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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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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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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63
추천수 :
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5.17 22:30
조회
2,023
추천
33
글자
11쪽

10화 웨이브(2)

DUMMY

우일신은 아직 완성되지 않은 장애물과 일행을 번갈아 보았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소모된 체력을 회복할 겨를도 없이 30분 동안 격전을 치러야 한다니.


장애물이 양쪽 모두 완성되었다면 그나마 승산이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완성된 장애물은 한쪽뿐이다.

그 한쪽도 3명씩 3조로 나누어서 로테이션을 돌려야지 체력 보전이 가능할 터.

인원을 나누어서 미완성인 복도까지 틀어막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하지만 우일신에게는 아직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이 남아있었다.


‘2층에서 얻은 고급 등급 소모품.’


[스태미나 재생 물약(고급)]

[체력 회복과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는 마법의 물약. 마신 후 2시간에 걸쳐서 체력을 회복해 복용한 사람을 지치지 않게 해준다.]


지금 상황에 더없이 유용한 아이템이었다.

이걸 쓴다면 최소한의 인원으로 한쪽 복도를 막는 게 가능했다.


우일신은 박철에게 다가가 말했다.


“제가 장애물이 적은 쪽을 도맡겠습니다.”

“······제정신으로 하는 소리야?”

“방법이라면 있습니다.”


우일신은 물약이 가진 능력을 설명했다.

설명을 들은 박철은 어째서 그런 걸을 가지고 있냐며 묻지 않았다.

그 대신 윤지우를 붙여주었다.


“형씨와 지우는 오른쪽을 전담하고, 나머지는 왼쪽을 막는다.”

“영단에 감사합니다.”

“······죽지 말라고.”


그 대화를 끝으로 두 사람은 저마다의 구역으로 몸을 돌렸다.


스켈레톤들이 3층에 도달하는 것도 얼마 남지 않았다.


우일신은 물약을 입 안에 털어 넣었다.

상큼한 레몬 맛이 입 안에 감돌았다.


[스태미나 재생 물약 섭취했습니다.]

[2시간에 걸쳐서 체력을 회복하며 지치지 않게 됩니다.]


마시자마자 피로가 사라지고 몸에 활력이 넘치는 게 느껴졌다.

이것으로 전투하는 동안 체력 부족으로 쓰러질 일은 없어졌다.


우일신은 뒤이어 상태창을 열었다.

그리고 3층을 통과하면서 얻은 성장 능력치를 전부 민첩에 투자했다.

지금 필요한 건 몰려오는 적을 상대로 대응할 수 있는 반응 속도와 날렵함이었으니까.


[민첩이 21로 성장합니다.]


민첩이 오르자, 감각이 날카로워지는 게 느껴졌다.


여기에 운기조식으로 소모한 내공만 회복할 수 있었다면 완벽했겠지만, 그것까지 바라는 건 지나친 일이었다.


어떻게든 초반은 내공을 쓰지 않고 버티는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자원을 관리해야 하는 건 우일신만이 아니었다.


“지우 씨는 뒤에서 대기하고 있다가 제가 흘리는 녀석들을 처리해 주세요. 화살은 위험한 순간이 아니면 아끼시고요.”

“괜찮겠어요?”

“괜찮으니까 하는 소리입니다.”


우일신은 절단의 장검을 뽑아 들며, 장애물이 쌓여 있는 공간으로 향했다.


3층으로 오는 에스컬레이터를 지나서 코앞까지 다가온 해골 무리가 눈에 들어왔다.


장애물이 완성된 반대편과 달리 공간이 널찍했다.

서너 마리가 동시에 들이닥쳐도 공간이 남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이 초식을 쓰기에 가장 적절했다.


우일신은 장검을 양손으로 잡고서 자세를 잡았다.


-딱딱딱!


해골 무리가 코앞까지 도착한 순간, 횡소천군의 초식이 펼쳐졌다.


한 발짝 앞으로 내디디며 신체를 반 회전시켰다.

수평으로 든 장검에 전신의 무게와 함께 회전이 그대로 실렸다.

칼날이 수평으로 획을 그리며 눈앞에 있는 모든 것을 쓸어버렸다.


카가가각!

뼈 끊기는 소리가 연속해서 들렸다.

선두에 서 있던 스켈레톤들의 척추뼈가 일제히 끊어진 것이다.


우일신은 휘두른 장검을 반전하며 그대로 한 걸음을 더 내디뎠다.


연속해서 펼쳐지는 횡소천군.

뒤쪽에 자리한 스켈레톤들이 또 한 차례 쓸려나갔다.


급격하게 방향을 전환하는 회전 운동으로 인해 척추와 코어 근육에 압박되는 감각이 느껴졌다.

지금은 괜찮지만, 나중에 가면 비명을 지를 게 분명했다.


스켈레톤들은 허리 아래가 부서진 것일 뿐, 아직 멀쩡히 살아 있었다.

이는 우일신의 노림수였다.

지금은 스켈레톤을 보이는 족족 죽일만한 여유가 없었다.

어차피 죽여도 무한히 쏟아져 나오는 상황이지 않은가.

그러니 숫자를 줄이는 대신 전진을 막는 장애물을 만드는 쪽을 선택했다.

그 장애물의 재료는 다름 아닌 어중간하게 부서진 스켈레톤들의 잔해였다.


물론 바닥에 깔린 스켈레톤들이 얌전히 있을지는 알 수 없었다.

어쩌면 어떻게든 몸을 움직여서 공격을 방해하려 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일신에게는 불안전한 발판에서도 중심을 잡을 방법이 있었다.


삼재보의 신법, 지추(地錘).

땅 위에 무거운 추를 올려둔 것처럼 어떤 발판 위에서도 신체의 중심을 흔들리지 않게 고정하는 몸놀림이었다.


‘좋아, 할 수 있겠어.’


절단검과 언데드 사냥꾼의 연계는 내력 없이도 충분하다는 걸 입증했다.

체력도 유지되고 있어서 대응에도 문제가 없었다.

거기서 오는 안정감이 심리적인 여유를 가져다주어 집중력을 유지케 했다.


우일신은 장애물 입구를 중심으로 나아갔다 돌아오면서 횡소천군의 초식을 쏟아냈다.

간혹 제대로 베이지 않은 녀석이 뒤로 넘어갈 때도 있었다.

이를 해결하는 것은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윤지우의 몫이었다.


그녀는 가능하면 멀리서 활을 쏘는 것으로 뒤로 넘어온 적들을 처리했다.

사용한 화살은 회수해서 재활용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뒤에서 흘리는 것만 처리하는 상황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윤지우는 화살을 회수하면서 우일신이 있는 쪽을 바라보았다.

끝도 없이 몰려오는 해골들이 마치 낙엽 쓸 듯이 쓸려나가고 있었다.

너무도 비현실적인 광경에 감탄이 절로 터져 나왔다.


‘일신 씨가 잘 싸우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저 정도일 줄은 몰랐는데.’


그녀가 우일신이 싸우는 모습을 제대로 보는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해골들에게 쫓기는 걸 도와줬을 때는 사람들을 데리고 돌아오니 모든 게 끝난 뒤였다.

부산역으로 올 때는 도망치기 바빠서 제대로 볼 여유가 없었다.


그 실력을 코앞에서 지켜보니 경악을 금치 못했다.

동시에 희망을 품을 수 있었다.

지금 이대로 쭉 간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 말이다.


[웨이브 종료까지 남은 시간 21:25]


윤지우는 힐끗 남은 시간을 확인했다.


어느덧 시간이 10분 가까이 흘렀다.


전투는 순조롭게 흘러가는 듯했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우일신과 윤지우가 있는 쪽이었다.

삐걱거리기 시작한 것은 인원이 몰려 있는 반대편 쪽이었다.


아무리 로테이션을 돌려도 급한 상황에서 오는 체력 저하는 피할 수 없다.

그리고 이는 집중력의 저하와 함께 평소라면 하지 않을 실수로 이어지게 된다.


“아악! 칼, 칼 맞았어!”

“저 녀석 끌어당겨 빼내, 빈자리에 다음 들어가서 메꿔!”


하나둘씩 자잘한 부상이 생기기 시작했다.

몽둥이에 맞아서 생긴 타박상은 멍과 함께 몸을 움직이기 불편하게 만들었다.

칼에 베인 상처는 출혈의 치료를 위한 인원의 회전을 강요했다.

지금까지 큰 상처는 없었지만, 피해가 누적되고 있다는 점이 문제였다.

이렇게 누적된 피해는 결국.


“커헉!”


응급조치로 어떻게 할 수 없는 큰 사고로 이어지게 된다.


한 사람이 제대로 칼에 맞았다.

빠르게 빼내서 팔이 잘리는 것은 피했지만, 당장 싸울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우일신은 예민해진 감각으로 반대편의 상황을 알아차렸다.

스켈레톤들이 끝도 없이 몰려오는 상황은 그 자체로 압박감을 주기 마련이다.

그런 상황에서 하나라도 중상을 입는다면 사기가 대폭 깎일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반대편이 먼저 무너질지도 모를 판국이었다.


“지우 씨, 반대쪽을 도와주세요.

“네? 하지만······.”

“여기는 저 혼자서도 괜찮으니까, 얼른!”


윤지우는 잠시 망설이다가 이내 흘러가는 상황을 이해하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곧 등 뒤에서 윤지우의 화살이 만들어 내는 천둥소리가 들려왔다.


우일신은 이제까지 아껴두었던 내공을 끌어올렸다.

실수를 수습해 줄 사람이 이제 없다.

이제부터는 한 마리도 뒤로 보내서는 안 된다.

한 마리라도 뒤로 보냈다가는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전선이 무너지게 된다.


“와라, 해골바가지들아!”

-딱딱딱!


우일신은 눈을 번뜩이며 해골들에게 달려들었다.


* * *


[웨이브 종료까지 남은 시간 9:16]


혼자서 어떻게든 버티던 우일신에게 위기가 찾아왔다.


‘내공이 바닥났어.’


그동안은 내력으로 강화한 신체 능력을 바탕으로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다.

하지만 내공을 쓸 수 없다면 혼자서 대응하는데 무리가 올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반대편에 도와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그동안 중상자가 2명이나 늘어났다.

로테이션 사이클이 빡빡해진 만큼 간신히 굴러가는 상황이었다.

지금도 연신 등 뒤에서 우렛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윤지우가 아낌없이 화살을 퍼붓고 있다는 건 그만큼 여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여기서 인원이 한 사람이라도 빠진다면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었다.


‘물약의 도움으로 체력은 멀쩡해. 어떻게든 혼자서 버텨야 해.’


우일신은 이를 악물며 삼재검법의 기수식을 취했다.

20분 동안 계속해서 검을 휘두른 결과, 근육과 관절이 비명을 질렀다.

물약의 힘으로 신체적 피로가 회복되지 않았다면 그대로 쓰러졌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신체적 피로를 무시할 수 있다고 해도 정신적 피로는 어떻게 할 수 없었다.


그 과정에서 생긴 약간의 빈틈을, 해골들은 놓치지 않았다.

우일신은 해골 무리의 뒤편에서 무언가가 날아오는 걸 목격했다.


-딱딱딱!


날아온 것은 다름 아닌 스켈레톤이었다.

놈들이 아군을 던져서 돌파 시도를 한 것이다.

이제까지 본 적 없는 전혀 다른 행동 양상이었다.


“젠장!”


우일신은 태산압정 초식으로 날아오는 스켈레톤을 두 동강 냈다.

이제부터는 눈앞에 있는 놈들은 물론, 날아오는 녀석들까지 경계해야 했다.



“덤벼라, 해골바가지들아!”


우일신은 해골들의 주의를 끌기 위해 있는 힘껏 소리 질렀다.

마치 움직이는 걸 멈추면 죽는 상어라도 된 것처럼 스켈레톤들을 베어냈다.

내공을 쓸 수 없는 걸 몸으로 때우기 위한 발버둥이었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점점 감각이 날카로워졌다.

그렇게 집중력이 극한에 이른 순간.


‘아······.’


사고만이 가속해 모든 것이 느리게 느껴지기 시작했다.

어쩌면 단순한 착각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착각으로 치부하기에는 신체의 움직임이 세세하고 생생하게 느껴졌다.


느려진 세계 속에서 계속해서 반복되는 초식의 사용은 그에게 어떤 영감을 불러일으켰다.


작가의말

어라 우일신의 모습이······?(포켓몬 풍)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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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중간 보스(3) +1 23.06.14 1,140 21 13쪽
38 38화 중간 보스(2) +1 23.06.13 1,217 20 13쪽
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8 19 14쪽
36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2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9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90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6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6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7 23 12쪽
29 29화 울프팩 제거 +1 23.06.04 1,453 20 12쪽
28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2 23.06.03 1,508 23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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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22화 고블린 주술사 +1 23.05.29 1,631 27 13쪽
21 21화 도발 +1 23.05.28 1,670 23 13쪽
20 20화 부산역 철도 2층 +1 23.05.27 1,728 26 12쪽
19 19화 파티 신청 +1 23.05.26 1,764 29 12쪽
18 18화 스컬맨 +1 23.05.25 1,838 29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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