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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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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111,023
추천수 :
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6.03 22:30
조회
1,506
추천
23
글자
10쪽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DUMMY

독고민은 그대로 눌러앉아 버렸다.


용건이 끝났으면 이만 가달라고 했는데도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멋대로 찾아와서, 멋대로 화내고, 멋대로 눌러앉다니.


길고양이라도 보는 기분이었다.


결국 우일신은 독고민을 내보내는 걸 포기했다.


불청객 한 명이 낀 채 회의가 시작되었다.


주제는 생존자 집단을 도와준 뒤 어떻게 움직일 것인가였다.


“호적수는 그런 귀찮은 일도 하는 거야?”


이야기를 듣고 있던 독고민이 물어왔다.


이제는 멋대로 회의에 참여하고 있었다.


“나야 이런저런 일이 있었으니까. 그러는 너야말로 파티나 소속이 없는 것 같던데 괜찮은 거냐?”

“나는 혼자서도 충분해.”


가슴을 펴면서 잘난 척을 하는 독고민.


“사람 사귀는 게 서툴러서 그런 게 아니고?”

“아니거든! 어차피 호적수를 이기면 저절로 파티랑 소속이 생길 거고!”

“그거 아직 포기 안 했던 거냐.”


우일신은 눈앞의 천방지축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머리가 아파졌다.


쫓아낼 수도 없으니 가만히 내버려 두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었다.


우일신은 독고민을 방치한 채 이야기를 재개했다.


“현재 가장 우선해야 할 일은 구역의 해방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지역의 던전도 해결하자는 거죠?”


윤지우의 말에 우일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운명 변동이 적용된다고 했을 때 알림창은 나뉘어져 있는 구역에 대해서 알려주었다.


한국 서버-부산 채널-초량동 구역이라고.


즉 종말의 막은 행정 구역별로 나뉘어 있다고 추측할 수 있었다.


“그러니 우선 저희 구역 주변에 있는 구역을 차례대로 해방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미 해방되었는데?”


그때 옆에서 아이스티를 추가로 주문해 마시고 있던 독고민이 끼어들었다.


“그게 무슨 소리야?”

“여기까지 날아올 때 보니까. 주위의 막이 다 사라진 상태였어. 마법으로 살펴보니까 적어도 동구 전체는 다 사라진 것 같더라.”


생각지도 못한 정보였다.


하룻밤 사이 주변에 있던 종말의 막이 사라졌다니.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가.’


던전의 몬스터는 사람을 많이 살해할수록 강해진다.

거꾸로 말하면 공략이 빠를수록 던전 해방이 쉬워진다는 뜻이었다.


등반자가 초량동에만 모여 있는 것도 아닐 테니, 던전 공략은 말 그대로 시간문제였다.


‘어쩌면 초량동 구역이 특히나 어려웠던 걸지도 몰라.’


부산역 인근은 고속철도를 이용하려는 사람들로 유동 인구가 많은 장소였다.


자연히 던전이 생겼을 때 인명피해가 급증할 수밖에 없었다.


괜히 종말의 운명을 바꾸었다면서 알림창이 공지한 게 아니었다.


비슷한 이유로 부산역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한 구역이 있어도 이상치 않았다.


우일신은 자신의 추측을 동료들에게 설명했다.


“그래서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이 유력 후보가 아닐까 싶어. 혹시 생각나는 곳 있어?”


우일신의 물음에 일행은 떠오르는 생각을 이야기했다.


“지하철이요. 거기는 많든 적든 언제나 사람이 있잖아요.”


첫 타자는 윤지우였다.

지하철은 사람들이 애용하는 대중교통이니 일리가 있었다.

부산역과 주변 지하철도 비슷한 이유로 던전이 생겼지 않은가.


“역시 번화가 아니겠어? 서면이나 남포동 같은 곳 말이야.”


박철이 뒤이어 말했다.

서면과 남포동은 부산의 주요 상권인 만큼 언제나 사람이 많은 장소였다.


“관광지에도 사람이 많을 겁니다. 감천 문화 마을이나, 광안리 해수욕장, 태종대 같은 곳이라면 사람이 언제 붐벼도 이상하지 않으니까요.”


백문희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의견을 제시했다.

관광지라면 부산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사람이 많은 게 당연한 장소였다.


“해운대도 있잖아. 해운대 해수욕장은 물론이고, 벡스코 같은 곳에서는 매번 행사 같은 게 열리니까.”


마지막에는 독고민이 멋대로 끼어들었다.

멋대로 의견을 제시하기는 했지만, 어느 정도 타당한 말이었다.


“전부 맞는 말이지만, 문제는 여기서 확인할 방법이 없다는 게 문제네.”


윤지우의 정령이나 독고민의 마법으로도 부산 전체를 살필 수는 없었다.


하다못해 인터넷이라도 연결된다면 SNS 같은 데서 정보 수집이라고 해볼 텐데.


종말의 막이 사라진 지금도 통신 연결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뭔가 좋은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문득 장비창에 넣어뒀던 물건이 떠올랐다.


“오빠, 그게 뭐예요?”

“영웅 업적을 달성했을 때 히든 조건을 만족했다면서 준 거야.”

“뭐야, 그거 치사하잖아!”


독고민이 화를 내든 말든 무시하고 아이템 쪽을 확인했다.


[필요의 랜덤박스(영웅)]

[사용자에게 필요한 아이템을 제공하는 랜덤박스.]

[현재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상황에 맞춰서 영웅 등급의 아이템이 랜덤하게 나온다.]

[0.001% 확률로 유일 등급 아이템이 나온다.]


효과를 보면 2층에서 얻었던 보물 상자의 영웅 등급 버전이라고 해도 무방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완전히 랜덤이 아니라 사용자의 필요에 따라서 준다는 점이었다.


필요의 기준이 정확히 어떤 건지 모르겠지만, 영웅 등급 아이템인 만큼 쓸 만한 게 나올 가능성이 높았다.


십만분의 일의 확률로 1단계 높은 유일 등급 아이템을 주지만, 기대도 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건 종말의 운명을 막을 수 있도록 도와줄 아이템.’


높은 등급보다는 원하는 기능의 아이템이 나오길 기도하며 상자를 열었다.


그러자 상자에서 무지갯빛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0.001% 확률에 당첨되었습니다!]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유일)을 획득합니다.]


전혀 생각지도 못한 당첨에 우일신은 놀라서 입을 다물지 못했다.


이는 주변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상자에서 나온 것은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나침반이었다.


크기는 대략 회중시계 정도였고, 큼지막한 버튼이 하나 달려 있었다.


모양새가 전설적인 일본 만화에 나오는 휴대용 보물찾기 레이더를 연상케 했다.


우일신은 떨리는 손으로 유일 등급 아이템의 능력을 확인했다.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유일)]

[종말을 추적하는 영웅을 돕는 기적의 나침반. 영웅 업적 보유자만이 사용할 수 있다. 이 아이템은 파괴가 불가능하다. 종말의 막 현황을 알려준다. 가까운 종말의 운명을 탐지한다. 탐지 범위는 모든 서버. 사용자에게 성장을 위한 미션을 제공한다.]


유일 등급 아이템답게 기능이 네 가지나 되었으며, 하나하나가 터무니없었다.


파괴 불가.

종말의 막 현황 확인.

종말의 운명 탐지.

미션 제공.

심지어 탐지 범위가 전 서버, 즉 지구 전체였다.


이 나침반만 있다면 전 세계 어디가 되었든지 간에 종말의 운명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었다.


우일신은 시험 삼아 나침반의 옆면에 있는 스위치를 눌러보았다.

그러자 나침반 화면 위로 홀로그램이 떠올랐다.


홀로그램에 떠오른 것은 주변을 나타내는 지도였다.

지도 위에는 현재 부산에 있는 종말의 막의 현황이 표시되었다.


독고민이 말했던 대로 동구 전체에는 종말의 막이 걷어진 상태였다.


뒤이어 나침반의 침이 빙글빙글 돌더니, 알림창이 떠올랐다.


[현재 위치를 확인합니다.]

[한국 서버-부산 채널-초량동 구역]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종말의 운명을 탐색합니다.]


나침반은 특정 방위를 가리키며 멈추었다.


[한국 서버-부산 채널-남포동 구역]

[보스 : 오크 로드 ■■■■(희귀)]

[보유 영역 : 자갈치역 & BIFF 광장]

[현황 : 현재 자갈치시장 던전을 침공 중. 네임드 변이를 앞두고 있다.]


남포동은 아까 인구 밀도가 높은 지역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 나온 장소였다.


주요 상권이자 번화가답게 현지인은 물론,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었다.


남포동이라면 부산역에서 그리 멀지 않았다.


지하철로는 두세 정거장이며, 차로는 2킬로미터가량이었다.


‘네임드라면 미노스와 등급인가.’


하지만 미노스를 상대할 때와 완전히 같이 봐서는 안 된다.


탑에서 본 미노스는 오로지 보스 단일로만 있었다.


반면에 현실에서는 수많은 몬스터를 부하로 두고 있을 게 분명했다.


당장 미노스보다는 떨어지지만, 거기에 버금가던 고블린 주술사가 그랬으니까.


운명 극장에서 봤던 내용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그 숫자는 적어도 수백, 많게는 수만에 이를 터.


‘나 혼자서 저 정도 물량을 상대하는 건 무리야.’


삼재합일을 난사한다고 해도 쓸어버리는 것보다 숫자에 짓눌릴 게 분명했다.


정석적인 방법은 이쪽도 물량으로 싸우던가, 광범위 공격이 가능한 이가 필요했다.


‘광범위 공격?’


우일신은 맞은편에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던 독고민에게 시선이 갔다.


그녀는 시선을 마주치자, 아이스크림과 우일신을 번갈아 보더니 아이스크림을 가리며 말했다.


“안 줄 거야.”

“먹을 생각 없으니까, 너나 많이 먹어라.”


눈앞의 마법사를 데리고 가는 게 제일이었지만, 협력해 줄 것 같지 않았다.


뭔가 다른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고 있을 때, 나침반이 반짝였다.


+

[성장 미션 - 전투 준비]

[당신은 아직 오크 로드와 싸울 준비가 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종말에 맞서기 위한 기반과 실력을 갖추는 것이 우선입니다.]

[사용자 각성 레벨 성장(10레벨 이상) : 8/10]

[금종조 성취 5성 달성 : 2/5]

[동료 30명의 각성 레벨 성장(5레벨 이상) : 4/30]

[동구 지역 안정화 : 0%/100%]

[성공 보상 : 50000포인트]

+


나침반의 기능 중 하나였던 미션 제공이 발동되었다.


성공 조건은 생각보다 빡셌다.


우일신 본인의 성장만이 아니라 동료의 성장까지 요구하고 있었다.


지역의 안정화는 또 어떻게 하라는 건지 알 수 없었다.


그 대신 성공 보상이 빵빵했다.


‘5만 포인트를 얻으면 백년 하수오도 살 수 있어.’


미션에 성공한다면 오크 로드가 네임드가 되더라도 이길 수 있으리라.


종말의 운명에 대항하기 위한 본격적인 준비의 시작이었다.


작가의말

24화 끝에 등장한 히든 보상을 28화에 열게 되다니, 너무 늦어버렸네요.

그래서 2연참을 적었습니다.

앞으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작중에 언급된 만화는 드래곤볼이며, 휴대용 보물찾기 레이더는 드래곤볼을 찾는 휴대용 레이더인 드래곤 레이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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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40화 용종 라부 +2 23.06.15 1,095 21 11쪽
39 39화 중간 보스(3) +1 23.06.14 1,138 21 13쪽
38 38화 중간 보스(2) +1 23.06.13 1,217 20 13쪽
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6 19 14쪽
36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1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7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88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5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4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6 23 12쪽
29 29화 울프팩 제거 +1 23.06.04 1,452 20 12쪽
»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2 23.06.03 1,507 23 10쪽
27 27화 불청객 +2 23.06.03 1,507 25 10쪽
26 26화 손님 +4 23.06.02 1,541 26 10쪽
25 25화 삼재공 +3 23.06.01 1,581 31 11쪽
24 24화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1 23.05.31 1,588 30 12쪽
23 23화 질풍일도 +1 23.05.30 1,610 26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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