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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재단사님의 서재입니다.

전생을 보는 환생 군주

웹소설 > 작가연재 > 판타지, 전쟁·밀리터리

완결

공기재단사
작품등록일 :
2022.12.22 15:12
최근연재일 :
2023.06.13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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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4.0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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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스타로비치 공작의 양자가 되다

DUMMY

게오르그 후작의 작위는 아직 어린 맏손자가 물려받았다. 맏아들은 전에 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황녀와 혼담이 오가던 둘째는 이번 전쟁에서 전사했기 때문이었다.

게오르그 후작의 맏며느리가 섭정하며 협상단을 보내왔다.


그 결과 알렉세이1세가 죽고 갤리온 공국에 할양되었던 영토를 모두 찾아왔다.

갤리온 공국과 봉신 계약을 재협상하기로 했던 불스타운도 완전히 아슬라프의 영지로 인정했다.


트레빌을 비롯한 상당수의 갤리온 공국의 봉신들도 아슬라프에게 봉신하겠다며 의탁해왔다. 혹시라도 전쟁이 터지면 아직 어린아이인 주군이 그들을 보호해줄 수 없기 때문이었다.


갤리온 공국은 공국이라고 불리기도 민망한 3개 성과 작은 영지로 축소되었고, 작위도 백작으로 강등되었다. 반대로 노헨그라드 공국은 제국에서 다섯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로 큰 공국이 되었다.


그리핀이 다스리던 비셰 성도 상속자가 없어서 아슬라프의 직속령이 되었다.


아슬라프는 새로 편입된 영지의 영주들에게 필요한 지원을 악속하고 서로에게 도움이 될 만한 사안들을 논의했다.


“게오르그 후작한테는 백날 도와달라고 이야기해도 세금이나 잘 걷어서 내라고 핀잔을 주었는데, 아슬라프 후작님은 우리 이야기를 잘 들어주시는군.”


영주들은 아슬라프에게 말을 할 기회가 주어지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또한 아슬라프가 그들의 영지에 대해서 그들도 잘 모르는 일까지 아는 것에 놀랐다.


“우리 성에 항상 여름이면 식수가 부족하다는 걸 알고 계시더라고. 어떻게 아시냐고 했더니, 예전에 집시로 돌아다닐 때 가봤다며, 멀리 있는 강에서 물을 길어다 먹지 않냐고 어디서 물을 구하는지도 아시더라고. 우물을 세 군데에 파도록 공병을 보내주겠다고 하시는데, 고마워서 몸 둘 바를 모르겠더군.”


그와 회의를 하고 나온 영주들은 모두 흡족한 표정이었다.

아슬라프가 그들의 요구를 다 들어준 것은 아니었는데도 반응이 좋았던 것은 근거를 투명하게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트레빌은 항구 확장에는 대출을 지원해주면서, 우리 성의 다리 건설은 왜 지원해주지 않으시냐고 했더니, 다리 건설 계획을 좀 더 보완하라고 하시면서 트레빌의 계획서를 보여주시더군. 그걸 보니까 ‘아, 우리가 좀 더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이야기해야겠구나’ 싶더라고.”


“지난 전쟁에서 ‘제가 게오르그 후작 편에서 싸워서 감정이 있지는 않으신지요’하고 물어봤더니, 그때 아슬라프님 편에서 싸운 영주들도 한때는 적으로 싸웠던 사람들이라며, 과거보다 지금이 더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네. 정말 마음이 넓은 분이야.”


반란이 일어날까 걱정해서 영주들 간의 교류를 막았던 게오르그와 달리, 아슬라프는 도시들 간의 교류를 권장했다. 그러자, 작은 문제들은 영주들끼리 직접 이야기해서 도움을 주고받으며 해결했다.

그래서 봉신 영지가 급격히 늘어났지만, 비교적 순조롭게 노헨그라드 공국으로 편입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전령이 편지를 가지고 들어왔다. 스타로비치 공작으로부터 온 편지였다.


“스타로비치 공작님이 위독하십니다. 아슬라프님을 급히 찾으십니다.”


“공작님이?”


스타로비치 공작은 70대의 고령이었다. 갑자기 건강이 쇠약해질 수 있는 나이였다. 몇 년 전 연족의 포로가 되어서 고생을 하면서 급격히 기력이 떨어져서 자주 병석에 눕곤 했다.


[

친애하는 아슬라프.

아무래도 내가 살 날이 멀지 않은 것 같군.

알다시피 내게는 자식이 없네.

조카들도 모두 일찍 세상을 떠났네.

그래서 내 목숨을 구해준 자네에게 내 영지를 물려주려고 하네.

자네에게 목숨을 빚진 은혜를 갚기 위해서만은 아닐세.

지켜보니 자네만큼 백성을 아끼고 나라를 잘 다스리는 영주를 찾을 수 없더군.

부디 내 가신과 백성과 영지를 잘 보살펴주게.

변호사에게 유언장을 작성해두었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있는 동안 빨리 와서 내 양자로의 입적 절차와 상속절차를 밟게.

기다리고 있겠네.

막심 스타로비치 공작.

]


‘나를 양자로 삼고 영지를 상속하겠다고?’


아슬라프는 어안이 벙벙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전혀 예상 못 할 일은 아니었다. 노력해도 자식을 가질 수 없었던 스타로비치 공작은 이미 오래 전부터 자신이 죽은 후에 작위를 물려줄 사람을 물색했을 것이다. 영지를 가장 잘 다스릴 사람에게 넘겨주려고 했을 것이고, 아슬라프가 성장하는 과정을 지켜보았으니, 그를 점찍은 것은 당연한 이치였다.


“스타로비치 공국으로 간다.”


아슬라프는 즉시 떠날 채비를 했다.


스타로비치 공작은 주변 영주들을 봉신하는 신하로 두고 있었다. 그러니 스타로비치 공국을 상속받으면 봉신하는 신하들의 영지들까지도 상속하게 되는 셈이었다.


“스타로비치 공국을 상속받으시면 영지가 더 늘어나겠네요.”


이완은 자기 일처럼 싱글벙글하며 그의 여행 짐을 말에 올렸다.


“일이 그렇게 쉽게 흘러가지는 않을걸.”


아슬라프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게 큰 영지를 다른 영주들이 탐내지 않을 리가 없었다. 게다가 스타로비치의 봉신영주들도 아슬라프를 주군으로 순순이 받아들일지 의문이었다. 그는 스타로비치 영지와는 관련이 없는 외지인이었고, 게다가 스타로비치 가문과는 피 한 방울 섞이지 않았다.


“나하고 봉신계약을 할지 말지는 영주들 마음이니까.”


스타로비치 공국의 시민과 인근 영주들의 인정을 받지 못하면 소용없었다. 공작령의 왕이 되려면 제후들로부터 선출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그들이 거부하면 아무리 상속권을 주장한들 실효성이 없었다.


“주변 영주들하고의 관계야 그렇다쳐도, 스타로비치 공국 영지는 직접 상속받을 수 있는 거 아닙니까?”


“내가 싫으면 다른 영주를 내세울수도 있지.”


시민들이 주변의 다른 힘센 영주에게 우리의 영주가 되어달라고 끌어들이면 전쟁을 할 수 밖에 없다. 그런데 아슬라프의 영지는 스타로비치 공국과 멀리 떨어져있으니 전쟁을 치르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니 스타로비치 공국과 관련된 인물들을 파악하고, 민심을 다독이며, 그들을 아슬라프의 편으로 빨리 끌어들여야했다.


“사비나에게 편지를 보내서 스타로비치 공국의 봉신들에 관한 정보를 달라고 해. 가능하면 직접 와줬으면 좋겠다고 전해.”


아슬라프는 편지를 전령에게 주고 출발했다.


스타로비치 공국은 갤리온 공국의 서남쪽, 제국의 수도 가까이에 위치했다. 기존의 아슬라프의 영지와는 멀리 떨어진 곳이었다. 그래서 상속받는다 하더라도 관리하기가 까다로울 것이었다.


하지만 스타로비치 공작령은 제국의 수도 인근에 있어서, 손에 넣을 수 있다면 무조건 취하는 편이 유리했다.


아슬라프가 공작의 침실에 들어가자, 그가 앙상한 손을 뻗었다.


“아슬라프. 어서 와.”


“공작님.”


“아버지라고 불러.”


“네, 아버지.”


그는 아슬라프를 양자로 입적하겠다고 성직자와 변호사의 입회 아래 증인에게 말했다. 공작과 아슬라프, 성직자, 증인과 변호사가 모두 차례로 서류에 사인했다.


“너는 이제 아슬라프 스타로비치 공작이다. 스타로비치 공국의 안전과 번영이 네게 달려있다.”


“스타로비치 가문의 명예를 빛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스타로비치 공국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듬직하게 대답하는 아슬라프를 보고 공작은 위로가 되는 듯이 희미하게 미소 지었다.


신속하게 입양 절차를 마친 법률가와 성직자, 증인들은 공작에게 인사하고 모두 물러갔다.


공작은 자신의 비서와 관료들을 불러서 아슬라프에게 충성하도록 유언을 남겼다.


“아슬라프는 연족에게 붙잡힌 나를 구해주었네. 생명의 은인이나 다름없네, 그러니 자네들은 모두 아슬라프를 나처럼 여기고 따르게.”


비서와 관료들이 모두 충성을 다짐하고 물러가자, 공작은 이번에는 자신에게 봉신한 영주들에 대해 정보를 알려주었다.


“내 가신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이야. 하지만, 너에게 영지를 물려주는 것에 불안해하고 있어. 너를 잘 모르니까.”


그는 숨이 찬지 잠시 말을 멈추고 헐떡거리다가 이어갔다.


“어떤 이는 내 먼 친척인 구스타프 후작에게 영지를 물려주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지. 하지만, 나는 그자에게 영지를 물려주고 싶지는 않았어.”


구스타프 후작이라면 소문은 들어서 알고 있었다. 똑똑하지만 거칠고 오만한 성격이어서 실력에 비해 인망이 없었다.


“아니면 차라리 봉신 영주들 가운데 한 명에게 물려주라는 사람도 있었지.”


그는 누군가가 떠오르는 듯이 눈을 가늘게 떴다.


“사실 내 봉신 영주 중 한 명인 미하일 백작에게 물려줄까도 생각했었지. 하스문트 성의 성주인데, 마음이 따듯하고 인덕이 많은 사람이야. 하지만 그는 전투에 재능이 없어. 전쟁이 일어나면 스타로비치 공국을 지키지 못할 거야.”


들어보니 공작이 긴 시간 스타로비치 공국의 미래를 맡길 사람을 고민해서 아슬라프를 낙점했다는 걸 알게 되었다.

전투능력은 있지만 성격이 난폭한 구스타프 후작과, 인망이 있지만 전쟁 경험이 부족한 미하일 백작 대신, 스타로비치 공국과 인연은 적지만 모든 면에서 우월한 아슬라프를 선택한 것이었다.


철두철미한 성격의 공작은 아슬라프가 다뤄야 할 사람들에 대해 꼼꼼하게 일러주었다.


“지금은 다들 가만히 있어도, 내가 죽으면 영주들이 자네에게 봉신하지 않겠다고 할지도 몰라. 그러니 그들의 마음을 얻을 방책을 마련해놓아라.”


“그리 하겠습니다.”


아슬라프의 확신에 찬 대답에 공작은 마음이 놓인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네가 오니 편안하구나. 네가 능력만 보여준다면 그들도 거부하지 않을 거야. 스타로비치 공국을 잘 부탁한다.”


“알겠습니다. 제가 알아서 할 테니 걱정 마시고 쉬십시오.”


아슬라프는 물러 나와서 공작의 비서에게 스타로비치 공국이 당면한 문제에 대한 보고를 들었다.


스타로비치 공국은 공작령 외에 8개의 성의 성주들을 봉신으로 두고 있었다. 그 가운데 하스문트 성의 미하일 백작이 가장 넓고 부유한 영지를 가진 영향력있는 귀족이었다. 8명의 지지를 모두 받아야겠지만, 그 중에서도 미하일 백작의 지지를 얻어내는 게 가장 시급했다.


“미하일 백작이 워낙 신망을 얻고 있어서, 나머지 7명의 성주는 큰 이견이 없다면 미하일 백작이 지지하는 사람을 따를 겁니다.”


“상속권을 주장하는 구스타프 후작과 미하일 백작의 관계는 어때? 인척관계나 이해관계가 얽힌 게 있나?”


“직접적인 관계는 없습니다. 하지만, 구스타프 후작은 스타로비치 공작님의 팔촌뻘이라서 미하일 백작님과 예전부터 알고 계시던 사이입니다.”


생판 모르는 아슬라프보다는 아무래도 안면이 있는 구스타프 후작에게로 마음이 기울 가능성이 크다.


“빨리 미하일 백작을 만나봐야겠군.”


미하일 백작을 만나서 무엇을 제시해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는데, 마침 사비나가 도착했다.


“하스문트 성에 관한 정보가 필요해. 미하일 백작이 뭘 필요로 하는지 알아야겠어.”


아슬라프는 그녀에게 미하일 백작과 하스문트 성에 대해서 물어보았다.


“정보가 있어?”


“잘 알죠. 하스문트에도 거래하러 자주 갔었으니까요.”


사비나는 미하일 백작과도 잘 아는 사이라고 했다. 어려서부터 장사를 하러 다녀서 익숙하다고 했다.


‘잘됐네. 사비나를 통하면 일이 좀 쉽게 될 수도 있겠는걸.’


아슬라프는 내심 기대를 하며 그녀가 준 자료를 검토했다.


“하스문트는 근처에 샛강이 있어서 그 물을 이용해서 농사를 지어요. 그런데 주기적으로 샛강에서 일어나는 홍수와 가뭄 때문에 골치 아파하고 있어요. 강이 범람하면 그럴 때마다 은행에서 돈을 빌려서 피해를 복구하는데 신속하고 저렴하게 돈을 빌릴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거라면 해결해줄 수 있지. 노헨그라드 공국은 자연재해에 피해를 입은 성에 자금을 빌려주는 기금을 마련해놓고 있거든.”


그녀의 설명을 들은 아슬라프는 미하일 백작의 지지를 얻을 자신감이 생겼다. 그가 솔깃할 만한 지원책을 정리해서 제안서를 만들었다.


“그리고 미하일 백작님은 마음이 여리고 다정한 분이라 무례하고 막말하는 사람은 싫어하세요. 겸손하고 예를 갖춰 대하는 사람을 좋아하세요.”


“알겠어. 기억해두지.”


아슬라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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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 상속 전쟁(2) 23.04.14 557 13 12쪽
109 상속 전쟁 23.04.13 564 14 13쪽
108 미하일 백작(2) +1 23.04.12 575 14 12쪽
107 미하일 백작 23.04.11 584 14 12쪽
106 구스타프 후작의 반격 +1 23.04.10 614 15 13쪽
105 제후 선출(2) 23.04.09 619 15 13쪽
104 제후 선출 23.04.08 608 12 12쪽
103 공작의 장례식 +1 23.04.07 648 16 13쪽
» 스타로비치 공작의 양자가 되다 23.04.06 651 17 12쪽
101 게오르그의 최후 +1 23.04.05 667 17 12쪽
100 게오르그와의 결전(2) +2 23.04.04 616 17 12쪽
99 게오르그와의 결전 +2 23.04.03 648 15 12쪽
98 룽바인의 봉기 +1 23.04.02 650 17 13쪽
97 이합집산(3) +1 23.04.01 657 16 13쪽
96 이합집산(2) 23.03.31 646 18 12쪽
95 이합집산 23.03.30 693 19 12쪽
94 타라스 자작(3) +1 23.03.29 683 18 13쪽
93 타라스 자작(2) +1 23.03.28 678 20 13쪽
92 타라스 자작 +1 23.03.27 713 21 13쪽
91 명예 회복 +1 23.03.26 755 18 12쪽
90 황제의 칙서(3) 23.03.25 741 19 13쪽
89 황제의 칙서(2) 23.03.24 736 19 12쪽
88 황제의 칙서 23.03.23 777 19 12쪽
87 농민 봉기(3) 23.03.22 764 19 12쪽
86 농민 봉기(2) 23.03.21 784 18 12쪽
85 농민 봉기 23.03.20 848 20 13쪽
84 지그리드에게 복수하다(2) +1 23.03.19 849 19 13쪽
83 지그리드에게 복수하다 23.03.18 819 20 13쪽
82 용병대장 헬리오스(3) 23.03.17 817 1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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