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을 보는 환생 군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2.12.22 15:12
최근연재일 :
2023.06.13 18:30
연재수 :
170 회
조회수 :
182,000
추천수 :
3,622
글자수 :
957,680

작성
23.03.16 18:30
조회
821
추천
21
글자
12쪽

용병대장 헬리오스(2)

DUMMY

마침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올 무렵, 지그리드는 아슬라프에게 최후통첩을 했다.


[

나, 지그리드 후작은 출석명령에 반복해서 불복한 책임을 물어, 아슬라프 렌케 백작으로부터 에셀부르와 아주르 영지의 권한을 몰수한다.

또한 탈베르그와 비셰, 불스타운의 성주는 내게 직접 봉신하도록 한다.

]


아슬라프에게는 고향인 산골의 베덴 성 하나만 남겨준 것이었다. 지론드 성에 오라는 명령에 불응했을 뿐, 딱히 잘못한 것이 없는데 이렇게까지 하는 것은 과한 처사였다.


이미 아슬라프를 따르는 봉신 영주들에게 앞으로는 아슬라프의 명령을 듣지 말고 지그리그에게 직접 봉신하도록 명령서를 보냈다는 소문이었다.


‘이제는 전쟁이군.’


아슬라프는 영지 몰수를 거부하겠다고 답장을 보냈다. 그리고 오히려 지그리드에 대한 충성서약을 철회했다.


[

아주르와 에셀부르의 영주인 나, 아슬라프 렌케 백작은 지그리드 후작과의 봉신 계약을 해지한다.

이에 그의 영지 몰수 명령은 효력이 없다는 것을 밝힌다.

]


‘과연 내 영주들이 나를 따를까?’


겨울 동안 아슬라프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은 군대의 훈련보다도 자신의 봉신들의 충성심을 사는 일이었다.

아주르, 에셀부르, 베덴, 키헨은 직할령이라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불스타운, 탈베르그, 비셰, 슈타인 등 그가 직접 다스리지 않는 성의 영주들이 그의 편에 설지, 지그리드의 편에 설지는 전쟁의 향방을 가르는 중요한 요소였다.

게다가 탈베르그, 비셰, 불스타운은 전쟁으로 굴복시킨 도시라서 영주들이 아슬라프에 대한 감정이 좋지 않을 수도 있었다.

오히려 기회를 틈타서 반란을 일으킬 지도 모른다.


아슬라프는 수시로 그들과 편지를 주고받고, 그들의 친척을 에셀부르와 아주르에서 유학하도록 지원하고, 그들 도시에 살고 있는 인맥을 통해서 동향을 살폈다.

그들 도시와 거래하는 사비나의 말로는 그들 성 시민들에게 아슬라프의 인기가 높다고 하지만, 정작 영주들의 속마음은 어떨지 알 수 없었다.


아슬라프는 자신에게 봉신하는 영주들에게도 군대 동원 명령서를 보냈다. 그것으로 그들의 충성심을 확인할 수 있다. 과연 그들이 얼마나 많은 병력을 보내올지가 미지수였다.


“지그리드 후작의 군대가 출정했습니다.”


지론드 공국에 잠입시켜둔 첩자가 정보를 알려왔다.

게오르그 후작의 군대도 불스타운으로 진격할 준비를 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이번에는 각개격파를 해야지.’


알렉세이1세는 게오르그와 지그리드 군에게 협공당해서 패했지만, 이번에는 그 둘이 합쳐지기 전에 각각 처리할 계획이었다.


“불스타운이 공격받을지 모르는데 구원군을 보낼 거야?”


은쿤이 아슬라프의 작전을 물었다.


“불스타운은 기욤에게 수비를 맡겨놓았으니 당분간 함락되지는 않을 거야. 그 전에 지그리드를 끝장내야지.”


“그렇다고 불스타운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잖아. 게오르그 군대의 규모가 엄청난데.”


“키헨이 있잖아.”


“앗, 그렇구나.”


은쿤이 지도를 보며 이마를 쳤다.


“키헨이 있었네.”


아슬라프는 키헨요새에 주둔시킨 병사들에게 게오르그가 불스타운을 포위하면 적을 기습하도록 명령서를 보냈다. 키헨의 군대는 소수라 게오르그 군을 격퇴하지는 못하겠지만, 그들이 불스타운을 함락시키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시간을 벌어줄 수 있을 것이다.


기습에 짜증난 게오르그가 만약에 키헨을 함락시키러 산길을 올라온다면? 오히려 좋다. 산골짜기에 매복한 병사들에게 호되게 당할 것이다.


“불스타운을 함락하지 못하면, 뒤에서 공격당할 테니 에셀부르로 넘어오지 못해.”


“키헨을 재건해놓은 게 이렇게 도움이 되네.”


은쿤은 아슬라프를 보며 싱글벙글했다.


“이걸 다 미리 생각했다니. 역시 대단해.”


키헨같은 돈 안 되는 산속 요새를 굳이 재건할 필요가 있을까 회의적인 시선도 있었지만, 막상 전쟁이 터지니, 적은 비용으로 큰 군사적 효과를 누릴 수 있었다.


“우리는 지그리드와 싸우러 가자.”


아슬라프는 출정해서 지론드 공국의 국경으로 진군했다.


평원의 저 멀리 지그리드의 군대가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옆에는 헬리오스 군대의 깃발도 보였다. 지그리드를 따르는 신하들의 군대도 함께였다.


말을 타고 다가오던 지그리드는 아슬라프를 발견하고 주먹을 부르쥐고 소리쳤다.


“아슬라프. 이 더러운 집시놈아. 비천한 너를 거둬줬더니 은혜를 배신으로 갚느냐?”


아슬라프는 차갑게 받아쳤다.


“지그리드 후작. 나는 당신에게 충성을 바쳤는데, 그 충성의 대가가 이거요? 나는 당신을 위해 룽족에게 인질로 갔다오고, 연족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으며, 당신이 포르디스의 반란을 진압하도록 도왔소. 키헨의 요새를 재건하여 갤리온 공국의 도발을 막고 불스타운을 점령해 당신에게 세금을 바치도록 했소. 그런데 당신은 내 영지를 몰수하겠다니, 제정신이오? 배은망덕한 건 당신이오.”


아슬라프는 지금껏 한 일을 조목조목 따졌다.

뼈를 때리는 그의 팩폭에 할 말이 없어진 지그리드는 우물쭈물하다가 버럭 화를 냈다.


“어찌 되었든! 너는 내 신하로서 내 명령을 따라야 할 의무가 있다. 내 신하들을 네게 봉신하도록 꼬드기는 걸 모를 줄 알았더냐?”


아슬라프는 싸늘하게 쏘아붙였다.


“당신이 인망을 잃어서 신하를 잃는 것도 내 책임이란 말이오? 당신이 세금만 뜯어갔지, 그들의 영지가 연족에게 유린당하도록 해준 게 뭐가 있소? 그들에게 걷은 세금으로 그동안 지그리드 후작 당신 혼자만 재산을 늘리고 있지 않았소?”


아슬라프가 말을 할 때마다 지그리드를 따라온 영주들의 표정이 어두워져갔다. 아슬라프의 말이 하나도 틀린 게 없었다.


‘에휴. 저런 사람을 수십년 간 주군으로 모시고 있었다니. 나도 참 한심하다.’


‘맞아. 지그리드 백작이 연족으로부터 우릴 지켜준 게 없지. 연족의 공격을 끝낸 건 아슬라프 렌케 백작이지.’


‘렌케 백작이 다스리는 영지는 직할령이든 봉신령이든 3년만에 엄청나게 발전했는데, 우리는 지그리드 후작한테 세금을 내고 나면 남는 게 없으니.’


변명이 궁색해진 지그리드는 악을 쓰며 손가락질했다.


“흥, 네가 그렇게 영지를 잘 관리하고 보호했으면 왜 신하들은 군대를 하나도 안 보낸 거냐?”


급하게 출정하느라 아직 아슬라프에게 봉신하는 영주들의 군대는 도착하지 않았다. 곧 출발하겠노라고 연락은 받았지만, 언제 도착할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아마도 분위기를 보며, 참전 규모를 결정하려는 심산일 것이다.


“나는 당신이 20년간 쩔쩔맨 연족을 한 방에 격퇴했소. 그러니 당신 정도를 상대하는 데 다른 영주의 도움은 필요 없소. 나 하나로 충분하오.”


입을 열 때마다 보기 좋게 멕이는 아슬라프의 말에 지그리드는 분해서 어쩔 줄 몰랐다. 그는 말에 타고 있다는 것도 잊고 발을 쾅쾅 굴렀다.


“건방진 놈! 분수를 알게 해주겠다.”


그는 공격 명령을 내렸다.


“돌격하라!”


넓은 평원에서 아슬라프의 군대와 지그리드의 군대가 맞붙었다. 숫자로 보면 거의 1:5였다.


‘하지만, 승산이 있어.’


지그리드의 군대의 절반은 동원된 그의 신하 영주들의 군대였다. 그들은 적극적으로 싸우려하지 않을 것이었다.

물론 막대한 전쟁배상금을 받을 수 있을 거란 기대에 적극적으로 싸우는 영주도 있겠지만, 아슬라프의 전승무패의 화려한 전적을 생각하면 앞장서서 몸빵을 맡으려는 자는 없을 것이었다.


“전진!”


아슬라프도 명령을 내렸다.


“가자!”


은쿤이 도끼를 휘두르며 앞장섰다.


“이리 와!”


다른 사람보다 머리 한 개는 더 큰 거인이 번쩍이는 거대한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오자, 적들은 깜짝 놀랐다. 게다가 은쿤의 뒤에는 은쿤처럼 거대한 체구의 룽족 병사들 수백 명이 똑같이 도끼를 휘두르며 달려오고 있었다. 저 도끼에 살짝 스치기라도 하면 손이고 목이고 그냥 날아가버릴 것이었다.


“포위해!”


지그리드는 넓게 펼쳐서 은쿤의 룽족 부대를 둘러쌌다.


“그렇게는 안 되지.”


아슬라프는 예레이의 기병대를 출격시켰다.


“끼얏!”

“이럇!”


연족 기병대가 룽족을 포위하려는 지그리드의 군대에 화살을 날렸다.


“윽!”

“억!”


정확한 화살에 하나씩 병사들이 쓰러졌다.


“뭣들 하는 거냐! 어서 전진해!”


지그리드는 신하들에게 군대를 내보내도록 독려했다. 그러나, 신하들은 멀찍이 떨어져 서서 머뭇거리며 눈치를 보았다.


‘굳이 우리가 먼저 화살받이가 될 이유는 없지.’


신하들이 눈치를 보며 멀리서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지그리드는 역정을 내며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에잇! 답답한 놈들!”


그러더니 용병단장 헬리오스에게 명령했다.


“어서 저 놈들을 해치우게!”


헬리오스는 아슬라프의 병사들이 싸우는 모습을 보며 전술을 세우고 있었다.


“하, 역시 아슬라프 렌케 백작. 소문처럼 대단하군요.”


그는 입맛을 다시며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도록 훈련된 아슬라프의 군대를 살펴보았다.


“치고 빠지는 운용능력이 예술이네요. 저기 룽족과 연족대장이 서로 신호를 주고받으며 움직이는 것 좀 보십시오.”


볼수록 감탄만 나오는 아슬라프의 군대 운용이었다.


“연족 기병들이 치고 들어오지 못하게 간격을 유지하는거 보십시오. 자로 잰 것 같네요. 저런 건 일이 년 연습한 게 아닙니다. 어려서부터 말등 위에서 자란 애들이 할 수 있는 겁니다.”


“감탄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어서 공격하라고!”


조급한 지그리드와 달리 헬리오스는 느긋했다. 어차피 지그리드의 군대가 깨지고 그가 초조해할수록 자신의 가치가 올라가니 서두를 필요 없었다.


“무턱대고 들어가면 당합니다.”


그는 아슬라프 군대의 빈틈을 찾으려고 예민하게 시선을 움직였다.


“룽족과 연족의 조합이 무적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약점이 없는 건 아니죠. 이 헬리오스에게는 이길 수 없는 상대는 없단 말입니다.”


마침내 작전을 세운 그는 자신의 군대에게 출정명령을 내렸다.


“앞으로!”


그는 말을 달려 룽족의 정면으로 뛰어들어갔다.


“헬리오스의 군대가 옵니다!”


정찰병이 헐레벌떡 달려오며 외쳤다.


아슬라프도 헬리오스를 주목하고 있었다.

사실 지그리드의 군대는 숫자만 많았지, 그다지 위협적이지 않았다. 싸우려는 의지나, 훈련의 숙련도, 속도가 높은 수준이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룽족의 완력과 연족 기병의 속도에 비할 바가 아니었다.


그러나, 헬리오스의 군대는 모두 직업군인으로 이루어져서 한 명 한 명이 노련한 베테랑들이었다. 그들은 개개인이 치명적인 전사였다.

헬리오스가 출정하지 않는다면 아직 본격적인 전투는 시작도 하지 않았다고 보아도 좋았다.


가장 우려한 것은 지그리드의 군사와 맞붙어 싸우다가 지칠 때쯤 헬리오스의 용병단과 싸우게 되는 것이었다.

빨리 헬리오스의 용병단부터 처리하고 지그리드의 군대를 천천히 분쇄하는 게 최선이었다.


그런데 헬리오스가 지그리드의 독촉 덕분인지, 아니면 아슬라프가 그를 거절한 것에 대해 앙심을 품어서인지, 제발로 전투 초반에 나와주니 다행이었다.


‘이제 제대로 붙어보자.’


아슬라프는 투구의 앞가리개를 내리고 직접 말을 달려 전장에 뛰어들었다. 룽족 부대와 함께 헬리오스를 맞아 싸울 준비를 했다.


“공격!”


헬리오스는 룽족 부대 앞으로 나아가서 칼로 룽족 병사를 내리쳤다.

룽족의 대열을 망가뜨리고 분열시키려는 것이었다.


경험이 많은 그는 어떻게 찔러야 적이 움찔하고 물러나게 만들 수 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조심해!”


아슬라프는 선봉의 룽족 부대에 있는 은쿤에게 소리쳤다.

헬리오스는 룽족의 도끼 공격 방법도 잘 알고 있었다. 칼에 비해 속도가 느리고 공격이 단조롭다는 것도 그의 계산에 있을 것이다.

백병전이 시작되어서 연족도 아군이 맞을까 봐 섣불리 화살을 날리 수 없었다.

이제는 룽족의 힘과 체력에 기대는 수밖에 없었다.


“걱정 마. 바탕카한테 갑옷도 새로 맞췄는걸?”


은쿤은 가볍고 튼튼한 갑옷이 마음에 드는지 어깨를 풍차처럼 돌리며 앞으로 걸어갔다.


‘걸려들어야 할 텐데.’


아슬라프는 자신의 작전이 먹혀들기를 바라며 다가오는 헬리오스를 바라보았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전생을 보는 환생 군주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11 신관 이사벨 23.04.15 538 13 12쪽
110 상속 전쟁(2) 23.04.14 557 13 12쪽
109 상속 전쟁 23.04.13 564 14 13쪽
108 미하일 백작(2) +1 23.04.12 575 14 12쪽
107 미하일 백작 23.04.11 584 14 12쪽
106 구스타프 후작의 반격 +1 23.04.10 614 15 13쪽
105 제후 선출(2) 23.04.09 619 15 13쪽
104 제후 선출 23.04.08 608 12 12쪽
103 공작의 장례식 +1 23.04.07 648 16 13쪽
102 스타로비치 공작의 양자가 되다 23.04.06 651 17 12쪽
101 게오르그의 최후 +1 23.04.05 667 17 12쪽
100 게오르그와의 결전(2) +2 23.04.04 616 17 12쪽
99 게오르그와의 결전 +2 23.04.03 649 15 12쪽
98 룽바인의 봉기 +1 23.04.02 650 17 13쪽
97 이합집산(3) +1 23.04.01 657 16 13쪽
96 이합집산(2) 23.03.31 646 18 12쪽
95 이합집산 23.03.30 693 19 12쪽
94 타라스 자작(3) +1 23.03.29 685 18 13쪽
93 타라스 자작(2) +1 23.03.28 678 20 13쪽
92 타라스 자작 +1 23.03.27 714 21 13쪽
91 명예 회복 +1 23.03.26 756 18 12쪽
90 황제의 칙서(3) 23.03.25 741 19 13쪽
89 황제의 칙서(2) 23.03.24 736 19 12쪽
88 황제의 칙서 23.03.23 777 19 12쪽
87 농민 봉기(3) 23.03.22 765 19 12쪽
86 농민 봉기(2) 23.03.21 784 18 12쪽
85 농민 봉기 23.03.20 848 20 13쪽
84 지그리드에게 복수하다(2) +1 23.03.19 849 19 13쪽
83 지그리드에게 복수하다 23.03.18 820 20 13쪽
82 용병대장 헬리오스(3) 23.03.17 817 1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