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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연재수 :
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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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작성
23.05.2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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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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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글자
12쪽

14화 삼재합일

DUMMY

쾅!

뒤늦게 등 뒤의 문이 닫히는 소리가 들렸다.


도망은 용납하지 않는다는 탑의 악의가 느껴졌다.


이제는 빼도 박도 못하고 싸워야만 했다.


우일신은 절단의 장검을 뽑으며 해골 거인과의 거리를 좁혔다.


가까이서 보니 체격 차이가 확연했다.


크기만 따져도 2배가 넘으니 그 자체로 위협이었다.


바닥을 때리던 충격을 생각하면 몸집에 걸맞은 힘도 가지고 있었다.


-으아아아아!


미노스는 저주가 담긴 절규를 지르며 주먹을 휘둘렀다.


우일신은 황급하게 삼재보의 보법을 밟아 공격을 피했다.


서 있던 자리에 해골 거인의 주먹이 스쳐 지나갔다.


바람이 공기를 짓누르며 얼굴을 때렸다.


거대한 체격에 어울리지 않는 날렵함.


그러나 우일신도 당하고만 있지는 않았다.


몸을 측면으로 틀면서 장검을 머리 위로 들었다.


보법을 밟아서 공격을 회피하는 동시에 준비한 반격이었다.


이어지는 태산압정의 초식.

온몸으로 베어내는 묵직한 일격이 내질러진 거인의 팔에 상흔을 남겼다.


‘좋아, 통한다.’


팔이 워낙 두껍다 보니 완전히 잘라내지는 못했지만, 절반 가까이 베는 데 성공했다.


아무리 거대해도 공격이 통한다면 승산이 있었다.


우일신은 그 이상 무리하지 않고 곧장 거리를 벌렸다.


그런데 기껏 베어낸 미노스의 팔에서 이상 현상이 일어났다.


상처 입은 부위에서 끈적거리는 검은 기운이 솟아나더니 서서히 회복되는 게 아닌가.


“실화냐.”


우일신은 어처구니가 없어서 탄식했다.


천천히 돌려 깎으려던 계획이 실행하기도 전에 무너져 버렸다.


충격을 받은 것도 잠시, 빠르게 다음 수를 생각했다.


‘우선 정면 승부는 피한다.’


체격을 비롯하여 여러 면에서 격차가 너무 컸다.


이쪽은 한 대만 맞아도 죽을지도 모르는데, 저쪽은 회복까지 가능했다.


정면에서 싸우는 건 지나치게 불리한 상황이었다.


‘분명 어딘가에 약점이 있을 거야.’


우일신은 해골 거인의 머리 부위를 곁눈질했다.


이제까지 싸운 모든 언데드는 머리 부위가 약점이었다.


이번에도 그럴 가능성이 높았다.


‘어떻게든 틈을 찾아서 약점을 노려야 해.’


그러나 상대는 이제까지 만난 괴물들과는 차원이 다른 강적이었다.


아무래도 장기전이 될 듯했지만, 우일신은 자신 있었다.


이럴 때를 위해 준비한 게 바로 여파결이었으니까.


“내 체력이 먼저 떨어지나, 네가 먼저 넘어가나 한 번 해보자. 이 해골바가지야!”

-으아아아아아!


자신을 욕하는 걸 알아챘는지 미노스가 울부짖었다.


우일신은 사방팔방으로 뛰어다니면서 미노스의 주의를 끌었다.


아무리 해골 거인이 몸집에 피해 잽싸다고 해도 반응에는 한도가 있기 마련이다.


우선 기동력을 봉쇄하기 위해 다리 쪽을 공격하려고 했지만.


미노스의 꼬리가 이를 막아섰다.


전갈의 꼬리를 닮은 만큼 상당히 두껍고 날렵했다.


단순히 속도만 따진다면 팔보다 더 빨랐다.


이래서야 뒤를 잡아도 다리를 부수기는 어려웠다.


이쪽에서 빈틈을 만들 수 없다면, 상대가 틈을 내주길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마침 해골 거인에게는 동작이 크고 반드시 빈틈이 생기는 공격이 하나 있었다.


우일신은 미노스의 공격을 피하고 반격하면서 때를 기다렸다.


쫄래쫄래 도망치면서 칼침만 놓는 것에 질렸는지 미노스가 양팔을 들어 올렸다.


보스 방에 들어와서 봤던 전체 공격.


우일신이 기다렸던 기회였다.


‘지금이다!’


우일신은 미노스가 양팔을 드는 순간, 벽을 타고 달리기 시작했다.


미노스가 바닥을 내리면서 만든 충격파는 벽까지 뒤흔들지 못했다.


원심력을 최대한 이용해 벽을 나선으로 돌면서 점점 위로 올라갔다.


그리고 미노스가 다시 몸을 일으키기 전에 있는 힘껏 뛰어올랐다.


전진의 기세를 실어서 내지르는 팔방풍우의 초식.


허공에서 중심을 잡는 법은 안전지대의 벽과 천장을 뛰어다니면서 진작 터득했다.


힘이 일점에 집중된 찌르기가 미노스의 머리에 꽂혔다.


푹 하는 날카로운 소음과 함께 장검이 정확히 미노스의 두개골 측면에 꽂혔다.


두개골에 깊숙이 파고 들어간 장검을 지지대로 삼아 해골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탔다.


불안전한 발판은 이미 질리도록 경험해 봤기에 신법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었다.


그대로 안에서 바깥으로 전신을 회전하는 횡소천군의 초식이 작렬했다.


연속으로 펼쳐진 삼재검법의 초식을 버티지 못하고 미노스의 두개골이 박살 났다.


그러나 안심하기에는 아직 일렀다.


미노스의 붉은 불길은 아직 꺼지지 않았다.


-으아아아아아아!


몸 위에 올라탄 상태였기에 알 수 있었다.


이 절규는 목이 아니라 몸 전체에서 울리고 있었다.


미노스의 약점은 머리가 아니었다.


머리를 파괴당한 해골 거인은 양팔과 꼬리로 날파리를 쫓아내려 했다.


우일신은 공격을 아슬아슬하게 피해내면서 몸통을 타고 수직으로 뛰어내렸다.


‘음?’


문득 감각에 이상한 게 걸렸다.

알 수 없는 스산한 기운이 한 점에 모여 있는 게 느껴졌다.


그러나 자세히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


쏟아지는 공격을 피해서 바닥으로 내려온 뒤 황급히 거리를 벌렸다.


미노스는 뒤쫓아서 공격하기보다는 머리를 재생하면서 경계 태세를 취했다.


안이하게 움직였다가 머리가 박살 나버렸으니 무작정 날뛰어서 좋을 게 없다는 걸 학습한 것이다.


“약점이 머리가 아니라 몸통 어딘가에 있는 건가.”


우일신은 자신이 느꼈던 감각을 곱씹었다.


무언가가 뭉쳐 있는 감각은 내공의 단전과 유사한 느낌이었다.


그곳이 약점이거나 그에 준하는 역할을 하는 게 분명했다.


문제는 어떻게 몸통을 공략하느냐였다.


현재 보유 중인 무공으로 저 두꺼운 몸통을 깨부수기에는 화력이 부족했다.


당장 주력으로 쓰고 있는 삼재검법만 해도 기초적인 초식만 있을 뿐, 절기(絶技)나 오의(奧義)라고 할 만한 비장의 수가 없었다.


‘그걸 써보는 수밖에 없나.’


우일신은 4층의 웨이브에서 떠올렸던 쾌검식을 떠올렸다.


삼재검법을 기반으로 쾌속함을 더한 검식은 확실히 이 상황에서 효과적이었다.

하지만 빠른 것만으로는 결정타를 넣기에 부족했다.


‘딱 하나, 그것만 있으면 이 상황을 뒤엎을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러나 눈앞의 해골 거인은 기다려 줄 생각이 추호도 없었다.


생각에 잠겨서 굼뜬 기색이 보이자, 귀신같이 이를 알아차리고 공격해 왔다.


‘일단 최대한 깎아낸다.’


결국 우일신은 미완성의 쾌검식을 사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미노스의 주먹을 앞두고 피하는 대신 정면에서 맞섰다.


‘공격하고 끝이 아니야. 빠르기로 전투의 호흡을 가져와야 해.’


미노스의 주먹이 완전히 펴지기 전에 한 박자 빠르게 접근해 검을 휘둘렀다.


출수가 늦었음에도 결과를 내는 것이 더 빨랐다.


쾌속하게 휘둘러진 장검이 거인의 주먹을 두 쪽으로 갈라버렸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튕기듯이 몸을 일으키면서 다시 한번 검을 치켜들었다.


급격한 중심 이동으로 무릎과 허리 관절 그리고 인근의 근육들이 비명을 질렀다.


그러나 아랑곳하지 않고 쾌검을 휘둘렀다.


마치 두꺼운 장작을 패는 것처럼 칼날이 주먹을 넘어 팔뚝까지 파고들어 갔다.


미노스는 반사적으로 몸을 빼려 했으나, 우일신의 대응이 더 빨랐다.


경공을 사용해 몸을 빼는 것보다 한발 먼저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보신경의 연계가 매끄럽게 이어졌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대로 팔꿈치까지 벤다!’


자연스럽게 이어진 쾌검이 팔꿈치의 관절을 베었다.


그런데 감촉이 이전과 달랐다.


우일신은 베어낸 것이 무엇인지 확인했다.


뼛속에 파묻혀 있던 것은 거대한 구슬처럼 생긴 붉은 핵(核)이었다.


-으아아아아아아아!


붉은 핵을 베어내자, 미노스가 처음으로 고통에 찬 비명을 질렀다.


동시에 팔뚝 아래까지 모든 뼈가 검은 재가 되어서 사라졌다.


“과연 신체 관절 부위 어딘가에 뼈를 조작하는 핵이 있었던 거구나.”


예상치 못한 약점의 발견이었다.


핵이 있었던 부위는 팔의 다른 부위보다 유난히 두꺼웠다.


그곳을 공략할 수 있다면 이 해골 거인의 사지를 떨어뜨리는 것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약점을 들킨 미노스가 이상 행동을 보였다.


-카아아아아악!


괴성과 함께 엎드리는가 싶더니 전신에서 우두둑 뼈 소리가 들려왔다.

전신의 뼈가 변화하면서 난 소리였다.


갈비뼈가 길게 늘어나더니 거체를 지지하는 새로운 다리가 만들어졌다.

다리뼈가 사라지고, 팔 쪽의 뼈가 재생하는가 싶더니 두꺼운 집게발이 생겨났다.


미노스는 순식간에 전갈의 형태로 모습을 바꾸었다.


우일신은 그것이 마지막 발악이라는 것을 알아차렸다.


싸움의 끝이 멀지 않았다.


* * *


-카아아아아악!


전갈 형태로 모습을 바꾼 미노스는 괴성을 지르며 돌진해 왔다.


우일신은 경공을 발휘해 자리를 피했다.


옆으로 스쳐지나가면서 장검을 휘둘렀다.


그런데 칼날이 파고들기는커녕 표면만 살짝 긁는 정도에서 그쳤다.


해골 전갈은 돌진의 기세를 줄이지 못하고 그대로 벽에 부딪혔다.


쿵 하는 묵직한 울림이 방 전체에 울렸다.


동시에 벽에서 쩌적 하고 불길한 소리가 들렸다.


보스 방의 벽에 선명한 금이 새겨졌다.


반면에 미노스는 조금도 충격이 없었는지 멀쩡하게 움직였다.


우일신은 절단검을 살폈다.

처음으로 칼날에 이가 나갔다.

미노스가 변형을 거치면서 방어력이 극단적으로 강화되었다는 증거였다.

이래서야 쾌검식으로도 저 두꺼운 뼈를 베는 것은 힘들어 보였다.


‘어떻게 하지?’


여파결 덕분에 아직 내공에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상대는 체력의 한계가 없는 언데드, 여유가 있는 것으로는 이길 수 없었다.


‘이대로는 승산이 없어. 아직 여유가 있을 때 승부를 걸어야 해.’


각오를 다진 우일신은 삼재검법의 기수식을 취했다.


단전에 남아 있는 모든 내공을 쥐어짜 신체와 무기 강화에 쏟아부었다.


넘쳐흐른 진기가 검과 몸 밖으로 흘러나와 넘실거렸다.


상대가 정면에서 맞서 싸우려는 걸 눈치챈 미노스는 거체를 앞세워 달려들었다.


목숨을 천칭에 내건 건곤일척의 승부.

모든 감각이 날카롭게 곤두섰다.


한 걸음을 내디디며 몸의 중심을 아래로 떨구었다.

동시에 근육을 쥐어짜며 모든 힘이 온전히 검에 실리도록 만들었다.

팔이 회전의 궤적을 그리면서 모든 힘이 장검에 집중되었다.


모든 힘을 집중한 발경이었다.

전력을 쏟은 내력이 이를 뒷받침했다.


전력을 다한 외공의 폭발과 외부로 넘쳐흐르는 내공의 내력이 만났다.


그러자 검의 궤적을 따라서 공간이 요동치며 파문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외공과 내공, 발경과 내력의 합일.

발경의 파동, 경파(勁波)라고 불리는 기예였다.


‘이거라면, 할 수 있어!’


우일신은 눈을 빛냈다.


태산압정, 태산으로 눌러 내린다는 뜻을 가진 일격이 전갈의 꼬리와 부딪혔다.


쿵 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전갈의 꼬리가 부서졌다.


그뿐만 아니라 공간이 일그러지며 경파의 흔적이 남았다.


멈추지 않고 다음 초식을 펼쳤다.


횡소천군, 천의 군대를 수평으로 쓸어낸다는 뜻을 가진 일격이 공간을 가로질렀다.


태산압정이 만들어 낸 파동과 횡소천군이 만든 파동이 겹치면서 공명했다.


하나로 겹친 경파가 미노스의 두터운 뼈를 으스러뜨렸다.


우일신은 마지막 방점을 찍기 위한 초식을 날렸다.


팔방풍우, 사방 사우의 모든 방향에서 날아드는 비바람의 뜻을 가진 찌르기가 겹친 경파의 중심을 찔렀다.


중첩된 세 경파가 일점에 모이며 소용돌이쳤다.


거대한 힘의 와류가 미노스의 전신을 꿰뚫으며 산산조각 내버렸다.


기초적인 초식이 만들어 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 광경.


우일신은 삼재검법으로 만들어 낸 절기에 이름을 붙였다.


“삼재합일(三才合一).”


세 가지 검식을 하나로 엮은 연환 쾌검식의 탄생이었다.


작가의말

발경 파동은 일부 무협에서만 쓰이는 표현을 제 나름대로 해석한 것입니다.

검풍이나 장풍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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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41화 용종 라부(2) +1 23.06.16 1,072 19 12쪽
40 40화 용종 라부 +2 23.06.15 1,095 21 11쪽
39 39화 중간 보스(3) +1 23.06.14 1,139 21 13쪽
38 38화 중간 보스(2) +1 23.06.13 1,217 20 13쪽
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6 19 14쪽
36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1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7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88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5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4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6 23 12쪽
29 29화 울프팩 제거 +1 23.06.04 1,452 20 12쪽
28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2 23.06.03 1,507 23 10쪽
27 27화 불청객 +2 23.06.03 1,507 25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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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25화 삼재공 +3 23.06.01 1,581 31 11쪽
24 24화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1 23.05.31 1,588 30 12쪽
23 23화 질풍일도 +1 23.05.30 1,610 26 11쪽
22 22화 고블린 주술사 +1 23.05.29 1,627 27 13쪽
21 21화 도발 +1 23.05.28 1,666 23 13쪽
20 20화 부산역 철도 2층 +1 23.05.27 1,725 26 12쪽
19 19화 파티 신청 +1 23.05.26 1,760 29 12쪽
18 18화 스컬맨 +1 23.05.25 1,835 29 11쪽
17 17화 재회 +1 23.05.24 1,856 30 10쪽
16 16화 너무 쉽다 +2 23.05.23 1,891 29 12쪽
15 15화 테러를 하자 +2 23.05.22 1,947 31 12쪽
» 14화 삼재합일 +2 23.05.21 1,963 28 12쪽
13 13화 미노스 +2 23.05.20 1,946 34 10쪽
12 12화 발상의 전환 +2 23.05.19 1,961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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