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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어린곰 님의 서재입니다.

저승사자가 된 소년

웹소설 > 일반연재 > 현대판타지, 로맨스

홍인평
작품등록일 :
2017.05.06 00:56
최근연재일 :
2017.06.16 14:24
연재수 :
26 회
조회수 :
9,618
추천수 :
112
글자수 :
87,157

작성
17.05.10 13:51
조회
432
추천
5
글자
7쪽

아저씨의 소원(1)

읽어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DUMMY

전날 밤에 잠을 쉽게 이루지 못했다. 뒤늦게 잠을 잤지만 다행히 특별한 꿈은 꾸지는 않았다. 어제 놀러 왔던 재민이하고 제대로 못 놀아주고 돌려보낸 것이 미안했다.


점심때쯤, 성철이한테 연락이 왔다. 재민이를 포함하여 우리 언밸런스 삼총사는 시내에 있는 중국집 앞에서 만났다.

성철이는 유난히 중국음식 애호가였는데, 오늘도 점심은 성철이의 성화에 중국집에 왔다. 우리 모두 자장면으로 통일하여 음식을 주문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유난히 날씨가 추웠다. 한낮인데도 하늘이 우중충한 것으로 보아 눈보다는 비가 내릴 것 같았다. 다행이 중국집은 온풍기 덕에 따뜻하여 두꺼운 잠바를 벗어 의자 등받이에 걸어 놓았다.

재민이가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더니 불쑥 말을 꺼냈다.


“아··· 곧, 크리스마스네?”

옆에 듣고 있던 성철이는 기지개를 늘어지게 하며 대꾸했다.


“크리스마스는 왜 방학 때 있는 거야? 어차피 쉬는 날인데.”

“그러게, 남들 다 있는 여자 친구도 없고, 크리스마스라고 좋을 게 하나도 없네. 올해도 똑같구나. 에휴.”

내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왜 하필 크리스마스는 방학기간에 있는 것일까.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작년처럼 이 녀석들하고 어울려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더 가슴 아팠다.


이제 겨우 사흘 남은 크리스마스인데, 그 사이에 여자 친구를 사귀는 건 불가능했다. 그 동안도 쭉 여자 친구 한 번 없었는데 갑자기 생길 리도 없었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우리 교회 올래?”

재민이는 혼자 교회를 다니고 있었다. 평소에도 주말에 할일 없으면 자기네 교회에 놀러 오라고 말하곤 했었다. 물론 가지는 않았지만 말이다.


“난 절에 다니는데, 교회를 어떻게 가냐?”

성철이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한다.


“이번 기회에 교회에 다녀. 교회를 다녀야지 나중에 천국에 가지.”

“아니야, 절에 다녀야 극락왕생할 수 있어.”

“극락왕생이 뭐냐?”

“뭐긴 뭐야 불교에서 말하는 천국이지.”

성철이는 재민이 질문에 무식하다는 듯 핀잔을 주는 것처럼 말했다.


절에 다니는 성철이와 교회 다니는 재민이는 갑작스런 종교문제로 언쟁을 펼쳤다. 서로 절대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난 종교를 갖고 있지 않았다. 즉, 예수님이나 부처님을 둘 다 믿지 않았다.


난 그냥 둘 사이를 끼어들지 않고 잠자코 듣고만 있었다. 둘의 언쟁을 들어보면 둘 다 맞는 말 같았다. 서로 자기네 종교를 믿어야 천국에 갈 수 있다는 주장에 피력했다.


한참 언쟁하고 있을 무렵 주문했던 자장면이 나왔다. 하지만, 그들은 자장면을 비비는 동안에도 언쟁이 끝날 줄 몰랐다. 난 이제 둘 간의 말다툼에 흥미를 잃고 지쳐 버렸다. 언쟁을 끝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끼어들었다.


“자식들아, 그만해라. 그러다가 진짜 싸우겠다. 뭐, 결국은 천국에 가려고 교회나 절에 다니는 거잖아? 그런 거라면 걱정 마라. 너희들은 이 엉아가 나중에 천국에 보내줄 테니깐. 그러니 천국 가고 싶으면 나한테 착한 짓 많이 해둬. 나중에 후회 하지 말고.”

난 그렇게 말하고 피씩 웃으며 성철이와 재민이의 등을 거만하게 한 번씩 가볍게 토닥여 주었다.


녀석들은 내가 저승사자로 일을 하는 것을 알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이 사실을 말해 보나마나 아직은 미친놈 취급을 받을까 봐 아직까진 터놓고 말 할 자신은 없었다.


“네가 무슨 신이라도 되냐? 우릴 천국에 보내 주게?”

성철이와 재민이는 동시에 나를 어이없다는 듯이 처다 보며, 합창하듯이 말했다.


“신은 아니지만, 신의 심부름꾼 정도는 되지!”

난 팔짱을 끼고 고개를 거만스럽게 쳐들고 장난스러운 말투로 대답했다. 너네들이 뭘 알겠냐?


이 순간만큼은 내가 성철이와 재민이 앞에서 신처럼 절대적으로 우월한 존재가 된 느낌이었다. 그들이 불확실해 하는 것을 내가 조금이나마 알고 있어서 그런 느낌을 받는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놀랍고 신비스러운 경험을 말하지 못하고 나 혼자만 알고 비밀에 붙여야 한다는 게 날 미치게 만든다.


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야심한 밤에 인적이 드문 곳에서 외쳤는지 알 것 같다. 녀석들에게 내가 경험했던 믿지 못할 일을 마구 자랑하고 싶었지만 꾹 참을 수 밖에 없었다. 아~ 자랑하고 싶다. 자랑하고 싶다.


우리는 화제를 돌리고 자장면을 맛있게 먹기 시작했다. 다른 이야기를 하면서도 성철이와 재민이가 다퉈 말했던 내용들이 머리에 맴돌았다.


그 동안, 종교에는 관심이 전혀 없던 터라 아는 지식이 별로 없었다. 교회는 예수님 믿는 곳이고, 절은 부처님 믿는 곳이라는 정도뿐이 몰랐다.

짧은 지식이 부끄럽게 느껴져서 집에 가서 종교에 관해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저승사자 일을 한 번 하고 나서 부터는 사후의 세계에 흥미가 더욱 생긴 탓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죽음 이후가 불확실해서 겁이나니, 성철이와 재민이처럼 무언가 절대적인 존재를 믿으려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장면을 배불리 먹고 난 뒤에, 우리는 마땅히 할 것이 없어 늘 그랬듯이 피시방에 가기로 했다. 흡연석에는 담배를 피는 성인들로 가득 차있었다.


그나마 금연석에는 자리가 많이 있었다. 금연석이라고 흡연석의 담배 연기가 안 날라 오는 것이 아니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담배 냄새가 싫었지만 게임을 하기 위해선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었다.


피시방에 들어 앉아, 삼십 여분 정도 게임을 하고 있을 무렵 온 몸에 묘한 기운이 느껴졌다. 이 느낌은 분명 엊그제 저승사자 일을 했을 때 느꼈던 바로 그 느낌이었다.


난 곧 정신을 잃을 것이란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피씨방에서 기절 할 수는 없었다, 당장 집에 갈 수도 없는 노릇이고 그렇다고 마땅히 달리 갈만한 곳도 없었다.


점점 묘한 기운이 강해지고 있었다. 금방이라도 기절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곳에서 기절하게 되면, 내가 저승사자 일을 하고 있는 동안에 내 몸에 무슨 일이 생길까 봐 걱정되었다.


다급한 마음에 피씨방 안에 있는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다. 좁은 화장실에는 좌변기 칸이 달랑 하나가 있었다. 다행히도 사람이 없어서 얼른 들어가 문을 잠그고 변기 위에 앉았다.


다시 저승사자가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자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설레임에 두근거리는 것이 아니었다. 두려움과 걱정스러움 때문에 잔뜩 긴장이 되었다.


두려움과 초조함에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너무 긴장했는지 심장이 요동을 치기 시작하고 눈앞이 점점 어두워지기 시작하였다. 눈앞이 캄캄하게 아무것도 안보이자, 그 순간 내 몸에서 영혼이 쑥 빠져가는 느낌을 받았다.


캄캄했던 시야가 어느새 새하얗게 변하더니 차츰 눈앞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눈이 선명하게 보이기 전에, 벌써부터 통곡하는 소리가 귓가에 들려왔다.


이번엔 어디로 온 것일까? 나는 침을 꼴깍 삼키며 바짝 긴장하였다.




당신은 이미 선작을 누르고 있다! 감사합니다^^


작가의말

고고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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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아저씨의 소원(4) +2 17.05.12 390 4 9쪽
11 아저씨의 소원(3) +4 17.05.11 429 5 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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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저씨의 소원(1) +2 17.05.10 433 5 7쪽
8 확인하다. +2 17.05.09 458 4 13쪽
7 첫번째 임무(6) - 마무리 +2 17.05.09 440 4 7쪽
6 첫번째 임무(5) 17.05.09 437 8 6쪽
5 첫번째 임무(4) +4 17.05.08 469 6 9쪽
4 첫번째 임무(3) 17.05.08 467 4 7쪽
3 첫번째 임무(2) 17.05.07 476 5 7쪽
2 첫번째 임무(1) 17.05.07 563 5 7쪽
1 프롤로그 17.05.06 812 6 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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