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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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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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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작성
23.05.25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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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1쪽

18화 스컬맨

DUMMY

고블린과 마주하자, 알림창이 떠올랐다.


+

[부산역 철도 공유 미션]

[던전으로 변모한 부산역 철도 1층의 고블린을 처치하시오.]

[고블린 처치 : 31/100]

[성공 보상 : 2000포인트]

+


처음 보는 형식의 미션이었다.


던전 내에 있는 모든 사람이 공유하는 미션인 듯했다.


우일신은 미노스의 투구를 쓰고 뼈 갑옷을 둘렀다.


가능하면 이 모습을 하고 싶지 않았지만, 지금은 불호를 따질 때가 아니었다.


몬스터가 모습을 드러내자, 윤지우도 장비창에서 무기를 꺼내 들었다.


그녀의 무기는 탑에서 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활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달라진 점이 있었다.


“나래야.”


그녀의 부름을 받고 바람이 뭉쳐지면서 하나의 형상을 만들었다.


-짹짹!


그건 참새 정도 되는 크기의 작은 새였다.


윤지우의 능력은 정령 소환.


정령이라는 초자연적인 존재와 계약을 맺고 함께 성장해 가는 능력이었다.


“백업은 걱정하지 마세요.”


윤지우는 연달아 화살을 날렸다.


얼핏 보기에는 조준이 중구난방인 것처럼 보였다.


“나래야!”

-짹짹!


그런데 갑자기 화살의 궤적이 바뀌었다.

바람의 정령의 보조로 이루어진 곡사였다.


-캬르르륵!


고블린들은 예상외의 방향에서 꺾여 날아온 화살에 당황했다.


우일신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고블린들과의 거리를 좁혔다.


석조 복도의 폭은 넓은 편이 아니었지만, 검을 휘두를 정도는 되었다.


도리어 적당히 좁은 공간이라서 넓은 범위의 공격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쾌검식 횡소천군.’


내력으로 강화된 삼재검법의 초식이 복도를 가로질렀다.


검광이 번뜩이자, 선두에 있었던 고블린 네 마리가 한 번에 쓸려나갔다.


우일신은 고블린들과 싸우면서 녀석들의 특징을 살폈다.


우선 딱 보기에도 몸집이 작았다.


그러나 크기가 작은 만큼 공격을 맞추기 어렵고 움직임도 날렵한 축에 속했다.


무엇보다 이 녀석들은 집단행동에 능했다.


스켈레톤이 닥치는 대로 덤벼드는 느낌이었지만, 고블린은 숫자가 많다는 걸 이용할 줄 알았다.


선두에 선 녀석들은 공세를 유지하면서 움직임을 방해하려 들었다.


뒤에 있는 녀석들은 조금이라도 틈이 보이면 아군을 짓밟고 튀어나와 기습을 날려댔다.


심지어 뒤에서 날아오는 불규칙한 곡사를, 중상을 입은 동족을 방패로 막아냈다.


본능만이 아니라 지혜를 갖추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 끈질기기는 더럽게 끈질겼다.


동족이 죽어갈수록 두려워하기는커녕 끝 모를 증오와 살의를 풀풀 풍겼다.


거기에 들고 있는 단검도 문제였다.


평범한 사람에게는 저런 번듯한 무기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거기에 고블린들은 어떻게든 한 방만 먹이면 된다는 것처럼 덤벼들었다.


접근해서 단검으로 찌르는 것은 물론, 단검을 주저 없이 던지기까지 했다.


그나마 우일신은 뼈 갑옷을 두르고 있어서 상처 입을 일이 없었다.


이렇게까지 공격적으로 나오는 이유를 고블린이 떨군 아이템에서 알 수 있었다.


[고블린의 독(일반)]

[고블린들이 조잡하게 만들어 낸 독. 중독될 경우, 마비 증상과 함께 지속적인 피해를 줍니다. 고블린들은 이 독을 무기에 발라서 사용합니다.]


감정 기능으로 정보를 확인하자 우일신이 소리쳤다.


“지우 씨, 조심하세요! 이 녀석들 독을 단검에 묻혀서 쓰고 있습니다!”


경고를 위해 잠시 주의가 흐트러지자, 고블린들은 그 약간의 틈을 놓치지 않았다.


앞쪽의 고블린들이 달라붙어서 움직임을 막았고, 뒤쪽의 고블린이 기습해 왔다.


녀석이 노리는 곳은 전신 갑옷의 몇 안 되는 취약점인 관절 틈새 부위였다.


“어딜!”


그러나 연계는 녀석들만 가능한 장기가 아니었다.


-캬아아악, 커헉?!


뒤쪽에서 기습을 위해 튀어나온 고블린에게 화살이 날아들었다.


우일신은 달라붙은 고블린들을 털어내고는 뒤쪽을 곁눈질했다.


시선을 느낀 윤지우가 미소와 함께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든든하게 뒤를 받쳐주는 사람이 있으니 한결 편하게 싸울 수 있었다.


함께 싸워본 적도 없는데 이쪽이 어떻게 움직일지 알고 있는 느낌이었다.


우일신은 윤지우에게 시선이 쏠리지 않도록 최대한 화려하게 날뛰었다.


윤지우는 뒤에서 이를 지켜보면서 속으로 감탄했다.


‘예상은 했지만, 오빠 진짜 잘 싸운다.’


탑에서 만난 우일신도 고급 장검 하나로 스켈레톤들을 다 썰고 다녔을 정도로 강했다.


그런데 현실에서 만난 우일신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결정적인 차이점은 역시 무공이었다.

무공을 익히고 있는 만큼 검에 실린 기세가 차원이 달랐다.


‘대체 무슨 무공이지? 내가 아는 거랑 차원이 다른데.’


윤지우는 5층에서 만났던 무공 능력자를 떠올렸다.


그때 만난 사람은 고급 등급의 칠성검법을 주력으로 사용했다.


그런데 눈앞에서 우일신이 펼치는 무공의 위력은 그보다 더하면 더했지, 결코 덜하지 않았다.


그러나 우일신이 가진 무공은 모두 일반 등급뿐이었다.


윤지우가 모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소환 계열 능력자는 보유한 능력의 등급이 곧 사용자의 강함이나 다름없었다.


능력의 등급이 사용자의 역량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공은 등급이 높다고 해서 능사가 아니었다.


도리어 무공의 등급보다 사용자의 실력이 더 중요했다.


무공 등급이 낮더라도 사용자의 경지가 높으면 등급 이상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현재 우일신의 경지는 일류, 등급으로 치면 희귀 등급이나 다름없었다.


혼자서 5층 보스를 쓰러뜨릴 수 있던 것도 순전히 우일신의 역량이 뛰어났기 때문이다.


‘나도 멍하니 보고만 있을 수 없지.’


이 사실을 알 리 없는 윤지우는 전의를 불태우며 화살로 후방에 있는 고블린들을 견제했다.


* * *


덤벼오는 고블린들을 물리치며 석조 복도를 나아가자, 넓은 공간이 나왔다.


복도와 마찬가지로 돌로 만들어진 공간은 벽에 붙은 횃불만으로 내부를 온전히 확인할 수 없을 정도로 넓었다.


안쪽에서는 한창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건지 멀리서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두 사람은 황급히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향했다.


마법이나 정령으로 밝힌 불빛 때문에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어두컴컴한 공간에서 뚜렷한 광원은 괴물들에게 위치를 알려주는 꼴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불빛의 주변에는 고블린들이 득실거리고 있었다.


사람들은 살기 위해 몰려드는 고블린들과 맞서 싸웠다.


싸우고 있는 사람 중에는 박철의 얼굴도 있었다.


무공 같은 근접 계열 능력자들이 전열에 서서 고블린들의 접근을 막았다.


그 뒤에서 마법이나 정령 소환 등의 능력자들이 화력을 쏟아부었다.


겉으로 보면 잘 버티고 있었지만, 체력의 한계가 오고 있는 게 보였다.


교대 없이 끊임없이 덤벼오는 괴물들과 계속 싸우고 있었으니 그럴 만도 했다.


게다가 능력자들 뒤에는 싸우지 못하는 일반인들이 있었다.


싸우지 못하는 일반인들을 지키면서 싸워야 하는 상황이 발목을 붙잡고 있었다.


싸우는 사람보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숫자가 더 많으니,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었다.


이대로 가다간 전선이 붕괴할 가능성이 높았다.


‘전열이 무너지기 전에 어떻게든 부담을 줄여야 해.’


우일신은 옆에 있던 윤지우에게 물었다.


“지우 씨, 혹시 광역 공격할 수 있습니까?”

“광역은 무리지만, 바람으로 여러 마리를 공격할 수는 있어요.”

“그 정도면 충분합니다. 바람으로 시선을 끌어주세요. 나머지는 제가 해결하겠습니다.”


우일신은 고블린들을 향해 달려들었다.


뒤이어 뒤쪽에서 세찬 바람이 불어왔다.


윤지우가 바람의 정령의 힘으로 만들어 낸 바람의 칼날이었다.


날카로운 칼바람이 고블린 무리의 뒤꽁무니를 때렸다.


-캬락?!

-캬르르륵!


바람의 칼날에 맞은 고블린의 일부가 쓰러졌다.


자연히 뒤쪽에 있던 고블린들의 시선이 등 뒤로 향했다.


괴물들의 눈에 자신들을 향해 겁 없이 달려오는 뼈 갑옷의 전사가 보였다.


고블린들은 잠시 대화하는가 싶더니, 이내 무리가 반으로 나뉘었다.


뭉쳐 있는 집단보다는 혼자 있는 멍청이를 노리는 쪽이 낫다는 판단이었다.


저 멍청이를 죽인 다음 그 시체로 다른 인간들을 동요시킬 계획이었다.


그러나 고블린들의 사악한 계획이 이루어지기에는 상대가 너무 강했다.


‘미노스와 싸울 때처럼 힘을 한 점에 집중시키는 게 아니라 넓게 퍼트리는 방식으로.’


우일신은 충분히 거리가 좁혀지자, 삼재검법의 기수식을 취했다.


머리 위로 치켜든 장검이 휘둘러졌다.


경력이 실린 진기가 공간에 불투명한 흔적을 새겼다.


그 위로 몸을 반 회전하면서 횡으로 휘둘러진 경파가 겹쳤다.


중첩된 발경 파동이 공간을 수놓으며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폭탄처럼 낮게 진동했다.


공이가 당겨진 리볼버의 방아쇠를 당기듯 찌르기가 중첩된 경파 위를 때렸다.


‘연환 쾌검식 삼재합일.’


삼중으로 중첩된 경파가 주변으로 확산하며 거대한 소용돌이를 만들어 냈다.


-캬르르륵?!


우일신을 향해 덤벼들던 고블린들이 휘몰아치는 중첩 경파에 휘말렸다.


정령이 만든 바람보다 거친 폭풍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검은 재만이 맴돌았다.


시끄럽던 전장이 순식간에 고요해졌다.


한 사람이 만들어 낸 폭거를 목격하고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아연했다.


침묵을 만든 장본인이 가볍게 검을 털어내자, 투명한 진기의 파편이 흩날렸다.


‘생각했던 것보다 힘들지 않은데?’


우일신은 자신의 몸 상태를 살폈다.


탈진을 각오하고 쓴 삼재합일이었는데 조금 지친 정도에 그쳤다.


내공 소모는 여전히 컸지만, 이 정도는 여파결로 해결할 수 있었다.


‘다른 능력치를 30까지 올려둬서 그런가?’


만전까지는 아니지만, 반파된 고블린 무리를 상대로는 충분했다.


우일신은 얼이 나간 고블린들에게 달려들었다.


뒤이어 그를 엄호하는 화살이 뒤쪽에서 날아들었다.


“워, 원군이다!”

“이대로 몰아붙여!”


이에 멍하니 있던 사람들도 정신을 차리고 전투에 임했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던 전장이 다시 맹렬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상황은 조금 전과 정반대로 역전되어 있었다.


고블린들이 아무리 날뛰어도 기울어진 저울을 되돌릴 수 없었다.


결국 전투는 고블린의 전멸로 끝을 맺게 되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도와줘서 고맙소.”


전투가 끝나자, 일행을 대표해서 박철이 말을 감사 인사를 전해왔다.


우일신이 대답하려는 데, 그보다 먼저 근처에 있던 아이가 소리쳤다.


“아까 부산역에서 폭탄이 터진다고 했던 스컬맨이다!”


아이의 말을 기점으로 보호받고 있던 일반인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당연하게도 보호받던 사람 중에서 부산역에서 도망친 생존자들이 섞여 있었다.


멀리서 화살로 엄호하다가 뒤늦게 합류한 윤지우가 그 광경을 보고 물었다.


“오빠, 대체 부산역에서 뭘 한 거예요?”

“······.”


우일신은 무슨 변명을 하든 구차할 뿐이라는 걸 알았기에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날 이후로 우일신을 부르는 호칭 중에 스컬맨이 추가되었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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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6 19 14쪽
36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1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7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88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5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4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6 23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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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23화 질풍일도 +1 23.05.30 1,610 26 11쪽
22 22화 고블린 주술사 +1 23.05.29 1,627 27 13쪽
21 21화 도발 +1 23.05.28 1,666 23 13쪽
20 20화 부산역 철도 2층 +1 23.05.27 1,724 26 12쪽
19 19화 파티 신청 +1 23.05.26 1,760 29 12쪽
» 18화 스컬맨 +1 23.05.25 1,835 29 11쪽
17 17화 재회 +1 23.05.24 1,856 30 10쪽
16 16화 너무 쉽다 +2 23.05.23 1,891 29 12쪽
15 15화 테러를 하자 +2 23.05.22 1,947 31 12쪽
14 14화 삼재합일 +2 23.05.21 1,962 28 12쪽
13 13화 미노스 +2 23.05.20 1,946 34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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