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스프링쿨러 님의 서재입니다.

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웹소설 > 일반연재 > 퓨전, 드라마

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44
최근연재일 :
2023.07.11 18:35
연재수 :
73 회
조회수 :
2,469
추천수 :
28
글자수 :
421,635

작성
23.05.26 09:50
조회
18
추천
0
글자
13쪽

26화. 그의 이야기.

DUMMY

26화. 그의 이야기.



바닥, 벽, 하물며 천장까지 페인트칠도 안 된 건물은 외벽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다. 하지만 이게 의도된 인테리어임을 증명하며 왁스 칠 된 바닥은 빛을 받아 번질거렸고 배선 하나 없이 깔끔하게 천장에는 에어컨도 달려 있다.

무대로 보이는 작은 공간에는 전자피아노를 비롯해 각종 음향기기가 설치되어 있고 중앙에는 스탠드 마이크도 한 채 서 있다.

흥겨운 음악이 흐르는 식당 안, 손님들의 입가엔 미소가 끊이지 않고 몇몇은 그루브에 맞춰 들썩이는 이도 있었다.

마주 앉은 샤넬도 어느새 분위기에 취해 딱딱했던 표정이 풀리고 있다. 반면 나는 생각보다 큰 볼륨에 인상을 구겨졌다.

같은 테이블에 앉은 샤넬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아, 좋아했던 음악도 소음으로 들릴 지경이었다.

나도 나이를 먹었나 보다.

스무 살 땐, 이런 시끌벅적 한 분위기가 좋았는데.

20대 후반에 들어서자 조용히 이야기 나누며 미래를 이야기하는 게 좋아졌다.

30대가 되면 과거만 이야기하게 되고 40대가 되면 성격이 또 변해 모임도 귀찮아져 뜸해진다 하던데.

나도 평범한 사람들처럼 같은 세월의 강물을 타고 그렇게 흘러가는가 보다.


“오빠, 여기 별로야?”

“아니, 나쁘지 않아. 그런데 떡볶이 먹는 장소 치고는 지나치게 화려하다.”

“언제는 이런 화려한 곳에서 떡볶이를 먹어야 신명 난다고 해 놓고는.”

“내가 그랬던가?”


역시 난 그녀와의 기억을 전부 잃었구나!

별로 새삼스럽지 않은 혼란이라 피식 웃음이 새어 나왔다.

드문드문 이곳의 기억이 떠오르긴 했다.

모퉁이를 돌아 화장실이 있다는 사실도. 그 화장실은 포차의 크기에 비해 남녀 공용으로 작다는 사실도.

10시가 되면 무명가수가 노래를 부른다는 것도 알고 남남, 녀녀 테이블끼리 엮어주는 이벤트도 한다는 사실도 모두 알고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기억이 무색하게 여기서 무얼 했는지는 오리무중이다.

굳이 이런곳까지 찾아와 떡볶이를 먹었다는 사실도, 그녀가 있었다는 사실도.

함께 있던 공간은 덧칠해지고 추억은 지워져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았다.

내게 이 장소와 관련된 기억은 딱 여기까지였다.

나는 기억의 소실을 티 낼 필요 없기에 그녀 말에 맞장구를 쳐주었다.


“맥주에 떡볶이는 진리지.”

“언제는 떡볶이에는 와인이 진리라 해 놓고는.”

“내가 그랬던가?”

“오빠는 늘 그렇게 날 맞춰 줬는데, 와인에 떡볶이 먹고 싶다 해도 들어주고, 극장 대신 철 지난 DVD 보러 비디오방도 같이 가주고, 항상 날 배려해 줬는데.”

“지난 이야기해서 뭐 하겠어! 식으면 맛없어 어서 먹자.”

“나 밉지 않아?”

“···.”


뭐라고 말해야 좋을까?

지금이라도 기억이 없다고 실토할까?

의도를 알 수 없는 가해자와 피해자가 확실한 물음에 나는 섣불리 대답할 수 없었다.

굳이 지난 일을 들추려는 그녀의 의도는 뭘까?

남녀 사이 좋게 헤어졌든 나쁘게 헤어졌든 다음 순서는 같은데, 이곳까지 와 떡볶이를 먹으며 지난 이야기를 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기억이 나지 않는다 자위하며 청을 수락한 내가 나쁜 놈일까?

좋게 헤어진 것도 아닌데 굳이 저녁 약속까지 잡은 그녀가 나쁜 년일까?

어쩌면 확인하고 싶었는지 모른다.

지인들 하물며 꽃순이에게 들은 것도 모자라 당사자에게 듣고 싶었는지 모른다.

가방을 돌려받겠다는 초기 의도마저 퇴색시키면서까지 확인이라는 감투를 씌우고 싶었는지 모른다.

스스로 잊어도 괜찮다 자위해 놓고 과거를 파해 치려 그녀를 이용하려 한 게 아닌가 싶었다.


“가방 먼저 받아!”

“어, 그래 고맙다.”

“막상 주면 거절할 줄 알았는데.”

“안 받으면 여러모로 고달파지거든.”

“꽃순이라는 그 여자 때문에?”

“가장 큰 이유기는 하지.”

“정말 가족이야?”

“이젠 나도 잘 모르겠다. 가족인지 아닌지.”

“여자친구는 아니라는 말이네.”

“···.”


대답을 피해 맥주를 홀짝이자 그녀도 어색하게 입술에 거품을 묻혔다.

서먹해진 사이에 침묵까지 더하니 우리 사이는 더 멀게만 느껴졌다.

그녀의 한숨에 꺼진 거품이 입술을 적신다.

이상하리만큼 익숙한 장면에 냅킨을 쥔 손이 반사적으로 그녀를 향했다.


“손으로 닦아주는 게 좋은데.”

“뭐?”

“아니야.”

“싱겁긴.”

“나 사실 할 말 있어서 오빠 보자고 한 거야. 이 말 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 같아서···.”


무슨 말을 하려 뜸을 들이는지.

그녀는 바로 말할 듯하고는 입술을 지긋이 물었다.

괜스레 옷 매무새를 고친 그녀는 다시 땅이 꺼져라 한숨을 쉬고 나서야 다음 말을 이었다.


“그 사람, 우리 회사 본부장이야.”

“누가?”

“오빠가 친구를 통해 알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 기록이 남거든. 맹세컨대 우리 아무 사이도 아니야.”

“어···. 그래.”

“반응이 그것뿐이야?”

“같은 회사면 같이 어울릴···.”


순간 이명과 함께 주체할 수 없는 현기증이 몰려왔다.

깜깜해진 시야에 몸도 가누기 힘들 지경에 빠졌다.

어지럼을 덜고자 손으로 얼굴을 가리며 지탱했다. 그러자 암흑 속 흐릿한 사진 한장이 맺혔다.

흐리고 바랜 사진.

도무지 알아보기 힘들다.

다만 여자와 남자가 밀착돼 무척 다정해 보인다는 사실만 알 수 있었다.

사진 속 인물이 누군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잊은 기억은 그녀에 관한 것이니 그녀일거라 짐작할 뿐이다.

뜬금없이 왜 기억 속 사진이 되 살아났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처음 떠오른 기억에 혼란스러워 무슨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지조차 잊게 되었다.


“이해 못 할 사진인 건 알아. 하지만 그게 다야.”


실토하듯 쏟아지는 변명에 잃은 기억은 이대로 묻겠다던 안일한 생각은 한달음에 달아났다.

근접해질수록 지워진 과거가 떠오른 것 같아, 비틀거리는 몸을 추슬렀다.

먼저 꺼내지 않으면 굳이 들추고 싶진 않았는데, 이렇게 된 이상 망설일 필요는 없었다.

이상하게 생각하게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이젠 물어서라도 확인하고 싶어졌다.


“우리가 그 사진 때문에 헤어진 거야?”

“그건 아니지만. 미안해 흔들렸던 건 사실이야. 그래서 연락을 피하게 됐고.”

“연락이 두절돼 헤어진 거야?”

“그것만은 아니지만. 나도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그래서 그날 오빠에게 그 말을 한 것 같아.”

“무슨 말을 했길래? 그 말 때문에 헤어지게 된 거야?”

“오빠, 무서워 그만해. 정말 미안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어.”

“그런 뜻은 아닌데···.”

“다시 정식으로 사과할게. 정말 미안해 오빠.”

“그래, 그게 뭐가 중요하겠어. 다 지난 과거지.”

“그래서 하는 말인데···.”


맥주잔을 쥐고 꼼지락꼼지락.

그녀는 말을 다 잇다 말고 입술을 적시며 다음을 망설였다.

나는 설마 하는 뻔한 전개에 그녀 따라 맥주잔만 하염없이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다 결심이 섰는지 그녀가 숙였던 고개를 들어 올린다.

왠지 모를 두려움에 입은 바짝 마르고 동공은 수없이 좌우를 오갔다.


“저 오빠만 괜찮···.”

“떡볶이 맛있냐?”

“어? 꽃순아! 네가 여길 어떻게?”

“떡볶이엔 역시 소주가 진리지. 합석 괜찮지?”

“난 괜찮긴 한데.”

“그럼 그쪽도 괜찮은 거로 알고.”


불현듯 나타난 꽃순이는 의자를 끌어 그녀 옆에 앉았다. 그리고 소주 주문을 넣고 거의 입도 대지 않은 떡볶이를 흡입하기 시작했다.


“이제 와 하는 말인데, 분식집만 못하다. 음식이 예쁘고 분위기만 있으면 뭐해, 맛대가리가 없는걸.”

“야! 네 뒤에 사장님 계셔.”

“아, 쏘리. 일부러 들으라 한 말은 아닌데. 그럼, 이왕 들으신 김에. 떡은 밀떡으로 그리고 고추장은 줄이고 고춧가루를 늘려 보세요. 사람마다 취향이 다르긴 한데 이게 대세 레시피이니까요.”

“고려해 보도록 하죠. 참 맛깔나게 드시는 것 치곤 평가가 짜네요.”

“맛대가리 없다는 말은 취소. 제 취향이 아닌 거로 정정하죠.”

“알겠습니다. 그리고 여기 소주 한병.”


요새 통 잠잠했다 싶더니, 그녀는 어딜 가나 도장 깨고 시작하는 특유의 성품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만약 미친력을 측정하는 기계가 있다면 만화 주인공이 그랬던 것처럼 측정 불가라는 경고와 부서지지 않을까 싶었다.

나는 등장부터 화려하게 분위기를 망치는 의도를 물었다.


“왜 온 거야?”

“시계도 선물 받았겠다. 선물 값은 해야지!”

“진상 떨러 온 것 같은데.”

“그게 내 선물값이야.”

“부정하지도 않네. 누가 널 말리니.”


헤어진 여자친구를 만나러 간다니 걱정되었나 보다.

거짓말이라도 좀 해 줬으면 좋으려만, 당당히 밝힌 직설적인 대답에 얼굴이 다 화끈거렸다.

덕분에 자리는 껄끄러워져 있었다.

샤넬은 그 후 말을 잃었고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몰랐다.

지 혼자 신난 꽃순이.

그녀는 취향도 아닌 떡볶이 한 접시를 깨끗하게 비우더니 다른 먹잇감을 찾아 눈을 빛냈다. 그리고 발견하고 말았다.

십분 전에 돌려받은 가방을.

슬그머니 외투로 덮어 숨기려 했는데 딱 걸리고 말았다.


“오, 이게 샤넬. 때깔 봐라. 직이네.”

“경상도 사투리는 또 어디서 주워들어서는.”

“야, 줘봐 봐. 나도 한번 메 보자.”

“싫어. 흠집 나!”

“그러지 말고 좀 줘봐 봐. 도산의 팔찌처럼 소중히 다뤄 줄게.”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고 말지. 눈독 들이지 마. 쳐다도 보지 마. 닳아!”

“하 쪼잔하게.”

“오빠, 나 먼저 가볼게.”

“어, 벌써?”


남매처럼 투닥이다 그만 샤넬이 앞에 있다는 사실을 잊고 말았다.

오늘은 그러면 안 되는데, 꿔 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해 너무 미안했다.

아직 듣고 싶은 이야기도 듣지 못했는데, 장난스런 도발에 타이밍을 뺏겨 버렸다.

뻔히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서 합석을 허락한 조금전이 후회스러웠다.

안 그래도 미안한데 꽃순이는 그녀가 떠나는 순간까지 진상을 떨었다.

기가 찰 뻔뻔함에 손바닥으로 얼굴을 가려야 했다.


“계산은 그쪽이 하는 건가?”

“제가 사기로 했으니까요.”

“비전 없고, 능력 없는 우리는 한 그릇 더 먹어야겠으니. 가시는 길에 떡볶이 한 그릇 더 추가해 주시고.”

“오빠, 이 여자에게 그 이야기도 했어?”

“뭐야? 무슨 말을 들었길래? 너 저 여자에게 괄시라도 당했냐?”

“아, 아니에요. 그럼 갈게!”

“아직 안 가셨나? 배웅은 짧은데 꼬리는 왜 이리 길어.”


달아나 듯 식당을 나서려는 샤넬, 본의 아니게 너무 미안하다.

사과라도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불편해 잠도 오지 않을 거 같았다.


“유정아 미안하다. 얘가 좀 거칠어서, 다음에 내가 저녁··· 악!”


앗, 내 정강이!

그녀는 작별 인사를 건네는 내게 사정없이 발길질을 했다.

평소에는 잘 피하는 편인데 제한된 시야에 제대로 맞아 눈물마저 보이고 말았다.

꽃순이는 대체 왜 그러는 걸까?

샤넬을 기어코 쫓아내더니 기약 없는 약속마저 허락하지 않는다.

엄마라도 되는 양, 속 없는 아들을 단속했다.

그 후 스산하게 나만 바라보며 새로 나온 떡볶이는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나는 숨이 턱턱 막히는 시끄러운 적막에 눈치를 살피며 떡볶이만 뒤적이게 되었다.

죄 지은 사람 마냥, 시선을 피하데, 순간 섬뜩한 살기가 느껴졌다.

날아든 발차기를 가까스로 피한 나는 날 선 육감에 감사하며 눈을 부라려 이러는 이유를 물었다.


“뭐? 뭐? 왜? 왜?”

“넌 속이 있냐? 없냐? 똑똑똑, 여보세요 거기 혹시 계세요? 이제 돌아오실 때 된 것 같은데.”


그녀는 구 부정 허리를 숙여 가슴에 노크하더니 소매에 떡볶이 국물을 묻히고 팔짱을 꼈다.

나는 그 모습이 어이없지만 귀여워 친절을 베풀어 주었다.


“자, 냅킨. 옷에 묻었다.”

“아이구, 자상도 하셔라. 이 자상함이 왜 쓸데없는 여자들에게만 발휘되는지 몰라. 속도 없이 헤어진 여자친구나 만나고.”

“네가 뭘 하든, 네가 무슨 상관이야?”

“왜 상관이 없어!”

“왜 상관이 있지?”

“그게···. 아이씨, 이 떡볶이 왜 이리 맛대가리 없어!”

“뒤에 사장님 계신다.”

“아, 죄송. 아, 이 떡볶이 내 취향이 아니었지.”

“아가씨가 말한 조리법대로 했는데.”

“그러면 내 입맛이 이상한 거로.”


포차 사장님은 진상 고객의 장단에 놀아난 자신을 탓하며 주방으로 사라졌다. 그러자 그녀는 스스로 부정했던 입맛을 정정하며 맛 없는 진짜 이유를 알려 주었다.


“내가 보기엔 솜씨가 없는 것 같아!”


그렇게 샤넬과의 재회는 그녀로 인해 어정쩡하게 막을 내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0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43 42화. 그의 이야기. 23.06.11 21 0 12쪽
42 41화. 그녀의 이야기. 23.06.10 19 0 13쪽
41 40화. 그의 이야기. +2 23.06.09 19 0 12쪽
40 39화. 그녀의 이야기. 23.06.08 18 0 11쪽
39 38화. 그의 이야기. 23.06.07 16 0 14쪽
38 37화. 그녀의 이야기. +2 23.06.06 27 1 15쪽
37 36화. 그의 이야기. 23.06.05 16 0 14쪽
36 35화. 그녀의 이야기. 23.06.04 18 0 14쪽
35 34화. 그의 이야기. 23.06.03 19 0 13쪽
34 33화. 그녀의 이야기. 23.06.02 17 0 14쪽
33 32화. 그의 이야기. 23.06.01 18 0 12쪽
32 31화. 그녀의 이야기. 23.05.31 17 0 13쪽
31 30화. 그의 이야기. 23.05.30 20 0 14쪽
30 29화. 그녀의 이야기. 23.05.29 20 0 14쪽
29 28화. 그의 이야기. 23.05.28 16 0 13쪽
28 27화. 그녀의 이야기. 23.05.27 17 0 12쪽
» 26화. 그의 이야기. 23.05.26 19 0 13쪽
26 25화. 그녀의 이야기. 23.05.25 18 0 12쪽
25 24화. 그의 이야기. 23.05.24 20 0 12쪽
24 23화. 그녀의 이야기. 23.05.23 20 0 14쪽
23 22화. 그의 이야기. 23.05.22 23 0 12쪽
22 21화. 그녀의 이야기. +2 23.05.21 24 0 13쪽
21 20화. 그의 이야기. 23.05.20 23 0 13쪽
20 19화. 그녀의 이야기. 23.05.19 26 0 12쪽
19 18화. 그의 이야기. 23.05.18 22 0 12쪽
18 17화. 그녀의 이야기. 23.05.17 25 0 14쪽
17 16화. 그의 이야기. 23.05.16 25 0 15쪽
16 15화. 그녀의 이야기. 23.05.15 27 0 12쪽
15 14화. 그의 이야기. 23.05.15 28 0 12쪽
14 13화. 그녀의 이야기. 23.05.14 31 0 13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