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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님의 서재입니다.

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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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44
최근연재일 :
2023.07.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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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6.13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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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44화. 그의 이야기.

DUMMY

44화. 그의 이야기.



‘여기가 그 술집인가.’


번잡한 대로에 자리 잡은 술집.

꽃순이가 자살을 결심한 그날, 이 장소에서 중학교 동창회를 가졌다 한다.

화장실 뒤편 길 모퉁이, 단체 손님을 위한 기다란 테이블이 놓여 있다.

열 댓명은 충분히 앉을 수 있는 공간.

꽃순이는 아마도 이 곳에서 친구들의 뒷담화를 들었을 것이다.


[딱 보면 몰라? 아니 땐 굴둑에 연기 날 리 없잖아.]

[그러게 걔 엄마도 걔 구하다 죽었다 들었는데, 혹시 모르지 걔가 그랬을지.]

[설마? 은하 올 때 다 됐다. 이제, 그만해!]

[뭘 그만해! 나 걔랑 같은 대학 같은 과야. 하는 짓 보면 그러고도 남을 얘라니까. 참 나짝도 두꺼워, 손가락질 받으면서도 돌아다닐 생각을 다 하고. 불쌍한 다래 연수 기회까지 빼앗고 미안하지도 않나? 나 같으면 집에 쳐박혀···.]


이쯤에서 은하 성격상 뺨을 한 대 후렸겠지.

그리고 악에 바친 친구에게 모욕이란 모욕은 다 듣게 됐을 테고.

우주의 이야기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상상력을 가미한 공상에 지나지 않지만, 그날 있었던 일과 별반 다르지 않을 거 같아 이마에 주름이 잡혔다.

뺨을 맞은 친구는 그 이후 은하의 가슴에 대못을 박는다 하였다.

평소의 은하라면 머리끄덩이를 잡고 끝까지 싸웠을 테지만, 악바리를 쓸때마다 튀어나오는 엄마의 죽음에 결국 가게를 뛰쳐나간 이는 그녀가 되었다.


[네 엄마도 네가 죽였지? 넌 그러고도 남을 년이야.]


가게를 박차고 가려는 데도 뒤통수를 향해 조롱이 이어졌다.

우주가 상대 머리체를 잡고 흔드는 통에 막을 내렸지만, 가시는 깊게 박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전해 들은 이야기로 만든 허구임에도 내가 겪은 것처럼 가슴이 미어졌다.

정의를 구현한답시고 떠들어댄 모진 말. 하지만 무지에 비롯된 정의는 무식한 자의 신념에 불과했다.


‘가장 행복했던 날 가장 슬퍼 졌다. 2001년 10월 13일.’


그날은 은하의 어머니가 사고를 당한 날이었다.

우주도 은하를 알기 전 일이라 잘 모르지만, 기일이 다가올 때마다 울어 대충은 알고 있었다 한다.

그녀의 어머니는 바다에서 돌아오는 길, 식당 앞 골목에서 변을 당했다.

그날 떼를 부리지만 않았어도 벌어지지 않았을 텐데, 피곤함에 부린 투정이 마지막 투정이 되고 말았다.

차량 급발진 사고.

그녀의 잘 못도 그녀의 어머니의 잘못도 아니다.

하필 시동 거는 차량 앞에서 떼를 부렸고 평소 결함이 있던 차는 순식간에 최고 속도로 두 사람을 덮쳤다.

찰나, 어머니가 경로 밖으로 민 덕에 그녀는 철과상으로 끝났지만, 덮쳐 온 차량에 어머니는 무사하진 못했다.

늘 부리던 응석도, 따뜻한 격려도, 아침마다 속삭여 주던 사랑도 그 날 이후 제 것이 아니게 되었다.

운전자는 구속됐고 차량결함은 인정되지 않았다.

되려 피해자인 아버지가 나서서 변호까지 해주며 대기업과 싸웠지만, 결국 운전자는 철창 신세를 지고 말았다.

가해자를 피해자가 변호해 주는 비 현실적인 상황. 하지만 법은 그에게 유죄를 선고했다.

그날 이후라고 한다.

잘 나가던 아버님께서 인권 변호사의 길을 가게 된 계기는.

브레이크 패드에서 연기가 나는 데도 울며 브레이크 페달에서 발을 떼지 않던 운전자를 떠올리며 불합리한 세상에 맞서는 사람이 되겠다 결심한 것이다.

그러길 3년.

아버님은 한계를 느끼고 정치에 입문하게 된다.

진짜 가해자가 없는 재판이 없도록, 억울한 피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더 높은 곳을 향해 가시밭 길을 마다하지 않았다.

참으로 인생은 기구하다.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겠다는 한 걸음 한 걸음이 그녀에게 상처가 되다니.

제 길도 아니고 끼어들고 싶은 생각도 없는데, 세상은 약한 그녀를 물고 늘어져 더럽혔다.

못 되 먹은 심보, 벌받는 거라 여겼는데. 슬픔을 가리기 위한 방어기제 일 줄이야.

나는 텅텅 빈 단체석을 바라보다 흑형의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야! 여기 너무 비싼데 아니냐? 우리와 어울리지 않는 장소 같은데.”

“내가 살게. 간단히 먹고 가자!”

“무슨 바람이 불어서. 네가 사주는 거라면 깡소주에 새우깡도 감지덕지인데.”

“그냥 나가?”

“아니, 그럴 줄 알고 웰컴 팝콘 먹고 있었지!”


흑형은 혹여 나갈까? 우악스럽게 쥔 팝콘을 입구녕에 밀어 넣었다.

나는 나가자며 녀석의 옷깃을 끌다가 피식 웃고는 자리에 앉았다.

이 곳에 온 이유는 다른 뜻이 있어 서가 아니다.

그냥 와보고 싶어서.

생각없이 뱉은 비수가 그녀에게 어떤 상처가 되었는지 같은 장소에서 느껴보고 싶어 서다.

언론의 집중 포화에도 갖은 멸시에도 늘 당찼다던 그녀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당당함으로 줄곧 가려왔던 그늘에 먹힌 이유를 공감하고 싶어 서다.

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재즈바.

나는 여기까지 와서 술잔을 기울인다.

몇 없는 손님들의 잔잔한 대화가 음악 소리에 뒤 섞이고 오늘 따라 할 이야기 없는 우리 두 사람은 지루하게 술잔을 부딪혔다.

그때 문이 열리고 낯익은 얼굴이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그는 구석에 자리잡은 우리를 발견하지 못했는지 같이 온 일행과 남은 창가 자리에 앉았다.


“라이칸의 새로운 타켓인가 본데?”

“쟤도 참 열심히 산다. 백화점 사람들 피해서 여기까지 오고. 처음 보는 앤데 누군지 알아?”

“낸들 아냐? 2층은 아닌거 같고 아마 여성복 코너 알바겠지. 왜? 또 끼어들게?”


나는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고 턱을 괸 체 두 사람을 지그시 바라봤다.

그제야 우릴 발견했는지 라이칸은 엉덩이를 들썩이다 붙이고 짜증 섞인 표정으로 우릴 주시했다.


“아 술 맛 떨어져. 내가 여기까지 와서 저 새끼 작업 거는 꼴을 봐야 하나!”

“남이사 작업을 걸든 꼬챙이를 걸든.”

“남인 꽃순이는 그렇게 챙기더니, 너 솔직히 말해. 그때부터 사귀고 있었지?”

“그땐 죽도록 싫었거든. 그러니 네 게 꼬셔보라 바람 넣었던 거고.”

“아무튼 이 새끼는, 그럼 왜 갑자기 좋아진 건데.”

“몰라, 좋아지는데 이유가 필요하냐!”

“난 필요해! 너 때문에 내가 얼마나 난처한 줄 알아? 네가 내 핸드폰으로 허구한 날 전화하는 통에 여친이 의심하기 시작했단 말이야. 명호가 진짜 남자가 맞냐며 전화하겠다는 걸 뜯어 말리느라고 얼마나 힘들었는 줄 알아?”

“쏘리.”

“아···. 이 새끼, 사과도 담백하네. 아 열받아. 말 안 해줄 거면, 다신 내 핸드폰 쓰지마!”


줄 거면서 심통은.

나는 와인 한 모금으로 녀석의 투정을 씻어 버리고 잔잔한 음악에 귀 기울였다. 그런데 잡음이 섞여 집중할 수 없었다.

라이칸의 목소리.

원체 냄새나는 목소리라 듣지 않으려야 않을 수 없었다.


“다래씨 이런데 처음이야?”

“네. 주임님 덕분에 이런 데도 와보고 감사해요.”

“나랑 어울리면 자주 오게 될 거야.”

“여기 비싸지 않나요?”

“에이, 내가 아끼는 동생에게 이정도도 못 사주게. 와인은 바틀로 주문했으니까 부족하면 말하고.”

“저 술 잘 못해요.”


음흉한 새끼. 월급이 얼마나 된다고 있는 척은.

꼬셔서 어떻게 해보려는 꺼먼 속내가 아니꼬와 입술을 비틀어 주었다.

그는 뒤 통수가 따가운지 때때로 뒤돌아보았는데, 그때마다 우리는 끊어진 대화를 이으며 관심 없는척 눈길을 거뒀다.

그런데 다래라.

언제 들어 본 이름인데, 나는 낯익은 이름에 고개를 갸웃하며 생각에 잠겼다.


“왜, 타이밍 재고 있냐? 깽판 놓으려고?”

“아니 저 여자, 이름이 다래라는데 언제 들은 적 있는 거 같아서.”

“어, 그러고 보니 나도 들은 적 있는데.”

“그래? 누군지 알아?”

“아 맞다. 이번 새로 사귄 여자친구. 걔 친구가 다래였어.”

“천이백삼십삼번의 친구?”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니까.”


얼굴 한번 본 적 없는 그의 여자친구에게 들었을 리 만무하고.

나는 언제 들었는지 떠올리려 인상을 써가며 와인을 음미했다. 하지만 아무리 떠올리려 해도 이름과 매칭되는 인물은 없었다.

흔한 이름이라 익숙하다 느껴졌겠거니.

샐러드를 와그작 씹어, 떫은 맛을 씻어 내고 이어지는 흑형의 이야기에 집중했다.


“쟤 엄청 공부 잘한데. 여친 친구 중 유일하게 한국대 출신이야.”

“한국대? 거기 다니는 애가 뭐가 아쉬워서 알바를 해? 차라리 과외를 하는게 더 많이 벌 텐데.”

“그건 나도 모르지. 휴학 중이란 이야기는 들었는데, 무슨 사정이 있을지.”


나는 곰곰이 생각하다 더는 떠오르게 없어 고개를 돌렸다.

어차피 나와는 상관없는 일. 그와 엮이면 피곤하니, 듣고 싶지 않아 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곳은 너무 조용한 곳.

관심을 갖지 않으려 해도 놈의 흉악하고 냄새나는 이야기가 귓바퀴에 부딪혀 듣지 않을 수 없었다.


“벌써 어지러워요. 이제 그만 먹을래요. 새 알바자리는 언제 알려 주실 건가요?”

“온지 얼마나 됐다고 그 이야기야. 어련히 알려 줄 것을.”

“저 이제 가봐야 해요. 이제 알려 주세요.”

“다래씨도 참. 알았어. 누가 보면 꼭 내가 술 먹여서 어떻게 해보려는 줄 알겠다.”

“아닙니까?”

“당연히 아니···. 명호씨가 낄 자리가 아닌거 같은데.”


어쩌다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은근히 오른 취기는 날 여기까지 끌고 와 버렸다.

그냥 모른척하려 했는데, 꽃순이와 오버랩 되며 나도 모르게 끼어들어 버렸다.

어차피 사이도 안 좋겠다. 꿀리는 건 없었다.

알지도 못하는 사람 일에 끼어든 건 조금 후회됐지만, 이왕 온 거 끝까지 가 볼 생각이다.

놈의 꼬락서니가 얄미워서라도 깽판을 놔야 겠다.


“주임님 나이도 찰 만큼 찼는데 언제까지 알바생한테 치근덕 댈 겁니까?”

“말 참 ㅈ같이 하시네. 네가 봤어? 봤냐고!”

“그렇게까지 말씀하신 다면 대답해 드리는게 인지상정. BMX매장 알바 대리님과 술 마시고 다음날 무단 결근. 슈프린세스 알바 문화센터 자리에 혹해 넘어갔다 얼마 못 가고 퇴사. SI루즈 알바 모텔에서 당신과 나오는 장면을 목격 당하고 그대로 빤스런. 그리고 엔지패션 시니어···.”

“이···. 이 새끼가 진짜!”

“왜요? 아직 시작도 안 했는데.”

“내 참 똥이 더러워서 피하지.”

“저는 쇠똥구리라 똥을 잘 굴립니다. 이렇게.”

“허, 끼리끼리 만난다더니. 어쩜 하는 짓이 똑같은지. 다래씨 가자.”

“혼자 가시죠. 다래씨는 교육이 더 필요할 듯싶은데.”

“보자 보자 하니까!”


날아오는 주먹을 가뿐하게 피해 주었다. 그러자 놈은 더욱 씩씩대며 마구잡이로 주먹을 휘둘렀다.

거리를 벌려 애먼 주먹을 흘려주고 한방 날릴 타이밍을 쟀다. 하지만 흑형이 말려 유혈사태는 일으키지 않았다.

나는 한 대 쥐어 박으려다 합의금이 무서워 깨어나려는 흑염룡을 잠재워야 했다.

그는 화를 못 이겨 씩씩거리더니 그대로 박차고 주점을 나가 버렸다.


“이야 이명호. 소심한 네가 설마 진짜 할 줄 몰랐다.”

“내가 왜 소심해!”

“사랑이 대단하긴 한가보다 사람을 다 변화시키고.”

“개소리 작작하고, 계산은 하고 나갔어?”

“아니, 너에게 뒤를 부탁한 듯하다.”

“이런 개새끼가 있나.”


내가 먹은 것 만해도 출혈이 상당한데 남의 테이블 것까지 계산하게 생겼다.

그러니 남의 일에 함부로 끼어드는 게 아닌데.

이제 와 모른척할 수도 없고, 깽판 놓은 건 나니까. 책임은 져야했다.

흑형의 말만따라 꽃순이를 만난 이후 내 성격이 변한 거 같기도 하다. 정확하게 말하면 닮아 가고 있다고 해야 하나?


“다래라고 했지? 네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 난 소라 남친. 그리고 얘는 너의 흑기사 명호.”

“아 네.”

“고마워할 필요는 없어.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으니까.”

“아직 소개시켜 준다는 알바자리도 듣지 못했는데···.”

“그런 자리는 없어. 널 꾀어낼 밑밥일 뿐이지. 있어도 정상적인 직업은 아닐 거야.”

“그렇군요.”

“저 새끼랑은 말도 섞지마. 아주 더러운 놈이니까.”

“저도 들은 게 있어서 잘 알고 있어요. 아무튼 감사해요. 그럼 전 이만 일어나 볼게요.”


못내 아쉬워하는 표정. 그리고 날 대 놓고 뜯어봤다.

알면서 여기까지 왔다는 대범함에 절로 인상이 구겨져 시선을 피했다.

겉 모습은 소심해 보이는데 얼마나 당차던지, 잠시 비친 이중성에 콧바람이 새어 나왔다.

멀어지는 그녀의 뒷모습을 눈에 담았다. 왠지 조만간 다시 마주칠 거같응 느낌에 눈인사에도 멍하니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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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그의 이야기. 23.06.11 23 0 12쪽
42 41화. 그녀의 이야기. 23.06.10 19 0 13쪽
41 40화. 그의 이야기. +2 23.06.09 20 0 12쪽
40 39화. 그녀의 이야기. 23.06.08 19 0 11쪽
39 38화. 그의 이야기. 23.06.07 16 0 14쪽
38 37화. 그녀의 이야기. +2 23.06.06 28 1 15쪽
37 36화. 그의 이야기. 23.06.05 16 0 14쪽
36 35화. 그녀의 이야기. 23.06.04 18 0 14쪽
35 34화. 그의 이야기. 23.06.03 20 0 13쪽
34 33화. 그녀의 이야기. 23.06.02 17 0 14쪽
33 32화. 그의 이야기. 23.06.01 19 0 12쪽
32 31화. 그녀의 이야기. 23.05.31 18 0 13쪽
31 30화. 그의 이야기. 23.05.30 20 0 14쪽
30 29화. 그녀의 이야기. 23.05.29 20 0 14쪽
29 28화. 그의 이야기. 23.05.28 16 0 13쪽
28 27화. 그녀의 이야기. 23.05.27 19 0 12쪽
27 26화. 그의 이야기. 23.05.26 19 0 13쪽
26 25화. 그녀의 이야기. 23.05.25 18 0 12쪽
25 24화. 그의 이야기. 23.05.24 20 0 12쪽
24 23화. 그녀의 이야기. 23.05.23 21 0 14쪽
23 22화. 그의 이야기. 23.05.22 24 0 12쪽
22 21화. 그녀의 이야기. +2 23.05.21 24 0 13쪽
21 20화. 그의 이야기. 23.05.20 24 0 13쪽
20 19화. 그녀의 이야기. 23.05.19 26 0 12쪽
19 18화. 그의 이야기. 23.05.18 23 0 12쪽
18 17화. 그녀의 이야기. 23.05.17 25 0 14쪽
17 16화. 그의 이야기. 23.05.16 25 0 15쪽
16 15화. 그녀의 이야기. 23.05.15 27 0 12쪽
15 14화. 그의 이야기. 23.05.15 28 0 12쪽
14 13화. 그녀의 이야기. 23.05.14 32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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