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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님의 서재입니다.

우린 몸이 바뀐 게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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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링쿨러
작품등록일 :
2023.05.10 12:44
최근연재일 :
2023.07.1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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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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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2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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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5.2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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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쪽

28화. 그의 이야기.

DUMMY

28화. 그의 이야기.



“너 유진이 사인받았다며?”

“이런 시시콜콜한 것도 소문이 퍼지냐?”

“아무도 너에게 관심 없거든! 너 없길래 물었더니 우주라는 네 경상도 친구가 알려 주더라.”

“필요해?”

“아니, 친구가 너 사고 칠까 벌벌 떨길래. 흑형이 별 이야기 없는 것 보니 사고 친 건 아닌 것 같고. 왜 그러는 거야?”

“내가 알겠냐? 팬 심에 갔는데 날 알아보더라.”

“너 정말 대단한 사람인가 보다.”

“평범했으면 좋겠다. 이전도, 지금도 그리고 이 말 못 할 상황도.”

“상황이 왜?”

“아니다. 그냥 헛소리야.”


나는 우주의 걱정 어린 부탁에 매장을 지키라는 점장의 호통에도 사실 잠시 다녀와 보고 왔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자세히 보지 못했지만 다행히 걱정했던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둘은 알은체하고 심각한 이야기를 주고받더니 서로 미소 지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훈훈하게 악수까지 나누었다.

단편적인 모습으로 짐작컨대, 둘 사이는 걱정만큼 나쁜 사이는 아닌 것 같았다.

이왕이면 그녀에게 듣고 싶었는데, 기억나지 않는다 하니 별 수 없었다.

기억을 잃었더라도 성격상 적의를 참을 사람은 아니니, 아마도 별일 아니거나 괜한 걱정이었을 거라 생각되었다.

우리는 그 대화를 끝으로 바빠서 대화 한번 나누지 못했다.

세일이라는 문구는 사시사철 중 절반 가까이 붙어있는데 오늘따라 물건을 못 사 안달이 난 손님들 덕에 눈길 한번 줄 수 없었다. 그러다 점심시간이 되었고 나는 일부러 엔지 패션 새로운 막내의 식사때에 맞춰 점심시간을 골랐다.

다행히 꽃순이의 배려로 그녀는 3번째 타임이었고 조정 가능한 시간대라 여유롭게 맞출 수 있었다.

나는 안내를 자처하며 그녀를 식당으로 인도했다. 그러자 첫 만남과 달리 사근 사근해진 그녀는 곧 잘 따라와 주었다.


“식당을 알고 있네?”

“오빠야, 예전에 행사장 알바 쪼매 했다 아이가.”

“오빠라, 당연한 호칭인데 왜 이리 생소하지.”

“으나, 그 가스나는 오빠라 안 부르나 보제?”

“새끼라고 안 부르면 다행이지.”

“서운해하지 마라. 아가 버릇이 없어가 그란기 아니고 격없이 지내려 그런다 아이가!”

“그게 버릇없는 건데.”

“아가 성격이 쪼매 지랄맞아도 어디 모난 건 아이다. 표현이 직설적이어가 적이 많은기라.”

“그게 모난 성격인데.”

“자꾸 이럴끼가?”

“우리 차례다 밥 뜨자.”


나야말로 꽃순이의 성격을 누구보다 더 잘 안다 생각한다.

그녀는 만인에게 공평하게 격이 없고 한 점 부끄럼 없이 직설적이며 공격적이다.

반말은 예사, 말투에는 가시가 기본 탑재되어 있고 장난도 수십 년 이어온 친구 대하 듯 짓궂었다.

결론만 말하자면 그녀는 결코 좋은 성격을 가졌다 보기 힘들었다.

그래서 처음 그녀를 마주하면 오해하기 십상이다. 나도 그랬고 우리 가족들도 그랬으며 백화점 동료들도 그랬다.

처음 보는 상대에게 겉치레라지만 격식 있게 대했으면 좋으련만, 그녀는 인간관계에서 다져야 할 짧을 수도, 길 수도 있는 예의와 존중이 담긴 탐색은 생략해 버린다.

사회 통념상 받아들이기 힘든 성품.

어떤 이는 시원시원한 성격이라며 반길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은 이상한 성격이라며 거리를 두게 된다.

안타깝지만 고쳐줄 수 없는 노릇, 나만이라도 있는 그대로 받아 줘야 겠다.


“오빠야, 우리 으나 얹혀산다꼬 눈치 주며 괄시하는 건 아이제?”

“당연히 눈치 주고 괄시하지. 하지만 당사자가 개 무시하는데, 뭘.”

“그라지 마라, 내 잘 타일러 집에 돌아가게 할 테니 쪼매만 참고 이해해도!”

“그건 스스로 잘하니까, 걱정하지 말고. 몇 가지만 묻자. 왜 집을 나온 거야?”

“왜 안 묻나 했데이, 미안한데 오빠야, 나 말 몬 한다. 으나 그 가스나 그렇게 잊고 싶어 잊었는데 다시 알게 하고 싶지 않타. 그래서 집에 가자는 말도 사실 망설여진다 아이가.”

“손목의 상처도 말 못 하겠네?”

“그냥 모른척해도. 심지가 강한 아인데 지도 오죽 했겠나? 잠깐 지켜봤는데 요서는 아가 그리 밝을 수 없다. 근 몇 개월간 얼굴이 말이 아니었는데, 그냥 이대로 사는 게 안 낫나 싶기도 하다.”


사연은 짐작조차 할 수 없지만, 마음은 어렴풋이 알 수 있었다.

누가 감히 자신의 손목을 그을 수 있으며 아무 외상없이 기억을 잃을 수 있겠는가?

그래서 궁금했지만 강요할 수 없었다. 공감해 주고 싶지만 알아서는 안 되었다.

벼랑 끝까지 내몬 상황이 그녀에게 독이 된다면 나도 모르고 그녀도 몰라, 과거는 지워진 기억 그대로 묻어주는 게 옳았다.


“네 말은 잘 알겠다. 우주는 좋은 친구네.”

“와기카는데 부끄럽고럼. 다른 사람들은 다 손가락질해도 나는 그카면 안 된다. 내가 그 아한테 받은 도움이 억수로 많다 아이가.”

“무슨 도움?”

“말하자면 길다. 다 뭇으면 고마 인나자!”

“너에겐 친절했던 모양이지?”

“아이다. 내도 그 아 처음 만났을 때 고마 미친년인 줄 알았다 아이가. 하 그때만 생각하면 썅년.”

“맞짱 뜨고 친해진 모양이네?”

“그기 아이다. 내 이따가 말해 주끼고마.”

“그래 늦겠다. 일어나자!”


나는 매장으로 복귀하는 동안 둘 사이의 오랜 과거를 들을 수 있었다.

초등학생 때 처음 만났으며, 꽃순이가 그 집에 잠깐 얹혀살았다는 과거부터 이야기는 시작됐다.

그녀가 첫인상을 미친 여자라 칭했던 이유는 그 나이 때에도 나와의 첫 만남처럼 미친력을 폭발시켰던 까닭이다.

그 나이 때부터 성격이 지랄 맞았다니 뒷 내용이 궁금해 귀가 활짝 열렸다.

당시 꽃순이의 아버지는 인권 변호사를 하고 계셨는데 우주 아버지의 부당한 해고에 맞서기 위해 잠시 지방에 머물렀다 한다.

그래서 어머니를 일찍 여의었던 그녀는 잠시 그 집에 살게 되었고 늘 그랬던 것처럼 그날도 강인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어린아이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게 믿기지는 않지만, 그녀는 범인을 아득히 초월한 사람. 그녀라면 어쩌면 그랬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주는 그녀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회상했다.


“어린노므새끼가 우리 어무이한테, ‘이집 아저씨 때문에 나 여기 전학 오게 됐으니까. 앞으로 나에게 맞춰 줬으면 해. 나 계란 못 먹으니까 식단에 계란 올리지 말고 6시엔 토리버스 시청시간이니까, 그 시간에 리모컨은 내 것. 괜찮지?’ 이랬다 아이가.”


내 어린 시절과 비교해 보면 감히 상상할 수도 없는 발상의 전환이자 당돌함이었다.

장난도 어찌나 심한지 싸우고 난 후에는 얼굴에 낙서는 예사고 강제로 단발을 만들기도 했다 했다. 하지만 우주는 그런 과거를 웃으면서 회상했다.

처음엔 많이 삐걱대고 엇나갔는데 친해진 계기가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매장으로 향하는 거리는 무척 짧았던 탓에 그녀의 미친력만 재확인했을 뿐 나머지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오빠야, 나머지는 다음에 해주끼구마!”

“그래, 고생해라.”

“아 그리고 첫날 버릇없이 굴어서 미안테이. 고마 으나땜시 내 눈이 뒤짚혀가 그랬다 아이가. 이해해도.”

“뭘, 별로 그런 것도 없었는데.”

“그럼 고맙고. 그라고 전라도 갱깽이 오빠야한테도 좀 미안타 전해도.”

“걔는 신경 쓰지 마! 기억력이 붕어 대가리 수준이라.”

“아랐다. 고마 일해라.”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거짓투성인 코리안슈퍼세일 때도 이렇게 바쁘진 않았는데, 소문대로 토커가 신내림 받아 매일 굿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생각되었다.

온 지 고작 한 달 만에 매출 꼴찌 탈출은 물론이고 매출 탑과 자웅을 겨루고 있으니.

소문처럼 초월적인 힘을 빌리진 않고 서는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일이었다.

오늘은 가족들과 조촐하게 외식하기로 한 날.

늦지 않으려면 잡 생각을 지우고 분주히 움직여야 했다. 그리고 다행히 시간 맞춰 퇴근할 수 있었다.

너무 피곤해 집에서 씻고 쉬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았으나 모처럼 성사된 가족 행사에 초를 칠 수 없어 예약된 오리탕 가게로 향했다.

먹자 골목 구석 낡은 가게 한 채. 그곳엔 꽃순이를 제외한 모든 가족이 한 방에 모여 있었다.

꽃순이는 정리할 게 남아 늦는다 해서 우리는 서둘러 음식을 주문했다.

이제 막 한 수저 뜨려고 하는데, 타이밍 좋게 꽃순이는 혹까지 달고 와 상석을 차지했다.

그녀와 함께 온 사람은 우주.

나야 아는 사이라 괜찮았지만, 도산과는 껄끄러웠고 남은 가족과는 어색했다.


“내가 어떻게 지내는지 꼭 보고 싶다 해서.”

“안녕하십니꺼. 지는 통영에서 올라온 조우주라고 합니더.”

“꽃순이 친구니? 서서 그러지 말고 앉아.”


다행히 부모님은 늘 그랬던 것처럼 객을 위해 냉큼 자리를 내 주었다. 하지만 두 형제의 표정은 썩 밝지 않다.

특히 감정이 상해 있었던 도산은 격하게 그녀를 거부했다.


“꽃순, 면전에 대고 이런 말 하기 쪼까 거시기 헌디. 이게 뭐하는 짓이다냐?”

“아빠는 괜찮다는데 왜 네가 나대.”

“고로코롬은 안돼제. 나가 사는 것인디. 왜 니가 객을 데꼬와브냐 이말이여.”

“내가 반 낼게 됐냐?”

“그렇다면 앉으시요. 그란디 니 카드 아버지꺼 아니다냐?”

“더 씨부려 봐라. 주둥이에 오리 대가리를 처넣어 버릴 테니까.”

“아따 살벌한 그. 아라씨야, 장난도 못 치냐?”

“장난칠 게 있고 안 칠 게 있지. 분위기 파악 못 해? 얘 무안해하잖아!”

“또 울지 마시요잉. 나가 또 여자의 눈물에는 약해 븐께.”

“오빠야, 그날은 좀 미안타. 그만 잊어도!”

“오 오 오빠?”

“그라지 마라. 일부러 그런 거 아이다 안카나. 아래께 그랬던 건 쪼매 미안타 사과하께.”

“그 그 라지라. 무땀시 그랬는지는 몰라도 뭔 속 사정이 있었겠지. 괜찮으니 인나서 그라지 말고 앉으란께요.”

“오빠야, 고맙다.”


저런 거에 약했던가?

도산은 오빠라는 한 마디에 풀어져 직접 탕에 고기도 건져주고 미나리도 챙겨 주었다.

갑작스러운 동서 화합의 모습에 얼이 다 빠졌지만 엉켰던 첫 매듭이 쉽게 풀려 다행이라 여겨졌다.

꽃순이도 오늘따라 무척 해맑다.

유진에게 사인받아 기분이 좋은 건지 아니면 우주에게 어필하려 오버하는 건지 잘 모르겠으나 얼굴에 핀 미소에는 가식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그런지 덩달아 나도 기분이 좋아졌다.

토커가 집으로 보내 달라 부탁했을 때만 해도 당장 응해주려 했건만, 이런 그녀를 보고 있자니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하루빨리 사라졌으면 했던 마음은 사라져 찾을 수 없고 집으로 돌아가 기억을 찾았으면 했던 마음도 그녀의 웃음에 녹아 흔적도 없이 지워져 버렸다.

오늘처럼, 환한 얼굴 그대로 근심 없이 사는 게 어쩌면 더 나은 삶일지도 몰라서.

관찰을 가장한 방관자가 되어 있었다.

입을 모아 모두가 과거를 잊길 바라니,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해 줄 수 있는 건 현재를 유지하는 것 뿐이다.

어찌나 행복해하는지 그녀는 회식 자리에서 부장들이나 할 법한 아빠의 아제개그에 어깨를 치며 웃어 재꼈다.

늘 오늘 같기를 맥주를 홀짝이며 그녀만 바라보았다.

제법 친해졌는지 도산과 우주는 장난도 치며 즐거운 대화를 이어갔다. 반면 우리 집 밤나무골 도령은 말없이 혼자 죽 상을 하고 있다.

나는 그 이유를 알기에 한심한 형을 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어 보였다.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해?”

“너 보기 좋아서.”

“좋아 보이지? 우주가 집에 가자 하지 않겠지?”

“가식이었냐?”

“가식까지야. 그런데 저 쪼다는 왜 다 죽어가냐?”

“주식에 손댔다가 거하게 말아먹었단다. 그럴 리 없다며 물타기 하더니 만, 그러니 정치인과 엮인 주식은 사면 안 된다니까.”

“참 지같이 산다. 그런데 넌 안 먹냐?”

“오늘 너무 힘들어서 입맛을 잃었다. 공장장님도 하루 쉬셔야지!”

“그래 며칠 전에 열일 하셨으니까. 그런데 오리탕 엄청 맛있다. 희멀겋한 오리 백숙만 먹다 이런 건 또 처음···. 꽥!”

“처음 뭐?”


얘는 또 왜 그러는 걸까? 멀쩡히 오리 처먹고 오리 귀신이 들러붙었나? 오리 소리를 내며 지랄을 하다니. 요새 통 잠잠하긴 했다.

나는 행여나 불꽃이 튈까, 밥그릇에 코를 박고 식사에 열중했다.

들깨 풍미를 비집고 오리의 육즙이 폭죽 터지듯 퍼진다.

나는 맛을 음미하며 사색이된 꽃순이를 애써 외면했다.


‘이 집 오리탕은 언제 먹어도 맛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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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 42화. 그의 이야기. 23.06.11 25 0 12쪽
42 41화. 그녀의 이야기. 23.06.10 21 0 13쪽
41 40화. 그의 이야기. +2 23.06.09 21 0 12쪽
40 39화. 그녀의 이야기. 23.06.08 19 0 11쪽
39 38화. 그의 이야기. 23.06.07 17 0 14쪽
38 37화. 그녀의 이야기. +2 23.06.06 30 1 15쪽
37 36화. 그의 이야기. 23.06.05 17 0 14쪽
36 35화. 그녀의 이야기. 23.06.04 19 0 14쪽
35 34화. 그의 이야기. 23.06.03 21 0 13쪽
34 33화. 그녀의 이야기. 23.06.02 18 0 14쪽
33 32화. 그의 이야기. 23.06.01 19 0 12쪽
32 31화. 그녀의 이야기. 23.05.31 21 0 13쪽
31 30화. 그의 이야기. 23.05.30 22 0 14쪽
30 29화. 그녀의 이야기. 23.05.29 23 0 14쪽
» 28화. 그의 이야기. 23.05.28 19 0 13쪽
28 27화. 그녀의 이야기. 23.05.27 19 0 12쪽
27 26화. 그의 이야기. 23.05.26 21 0 13쪽
26 25화. 그녀의 이야기. 23.05.25 19 0 12쪽
25 24화. 그의 이야기. 23.05.24 23 0 12쪽
24 23화. 그녀의 이야기. 23.05.23 21 0 14쪽
23 22화. 그의 이야기. 23.05.22 27 0 12쪽
22 21화. 그녀의 이야기. +2 23.05.21 25 0 13쪽
21 20화. 그의 이야기. 23.05.20 26 0 13쪽
20 19화. 그녀의 이야기. 23.05.19 29 0 12쪽
19 18화. 그의 이야기. 23.05.18 26 0 12쪽
18 17화. 그녀의 이야기. 23.05.17 27 0 14쪽
17 16화. 그의 이야기. 23.05.16 29 0 15쪽
16 15화. 그녀의 이야기. 23.05.15 27 0 12쪽
15 14화. 그의 이야기. 23.05.15 28 0 12쪽
14 13화. 그녀의 이야기. 23.05.14 33 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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