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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님의 서재입니다.

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드라마

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44
최근연재일 :
2023.07.11 18:35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2,445
추천수 :
28
글자수 :
421,635

작성
23.05.29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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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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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쪽

29화. 그녀의 이야기.

DUMMY

29화. 그녀의 이야기.



탁한 누런빛 국물에 들깻가루 둥실.

잘게 썰린 오리고기 위로 미나리 한가득.

초장 소스에 오리 살을 얹어 미나리 듬뿍 넣어 먹으면.


‘이런 맛이었구나!’


이 오리탕 집은 나보다 오랜 세월 같은 자리에 존재했었다. 그리고 어려서부터 수십 번 방문해 세월 따라 인테리어가 어떻게 바뀌었는지도 잘 안다.

이곳은 아빠가 자부심 있게 추천하는 맛집 이자 우리 집 외식 1번지이다. 그런데 왜 나는 오리탕을 처음 먹어본 느낌일까?

몸이 바뀌어서? 그렇다면 오리 백숙은 뭐지?

오리는 원래 이런 국물에 미나리를 넣어 먹는 건데 왜 희멀겋한 백숙을 떠올린 거지? 설명할 수 없었다.

주인의 흔적이 남아서일까?

계란처럼 몸이 기억하는 까닭일까?

책으로 배운 것 같은 기억과 다른 맛의 향연에 나는 오리처럼 소리를 꽥 지르고 말았다.


“처음 뭐?”


숨이 턱턱 막히고 시야가 흐려져 녀석의 물음에 대답할 수 없었다.

가스레인지 위 탕에서 끓어오르는 수증기 때문이 아닌 등골이 오싹해져 그럴 수 없었다.

내가 보고 있는 오리탕은 분명 토막 난 고기 위로 미나리가 산처럼 쌓인 오리탕인데 겹쳐진 기억에는 백숙처럼 요염하게 다리를 꼰 뽀얀 국물이었다.


‘그녀가 돌아오려는 징조일까?’


몸서리쳐지게 싫은 상상에 가쁜 숨이 몰아 숴 졌다.


“급하게 먹더니 체했냐?”

“···.”

“괜찮아? 소화제라도 사다 줘?”

“괜···. 괜찮아. 신경 쓰지 말고 먹어.”

“그러게 천천히 좀 먹지는. 콜라라도 먹어봐!”

“내버려 두고 먹으라고!”

“왜 짜증이야! 콜라 따라 놨으니까 먹든지 말든지.”


‘아니야, 아닐 거야. 갑자기 징후도 없이 그럴 리는 없을 거야!’


부정하며 고개를 저었지만, 마음은 진정되지 않았다.

이 몸에 기생하게 되었을 때도 징후가 없었으니 그녀가 돌아오는 것 또한 다르지 않을 것 같았다.


‘이렇게 슬며시 지워지는 건가? 그때처럼 불현듯?’


나는 나를 잃을지도 모른다는 슬픔에 눈물이 차올랐다.

어떻게 든 들키지 않으려, 애꿎은 천장만 봤지만 노력이 무색해지게 터진 눈물은 결국 볼을 타고 흘러버렸다.

몰래 수습하려 했는데 그런 날 형이 보고 있었다.

뭐라 말을 걸었던 거 같긴 한데 하나도 들리진 않았다.


“시스터, 설마 나와 같은 주식을 산 것이더냐?”

“잃고 말 거야!”

“걱정 마라 시스터. 그분은 절대 그럴 사람이 아니니. 언론이 왜곡하고 폄하하며 편파적인 기사를 써도 우리는 절대 흔들려서는 안 된다.”

“이대로 사라져 버리면 어쩌지?”

“잠시 의원직을 내려놓으셨지만, 다시 나타나 나의 주식을 부흥의 길로 인도하실지니. 시스터는 걱정하지 말고 이 오빠만 믿고 기다리면 된다.”


마음 어지러워 죽겠는데 무슨 개소리인지. 그래서 대꾸하지 않았다. 게다가 그럴 수도 없었다.

낌새를 눈치첸 우주의 눈매가 가늘어져 있어 서다.

지금까지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으려면 빨리 변명을 만들어야 했다.

감정은 추슬러지지 않았지만, 걱정은 추후 문제니 당장 급한 불부터 꺼야 했다.


“고추 만진 손으로 눈을 비벼 버렸지 뭐야!”

“누누···. 누구의 고고···. 고추를?”

“메추리 알 확 까 버릴까 보다!”

“허허···. 허거걱.”


밤나무골 도령 덕분에 그만 웃고 말았다.

생각한다고 뭐 달라질 게 있다고 심각했는지.

답도 없는 현상에 궁상을 떨었던 조금 전이 한심스러웠다.

어차피 벌어질 일이라면 현재를 즐기는 수밖에. 게다가 우주의 의심도 풀렸으니 이걸로 된 거다.


‘형이 도움이 될 때도 다 있네.’


나는 격동하던 감정이 추슬리자 좀 전의 현상을 곱씹어 보았다.

아까 와 같은 판단. 하지만 눈물은 나지 않았다.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욕심부린다고 변할 건 없기에. 잠시 안방을 차지한 객은 떠나 줘야 맞았다.

내려 놔야 한다. 내 것이 아니니 내어 줘야 맞다.

염치없이 머무를 생각은 그만두고 남겨준 시간에 감사하며 정리하는게 맞았다.

더는 죄스럽지 않게.

이게 그녀가 돌아오는 징조라면, 그녀가 다시 이 몸을 원한다는 메시지라면, 잠시 빌린 나는 사라져 줘야 맞았다.

사실 이 생각을 오늘 처음한게 아니다. 몸이 바뀌고 줄 곧 해온 생각이었다.

처음엔 얼마나 화가 났는지 모른다.

원하지 않았다고 바란적 없었다고 그러니 다시 나타나지 마라 악을 썼었다.

이렇게 만든건 당신이니 자격이 없다고 이젠 내꺼라 주장했다.

그땐, 시한부 선고받은 환자처럼 인정할 수 없어 화를 냈었다.

지금은 많이 정리가 됐다. 그녀가 조금씩 나올 때 마다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완전히 버리지 못했지만, 많이 털어낸 후라 이처럼 포기가 빠를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난 정말 가족들에게 잘해준 게 하나도 없구나!

녀석이라도 빨리 정신 차리고 중소기업에라도 취직해 부모님의 환한 얼굴을 보고 싶은데, 오늘처럼 마냥 행복해하는 모습만이 아니라 대견해하는 모습도 보고 싶은데.

받아들였더니 다른 이유로 마음이 울적해졌다.

두 형제에게도 살갑게 대하지 못했고 부모님께는 효도 한번 못했는데 남은 시간이 길지 않아 마음이 편치 않았다.

억지로 눈물을 참자 가슴이 턱턱 막히고 볼이 파르르 떨려 왔다.

사라질 위기에 닥치고 나서야 깨닫다니. 이런 내가 한심스러워 또 눈물이 났다.


“가시나 니 진짜 게안나?”

“고추가 상당히 매워!”

“눈 안 씻어도 되겄냐? 토끼새끼 마냥 허벌라게 빨개 븐단께.”

“안 되겠다. 나 좀 씻어 내고 올게!”

“같이 가줘?”

“아니, 혼자 갈 수 있어.”


말은 혼자 충분하다 했지만, 눈이 아픈데 다리가 휘청거리고 말았다.

명호가 잡아줘서 넘어지는 건 면했지만 별거 아니라는 생각에 걱정을 덧씌우고 말았다.


“앞이 안 보여서 그만.”

“같이 가자.”


그가 부축해주니 더욱 감정이 북받쳐 올랐다.

저 자리가 내가 있을 자리인데 쿨 하게 양보했던 마음은 돌아서 매섭게 날이 서려 버렸다.


“됐어. 놔!”

“그래도···.”

“이제 잘 보이니까, 비켜!”


녀석이 걱정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비참해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내가 망친 분위기를 피해 서둘러 화장실로 몸을 피했다.

세면대를 딛고 서자 신음 섞인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내렸다. 절대 바라지 않았던 비극적인 새드 엔딩에 어깨까지 들썩이게 되었다.

돌아갈 수도 없고 머무를 수도 없고 갈 곳 잃은 영혼은 눈물에 씻겨 하수구로 직행했다.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눈을 씻고 들어가려다 샘솟아 다시 씻기를 반복했다.

겨우 징조일 뿐인데 그렇게 서러울 수가 없었다.

그런 나를 다독이며 화장실 문 너머에서 녀석이 말을 걸어 주었다.


“괜찮냐? 너 고추는 손도 안댔잖아. 갑자기 무슨 일이야?”

“스토커야? 나 관찰해?”

“그러지 말고 들어 줄게 말해봐! 유진이란 그 여자랑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없어. 또 생리하려나 보다.”

“자궁이 두 개냐? 보름에 한 번씩 생리하게!”

“날짜도 세고 있냐?”

“어찌나 쇼킹했던지 세지 않아도 알겠다.”

“마음 추슬렀어. 됐으니까 가서 마저 먹어!”

“다 먹었어. 여기서 기다릴 테니 마저 일 봐. 설마 설사는 아니지? 내가 너 똥 싸는 소리 듣고 며칠을 밥을 못 먹었다.”

“설사야 들어가 있어.”

“그러고 보니 그 가락 참 구성지던데 한 번 더 듣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새끼 같잖은 위로는. 그런데 우습게도 마음이 진정되며 편안해졌다.

내가 녀석이었어도 저런 말을 했을까?

이제는 내가 녀석이었다는 사실도 까마득해졌다.


‘내려놓자. 원래 내 것도 아니고 녀석은 더 나 같으니, 그걸로 된 거다.’


그렇게 생각하니 정말 거짓말처럼 후련해졌다.

녀석의 위로는 녀석을 인정하게 만들었고 희망 없는 욕심을 거품처럼 꺼트렸다.

‘내 것이 아니다, 내 것이 아니다.’ 수없이 되새김질해도 남아 있던 욕망은 작은 찌꺼기만 남기고 가슴 깊이 수그러들었다.


“고맙다.”

“뭐가?”

“네가 나라서.”

“뭔 소리야.”

“그냥 그런 줄 알아!”

“또 실없는 소리나 하고. 좀 괜찮아진 모양이다?”

“이제 눈이 안 맵네.”

“가자 그럼.”


퉁퉁 부은 눈으로 녀석을 마주했더니 녀석은 허리까지 꺾어가며 크게 웃어 보였다. 얄밉진 않았지만 늘 그랬던 것처럼 정강이를 한 대 차주고 자리에 앉았다.

이곳에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다 모여 있다.

사라질 땐 사라지더라도 못다 한 효도와 가족의 정을 나누고 싶다. 사형수처럼 언제까지 볼 수 있을지 기약이 없기에 한순간, 한순간을 소중히 다루고 싶다.

나는 그 후로 과하게 밝은 척 망가져가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한 시간이 더 지났을까?

어느덧 가족 모임이 마무리되고 우린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게를 나섰다.

해는 이미 져버려 하늘은 어두웠지만, 찬란한 문명에 거리는 별 하나 없이 밝았다.

그 빛은 날 비춰 그늘을 지웠다.

덕분에 불현듯 떠올라 미소가 어색해져도 눈치체는 이는 없었다.

나는 우울해지려면 마음을 다잡았다.

걱정은 덧없고 남은 삶은 짧으니 우울해질 시간도 아까웠다.

나는 나를 품어준 세상에 감사하며 남은 삶을 행복하게 지내보겠다 다짐했다.

생각에 잠긴 날 대신해 우주의 배웅은 도산이 했다. 택시가 빨리 잡혀 그는 금세 돌아와 곁에섰다.

머리를 긁적인 그가 뜬금없이 부탁을 해왔다.

평소 같았으면 발이 먼저 나갔을 테지만, 작은 거라도 베풀고 싶어 그의 청을 들어주었다.


“거시기 꽃순아, 쪼까 힘들겄지만 나한테 오빠 한번 해봐라잉.”

“술 취했어? 뭐, 어려울 것도 없지.”

“저스트 모먼트. 기다려 보랑께. 맴 좀 추스려불고.”

“떨지 마! 어차피 우린 이어질 수 없으니까.”

“엔간치 해라잉. 맥업씨 그런 말을 해쌌냐. 딴 듯 없응께 오해하덜 말라고”

“알았어. 오빠.”

“아따, 뉘앙스가 고것이 아닌디. 뽀짝 다가와 쬐까 간드러지게 해봐라잉.”

“거 참 주문 까다롭네. 오빠아앙!”

“니는 틀려브러쓰야. 이거시 아니여! 뭐 다냐 뭔 데, 이리 싱숭생숭 해븐다냐.”


오른발이 움찔움찔.

방금까지 잘해주겠다 결심하고 다짐했는데, 그의 어이없는 요구에 몸이 자꾸 반응했다. 나는 최대한 절제하려 억지 미소를 지었다.

그때였다.


‘부르릉.’


자동차 엔진 소리에 반응한 몸이 움찔. 나도 모르게 뒷걸음을 쳤다. 그리고 헤드라이트가 얼굴을 비추자, 놀란 몸은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었다.

놀랄 일도 아닌데, 고작 자동차 시동소리에 몸까지 떨다니. 이유모를 그녀의 심리까지 전해져 엉덩이 보다 가슴이 더 아렸다.

나는 떨리는 손을 부여잡고 구겨지는 얼굴을 가까스로 폈다. 그리고 아까 넘어진 건 발이 꼬여 그런 거라며 이상 먹먹한 감정을 구겨 밀어 넣었다.

그러자 이번엔 밤나무골 도령이 내 인내심을 테스트해 왔다.


“씨스터, 혹시 남는 돈 있으면 나와 한배를 타는 건 어떠한가?”

“물타기 하게?”

“나를 믿고 내 감각을 믿고 한번 투자해 봄이 어떠한가?”

“얼마 필요해?”

“한도는 없으나 적어도 300은 투자해줬으면 하는데. 때리지는 말고.”

“내가 왜 너를 때려! 집에 가면 검은 봉지에 있으니까. 이따가 줄게.”

“허거걱, 이렇게 순순히? 돈으로 때리려는 건 아니겠지?”

“때리고 줘도 돼?”

“그렇다면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명호는 상장 폐지가 뻔하다며 길길이 뛰었지만, 그가 원한다면 그래 주고 싶었다.

똥 손에 팔랑귀 그리고 운도 지지리 없는 건 알지만, 나에게까지 손을 벌리는데 모른 척하고 싶진 않았다.

이렇게라도 그동안의 괴롭힘을 털어 주었으면, 시계를 팔고 남은 돈에 그간 벌었던 돈까지 얹어 주었다.


“너 시한부 판정받았냐?”

“비슷하지.”

“얼씨구나. 시한부치곤 평온하다. 해탈했냐?”

“비슷하지.”

“난 네가 이러는 게 더 무섭다.”

“너도 오빠라 듣고 싶냐? 해줄까?”

“아서라. 나는 새끼라고만 안 해줘도 감사할 따름이니.”

“소박하네. 부탁 있으면 너도 말해 들어줄 테니.”

“부탁이 있어.”

“뭐? 말해봐. 내가 들어줄 수 있는 건 다 들어줄 테니까.”

“갑자기 왜 그러는지 말해줘! 네가 평소 같지 않으니까 장난도 못 치겠잖아.”

“그런 거 없어. 그냥 오리를 먹고 과거를 반성하게 된 거지!”

“오리탕이 명약인가 보네. 더러운 성깔도 교정해 주는 것 보니.”

“성깔까지는 교정 못 했나 보다. 내 주먹이 움찔거리는 거 보니.”

“이제야 좀 너 답네.”

“나답다라. 그건 그렇고 너 언제까지 대기업만 원서 넣어 주구장창 떨어질래?”

“웬 참견?”

“너도 참견했잖아. 부모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야. 그만 눈 좀 낮추자.”

“나도 알아. 아직 시작이니까. 조금만 더 해보고.”


내가 녀석이었으니 누구보다 더 그 심정을 잘 안다.

조금만 뻗으면 닿을 거 같아서 놓지 못하는 그 마음을.

자격증도 별로 없고 토익 점수도 높지 않지만, 프로그램은 누구보다 더 잘 짰다.

간단한 어플을 만들어 상도 받았고 핸드폰 게임을 교정해서 용돈 벌이도 했다. 가끔 하청 받아 작업했던 중소기업에서 입사 제안도 받았고 나름, 이 방면에서 뛰어나다 자부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학벌이 우선인 세상.

꿈을 펼치기엔 대기업의 벽은 아득히 높았다.

나는 이미 그들이 정해 놓은 기준조차 제대로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그렇지만, 놓을 수 없었다.

나보다 못했던 선배가 같은 업종 대기업에 입사를 하고 늘 뒤쳐졌던 친구가 잘되서 거만하게 너스레 떠는 꼴을 봐서.

낯추고 싶지 않았다.

그들 보다 못난 게 없기에 이대로는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이 몸이 되자 현실을 직시할 수 있었다.

나는 친구와 달리 정해 놓은 기준도 만족 못한 풋내기였으며 선배처럼 연줄도 없으면서 사회를 탓만 하는 부적응자일 뿐이었다.

구두 파는 알바에 피신했으면서 알아주지 않는다며, 능력을 온전히 평가해 주지 않는다며, 사회에게 원인을 전가했다.

그걸 알기에 사라지기 전 녀석을 설득하고 싶다.

더 늦기 전에 녀석이 당당해진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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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그의 이야기. 23.06.11 21 0 12쪽
42 41화. 그녀의 이야기. 23.06.10 19 0 13쪽
41 40화. 그의 이야기. +2 23.06.09 18 0 12쪽
40 39화. 그녀의 이야기. 23.06.08 16 0 11쪽
39 38화. 그의 이야기. 23.06.07 15 0 14쪽
38 37화. 그녀의 이야기. +2 23.06.06 25 1 15쪽
37 36화. 그의 이야기. 23.06.05 16 0 14쪽
36 35화. 그녀의 이야기. 23.06.04 17 0 14쪽
35 34화. 그의 이야기. 23.06.03 17 0 13쪽
34 33화. 그녀의 이야기. 23.06.02 16 0 14쪽
33 32화. 그의 이야기. 23.06.01 17 0 12쪽
32 31화. 그녀의 이야기. 23.05.31 16 0 13쪽
31 30화. 그의 이야기. 23.05.30 19 0 14쪽
» 29화. 그녀의 이야기. 23.05.29 20 0 14쪽
29 28화. 그의 이야기. 23.05.28 16 0 13쪽
28 27화. 그녀의 이야기. 23.05.27 16 0 12쪽
27 26화. 그의 이야기. 23.05.26 18 0 13쪽
26 25화. 그녀의 이야기. 23.05.25 17 0 12쪽
25 24화. 그의 이야기. 23.05.24 20 0 12쪽
24 23화. 그녀의 이야기. 23.05.23 20 0 14쪽
23 22화. 그의 이야기. 23.05.22 23 0 12쪽
22 21화. 그녀의 이야기. +2 23.05.21 24 0 13쪽
21 20화. 그의 이야기. 23.05.20 22 0 13쪽
20 19화. 그녀의 이야기. 23.05.19 25 0 12쪽
19 18화. 그의 이야기. 23.05.18 21 0 12쪽
18 17화. 그녀의 이야기. 23.05.17 25 0 14쪽
17 16화. 그의 이야기. 23.05.16 23 0 15쪽
16 15화. 그녀의 이야기. 23.05.15 27 0 12쪽
15 14화. 그의 이야기. 23.05.15 28 0 12쪽
14 13화. 그녀의 이야기. 23.05.14 3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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