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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더 님의 서재입니다.

망한 세상의 무공 천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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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사우더
작품등록일 :
2023.05.10 10:14
최근연재일 :
2023.08.23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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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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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527,994

작성
23.06.01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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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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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글자
11쪽

25화 삼재공

DUMMY

운명 극장이 끝나자, 초량동 구역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현실로 돌아왔다.


우일신은 슬쩍 주위를 곁눈질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바뀐 게 느껴졌다.


이전에는 두려움, 불편함, 증오 같은 악감정이 대다수였다.


그러나 지금은 경외나 감탄 같은 감정이 섞여 있었다.


그런 호의적인 시선이 부담스럽기 짝이 없었다.


그가 한 일이 단순한 사람 돕기였다면 순수하게 기뻐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람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선택한 수단이 테러 예고였던 게 문제였다.


비난을 각오했는데 도리어 경외를 받으니 도리어 마음이 불편해지는 기분이었다.


거기에 더해 사람들의 시선에는 좋게도 나쁘게도 기대감이 섞여 있었다.


사람들은 재난 속에서 책임지고 자신들을 지켜줄 수 있는 통솔자를 원하고 있었다.


현재 여기에 가장 부합한 후보가 바로 우일신이었다.


다른 것은 몰라도 여기 있는 사람 중 가장 강하다는 걸 몸소 증명해 보였으니까.


당장의 선택지는 두 가지였다.


여기 있는 사람들을 포용하느냐, 아니면 떨어져서 개별적으로 활동하느냐.


“우선은, 쉴 곳부터 찾죠.”


그러나 우일신이 선택한 것은 세 번째 선택지, 보류였다.


현재 사람들은 갑작스러운 상황에 잔뜩 지쳐 있는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정상적인 사고가 될 리가 없었다.


리더를 정하는 건 쉬고 난 뒤에 해도 늦지 않았다.


“던전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이대로 길바닥에서 쉴 수는 없으니까요.”

“그래요, 피곤하기도 하니까요.”

“어디 편하게 쉴만한 데 없나?”

“근처에 호텔이 많으니까 거기서 쉬는 건 어떤가요?”

“오오, 호텔 좋지.”


우일신의 발언에 동료들이 적당히 맞장구를 쳤다.


다른 사람들도 찬성하는 분위기였다.


그만큼 휴식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디서 쉽니까?”


문제는 이만한 인원이 쉴만한 장소가 어디 있느냐는 거였다.


“이미 이야기 나오지 않았습니까. 호텔로 갑니다.”

“진짜로 가게요?”


우일신의 발언에 윤지우가 경악했다.


“이런 때 아니면 언제 4성급 호텔 같은데 마음대로 묵을 수 있겠어.”


우일신을 선두로 생존자들은 부산역 근처에 있는 4성급 호텔로 향했다.


도착한 호텔에는 불이 전부 꺼져 있었다.


“비상용 발전기가 있을 법도 한데 불빛이 하나도 없네요.”

“아마 불빛을 보고 몬스터가 몰려오는 걸 경계해서 그런 거겠지.”


우일신은 윤지우의 말에 답하면서 문이 잠겨 있는지 확인했다.


의외로 호텔의 문은 열려 있는 그대로였다.


‘설마 내부에 몬스터가 있는 건가?’


정찰을 위해 우일신과 동료들만 먼저 호텔 내부에 발을 들였다.


내부로 들어가자 어두컴컴한 로비가 일행을 반겨주었다.


몬스터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계십니까?”


돌아오는 대답도 없었다.


“전부 피난 간 걸까요?”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아.”


우일신은 윤지우의 말을 부정하며 인기척이 느껴지는 방향에 시선을 두었다.


“거기 프런트 밑에 숨어 있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그만 나오세요.”


정확한 위치와 함께 지적하자, 프런트에 숨어있던 사람이 고개를 내밀었다.


고급스러운 정장을 입은 말끔한 인상의 중년 남성이었다.


그는 조심스레 일행을 살펴보다가 우일신을 보자 눈을 크게 떴다.


“혹시 영상에서 봤던 해골 기사입니까?”

“······.”


우일신은 이번에도 묵비권을 행사하고 싶었다.

그러나 박철이 대답해 주라며 팔꿈치로 옆구리를 툭툭 쳤다.


상대도 기대에 찬 눈으로 보고 있었기에 하는 수 없이 사실대로 말했다.


“보스 몬스터를 잡은 사람을 말하는 거라면, 제가 맞습니다.”

“역시나!”


호텔 직원이 감탄하며 일어나더니 일행에게 한걸음에 다가왔다.


“소개가 늦었습니다. 저는 이 호텔의 총지배인을 맡고 있는 황찬호라고 합니다.”


그는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일행과 악수하였다.


설마 이런 식으로 환영을 받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그런데 기사님은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하룻밤 묵을 장소를 찾고 있습니다. 마침 호텔 문이 열려 있더군요. 몬스터의 습격은 없었습니까?”

“있기야 했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제 능력으로 침입을 막고 있거든요. 프런트에 숨어있던 것도 그 때문입니다.”

“능력이라면, 각성자이시니까?”

“예, 그렇습니다.”


각성자는 몬스터와 맞서 싸우지 않으면 될 수 없었다.


총지배인이라는 직함에도 불구하고 각성자가 되었다는 건, 보기보다 강단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리라.


“다른 사람은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된 겁니까?”

“괴물들이 나타났다는 말을 듣고 밖으로 도망치거나 방 안에 틀어박혔습니다.”


도망칠 곳이 따로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황찬호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전파가 차단된 상태이기에 경찰 같은 치안 기관과 연락할 마땅한 방도가 없었다.


거기에 던전이 사라진 것과 별개로 바깥에는 몬스터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진정한 의미에서 안전지대는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그런 의미에서 몬스터의 출입을 막는 황찬호의 능력은 생존과 직결되는 능력이나 다름없었다.


가능하면 포섭하고 싶었지만, 지금은 쉴 공간을 확보하는 게 먼저였다.


“저희를 포함 40명가량의 인원이 쉴 공간이 필요합니다. 자리가 없다면 넓은 공간과 침구만 빌려주셔도 됩니다.”

“빈방이야, 많지요. 어차피 돈을 받을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니까요.”


황찬호는 흔쾌히 허가를 내주었다.


이래도 되나 싶었지만, 제 코가 석 자였기에 호의를 달게 받기로 했다.


* * *


방 안에 들어온 우일신은 뼈 갑옷을 풀고 투구를 벗었다.


입고 있던 장비들을 장비창에 넣으면서 상한 데는 없는지 살펴봤다.


뼈 갑옷은 재생 능력으로 시간만 지나면 복구가 가능했다.


문제는 절단의 장검 쪽이었다.


너무 험하게 쓴 탓인지 칼날 여기저기에 금이 가 있었다.


탑에 있을 때는 복원의 서랍장이 있어서 괜찮았지만, 바깥에서는 수리가 불가능했다.


‘분명 상점에 수리 아이템이 있었는데.’


그러나 피로 때문인지 상점에서 아이템을 사는 것조차 귀찮게 여겨졌다.


결국 절단검의 수리는 내일로 미루고 침대 위에 몸을 던졌다.


그렇게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데.


‘······잠이 안 와.’


몸도 마음도 지친 게 분명한데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았다.


잠시 침대에서 몸을 뒤척이다가 답답함을 참지 못하고 일어났다.


‘안 되겠다. 운기조식이라도 해야겠어.’


카펫이 깔린 바닥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운기조식에 들어갔다.


그러나 집중이 잘되지 않고, 계속 잡념이 섞여 들었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떠오른 화두에 따라 머릿속에서 온갖 상념이 스쳐 지나갔다.


탑에서 납치된 뒤로는 살기 위해서 눈앞에 닥친 일을 해결해 나갔다.


하지만 현실로 돌아온 뒤는 어땠는가.


탑에서 봤던 재앙이 현실에 발생한다는 걸 알게 되고, 그걸 막기 위해 움직였다.


그 과정에서 막무가내로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그랬더니 영웅의 업적을 얻었다.


‘딱히 영웅이 되고 싶어서 한 일은 아니었는데.’


그저 이대로 놔두면 안 된다는 인간의 도리에 따라서 행동했을 뿐이었다.


‘정말 그것뿐일까?’


폭풍우 치듯 요동치는 상념 속에서 깊은 곳에 감추어진 속내를 끄집어냈다.


그러자 무엇 때문에 그렇게 열을 올리면서 달려왔는지 깨닫게 되었다.


‘나는 느닷없이 들이닥친 재앙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거야.’


사고로 부모님을 잃었을 때 사람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는 걸 실감했다.


종말 역시 사람의 손으로 어떻게 할 수 없는 재앙이었다.


그래서 그 재앙을, 어쩔 수 없다는 체념을 이 손으로 부수고 싶었던 거다.


그럴 수 있었던 건 아이러니하게도 탑에서 얻게 된 힘이었다.


무공은 그에게 있어서 재앙에 맞서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


주위의 기대가 불편한 것도 그 때문이었다.

그가 움직이는 동기는 지극히 사적이었으니까.


그러나 이유와 상관없이 그는 선택해야만 했다.


무리를 이끄는 통솔자가 될 것인지, 아니면 혼자만의 길을 걸을 것인지.


‘결국 어느 쪽을 선택해도 후회는 남겠지.’


그렇다면 포기하고 후회하는 것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편이 나았다.


그렇게 결정을 내린 순간.

머릿속에서 벼락이 떨어졌다.


삼재심법, 삼재검법, 삼재보.

무공의 구결들이 실타래처럼 풀려나왔다.


무공 구결의 근간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삼재(三才)였다.


삼재는 천지인, 하늘과 땅이 있고, 그 위를 거니는 사람을 가리켰다.


‘하늘과 땅은 그저 그곳에 있을 뿐, 무엇을 선택할지는 인간의 몫이야.’


그것은 삼재심법을 대성한 사람을 위한 안배이자 응원이었다.


‘네가 하고 싶은 것을 해라.’


삼재심법을 만들어 낸 종사(宗師)의 응원, 그 의념을 읽는 순간.


[내공심법의 토대가 완성되었습니다.]

[삼재심법이 8성(대성)으로 성장합니다.]


무공을 위한 토대가 완성되었다.


‘이렇게 빨리?’


아무리 빨라도 완성하는 데 100일은 걸리는 것이 삼재심법이었다.


그런데 삼재심법을 배우고 40일도 되지 않아서 완성한다는 건 이상한 일이었다.


이는 깨달음 덕분이기도 했지만, 탑에서 얻은 여러 가지 혜택 덕이었다.


본래 삼재심법의 대성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체내의 탁기를 몰아내고 정순한 내공을 모으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탑에서 받은 체질 개선은 전신의 모든 혈도, 경락(經絡)에 있는 탁기를 모조리 불태워 버렸다.


여기에 영약과 성장 능력치로 정순한 내공이 끊임없이 공급되면서 내공심법의 공능이 극대화되었다.


그러나 삼재심법의 대성은 시작에 불과했다.


삼재심법, 삼재검법, 삼재보의 구결이 하나로 뒤섞이며 새로운 무공 구결을 자아냈다.


[삼재심법, 삼재검법, 삼재보를 모두 대성하여 하나로 합쳐집니다.]

[삼재공(고급)을 습득합니다.]


머릿속의 구결만 읽어도 알 수 있었다.


이것은 알이었다.


다음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준비된 그릇이었다.


자신이 생각하는 의지를, 신념을, 철학을 관철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였다.


여기에 무엇을 그려내고, 무엇을 합할지는 온전히 자신의 몫이었다.


우일신은 자신의 바람을 떠올렸다.


‘빠르고 강하게. 모든 절망을 단숨에 끊어낼 힘을.’


이를 위해서 부족한 것은 무엇일까.


우일신은 이제까지의 전투를 복기하면서 필요한 것을 떠올렸다.


현재 가장 주력으로 쓰는 것은 삼재합일, 즉 발경 파동이었다.


그러나 발경 파동을 일으킬 때마다 항상 신체의 부담과 내공 부족에 시달렸다.


이를 메우기 위해서는 단련된 신체와 넉넉한 내공이 필요했다.


해결 방법으로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영약과 성장 능력치의 투자였다.


그러나 이 방법은 임시 조치에 가깝기 때문에 금방 벽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결국 축기 속도가 빠른 내공심법과 신체 강화에 탁월한 외공이 필요했다.


운기조식을 끝낸 우일신은 상점을 열어, 무공비급을 가격이 비싼 순으로 나열했다.


제일 비싼 게 3만 포인트의 고급 등급 무공이었다.


이전이라면 어떻게 사냐고 투덜거렸을 금액이었다.


‘하지만 그건 포인트가 없을 때 이야기지.’


장비창에 묵혀두고 있던 부산물들을 전부 상점에 팔았다.


[남은 보유 포인트 : 71339]


그러자 이때까지 본 적 없는 수치가 상태창에 표기되었다.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3

  • 작성자
    Lv.99 조카
    작성일
    23.06.01 22:34
    No. 1

    건투를!!!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42 js*****
    작성일
    23.06.09 10:01
    No. 2

    삼재무공좀 그만나와라 내용보면 삼재무공이 무슨 고금제일신공이라되는줄 알겠다 좀강한 무공이 나와 익히면서 강해지고 그래야지 무슨 삼재공 가지고저정도로 강해는게 납득하기 힘든내용이다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99 뇌정도
    작성일
    23.08.16 22:35
    No. 3

    무슨 서랍장 같은 거에 넣어두면 자동수리되는 아이템 있지 않았나요? 잘못 알았나...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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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9 39화 중간 보스(3) +1 23.06.14 1,139 21 13쪽
38 38화 중간 보스(2) +1 23.06.13 1,217 20 13쪽
37 37화 중간 보스 +1 23.06.12 1,236 19 14쪽
36 36화 풍류검결 +1 23.06.11 1,291 22 12쪽
35 35화 첫 번째 귀환 +3 23.06.10 1,317 23 12쪽
34 34화 신검합일(2) +1 23.06.09 1,253 22 12쪽
33 33화 신검합일 +6 23.06.08 1,288 23 12쪽
32 32화 남포역 철도(2) +1 23.06.07 1,276 22 12쪽
31 31화 남포역 철도 +1 23.06.06 1,345 20 11쪽
30 30화 울프팩 제거(2) +1 23.06.05 1,356 23 12쪽
29 29화 울프팩 제거 +1 23.06.04 1,452 20 12쪽
28 28화 종말 추적자의 나침반 +2 23.06.03 1,507 23 10쪽
27 27화 불청객 +2 23.06.03 1,507 25 10쪽
26 26화 손님 +4 23.06.02 1,541 26 10쪽
» 25화 삼재공 +3 23.06.01 1,582 31 11쪽
24 24화 종말을 걷어내는 영웅 +1 23.05.31 1,589 30 12쪽
23 23화 질풍일도 +1 23.05.30 1,611 26 11쪽
22 22화 고블린 주술사 +1 23.05.29 1,628 27 13쪽
21 21화 도발 +1 23.05.28 1,666 23 13쪽
20 20화 부산역 철도 2층 +1 23.05.27 1,725 26 12쪽
19 19화 파티 신청 +1 23.05.26 1,761 29 12쪽
18 18화 스컬맨 +1 23.05.25 1,835 29 11쪽
17 17화 재회 +1 23.05.24 1,856 30 10쪽
16 16화 너무 쉽다 +2 23.05.23 1,891 29 12쪽
15 15화 테러를 하자 +2 23.05.22 1,948 31 12쪽
14 14화 삼재합일 +2 23.05.21 1,963 28 12쪽
13 13화 미노스 +2 23.05.20 1,946 34 10쪽
12 12화 발상의 전환 +2 23.05.19 1,961 3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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