 없어서 민우 형을 불러 세웠다.


민우 형은 발걸음을 딱 멈추고 나를 돌아보고는 자신을 불렀냐는 표정을 지었다.


“죄, 죄송한데 잠시만요...”

난 민우 형에게 천천히 다가갔다. 민우 형과 가까이서 시선이 마주치니, 역시 민우 형에 대한 이미 때문인지 무섭게 보였다.


게다가 너무 긴장한 나머지 머릿속이 하얗게 백지가 되어 버리고 말았다. 그렇게 수없이 전달할 말을 달달 외웠었는데, 막상 하나도 생각이 나질 않았다.


“왜...?”

내가 우물쭈물하자 나를 지켜보던 민우형이 기다리다 못해 내게 반말로 물었다.


“저기요...”

“···뭐?”

도저히 입이 떨어지질 않았다.


게다가 대학 체육과를 다니는 건장한 체격을 갖고 있는 민우 형을 직접 보니 주눅까지 들었다.


급기야 나는 민우 형의 얼굴도 쳐다볼 수가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잠시 동안 내 대답을 기다리던 민우 형이 발걸음을 돌리려는 게 보였다.

안돼.. 이대로 결코 그냥 보낼 수 없어!


“아, 아저씨가 말을 전해 달라고 하셨어요!”

발걸음을 돌리던 민우 형이 멈추었다.


그리고 다시 나를 쳐다보았다. 키가 큰 민우형은 나를 묘한 표정으로 날 내려다보고 있었다. 젠장, 여기서 뭐라고 말을 계속해야 할지 모르겠다.




당신은 이미 선작을 누르고 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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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아저씨의 소원(2) +2 17.05.10 422 4 7쪽
9 아저씨의 소원(1) +2 17.05.10 433 5 7쪽
8 확인하다. +2 17.05.09 459 4 13쪽
7 첫번째 임무(6) - 마무리 +2 17.05.09 440 4 7쪽
6 첫번째 임무(5) 17.05.09 437 8 6쪽
5 첫번째 임무(4) +4 17.05.08 469 6 9쪽
4 첫번째 임무(3) 17.05.08 467 4 7쪽
3 첫번째 임무(2) 17.05.07 476 5 7쪽
2 첫번째 임무(1) 17.05.07 563 5 7쪽
1 프롤로그 17.05.06 812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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