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조회수 :
111,042
추천수 :
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6.16 22:30
조회
1,072
추천
19
글자
12쪽

41화 용종 라부(2)

DUMMY

공략이고 뭐고 때려 치고 치즈버거와 탄산수나 먹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치솟았다.


그러나 초인적인 인내심으로 이를 참아내는 데 성공했다.


‘일단, 좀 쉬자······.’


진이 빠진 우일신은 쉴 곳을 찾아 주변을 둘러보았다.


폭풍 때문에 어느 건물도 멀쩡한 곳을 찾아볼 수 없었다.


물 깊숙이 잠수하는 쪽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래도 운기조식을 하려면 물 밖이 나았다.


그나마 제일 멀쩡한 건물을 찾아 안으로 들어갔다.


주변에 다른 몬스터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부하 따위는 필요 없다는 걸까.


아니면 폭풍이 만들어 낸 바람의 장벽에 그만큼 자신이 있다는 걸까.


어느 쪽이든 막막하기는 매한가지였다.


‘일단 지금 할 수 있는 걸 전부 하자.’


우일신은 상태창을 열어서 보유하고 있는 25점의 성장 능력치를 남김없이 사용했다.


[근력이 60으로 성장합니다.]

[체력이 60으로 성장합니다.]

[민첩이 60으로 성장합니다.]

[기력이 65로 성장합니다.]


모든 능력치가 60을 넘겼다.


급격한 성장으로 인한 신체 변화가 고스란히 느껴졌다.


‘역시 수련 이외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건 위화감이 느껴지네.’


능력치가 낮을 때는 큰 체감이 없었다.


그러나 능력치가 높아질수록 영약 등으로 단숨에 성장했을 때 위화감이 크게 다가왔다.


성장으로 인해 늘어난 능력치와 기존의 감각이 어긋나서 생기는 문제였다.


이 위화감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서 익숙해지는 수밖에 없었다.


우일신은 내공 회복을 위해 비를 피할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이 환경의 유일한 장점은 운기조식의 효율이 높다는 점이었다.


보스 몬스터에 의해 환경이 바뀌면서 외기의 농도가 짙어진 영향이었다.


운기조식에 들어가자, 중단전에서 반응이 왔다.


신체와 내공의 균형이 맞춰지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된다는 생각에 곧장 대주천에 들어갔다.


전신의 경락을 사용하는 대주천의 흐름이 중단전을 자극했다.


중단전이 5분의 2까지 개방되자, 새로운 공능이 움텄다.


‘신체 제어.’


말 그대로 신체를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게 해주는 공능이었다.


출혈 억제나 자연 치유 촉진은 물론, 불수의근이나 호르몬까지 조작할 수 있었다.


굳이 명상에 잠겨 체내를 관조하지 않아도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체의 모든 활동이 세세하게 느껴졌다.


신체 능력의 급격한 성장에서 오는 위화감마저 해결할 수 있을 정도였다.


인체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자, 자연스레 외공에 대한 이해도 높아졌다.


특히 신체 제어의 공능과 외가기공은 상성이 좋았다.


‘신체 제어의 공능이라면 외공으로 인한 신체 변화를 촉진할 수 있어.’


금종조의 완성을 위해 필요한 것은 점진적인 신체 변화를 위한 시간이었다.


중단전의 공능이라면 이 변화에 드는 시간을 부작용 없이 대폭 줄이는 게 가능했다.


대주천으로 정제한 진기가 금종오의 구결에 따라 신체에 녹아들었다.


외공이 단련과 함께 서서히 변화를 유도하는 것과는 판이한 방식이었다.


무공 구결에 새겨진 의념과는 다른 방법이었기에 부작용이 생겨도 이상치 않았다.


그러나 우일신은 신체 제어의 공능으로 이를 조율했다.


금종조의 핵심 요결을 꿰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무공의 도달 목표를 알고 있으니, 자연히 완성형을 그릴 수 있었다.


‘금종조가 5성의 성취를 이루었을 때, 기반은 완성되어 있었어.’


그림으로 비유하자면 밑그림과 색칠 준비까지 끝난 상황이었다.


이미 기반은 만들어져 있었기에 역산을 통해 비어 있는 곳을 채워 넣으면 그만이었다.


[흡수와 발산의 이치를 담은 신체를 완성하였습니다.]

[금종조가 10성(대성)으로 성장합니다.]


신체를 새롭게 짜 맞추었다.


완성해 나가는 게 아니라, 완성된 형태를 재현한 것에 가까웠다.


충격의 흡수와 진동의 발산이 호흡하듯이 자연스러워졌으며 축적 한계도 크게 올랐다.


대주천을 하면서 소모했던 내공 회복까지 완전히 회복되었다.


이제 남은 것은 폭풍을 뚫고 들어갈 방안이었다.


우일신은 대주천이 끝난 뒤로도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겼다.


폭풍을 뚫을 방안에 대해 자문자답을 반복했다.


‘폭풍을 삼재합일로 날려버릴까?’


확산으로 날려버리는 건 불가능.

일점 집중으로 구멍은 낼 수 있을지도.

금방 바람에 묻혀버리겠지만.


‘폭풍의 속도보다 빠르게 돌아가면 들어갈 수 있다는 말이 있던데.’


영웅 업적으로 3배 뻥튀기하면 가능성이 있다.

그런데 영웅 업적이 발동되지 않은 상황.

전제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으니 기각.


‘잠수해서 아래로 파고드는 건 어떨까?’


소용돌이가 물밑까지 영향을 주고 있다.

인어의 비늘이 있어도 한계가 명확하다.

휘말리면 뼈도 못 추릴 거다.


‘버틸 수 있는 수단이 있다면?’


폭풍은 회전하면서 위로 올라간다.

경공과 신법으로 바람을 거스르지 않고 흐름을 탄다면?


우일신은 눈을 번쩍 떴다.


시선이 팔목에 찬 부동심의 팔찌를 향했다.


“이거면 될 것 같은데?”


그나마 성공 가능성이 있는 건 이제 전부였다.


“하자.”


폭풍 타기 작전이 승인되었다.


* * *


우일신은 건물 바깥으로 나와 폭풍에 가까이 접근했다.


가까이 가는 것만으로 바람에 휩쓸릴 것 같았다.


비바람이 호신기공을 때리는 것이 심상치 않았다.


폭풍의 초속 28미터, 그러니까 시속 100킬로미터는 되는 듯했다.


이제부터 저 바람 속을 뚫고 들어가야만 한다.


유일한 구명줄은 아이템에 달린 방어막 기능 하나뿐.


누가 봐도 미친 짓이었다.


그러나 다른 방법이 없었다.


각오를 다졌다.


‘가자.’


우일신은 바다에 잠수하여 천천히 폭풍의 회전 방향을 따라 돌기 시작했다.


인어의 비늘이 가진 압력과 저항 조절 기능에 더해 경공과 신법을 최대한 활용했다.


최대 속도에 도달하자, 부동심의 팔찌의 방어막 기능을 켜면서 소용돌이에 돌입했다.


범어로 적혀 있는 문자들이 주변을 맴돌며 모든 피해로부터 지켜주었다.


그래도 소용돌이에 휘말려 들어가는 감각은 썩 좋지 않았다.


폭풍의 원심력으로 머릿속까지 빙글빙글 도는 듯했다.


정신줄을 붙여 잡으며 신검합일로 현재 위치를 파악했다.


폭풍의 가장 안쪽 면에 접근하는 순간, 신법의 추진 경파로 경로를 이탈했다.


원심력에 의해 튕겨 나가는 과정에서 물에 처박혀 버리고 말았다.


부동심의 팔찌와 인어의 비늘이 없었다면 그대로 수장되었을지도 모른다.


천신만고 끝에 도달한 폭풍의 눈 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수면은 거짓말처럼 잔잔했으며, 비바람도 몰아치지 않았다.


정말 폭풍 속이 맞는 건지 의심이 될 정도로 바깥과 별세계처럼 느껴졌다.


그 중심에 자리한 것은 검은 비늘을 가지고 있는 거대한 용(龍)이었다.


[보스 몬스터 폭풍의 마수 라부가 등장하였습니다.]


물 밖에 나와 있는 몸길이만 따져도 웬만한 고층 빌딩과 비슷할 정도로 컸다.


침입자의 존재를 알아차렸는지, 용이 눈을 떴다.


금색 눈동자와 시선이 마주친 순간, 머릿속이 표백되었다.


본능이 도망치라고 미친 듯이 경종을 울려댔다.


태생에서 비롯된 압도적인 존재감이 공포가 되어 정신을 뒤흔들었다.


이제까지 중간 보스들에게서 맛본 정신 공격과는 차원이 달랐다.


심법 구결을 통해 정신을 바로잡을 틈조차 없었다.


숨조차 쉬는 걸 잊어버린 채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영웅)이 활성화됩니다.]

[운명 변동의 대상이 되는 적을 상대할 때 모든 활동에 300% 보정을 받습니다.]

[부동심의 팔찌가 정신 내성을 크게 증폭합니다.]


업적과 아이템의 연계로 간신히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용종은 용에 가깝지만, 용이 아닌 존재를 가리키는 말이다.


그런데도 마주하는 것만으로 마음이 꺾일 뻔했다.


말 그대로 격이 달랐다.

등급으로는 고작해야 하나 차이일 텐데, 이다지도 다르다니.


-인간 주제에 용케도 맨몸으로 이곳에 들어왔구나.


머릿속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예전에 고블린 주술사가 그랬던 것처럼 직접 의사를 전달하는 방식이었다.


용종이 우일신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


황금색 시선은 모든 것을 꿰뚫어 보는 것 같은 섬뜩함이 느껴졌다.


-몸놀림이 제법 괜찮군. 칼부림도 제법 할 줄 알아.


용종이 칭찬과 함께 순수한 감탄을 보였다.


-하지만 나머지가 형편없구나.


그러나 좋은 평가는 처음뿐이었다.


-기운의 질, 몸에 두른 방벽, 몸의 짜임새, 간격을 파고드는 발걸음, 모조리 미달이로다.


혀를 차면서 연달아 혹평을 내렸다.


우일신은 흠칫했다.

라부의 지적이 정확했기 때문이다.


시스템을 통해 익힌 무공과 직접 만든 무공은 효율과 숙련도에서 어쩔 수 없는 격차가 존재했다.


비유하자면 기성복과 맞춤복의 차이였다.


시스템을 통해서 익힌 무공은 사이즈가 정해져 있는 기성복이었다.

옷을 입는 쪽이 살을 빼든지 해서 옷에 맞출 필요가 있었다.


한편 직접 만든 무공은 맞춤복이었다.

제 몸에 맞게 만들었기에 불편함을 느낄 일이 없었다.


현재 우일신은 기성복과 맞춤복을 절묘하게 섞어서 입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없지만, 눈썰미가 좋은 사람은 위화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실제로 빠르게 높아지는 경지에 비해 무공이 못 따라주는 느낌이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두 가지뿐이었다.


시간을 들여서 옷에 완전히 몸을 맞추던가.


아니면 모든 옷을 맞춤복으로 만들던가.


어느 쪽도 당장 어떻게 할 수 없는 해결책이었다.


-이렇게까지 균형이 맞지 않는 인간은 처음 보는군. 진기한 것을 봤어.


라부는 동물원의 원숭이를 보는 듯한 시선으로 우일신을 내려다보았다.


-그 정도면 충분히 부하 놈들을 잡을 수 있었겠지.


몬스터에게도 동료 의식이 있었나 싶었지만, 라부는 혀를 끌끌 찼다.


-쓸모없는 녀석들, 이런 귀찮은 일이 없도록 능력까지 빌려줬거늘.


처음부터 끝까지 내려다보는 시선은 오만함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여기까지 왔다는 건 네놈도 군이라는 녀석들처럼 이 몸을 잡으러 온 거겠지?

“······군부대와 싸웠다고?”

-호오, 복수를 하러 온 줄 알았거늘. 아니었나.


용종은 한껏 여유를 부리며 말했다.


-그래, 싸웠고말고. 여기 고스란히 그 흔적도 남아있지.


바닷속에서 무언가가 솟아올랐다.


-해운대였던가? 아무튼 이곳의 보병사단이라는 녀석들이 사용했던 장비들이다.


그것은 돌격소총을 비롯한 군에서 사용하는 장비들이었다.


라부는 물 위로 둥둥 떠다니는 장비들을 흘겨보고는 말을 이었다.


-고작 이따위 물건으로 나를 상대하려 했으니 가소롭기 짝이 없었지. 그래도 먹을 때 공포에 찬 비명은 참으로 듣기 좋더군.

“먹었, 다고?”

-그래, 나름 씹는 맛이 있었지.


검을 쥔 손아귀에 힘이 들어갔다.


이를 본 폭풍의 마수는 비웃음을 흘렸다.


-동족의 죽음에 분노하나? 이해할 수 없군. 세상은 약육강식이다. 약한 놈이 잡아먹히는 것은 당연한 이치로다.

“······.”


우일신은 삭풍검을 뽑아 드는 것으로 말을 대신했다.

그러자 라부가 웃어 재꼈다.


-대화는 무용하다는 건가. 좋다. 너 같은 강자를 잡아먹는다면 몸보신이 되겠지.


폭풍의 마수가 싸늘한 살기를 풀어냈다.


-순순히 이 몸의 피륙이 되어라, 인간!


사냥의 선언과 함께 바닷물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쿨룰루와 같은 능력, 아니 그보다 한층 강력한 능력이었다.


수십 개의 물줄기가 수면 곳곳에서 치솟아 올라 채찍처럼 휘둘러졌다.


우일신은 채찍을 피하면서 수면 위를 달리기 시작했다.


인간과 용의 전투가 막을 올렸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1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 41화 용종 라부(2) +1 23.06.16 1,073 19 12쪽
40 40화 용종 라부 +2 23.06.15 1,095 21 11쪽
39 39화 중간 보스(3) +1 23.06.14 1,139 21 13쪽
38 38화 중간 보스(2) +1 23.06.13 1,217 20 13쪽
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6 19 14쪽
36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1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7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88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6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5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6 23 12쪽
29 29화 울프팩 제거 +1 23.06.04 1,452 20 12쪽
28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2 23.06.03 1,507 23 10쪽
27 27화 불청객 +2 23.06.03 1,507 25 10쪽
26 26화 손님 +4 23.06.02 1,541 26 10쪽
25 25화 삼재공 +3 23.06.01 1,581 31 11쪽
24 24화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1 23.05.31 1,589 30 12쪽
23 23화 질풍일도 +1 23.05.30 1,611 26 11쪽
22 22화 고블린 주술사 +1 23.05.29 1,628 27 13쪽
21 21화 도발 +1 23.05.28 1,666 23 13쪽
20 20화 부산역 철도 2층 +1 23.05.27 1,725 26 12쪽
19 19화 파티 신청 +1 23.05.26 1,761 29 12쪽
18 18화 스컬맨 +1 23.05.25 1,835 29 11쪽
17 17화 재회 +1 23.05.24 1,856 30 10쪽
16 16화 너무 쉽다 +2 23.05.23 1,891 29 12쪽
15 15화 테러를 하자 +2 23.05.22 1,948 31 12쪽
14 14화 삼재합일 +2 23.05.21 1,963 28 12쪽
13 13화 미노스 +2 23.05.20 1,946 34 10쪽
12 12화 발상의 전환 +2 23.05.19 1,961 30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