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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님의 서재입니다.

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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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44
최근연재일 :
2023.07.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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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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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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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0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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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0화. 그의 이야기.

DUMMY

20화. 그의 이야기.



“선생님, 전 정말 치매인가요?”

“이명호 씨.”

“네, 마음의 준비는 됐습니다. 사실대로 말씀해 주세요.”

“단정 지을 수는 없는데, 혹시 머리를 다친 적 있나요?”

“쥐어뜯은 적은 있는데, 혹시 모르죠. 술 먹다 어디 찧었는지.”

“술을 어렸을 적부터 즐겼나요?”

“얼굴은 이래도 고등학생 때까지는 모범생이었습니다.”

“이런 케이스는 처음이라 뭐라 말씀드리기가 애매한데요.”

“편하게 말씀하셔도 됩니다. 받아들일 준비는 되어 있으니까요.”

“그게 아니라. 제 소견으로는 뇌출혈이라 판단됩니다.”

“그러면 치매는 아니라는 소리인가요?”

“치매는 절대 아니고요. 이상한 건 단발성으로 특정 부위만 생성됐다는 겁니다. 보통 뇌출혈이 발생하면 어느 부분에 집중되기 마련인데 환자의 경우는 좀 특이합니다.”

“더 큰 병인가요?”

“우선 너무 걱정하시는 것 같아 말씀드리는 건데 생활하시는 데 아무 지장 없고요. 기억의 소실이 발생할 여지는 있습니다.”

“그럼 전···.”

“매우 정상입니다. 뇌의 모습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몰라요.”

“그렇겠죠. 하여튼 뇌에 손상을 주지 않고 점을 찍은 듯 발생했죠. 더 특이한 건 시점이 최근이 아니란 사실입니다. 적어도 몇 해는 지나 보이는데, 왜 이상 현상이 지금에서 발견되는지 모르겠네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고마울 건 없는데.”

“제게 새 생명을 주신 거나 다름없어요. 정말 고맙습니다. 전 그런 줄도 모르고.”

“보통 그 나이 때에 건강에 대한 걱정이 제일 많습니다.”


그때 난 의사의 손을 잡고 얼마나 목놓아 울었는지 모른다.

인사만으로 모자라 그랜절까지 하고 싶었지만, 진료실의 크기가 생각보다 협소해 그럴 수 없었다.

돌팔이가 아닌가 의심이 들다 가도 마냥 좋은 이야기에 용한 무당 대하듯 열렬히 신봉했다.

일부 기억 손실이 뇌출혈에 기인한다는 말이 현재 상태와 퍽 와 닿아 진단이 틀릴 리 없다 여겨졌다.

그런데 뇌출혈이라.

언제 머리를 심하게 다친 적 있었던가?

기억나지 않지만 어쨌든 문제없다니 그걸로 된 거다.

나는 기쁜 마음에 엉덩이를 덩실거리며 초딩처럼 진료실을 뛰어나갔다.


‘우르르르 쿠구구구궁.’


잠시 잠잠했던 뱃속이 또 다시 아우성쳤다.

먹은 것보다 더 많은 걸 쏟아내는 원하지 않는 연금술을 펼치는 엉덩이를 부여잡고 우선 화장실로 직행해야 했다.

저녁 내내 그렇게 쏟아내고 아직도 나올 게 있는지 코감기 걸린 아이처럼 시시때때로 최종관문을 두드려 댔다.

누굴 탓 하겠어. 스스로 자초한 일.

그땐 왜 그리 성급하게 죽음을 결심했는지. 어쩌면 그것이 독약일 리 없기에 스스로 까발리려 발악했는지 모른다.

아프다고 내 입으로 말하기는 그렇고 그렇게라도 들여다 봐줬으면 바래서.

환자임을 알려 스스로 생명을 지우겠다는 결심을 되 돌려주길 바랬던 거 같다.

헌데 정상이라니.

부모님이 걱정하실텐데, 섣부른 판단에 마음이 무거워졌다.


“진료비 포함 총 32만 원입니다.”


마음이 무거워진 만큼 주머니는 가벼워졌다. MRI는 왜 이리 비싼지 사진 한 방에 한 달 술값은 어이없는 작별을 고하고 말았다.


“표정 보니 돈 지랄 맞지?”

“우리나라 사람들은 너무 건강을 등한시해! 이런 건 원래 주기적으로 찍어 줘야 거야.”

“우리 나이에? 하물며 종합검진도 안 하는 놈이?”

“선택과 집중 몰라? 의심되는 곳을 집중해서 들여다보는 거지.”

“웃기시네! 그러면 대장 내시경을 했어야지. 너의 공장장 탈진해서 살아 있나 모르겠다.”

“무척 건강하셔. 이 봐 또 신호 보내잖아. 나 갔다 온다.”


꽃순이의 야유 섞인 걱정에 피식 미소가 번졌다.

말은 저렇게 해도 누구보다 걱정해 주고 있단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서다.

그녀는 새벽 내내 벌어진 사투로 탈진한 내게 위세척도 권하며 적극적으로 간호해 주었다.

행여나 몸 상했을까? 물도 떠 주고 화장실 안 비트박스를 수없이 연습하는 나에게 말벗도 자처해 주었다.

비록 대부분 몸을 함부로 질책이었지만, 그 안에 따스한 걱정이 있다는 사실은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나는 속이 조금 진정되자 그녀와 병원을 나섰다.

괜히 나 때문에 주말 휴무를 평일에 써 마음은 무겁기만 하다. 그래서 오늘은 그녀를 위해 시간을 할애할 생각이다.

화장실 반경 500미터는 벗어날 수 없으나 실내에만 있다면 어디든 자유로웠으니까.


“간만에 쉬는데, 어디 가보고 싶은데 있어?”

“있긴 한데, 양심의 가책이 느껴져 갈 수 없어.”

“어디인데? 양심까지.”

“찜질방.”

“가출해 찜질방 전전하다 돈 없어서 도망쳤구나?”

“마음대로 상상해라.”

“그러면 못 갈 이유가 뭐 야?”

“이 몸을 보는 것만으로도 만족해. 굳이 모르는 이들에게까지 걸리지 않을 수치심을 주고 싶지 않아!”

“알아듣게 이야기해 줄래?”

“그냥 그렇다고.”


가끔 그녀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녀는 본인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을 혼잣말한 듯 내뱉는다.

처음엔 제정신이 아니니 말에도 두서가 없다 여겼는데 지금은 저 안에 무슨 뜻이 있나 고민하게 된다.


“가고 싶은 데가 있어!”

“실내라면 어디든.”

“DVD방.”

“집에서 보면 돼지 뭐 하러.”

“확인할 게 있어서.”

“네가 하는 말 중 그 말이 제일 무서운 거 알지?”

“걱정하지 마! 이상한 짓은 안 할 테니까.”

“좋아 가자!”

“그럼 버스 먼저 타야 겠다.”

“버스까지? 그냥 검색해서 가까운데 가면 되지.”

“내가 아는 곳이 있어. 거기로 가자.”


나는 DVD 보는데 왜 버스까지 타고 이동하냐고 투덜댔지만 오래 이어지지 못했다. 그녀의 눈빛은 예사롭지 않았고 잠잠했던 속은 부글부글 끓으며 끊임없이 노크해 정신을 쓸 겨를도 없었다.

다행히 목적지는 멀지 않아 지리는 일은 면했지만 오자 마자 화장실로 직행하는 나를 묘하게 보는 DVD 주인의 시선은 감당해야 했다.


“DVD는 15000원이고 VOD는 추가 요금 5000원 있습니다.”

“DVD로 할께요.”

“작품 고르시고 음료와 과자는 선불입니다.”


용변을 마치고 들어서자 설명 중이던 주인아저씨가 오묘한 시선으로 날 훑었다.

왠지 낯설지 않아 고개가 갸웃 거리는데, 그가 먼저 다가와 DVD 고르는 꽃순이 몰래 말을 걸어왔다.


“능력도 좋아! 이번 처자도 저번에 뒤지지 않아!”

“네?”

“내가 부러워서 그래. 서비스로 한편 틀어 줄 테니 기회 봐서 비결 좀 알려줘!”

“우리 그런 사이 아니에요.”

“에이, 그러지 말고.”

“정말 아니라니까요.”

“그때도 아니라고 했었지.”


이곳의 기억도 뇌출혈로 지워진 기억 일부인가?

가자미눈을 뜨고 그를 뜯어보자 얼핏 기억이 나는 것도 같았다.

뭉텅뭉텅 기억이 날아가 잘 연결은 안 되지만 그의 말처럼 비슷한 대화를 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젠 놀라지 않았다.

이유를 알았고 문제없다 했으니 지워진 기억은 아쉽지만 이대로도 나쁘지 않았다.


“진짜 아니거든요.”

“뭐 여기선 없던 역사도 쓰이니까.”


친근한 장난인 줄 알지만, 인상이 저절로 써졌다.

나는 꽃순이를 받아들일 수 없는 몸인 까닭에 그런 의심조차 불쾌하다 생각되었다. 하지만 남녀가 DVD방에 놀러 오면 뻔하디뻔한 관계.

그걸 애써 묻는 작자도 이상했지만 애써 부정하는 나도 이상해 보였다.

꽃순이는 고른 DVD를 상의도 없이 주인장에게 건넸다.

안 봤을 거라 확신하는 그녀가 미덥지 못해 확인해 보았으나 못 본 건 물론이고 취향도 맞았다.

찐 스토커의 좋은 점도 있다는 사실에 몸서리 쳐졌지만 적응된 몸은 자석에 이끌리듯 그녀 따라 방으로 들어섰다.

좁은 방에는 침대 겸 소파가 놓여 있고 화이트 스크린 밑으로 잡다한 용품이 놓여 있다.

밀실로 제작된 방엔 어디도 창은 없었다.

그녀가 벽 가장자리를 차지해 난 문 쪽에 자리 잡아야 했다.

어두운 실내에 단 둘이 누워 있자 아무 사이 아니건만, 기분은 야릇해졌다.

시큰둥 몸을 뉘었는데 이상리만치 후끈 달아올랐다.

DVD는 재생돼 인트로가 시작되었지만, 왠지 모를 열기에 티셔츠를 늘여 바람을 불어넣어야 했다.


“에어컨 좀 세게 틀어 달라 해야겠다.”

“난 추워! 가만히 있으면 시원해져.”

“왜 몸이 가렵지? 더워서 그런가?”

“부스럭대지 마! 정신 사나워.”

“땀을 흘려서 찝찝하네! 뭐 닦을 것 없나?”

“확! 아가리 한 번만 더 나불대면 양말 물고 보게 할 줄 알아!”


성질머리하고는.

그녀도 여자라는 건가? 좁은 공간에 이성과 단둘이 있으니 영화에 집중할 수 없었다.

차라리 극장이었다면 덜 어색했을 텐데, 똥쟁이를 위한 배려가 색다른 감정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느새 영화에 몰입했고 내용은 중반으로 치닫았다.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러운 전개였지만 화려한 액션에 눈은 스크린에서 떠날 줄 몰랐다. 그러다 그녀에게 질문을 받았다.

영화 상영 후 첫 대화.

불과 30분전에 처음 보는 영화라 말 했었는데, 대답이 무색해지게 뜬금없는 질문이었다.


“이 키스신 다음 내용 기억나?”

“기억날 리 있나!”

“기억하고 있구나.”

“처음 보는데 알 리가 없잖아.”

“조용해 봐 이 다음은 나도 궁금했으니까.”


진지하게 이상한 농담이나 건네고, 그녀의 의중을 알 수 없다.

‘기억에 없다’ 하니 ‘기억한다’ 하고, 독특한 말장난에 콧바람이 새어 나왔다. 그러다 문득 이상한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본 적 있는 전개.

런닝 타임이 지날수록 고개가 갸웃해졌다.

TV에 반영됐나 싶다 가도 그러기엔 너무 이른 영화라 표절을 의심하게 됐다. 하지만 뒤 내용을 알 수 없어 단정 지을 수 없었다.

그리고 내가 느낄 정도면 이슈 됐을 거란 생각에 고개는 드문드문 떠오르는 장면에 가로 젓게 되었다.


“이 키스신은 기억나?”

“처음 봤다니까!”

“DVD방에서 키스한 적 있어?”

“뭘 얼마나 더 알고 싶은데?”

“숨기지 말고 말해줘! 내 겐 중요한 일이야.”

“없어. 결단···. 코.”


콧방귀 뀌며 잇던 대꾸에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암전된 시야에 검은 형체가 아른거렸기 때문이다.

팔꿈치로 상체를 세워 그녀를 내려 보는데 그녀는 없고 다른 이가 자리 잡고 있었다.

배경은 그대로인데 보이는 사람만 달라진 기막힌 현상이 펼쳐졌다. 하지만 원인도 정체도 생각할 겨를이 없었다.

갑자기 몰려오는 두통에 몸을 지탱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그녀의 품에 안기듯 쓰러져 버렸다.


“하악. 하악.”

“허튼짓 할 생각 말아! 너랑은···. 괜찮아?”

“미안. 왜 이러지 너무 어지러워.”

“너 정말 기억을 잃었구나!”

“네 자리에 누군가가 있었어. 그런데 누군지 모르겠어.”

“누군지 알려 줄까?”

“넌 누군지 안다는 거야?”

“글쎄, 아마도.”


추측일까? 아니면 정말 일까? 하지만 혼미한 정신에 몸도 가눌 수 없었다.

그녀의 어깨에 기대 가쁜 숨만 내쉴 뿐 도무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상체를 세우려 안간힘을 썼지만 도움 없이는 꼼짝도 할 수 없을 거 같았다. 그래서 포기하고 기댄체 눈을 감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 지겠 거니. 하지만 어깨를 타고 들리는 심장 고동은 그나마 멀쩡했던 이성마저 망가트려 버렸다.

일정한 속도로 가슴이 오르락 내리고 박자에 맞춰 날숨이 정수리에 묻혔다.

폐부에서 데워진 공기가 머리 결을 쓸자 내 심장 고동은 그녀의 고동 소리마저 삼키며 거대해 졌다.

우린 같은 샴푸를 쓰는데 체취와 섞인 그녀의 향기는 무덤덤했던 감각마저 자극했다.

말도 안 되는 일이라 부정했지만, 몸은 너무나 정직하게 새로운 감정에 순응하고 있었다.

절대 있어서는 안 되는 일.

나는 여전히 정신이 몽롱했지만, 행여나 들킬 세라 재빨리 돌아누웠다.

숨은 더욱 가빠지고 입안은 바짝 말랐다.

이 현상이 두통의 후폭풍이라 작위 하며 휘몰아치는 감정을 제한했다. 하지만 막 촉발한 폭동은 더욱 거세져 정신까지 교란하며 마음을 약탈하기 시작했다.

재빨리 가슴을 쥐어 쓸데없이 날뛰는 심장을 진정시키려 했다. 하지만 그녀가 상체를 세워 내려 보는 통에 노력은 허무하게 수포로 돌아가고 말았다.


“이렇게 다가가면 기억나려나?”

“왜왜왜왜 왜 그래?”

“얼굴을 들이밀면 떠오르려나?”

“그그그그 그만해!”

“숨소리가 가까워지면 기억해 내려나?”

“우우우우린 가족이야.”


상영되는 영상에서 새어 나온 불빛은 어두운 방 그녀의 얼굴을 쓸며 동공에 가득 찼다.

나는 숨이 멎을 것 같은 아찔한 경험에 침도 삼킬 수 없었다.

그녀의 얼굴이 가까워질수록 내 손은 어찌할 바 모르고 침대 시트를 콱 움켜쥐게 되었다. 그리고 더 가까워지자 나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그러다 ‘뿌웅.’


“지린 거 아니지?”

“조금?”

“나가자! 영화 더럽게 재미없네.”


신발을 고쳐 신는 그녀 몰래 맥없이 풀린 괄약근을 책망하며 뒤를 확인했다.

엉덩이는 찝찝한데 다행히 옷에는 이상이 없었다.

가슴을 쓸며 화장실로 향하려 했다. 하지만 문 앞에 서 있는 그녀의 표정을 보고 굳어 움직일 수 없었다.

그녀는 가족에게 불미스러운 감정을 품은 잡배 대하듯 경멸의 시선을 쏘아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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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그의 이야기. 23.06.11 21 0 12쪽
42 41화. 그녀의 이야기. 23.06.10 19 0 13쪽
41 40화. 그의 이야기. +2 23.06.09 18 0 12쪽
40 39화. 그녀의 이야기. 23.06.08 16 0 11쪽
39 38화. 그의 이야기. 23.06.07 15 0 14쪽
38 37화. 그녀의 이야기. +2 23.06.06 25 1 15쪽
37 36화. 그의 이야기. 23.06.05 16 0 14쪽
36 35화. 그녀의 이야기. 23.06.04 17 0 14쪽
35 34화. 그의 이야기. 23.06.03 17 0 13쪽
34 33화. 그녀의 이야기. 23.06.02 16 0 14쪽
33 32화. 그의 이야기. 23.06.01 17 0 12쪽
32 31화. 그녀의 이야기. 23.05.31 16 0 13쪽
31 30화. 그의 이야기. 23.05.30 19 0 14쪽
30 29화. 그녀의 이야기. 23.05.29 20 0 14쪽
29 28화. 그의 이야기. 23.05.28 16 0 13쪽
28 27화. 그녀의 이야기. 23.05.27 16 0 12쪽
27 26화. 그의 이야기. 23.05.26 18 0 13쪽
26 25화. 그녀의 이야기. 23.05.25 17 0 12쪽
25 24화. 그의 이야기. 23.05.24 20 0 12쪽
24 23화. 그녀의 이야기. 23.05.23 20 0 14쪽
23 22화. 그의 이야기. 23.05.22 23 0 12쪽
22 21화. 그녀의 이야기. +2 23.05.21 24 0 13쪽
» 20화. 그의 이야기. 23.05.20 23 0 13쪽
20 19화. 그녀의 이야기. 23.05.19 25 0 12쪽
19 18화. 그의 이야기. 23.05.18 21 0 12쪽
18 17화. 그녀의 이야기. 23.05.17 25 0 14쪽
17 16화. 그의 이야기. 23.05.16 24 0 15쪽
16 15화. 그녀의 이야기. 23.05.15 27 0 12쪽
15 14화. 그의 이야기. 23.05.15 28 0 12쪽
14 13화. 그녀의 이야기. 23.05.14 30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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