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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령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의 제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을령
작품등록일 :
2019.04.01 21:32
최근연재일 :
2019.07.31 21:32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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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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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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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09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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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쪽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6

DUMMY

벽면은 물론, 천장과 침대 위 이불까지, 온통 화려한 금빛 문양으로 수놓아진 방 안.

이곳은 파이완공국의 왕성, 한 중앙에 위치한 파이완공왕의 침실이다.

분주하게 움직이는 화색원피스 복장의 시녀들 사이로 방금 문을 열고 들어선 검은색 연미복을 입은 중년인이 반쯤 몸을 낮추고 자리에 앉는다.


“연락은?”


거울 앞에 서서 왼쪽으로 삐딱하게 기울어진 금빛 왕관을 벗어 옆에 선 시녀에게 건넨 노인이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매만지며 거울 속, 고개를 숙이고 있는 사내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오늘도 도착하지 않았습니다.”


인상을 구기며, 그러나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 노인 파이완 공왕이 볼멘 목소리로 푸념을 늘어놓는다.


“대체 왜 이리 늦는 거야? 지금쯤 지원병력을 내려주던지, 아니면 아루카에 대한 답변이라도 해 줘야 할 거 아냐? 이게 뭐란 말인가? 사냥감이 어디있는지도 알고, 그자들의 약점도 다 잡아놓은 상태에서 이리 진전이 없으니···. 이번에 딸려 보낸 가레온의 내단이 마음에 들지 않으셨나?”


늘 더디기만 한 제국의 조치였지만, 유독 이번은 더 늦장을 부리는 것 같아 조급해진 파이완은 그의 측근이자, 제국에서 오랜 시간동안 외교관련 일을 도맡아 했던 사내, 바발로스 백작을 매일 밤, 이렇듯 불러 이리 닦달을 하는 중이었다.


“다시 사신을 보내겠습니다.”


바발로스의 대답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귀 밑으로 삐져나온 하얀 머리카락이 자꾸만 신경이 쓰여 파이완은 연신 옆머리를 쓸어 내렸다. 곧 시녀들이 왕의 옷을 하나씩 벗겨내고, 발가벗겨진 몸 위로 금빛의 용이 수놓아진 원피스 모양의 잠옷을 덮는다.


“루지아트는?


“지금은 센달에 쳐 박혀 꼼짝도 하지 않고 았습니다.”


“페페리온에게서 연락은 있고?”


페페리온 백작은 센달의 옆 테로스영지의 영주로 지금은 센달에서 수도 라이프스로 향하는 일차 방어선을 그가 지키고 있었다.


“오 일 전에 용병 이백 가량의 병력이 새로 합류했고 지금도 속속 용병들을 모으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센달에서 병력을 일으킬 김새는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페페리온 백작의 병력이 이,삼 일은 버틸 수 있을 만큼의 수준은 되니 조금은 여유가 있습니다.”


바우안스가 지키고 있는 곳에 병력을 죄다 데리고 쳐들어갈 수도 없는 일이고.

고개를 내저으며 파이완이 눈가를 찌푸렸다.

로에나 왕국의 부활을 천명한 루지아트는 센달을 중심으로 동북부지역에서 영토를 늘리기 시작해 야금야금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었다. 그 크기가 이미 동부 영토의 십분의 일을 넘어서고 있었다.


“제대로 된 소드마스터 한 명만 지원해주면 바로 토벌해 싹을 죽일 수 있을 텐데, 그게 뭐 그리 어렵다고···. 황제가 이제 와서 돌아선 건 아니겠지?”


파이완 공왕을 가리고 겹겹이 선 시녀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바발로스가 놀란 목소리도 급히 대답했다.


“그럴 리가요. 황제께서도 이번 일은 심각하게 생각하실 겁니다. 지금 서부지역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는 제국 사정에서 전하를 홀대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겠지?”


“물론입니다.”


“알겠네. 자네는 계속해서 제국에 요청을 해봐. 제대로 설득해 보라고!”


“제가 꼭 성공 시키겠습니다.”


바발로스의 자신에 찬 대답에 그제야 표정을 누그러뜨린 그가 허공을 향해 손을 휘휘저어 보였다.

눈치를 챈 시녀와 바발로스가 급히 방을 빠져나가고 이내 휭하게 빈 방에 정적이 찾아 들었다.


텅 빈 방 안에서 다시 한 번 거울에 몸을 비춰 옷매무새를 정리한 파이완이 방 가운데 깔려있는 카페트를 걷어냈다.

그리고는 와인 병과 와인 잔이 놓인 탁자에 앞에 가만히 자리해 섰다.


곧, 조금 전 카페트가 놓여있던 자리에 둥근 마법진이 그려지고 그곳에 검은색 로브로 몸을 감싼 깡마른 노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로브 속에서 겨우 삐져나온 하얀 턱수염을 휘날리며 거침없는 걸음으로 걸어 온 노인이 파이완이 서 있는 탁자에 앞으로 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파이완이 와인을 따 노인의 자리에 놓아주고는 맞은 편 자리에 앉았다.


“데르망의 병력은 어찌 되가는가?”


노인의 질문에 파이완이 고개를 깊이 숙이며 대답했다.


“만 명 가까운 병력을 모아 놓았습니다.”


노인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 노인을 바라보다 파이완이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말했다.


“그런데 아무래도 시에린이 눈치를 챈 것 같습니다.”


“병력이 꽤 되니까. 아무래도 소드마스터의 눈을 피하기는 쉽지 않아. 거기다 그자는 여간 신출귀몰한 자가 아니어서 제법 까다롭지.”


“황제께서 오해라도 하시면···.”


파이완을 바라보며 노인이 큭큭 하고 웃었다.


“오해는 무슨, 미안하지만 그분은 자네 나라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 알지도 못하시네. 관심도 없어. 그분은···.”


말을 중간에서 끊은 노인이 스스로 고개를 내젓고는 말을 돌렸다.


“아무튼, 시에린도 그 점에 대해서는 황제에게 보고할 생각도 하지 않을 거네. 해봐야 소용도 없다는 걸 아니까. 아마 그걸 이용할 방법을 떠올리고 있겠지.”


파이완이 조금은 편안해진 얼굴로 고개를 숙였다.


“그렇습니까?”


파이완을 바라보며 노인이 다시 소리 내 웃었다.

시에린의 변화는 예상 밖의 일이었다.

그저 내성적인 어린 계집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황제의 핏줄이라는 건가?

요새는 제법 강단을 드러내며 제대로 일을 벌이고 있었다.

시에린이 진작 그런 모습을 보였다면, 눈앞의 이 약아빠진 노인이 아닌 시에린, 그 아이를 찾아갔을지도 몰랐다.

몰론 자신의 대계에 그리 큰 문제가 될 일은 아니겠지만.

아무튼, 이곳은 의외로 여러 가지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었다.


“조치는 취해 놓았으니, 아루카가 한 달 후쯤이면 돌아올 거네. 그리 되면 최대한 빨리 공국을 안정시켜야 하네, 이리 계속 늦어지면 결국 나도 자네에게 실망을 하게 될 게야.”


파이완이 자리에서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다음에 오실 때는 제대로 된 왕국을 보시게 될 겁니다.”


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그때 다시 보세.”


“감사합니다.”


고개를 숙인 파이완이 갑자기 떠오른 생각에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노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리오스에 대해서도 도움을 받을 걸 그랬나?”


그러나 이내 고개를 저었다.

무슨 일 때문인지는 모르나 아리오스가는 왕후 시에린이 온 정신을 쏟고 있었다. 그로인해 그녀의 수족과 다름없는 소드마스터가 아리오스가에서 목숨을 잃었다.

그녀의 갑작스러운 변화가 조금은 마음에 걸렸지만 그래봐야 황제에게 버림받은 여인.

노인만 자신을 도와준다면 그녀를 두려워 할 필요가 없었다.

그저 장기판의 좋은 패로 잘 사용하면 그 뿐.


“아리오스 정도는 그녀가 처리하겠지. 무슨 수를 쓰던, 나는 내 나라만 지킬 수 있으면 돼.”



* * *


병약한 얼굴에 한쪽 눈을 안대로 가린 사내가 바퀴가 달린 나무 의자에 앉아 문서 한 장을 읽고 있었다.

문서를 내려다보며 깊은 생각에 잠겨 있는 사내, 루지아트왕에게 금발의 여인이 다가와 찻잔에 담긴 차를 건넨다.


“그가 이곳으로 오지 않고, 타노아에서 곧바로 라이프스를 향해 진격하겠다고 하는군.”


“나쁘지 않은데요?”


“그래도 한 곳에 집중하는 편이 낫지 않을까? 난 그가 우리와 합류해 주었으면 했는데···.”


루지아트, 그의 불안감은 잘 알고 있다. 지금 왕국군의 병력은 정말 초라한 수준. 우선 군대를 통솔해 이끌만한 장군감이 없었다.


“가두어 놓을 수 있는 사람은 아니예요.”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루지아트를 바라보며 줄리어가 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공작을 믿으세요. 지금은 그를 믿어야 해요.”


“그는 이미 내 사람이 아니야.”


“그렇지 않아요. 전하! 그리고···.”


잠시 말을 끊은 그녀가 루지아트의 얼굴 앞에 자신의 얼굴을 바짝 가져다 다고서 눈을 마주쳤다.


“제가 그를 전하의 품에 놓아드릴 게요.”


잠시 멍하니 줄리어의 푸른색 눈동자를 바라보던 루지아트가 피식 하고 웃음을 흘렸다.


네가 무슨 수로?


그러나 줄리어와의 대화는 늘 편안함을 가져다주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왕위도, 아니 스스로의 운명에도 타인의 일처럼 방관하던 자신이 아니던가. 지금에 와서 앞날에 대해 불안한 마음을 갖는 것은 어울리지 않았다.

루지아트가 핀잔대신 줄리어의 금발머리를 쓰다듬었다.


“기대하지.”


별 감흥도 없이 그저 형식상 대답을 하는 것임을 알면서도 줄리어는 역정을 내지 않았다.

그에게는 커다란 약점이 있는 걸요?


줄리어가 루이아트의 입술에 자신을 입술을 가져갔다. 루지아트가 줄리어의 몸을 힘껏 끌어안았다.



* * *




야심한 밤, 제법 번화한 타노아의 거리에서도 가장 중앙에 위치한 3층 저택이 수천 평 넓이의 대지 위에 우뚝 서있다.

길 건너, 인적이 끊어진 골목 안, 그늘 속에 숨어 벽에 등을 기대고 선, 두 명의 인영이 맞은 편 저택을 바라보다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저택을 둘러 싼 철문에는 굳게 채워진 자물쇠가 얼기설기 늘어져있었지만 주위는 개미 한 마리 없이 조용했다.


“역시 없네요.”


청년의 중얼거림에 여인이 고개를 끄덕인다.

어제까지만 해도 철문 앞에는 병사 두 명이 서서 지키고 있었다.

굳게 결심한 사내가 다시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피다 걸음을 뗀다. 그런 청년의 팔을 잡고 여인이 속삭이듯 말했다.


“감사해요. 브링경.”


여인을 바라보는 브링의 눈빛이 작게 흔들렸다.

그늘 밖으로 나온 여인, 멜로사의 아름다운 얼굴이 달빛에 눈부시게 반짝였다. 잠시 멜로사의 얼굴을 내려다보던 브링의 시선이 그녀의 손끝에 멈춘다.

끝이 갈고리 모양으로 휘어진 갈색 지팡이가 그녀의 손에 들려있었다.

1서클의 마법사라고 했던가?

마법적 재능을 타고난 그녀는 수도의 마법학회에서 견습마법사 과정을 수료 중이었다.

잠시 여인의 마법지팡이를 바라보다 그가 몸을 날렸다.


훌쩍, 나비문양 장식을 밟고 몸을 날려 철문 꼭대기에 오른 브링이 손을 아래로 내민다. 멜로사가 자신의 마법지팡이를 들어올리고, 지팡이를 움켜 쥔 브링이 힘껏 그녀를 들어올렸다.

자신이 가슴으로 날아든 멜로사의 몸을 안아 들고서 브링이 철문 위에서 몸을 날렸다. 그리고는 착지와 동시에 지체하지 않고 저택 앞으로 다가선다.


“문이 잠겼습니다.”


“잠시만요.”


멜로사가 급히 주머니를 뒤져 열쇠를 꺼낸다.


탕!


제법 큰 소리와 함께 손잡이가 돌아갔다.


“휴!”


낮은 한숨과 함께 고개를 든 멜로사가 입가에 미소를 지어 보인다. 미소를 짓고 있는 멜로사의 얼굴을 제대로 볼 수가 없어 브링이 손잡이를 돌려 문을 열고 앞장서 들어갔다.


실내를 가득 덮은 어둠 속에 잠시 걸음을 멈춘 브링을 멜로사가 앞질러 나아갔다.

넓은 홀 좌우로 이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있었다.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빠르게 걸음을 옮겨 이층을 향해 달렸다.


“이제 제 뒤를 따라오세요.”


어둠을 뚫고 멜로사는 거침없이 나아갔다.

그리고는 긴 복도를 지나 어느 한 곳, 양쪽으로 두 개의 문이 맞대어 있는 문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녀가 거침없이 문을 당겨 안으로 달려 들어갔다.


문을 닫고서 좌우를 살펴보던 그녀가 탁자 위에 놓인 촛대 위 양초에 불을 붙였다.

희미하게 드러난 방 안.

검은색 레이스에 덮인 침대가 놓여있고, 화장대와 작은 서재가 있다.

여인의 방.

주위를 두리번거리고 있는 브링을 바라보다 그녀가 자신의 침대 곁으로 다가갔다.


“브링님 이 침대를 빼내야 해요!”


혼자 침대를 잡아끄는 멜로사의 곁으로 급히 다가간 브링이 침대를 잡아 빼 옆으로 옮겼다.

그녀의 얼굴에 다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러나 그 미소가 조금 낯설게 느껴져 브링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이 멜로사는 괜히 주위를 두리번거리다 몸을 낮춰 벽을 더듬기 시작했다.


“대체 뭐 하시는 겁니까?”


“쉿!”


눈가를 찌푸린 멜로사가 손가락을 입으로 가져가 브링을 꾸짖었다.

깜짝놀라 입을 다문 브링을 향해 한 번, 눈을 흘기고서 멜로사가 다시 벽을 더듬었다.


“자 여기를 만져 보세요.”


멜로사가 브링의 손을 잡아 끌어와 벽에 댄다. 그녀가 이끄는 대로 벽면을 쓰다듬자 겹겹이 쌓인 벽돌들 한 쪽에 유독 튀어나온 벽돌 하나가 만져졌다.


“여기 손을 올리고 가만히 계세요.”


브링을 놓아두고 몇 걸음 반대편으로 몸을 움직여 간 그녀가 다시 벽 면 한 곳을 더듬다가 이내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브링과 비슷한 높이의 한곳에 손을 얹고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내가 셋을 세면 동시에 이 벽돌을 눌러야 해요. 알았죠?”


브링이 얼떨결에 고개를 끄덕였다.


“하나, 둘, 셋! 눌러요!”


손에 힘을 주자 마치 부드러운 솜털 이블을 만지듯, 벽돌이 정말 가볍게 안으로 들어갔다.

놀란 브링이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서 멜로사를 바라봤지만, 멜로사는 그가 아닌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잠시 후, 작은 기계소리가 들려오고 브링과 멜로사 사이 중간 벽 아래가 밑으로 꺼지며 작은 틈이 벌어졌다.


“됐어요!”


멜로사가 웃으며 그 틈새로 다가간다. 틈은 사람의 팔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좁았다.


“이 안에 상자가 있을 거예요. 빼주세요.”


대체 이게 뭐란 말인가? 이런 게 왜 여기에 있지?


온갖 의문이 들었지만 이제와 못한다고 발을 뺄 수도 없어 브링이 몸을 엎드리고서 홈 안으로 손을 넣었다.

몇 번 허공을 휘젓던 손에 무언가가 걸렸다.


“그거예요. 잡아 빼시면 돼요.”


그러나 그가 힘껏 잡아 빼내 보지만 제법 무게가 나가는 상자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두 손을 넣어서 해보세요.”


어딘가 짜증스러움이 묻어있는 그녀의 목소리에 그가 급히 두 손을 넣고 상자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한참을 씨름한 끝에 상자가 겨우 틈 밖으로 끌려나왔다.


“왜 이렇게 힘이 없어요? 아르피스는 한 번에 꺼내던데!”


인상을 구기며 내뱉는 그녀의 핀잔에 브링이 얼굴을 붉혔지만, 어둠 속에서 티는 나지 않았다.


“상자를 열거니까 잠시 물러나 있어요.”


멜로사의 말대로 그가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

다시 눈가를 찌푸린 채로 눈을 흘기며 바라보던 멜로사가 상자를 열었다. 무슨 암호가 있는지 상자를 여는데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몇 번, 상자 위에 무언가를 쓰다듬으며 암호를 맞추자 작은 기계소리와 함께 상자가 열렸다.


“좋아!”


상자 속에서 제일 먼저 보인 것은 금화였다.

제국의 화폐로, 상자의 반을 채우고 있었다. 대충 보아도 어지간한 영지의 반 년 치 수입은 되어 보였다.

그 다음으로 보인 것은 상자의 반을 채우고 있는 수십 장의 종이뭉치와 겹겹이 쌓인 장부들. 그리고 그 한 켠에 검은 색의 작은 상자가 두 개 놓여 있었다.

브링이 자신도 모르게 걸음, 그녀의 곁으로 다가섰다.


“오지 말아요!”


멜로사가 날카롭게 소리쳤다.

깜짝 놀란 브링이 걸음을 멈췄다. 그제야 자신의 실수를 깨달았는지 그녀가 누그러진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브링경··· 내단 때문에 고민이라고 했지요?”


“어? 그걸 어떻게···.”


“브링경 나이 때에 기사들이야 뭐 다른 고민이 뭐가 있겠어요.”


말을 마친 멜로사가 상자 안에 든 작은 상자를 브링에게로 던졌다. 얼떨결에 상자를 받아든 브링이 다시 그녀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혹시 원단의 씨앗이라고 알아요?”


“원단의 씨앗···?”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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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3 +1 19.07.27 383 13 14쪽
80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2 +1 19.07.25 373 10 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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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1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3 +2 19.07.03 769 13 13쪽
70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2 +1 19.07.01 697 16 12쪽
69 제 10 장 - 타노아의 작은 일상들 - 1 +1 19.06.29 819 20 12쪽
68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10 +2 19.06.27 794 20 10쪽
67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9 +2 19.06.25 799 17 12쪽
66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8 +1 19.06.23 853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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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3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5 +1 19.06.19 920 19 13쪽
62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4 +1 19.06.18 908 17 13쪽
61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3 +1 19.06.18 962 21 16쪽
60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2 +1 19.06.14 999 20 12쪽
59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1 +2 19.06.13 1,103 21 14쪽
58 제8장 - 타노아의 주인 - 9 +2 19.06.10 1,034 21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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