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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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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031
추천수 :
1,880
글자수 :
527,994

작성
23.05.31 22:30
조회
1,588
추천
30
글자
12쪽

24화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DUMMY

[변이된 고블린 주술사를 처치했습니다!]

[레벨 업!]

[레벨 업!]


고블린 주술사를 쓰러뜨리자, 정체되어 있던 레벨 업 문구가 연속해서 떠올랐다.


변이된, 이라는 문구까지 붙은 걸 보면 역시 일반적인 보스가 아니었던 모양이다.


미노스를 상대로 경파를 처음 썼을 때처럼 피로감이 몰려왔다.


근육과 혈도가 뻐근했으며, 단전의 내공이 텅 비어버렸다.


우일신은 지쳐서 그대로 바닥에 주저앉아 버렸다.


“오빠, 괜찮아요?!”


윤지우가 황급히 달려오며 소리쳤다.


우일신은 괜찮다며 가볍게 손을 휘저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쪽은 무사해 동생.”

“저도 괜찮습니다.”


부상에서 회복한 박철이 아내의 부축을 받으며 손을 흔들어 보였다.


부축하고 있는 백문희는 상처는 없지만 안색이 좋지 않았다.


박철의 부상 때문에 쉬지 않고 스킬을 사용한 탓이었다.


일행 전원이 무사한 게 확인되자 우일신은 한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오빠, 보스가 죽은 자리에 뭔가 있어요.”


윤지우가 고블린 주술사가 죽고 검은 재만 남은 자리를 가리켰다.


그곳에는 노란색의 마석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다.


“5층 보스는 주황색이던데 이 녀석은 노란색이네요?”

“아마 그보다 등급이 높아서 그럴 거야.”


몬스터에게서 얻을 수 있는 일반 등급 마석은 대체로 붉은색이었다.


반면에 자이언트 스켈레톤 같은 보스 몬스터에게서 나오는 고급 등급 마석은 주황색이었다.


우일신은 마석에 감정 기능을 사용해 등급을 확인했다.


[마석(희귀)]

[네임드 몬스터를 사냥하면 일정 확률로 얻을 수 있는 몬스터의 핵. 등급 상승 도중에 사냥하였기에 일반적인 희귀 등급 마석보다 순도가 떨어진다.]


‘등급 상승?’


아무래도 고블린 주술사는 주술로 등급 상승을 노리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런데 일행의 방해로 인해 어중간하게 변이된 게 아닐까 싶다.


만약 잡는 게 늦었다면 미노스처럼 이름을 얻고 더 강해졌을지도 모른다.


“마석 분배는 어떻게 할까요?”

“그건 그냥 동생이 가져.”

“네? 하지만······.”


박철의 말에 우일신은 부담스럽다고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윤지우와 백문희도 같은 생각인지 찬성을 표했다.


“오빠가 없었으면 죽었을지도 모르니까요.”

“저도 기사님이 가지는 게 옳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이들이 선뜻 마석을 양보하니 거절할 명분이 없었다.


“그러면 사양하지 않고 받겠습니다.”


그렇게 훈훈하게 분배가 마무리되었을 때, 알림창이 떠올랐다.


[미션 클리어!]

[보상으로 4000포인트와 던전 해방을 획득합니다.]

[던전이 해방되어 해당 지역이 원래대로 복구됩니다.]


알림창이 뜸과 동시에 던전 전체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확장되었던 공간이 서서히 줄어들면서 원래 크기로 돌아왔다.


오래된 석조 건축물 같았던 내부 구조 역시 서서히 원래 모습을 찾아갔다.


지진이 멈춘 것은 부산역 지하철이 완전히 제 모습을 찾은 뒤였다.


던전이 사라지면서 벽에 붙어있던 횃불도 같이 사라지는 바람에 주변이 깜깜해졌다.


일행은 스마트폰의 손전등 기능으로 주위를 살펴보았다.


손전등의 빛이 어두컴컴한 지하철 승강장을 비추었다.


주위에는 비슷한 생각으로 여기저기에 빛을 비추는 사람들이 있었다.


2층을 공략하기 위해 내려갔던 다른 공략 파티였다.


공간이 물리적으로 줄어들면서 흩어졌던 파티들이 한 자리에 모이게 된 것이다.


우일신은 승강장에 있는 파티의 숫자를 확인해 보았다.


승강장에 남아있는 공략 파티는 일행을 포함해 다섯 팀이 전부였다.


여덟 파티 중 세 파티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다.


시신이라도 가지고 돌아가자는 생각에 승강장 내부를 살폈다.


그러나 시신은커녕 핏자국 하나 발견되지 않았다.


던전이 사라지면서 죽은 이의 흔적까지 함께 사라져 버린 것이다.


이를 알아차린 건 우일신만이 아니었다.


그 자리에 있는 전원이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


분위기가 서서히 무겁고 우중충해지기 시작했다.


어떻게든 분위기 전환이 필요했다.


“위층으로 올라가 보죠.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우일신은 모두에게 제안했다.

당연히 이를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


지하철 대합실에 올라가자, 남아있던 사람들이 공략 파티를 반겨주었다.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 덕분에 살았어요!”


감사를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끝난 거 맞죠?”

“이제 바깥으로 나가도 되는 겁니까?”


아직도 불안에 떠는 사람도 있었다.


그런데 얼핏 보기에도 인원수가 이전보다 확연히 줄어있었다.

던전이 사라지자마자 바깥으로 도망친 사람이 있는 모양이었다.


그때 지하철 바깥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모두 바깥으로 나와 봐!”


그 말에 안에 있던 사람의 대다수가 지하철 바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지하철 출구를 나가자 어두워진 도시가 그들을 반겼다.


전기가 끊긴 도시는 죽은 것처럼 고요했다.


바깥에는 먼저 나와 있는 사람들이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자연히 사람들의 시선이 하늘로 향했다.


하늘을 뒤덮고 있던 반투명한 검은 막이 서서히 사라지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까지 막에 가려져 있었던 밤하늘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도시의 불빛이 꺼져 있는 탓일까, 유독 오늘따라 별이 잘 보였다.


한 달 가까이 탑에 갇혀 있었기에 이런 밤하늘을 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사람들이 밤하늘을 보며 감상에 젖어 있을 때, 알림창이 떠올랐다.


[초량동 구역에 자리한 모든 던전이 해방되었습니다.]

[구역을 덮고 있던 종말의 막이 사라집니다.]

[다른 지역으로 이동이 가능해집니다. 지역 이동은 편도입니다.]


여기까지는 등반자라면 누구나 예상하였을 내용이었다.


그러나 그 뒤로 올라온 알림창은 그들조차 알지 못하는 내용이었다.


[종말의 운명을 걷어내는 데 성공합니다.]

[한국 서버-부산 채널-초량동 구역에 운명 변동이 적용됩니다.]

[운명 변동의 적용을 해당 구역의 생존자들에게 상영합니다.]

[운명 극장에 입장합니다.]


다음 순간 초량동 구역에 있던 모든 사람의 의식이 암전했다.


* * *


우일신은 어둠 속에서 정신을 차렸다.


몸을 움직이는 것은 물론, 소리조차 내는 게 불가능했다.


현재의 그는 육신이 없고 정신만 있는 상태였다.


뒤이어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곳은 그가 방금까지 있었던 지역, 초량동이었다.


영상은 부감하는 시선으로 초량동을 비추고 있었다.


초량동 곳곳에서 몬스터들이 나타났고, 사람들은 아비규환에 빠졌다.


이내 시점이 바뀌어 초량동의 세 곳을 비추었다.


부산역, 부산역 철도, 그리고 초량역 철도였다.


그곳에는 각각 던전이 존재했으며, 이를 지배하는 보스 몬스터가 있었다.


그중 둘은 우일신도 익히 알고 있는 녀석들이었다.


‘자이언트 스켈레톤, 고블린 주술사.’


초량역에 있는 보스는 처음 봤지만, 머릿속에 녀석에 대한 정보가 흘러들어왔다.


‘좀비 변이체.’


말 그대로 돌연변이로 인해 특수한 능력을 쓸 수 있는 강화 좀비였다.


당연히 이 녀석이 지배하는 던전에는 좀비가 나왔다.


보스 몬스터들은 몬스터들을 부려 던전 내부에 있는 사람들을 학살했다.


사람이 죽어갈수록 녀석들의 힘은 강해져 갔고, 던전의 영향력 역시 강해졌다.


처음에는 단순히 바깥으로 나갈 수 없도록 가두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영향력이 강해지자 던전이 생성된 공간이 변이를 일으켰다.


변이된 던전의 내부 환경은 등반자라면 익숙할 수밖에 없는 형태였다.


‘던전에서 봤던 오래된 석조 건축물 같은 공간.’


시련의 탑은 물론, 부산역 철도 던전에서 봤던 내부 구조였다.


던전을 마음대로 주무를 수 있게 된 보스 몬스터들은 외부로 몬스터를 내보냈다.


사람들을 죽이고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이게 탑의 3층과 4층에서 봤던 진원지의 실체구나.’


그제야 우일신은 지금 보여주고 있는 광경이 무엇인지 깨달았다.


‘시련의 탑의 각 계층은 평행세계의 일면이었어. 이 영상은 그 평행세계가 어떻게 멸망했는지 알려주고 있는 거야.’


바깥으로 내보낸 몬스터들이 사람을 죽일수록 보스 몬스터들은 강해졌다.


일정 이상을 죽이자, 녀석들은 등급 상승을 통해 다음 단계로 진화했다.


자이언트 스켈레톤은 스컬 골렘이 되었다.

고블린 주술사는 고블린 로드가 되었다.

좀비 변이체는 좀비 키메라가 되었다.


그러나 이 진화는 반쪽에 가까웠다.


진정한 의미에서 진화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이름을 얻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영역을 넓힐 필요가 있었다.


자연히 보스 몬스터들은 다른 던전의 영역을 탐내기 시작했다.


최초의 영역 쟁탈전은 자이언트 스켈레톤과 고블린 로드 사이에서 벌어졌다.


이 둘의 던전은 이웃하고 있었기 때문에 전쟁이 벌어지는 것은 필연이나 다름없었다.


전쟁의 승자는 스컬 골렘이었다.


고블린 로드를 찢어 죽인 스컬 골렘은 두 개의 던전을 장악했다.


그렇게 스컬 골렘은 네임드가 되었다.


‘스컬 골렘 미노스.’


우일신이 5층에서 만났던 보스 몬스터였다.


이름을 부여받아 자신만의 정체성을 가지게 된 스컬 골렘은 진격을 이어갔다.


그대로 지하철의 통로를 따라서 좀비 키메라의 영역을 침범했다.


좀비 키메라는 분투했으나 처음부터 승자가 정해진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그렇게 좀비 키메라는 미노스의 손에 쓰러졌고, 초량동에 존재하는 모든 던전이 미노스의 손아귀에 들어갔다.


그러자 미노스는 또 한 번의 등급 상승과 진화를 거치며 새로운 지위를 얻었다.


‘림보의 왕 미노스.’


미노스는 더 이상 던전에 묶여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가 있는 곳이 바로 던전이었고, 던전이 바로 그였다.


세 던전을 중심으로 구역 전체에 영향력이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던전이 생성된 공간이 변이되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구역 전체가 변이를 일으켰다.


초량동 전체가 거대한 석조 미로가 되었다.


‘이게 본래 맞이할 예정이었던 미래.’


보스 몬스터가 서로의 영역을 노리며 모든 것을 집어삼키는 지옥.


하지만 그 예정된 운명에 파문이 일어났다.


영상의 시간이 빠르게 되감기기 시작했다.


되감기는 것이 멈춘 것은 최초의 순간.


몬스터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던전이 막 생성되었을 때였다.


림보의 주인 미노스가 될 예정이었던 자이언트 스켈레톤이 반으로 쪼개졌다.


숙적이었던 고블린 주술사 역시 머리에 바람구멍이 뚫렸다.


가장 유력했던 보스가 단 한 사람에 의해 쓰러졌다.


부산역에서 테러를 예고해 사람들을 바깥으로 도망가게 했던 장본인, 우일신에게.


[당신은 운명 변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습니다.]

[종말을 막기 위해 밟아온 행적이 업적으로 승화됩니다.]

[업적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영웅)을 달성하였습니다.]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영웅)]

[당신은 종말을 앞두고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사람을 도왔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오명을 쓰는 것조차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끝내 당신은 종말의 운명을 걷어내는 데 성공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할 수 없는 것을 이룩한 이를 우리는 영웅이라고 부릅니다.

영웅이여, 부디 마지막까지 꺾이지 않고 당신의 신념을 관철할 수 있기를.]

[운명 변동의 대상이 되는 적을 상대할 때 모든 활동에 300% 보정.]


[한국 서버 내에서 최초로 영웅 등급을 획득하였습니다.]

[히든 조건을 만족하였습니다.]

[필요의 랜덤박스(영웅)를 획득합니다.]


그것은 지금까지 한 일이 틀리지 않았다는 알림창의 긍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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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중간 보스(3) +1 23.06.14 1,139 21 13쪽
38 38화 중간 보스(2) +1 23.06.13 1,217 20 13쪽
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6 19 14쪽
36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1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7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88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5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4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6 23 12쪽
29 29화 울프팩 제거 +1 23.06.04 1,452 20 12쪽
28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2 23.06.03 1,507 23 10쪽
27 27화 불청객 +2 23.06.03 1,507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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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삼재공 +3 23.06.01 1,581 31 11쪽
» 24화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1 23.05.31 1,589 30 12쪽
23 23화 질풍일도 +1 23.05.30 1,610 26 11쪽
22 22화 고블린 주술사 +1 23.05.29 1,627 27 13쪽
21 21화 도발 +1 23.05.28 1,666 23 13쪽
20 20화 부산역 철도 2층 +1 23.05.27 1,725 26 12쪽
19 19화 파티 신청 +1 23.05.26 1,760 29 12쪽
18 18화 스컬맨 +1 23.05.25 1,835 29 11쪽
17 17화 재회 +1 23.05.24 1,856 30 10쪽
16 16화 너무 쉽다 +2 23.05.23 1,891 29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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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14화 삼재합일 +2 23.05.21 1,963 28 12쪽
13 13화 미노스 +2 23.05.20 1,946 34 10쪽
12 12화 발상의 전환 +2 23.05.19 1,961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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