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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령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의 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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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령
작품등록일 :
2019.04.01 21:32
최근연재일 :
2019.07.31 21:32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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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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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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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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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3쪽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0

DUMMY

똑, 똑


켈노스의 영주성

영주 집무실 문을 열고 루아가 들어섰다. 레이진은 켈노스영주의 집무실 책상에 앉아 아침에 그녀가 가져다 놓은 서류들을 훑어보고 있었다.


“공작님, 용병 대장이라는 자가 공작님을 뵙기를 청하고 있습니다.”


“왜? 조건이 마음에 들지 않는데?”


고개도 들지 않고서 서류를 내려다보고 있는 레이진을 바라보며 루아가 예의 그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공작님께 직접 부탁드릴 일이 있다고 하네요.”


여전히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레이진에게 루아가 재차 물었다.


“어떻게 할까요?”


“보자고 해.”


무심한 눈으로 레이진을 바라보고 있던 루아가 몸을 돌렸다. 무언가 더 할 말이 있는 듯 잠시 머뭇거렸지만 이내 아무런 내색도 하지 않고 문을 열고 사라졌다.



잠시 후, 문을 열고서 턱수염의 사내가 들어섰다.

제법 날카로운 눈매를 빠르게 움직여 집무실 안을 훑어본 사내가 레이진의 앞에 서서 허리를 깊숙이 숙였다.


“파르텐용병대를 맡고 있는 파르텐이라고 합니다.”


제법 능숙하게 오러를 갈무리하고 있는 자였다. 사십대 중반쯤의 나이에 오든과도 제법 겨룰 정도의 실력은 되어 보였다.


“아! 사파냄새.”


“네?”


레이진이 자신도 모르게 내뱉은 전생의 말투에 당황한 사내가 고개를 모로 꼬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냐! 보자고 한 용건이나 얘기 해봐.”


그제야 표정을 바로하고서 몇 번, 헛기침으로 목을 가다듬은 사내가 제법 기세가 담긴 목소리로 이야기를 시작했다.


“영주님께서 사무관을 보내 제시하신 계약 조건은 잘 들었습니다.”


레이진은 말없이 고개만 끄덕였다.


“청을 드리고자 뵙기를 청했습니다.”


여전히 말이 없이 자신을 올려다보고 있는 레이진을 바라보며 다시 몇 번 헛기침을 내뱉은 그가 말했다.


“영주님께서 저희 용병대와 계약을 맺고 싶다고 해주시니 저희로서는 영광입니다만···.”


“그렇지 무척 영광스러운 일이지.”


어딘가 뻔뻔스러움이 묻어있는 레이진의 응대에 파르텐이 잠시 할 말을 잃었다.


“어렵게 생각하지 말고 왜? 영광스러운데 너무 부담스럽나?”


“아, 그렇습니다. 영광입니다만 그게 저희도 사정이 있는지라.”


“알잖아, 용병이라도 포로로 잡힌 이상 자네들 목숨은 나에게 달렸어.”


“그야 당연히 그렇습니다. 그러니 이리 부탁을 드리는 것이지요. 어쨌든 저희도 계약을 포기하고 순순히 항복한 상황이지 않습니까?”


“음.”


레이진이 다시 말없이 입을 다물었다. 정중히 부탁을 한다고 하지만, 말 속에는 조금도 정중함이 없다.

영지전에 용병을 고용하는 일은 흔한 일이다.

그러다보니 그에 따른 법이 존재했고, 딱히 문서화 되어 있지는 않지만 나름의 불문율같은 것들도 존재했다.

어찌됐든 영지전은 승리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는 법.

그에 따라 패자의 생사에 관한 모든 권한은 승자에게 있었다.

그러나 모든 일이 그러하듯 그 막무가내의 법속에서도 그 상황에 맞는 어느 정도의 암묵적인 타협점은 존재했다.

옛 아리오스가문처럼 백여 명의 오러기사들을 거느리고 거칠 것 없이 영지전에 임하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수시로 용병들을 고용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용병들의 처우를 그런 식으로 함부로 결정할 수 없었다.

용병들은 대부분 용병길드에 소속되어 자신들의 권익을 보호받는다. 만약 용병들에게 부당한 처우를 하거나 가혹한 행위를 하게 되면 용병길드에서는 그 것을 빌미로 거래에 불이익을 준다.

약하게는 상질의 용병들과의 거래를 주선해주지 않는 것에서부터 용병의 지원 자체를 아예 거부하는 일도 있었다.

그러니 아무리 권력을 손에 쥔 귀족이라고 해도, 용병길드와 다각도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 입장이라면, 용병들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는 없었다.

그러니 지금 이 파르텐이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도 그 정세를 읽고 있기 때문이었다.


“아리오스가의 포로 신세이니 당연히 전 켈로스와 맺었던 모든 계약을 포기하고 반납하겠습니다. 그러니 저와 저희 용병들을 풀어만 주십시오. 조용히 돌아가겠습니다.”


“흠.”


한 손으로 턱을 괴고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레이진의 얼굴에는 어느새 권태로움이 묻어있었다.


“그래서, 풀어주면 파이완에게 쪼르르 달려가 그와 계약을 맺고 그 무시무시한 도끼를 나에게 다시 들이댈 수도 있겠네?”


그가 화들짝 놀라며 두 손을 저었다.


“그럴 리가요. 저희 용병대는 이번 파···, 아니 로에나 왕국에서 벌어지는 전쟁에 일절 관여하지 않겠습니다. 원하시면 문서로, 저희 바탱 용병길드의 이름으로 보증까지 서 맹세하겠습니다.”


“나는 그대들이 나를 도와주기를 바래.”


“그러니까, 그 부분을 저희가 거절하는 겁니다.”


“그럼 전쟁이 끝날 때까지 옥에서 지내도록.”


“공작님!”


그가 인상을 구기며 제법 호기롭게 소리를 질렀지만 레이진은 여전히 권태로운 눈을 들고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전혀 그 뜻을 굽힐 것 같지 않아보여서 파르텐의 입에서도 작은 한숨이 흘러나왔다.


“그 말쓰은 죽어도 따를 수 없습니다.”


“아! 죽어도?”


갑가기 목뒤로 서늘한 한기에 밀려와 그가 다시 손을 세차게 저었다.


“아니,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만, 어찌됐든 그만큼 저희로서는 따를 수 없다는 말입니다.”


파르텐이 다시 목청을 가다듬고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저희는 라이타리카제국전쟁에 십 년 가까이 참전을 했습니다.”


십년의 세월동안 용케 살아남았고, 거기에 내단을 지닌 검사가 되었으니 그저 남들보다 조금 힘이 셌던 고아 출신의 용병인 그로써는 더없이 행운과 같았던 전쟁이었고, 좋았던 시절이었다.

그러나 전쟁이 계속 되고 제국의 힘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그는 점점 지쳐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같은 용병길드에서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경쟁하던 용병대의 전멸 소식을 들었고, 그들의 전멸 과정을 지켜보며 그는 너무나 큰 충격을 받았다.

그리고 후부터 모든 의욕이 사라져버렸다.

제국 황제의 힘은 보통의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범주를 넘어섰다.

흑마술사들을 전쟁에 투입하는데 아무런 거부감도 없었고, 언제부턴가 전장에 마물들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물들은 그 수가 많아지고 종류 또한 다양해지더니 급기야는 생전에 보지도 듣지도 못했던 마물들이 나타나 사람들을 찢어 죽였다.

원래부터도 평범한 인간들은 당해내지 못할 만큼 강했던 마물들의 힘은 이제는 내단을 지닌 기사들마저도 상대할 수 없을 지경에까지 다다랐다.

소문에는 흑마술사들이 급기야 마계의 마물들을 소환해 내기 시작했고, 더 나가 어느 왕국의 왕성을 침공할 때는 마족마저 등장했다는 흉흉한 소문도 나돌기 시작했다.

결국 지칠대로 지친 파르텐은 용병들을 이끌고 이곳 로에나로 숨어들었다.

그다지 피를 흘리지 않고 제국에 흡수된 이곳 파이완공국에는 작은 영지전만이 간혹 벌어지고 있을 뿐, 마물이나 마족같은 무시무시한 적들을 마주할 일은 없어보였다.

이 정도의 조건이라면 오러검사인 자신과 용병대원들은 어렵지 않게 돈도 벌면서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

그런데 이곳으로 도망쳐 오자마자 이 어린 소드마스터를 만나 일이 꼬이기 시작한 것이었다.


“공작님께서 원하신다면 저희는 이곳을 떠나는 즉시 로에나왕국을 벗어나 두 번 다시 이곳에 발도 들이지 않을 것을 맹세하겠습니다.”


“이봐!”


가만히 듣고 있던 레이진이 의자에 등을 기다고서 말했다.


“자네는 한 가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 있는데, 우리는 지금 누군가의 형편을 고려해 줄만한 여유가 없어. 거기다 그게 나에게 칼을 들이댄 자들이라면 더욱 더.”


파르텐이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였다.


“그에 대해서는 정말 할말이 없습니다. 모두 제 잘못입니다. 용서해 주십시오.”


그러나 레이진은 그의 사과를 받아 줄 마음이 없었다.


“자네도 봐서 알겠지만 우리는 한 사람의 전투인력아라도 끌어 모아 싸워야할 실정이야. 그러니 자네에게까지 조건을 걸어본 거지. 그렇다고 마음에도 내키지 않는 자를 등 뒤에 두고 싸울 수는 없는 일이야. 그러니 다시 한 번 이야기 하지만.”


어느새 감정이 사라진 레이진의 청록색 눈동자가 파르텐의 눈동자를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었다.


“자네는 두 가지 선택을 해야 해. 내 계약 조건을 받아들이거나, 아니면 그냥 이번 생과 이별을 고하거나.”


“공작님 어찌···.”


파르텐이 정말 분노에 찬 얼굴로 소리쳤다.


“영주님께서는 아리오스의 이름에 먹칠을 하시고자···.”


다급히 소리치는 파르텐의 말을 레이진이 잘랐다.


“이미 아리오스의 이름은 볼튼으로 인해 길거리의 개똥만큼도 못하게 떨어졌어. 그러니 더 떨어져도 상관없어.”


“그 이름을 공작님께서 다시 회복하시고자 이리 애쓰시는 것 아닙니까?”


“잘못 알고 있는 거야. 이왕 떨어진 거, 똥칠에 똥칠을 더해도 상관없다는 생각이야. 뭐, 명예를 회복하는 건 내 후대에게 맡기고, 난 나대로 로에나왕국의 복원에 힘 쓴 잔악무도한 영주로 남을 생각이야. 로에나왕국이 복원 되면 후대의 자손들은 그만큼 편하게 먹고 살거 아냐? 명예를 회복하는 일 정도는 그 애들이 노력해도 된다고 생각해.”


“어찌···.”


그가 말을 잃고 입을 다물었다.

뭔가 그가 생각했던 것과는 너무나 달랐다. 이 자는 기사들의 명예 따위는 생각도 하지 않는 건가?


“자, 됐고! 바쁘니까 이제 자네가 선택해. 대신 내가 조금 더 그럴 듯한 절충안을 하나 보태주지.”


선심을 쓰듯 그가 말했다.


“알다시피 우린 라이프스로 진격을 할 생각이야. 센달에서는 곧 루지아트왕께서 군대를 이끌고 라이프스로 향하실 것이고. 그대들은 나와 같이 데일로트까지 가서 그곳에서 라이프스를 향해 진격하는 우리의 뒤를 지켜주기만 하면 돼. 라이프스로 진격을 할 때 타노아로부터 보급이 이루어 질 거야. 물론 크게 걱정은 하지 않지만, 행여라도 저쪽에 제대로 된 책사라도 있어서 중간에 보급이 끊어지면 곤란하잖아?”


여전히 파르텐은 표정을 풀지 못하고 있었지만 레이진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너희 용병대는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아도 돼, 대신 데일로트만 사수하면서 보급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해 방어에만 힘을 써 줘. 이 이상 전쟁에 관여하지 않아도 돼.”


“저희가 도망칠 수도 있습니다.”


그럴 수도 있다.

레이진이 떠나고 나면 그대로 집을 싸 사라져도 그들을 막을 수 없을 터였다.

아니 사실 처음 만난 타국의 용병대에게 뒤를 맡긴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일이었다. 그러니 누구도 그들을 욕하지 못할 터였다.

말을 들은 레이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의 입에서는 피식, 하고 어딘가 허탈한 웃음을 흘러나왔다.


“그리해도 돼, 하지만 만약 내가 요행이라도 파이완을 제거하고 로에나를 다시 세우게 되면 그때부터 나는 너를 찾아 나설 거야. 넌 나를 피해 온 제국을 떠돌다 결국 내게 목이 베어 죽게 될 거야.”


“하···.”


명백한 협박이지만 또한 그의 무위를 직접 목격했던 그로써는 무시할 수 없는 말이기도 했다.


“기사도 같은 거, 너무 신경도 쓰지 않고 계신 거 아닙니까?”


“아까 설명했잖아! 기사도를 지키는 건 나는 이미 틀렸어.”


레이진은 마치 나라를 잃은 얼굴을 하고서 고개를 젓고 있었지만 그 모습을 바라보는 파르텐의 얼굴은 정말 똥을 씹어 먹은 듯 일그러졌다.



* * *



“참 내···.”


어두 밤, 푸른 잔디가 덮인 언덕을 말을 타고 달리던 레이진이 고삐를 당겨 말의 속도를 늦췄다.

켈로스의 남쪽에 위치한 작은 마을 리트나로 향하는 중이었다.


“열둘···.”


그가 뒤를 돌아보며 입가에 미소를 지어보였다.


“제법 제대로 된 애들인데, 의외야.”



* * *


검은 망토를 두른 복면의 사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되물었다.


“정말 혼자 성을 나왔다는 말이냐?”


질문을 받은 복면인이 고개를 힘주어 고개를 끄덕였다.


“몇 번을 확인 했습니다. 아리오스의 영주가 틀림없습니다.”


“어리석은 놈!”


눈알을 굴려 잠시 생각을 정리한 그가 주위에 선 복면인들을 바라본다.


“모두 출전 준비를, 그의 뒤를 전력으로 쫓는다.”


곧, 숲을 빠져나온 검은 그림자들이 어둠으로 덮인 벌판을 내달리기 시작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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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3 +1 19.07.27 384 13 14쪽
80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2 +1 19.07.25 374 10 13쪽
79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1 +1 19.07.22 401 13 15쪽
»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0 +2 19.07.19 500 15 13쪽
77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9 +1 19.07.16 515 11 12쪽
76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8 +1 19.07.12 541 12 17쪽
75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7 +1 19.07.12 560 12 14쪽
74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6 +1 19.07.09 561 11 16쪽
73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5 +4 19.07.07 620 12 13쪽
72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4 +1 19.07.04 698 12 14쪽
71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3 +2 19.07.03 769 13 13쪽
70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2 +1 19.07.01 697 16 12쪽
69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 +1 19.06.29 820 20 12쪽
68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10 +2 19.06.27 794 20 10쪽
67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9 +2 19.06.25 800 17 12쪽
66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8 +1 19.06.23 854 17 14쪽
65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7 +1 19.06.22 836 18 11쪽
64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6 +1 19.06.21 817 17 12쪽
63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5 +1 19.06.19 921 19 13쪽
62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4 +1 19.06.18 908 17 13쪽
61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3 +1 19.06.18 963 21 16쪽
60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2 +1 19.06.14 1,000 20 12쪽
59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1 +2 19.06.13 1,103 21 14쪽
58 제8장 - 타노아의 주인 - 9 +2 19.06.10 1,035 2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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