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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령 님의 서재입니다.

천마의 제국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퓨전

을령
작품등록일 :
2019.04.01 21:32
최근연재일 :
2019.07.31 21:32
연재수 :
82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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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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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472,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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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6.18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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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
16쪽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3

DUMMY

대낮인데도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울창한 숲.

좁게 난 산길을 네 마리의 말이 끄는 낡은 마차가 달리고 있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는 말들의 상태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침까지 흘리며 비틀거리기 까지 한다.

그러나 마차를 모는 마부는 휴식을 취할 생각이 없는 듯, 계속해서 말의 등에 채찍을 가했다.


그렇게 한참을 달려온 마차가 막 어둠의 숲을 벗어나려는 순간, 숲 옆에서 거대한 뱀 세 마리가 동시에 튀어나왔다.

검은색 몸에 빨간 점박이 무늬가 규칙 없이 그러진 거대한 뱀은, 마차를 몰고 있는 말 정도는 한 입에 삼킬 수 있을 만큼의 거대한 크기를 지니고 있었다.

이름은 포누프.

마계의 마물은 아니지만, 먼 옛날부터 이곳을 지켜온 이 포식자는 원래는 숲 깊은 곳에 서식하며 길로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지만, 웬일인지 이번만은 숲길을, 그것도 입구에 다 다다른 시점에 이렇듯 나타난 것이었다.

튀어나온 뱀이 맨 앞에서 마차를 몰던 말의 머리를 물었다.

뱀과 함께 뒤엉킨 말이 다리를 꺾으며 고꾸라지고, 그 말에 채인 말들이 함께 나자빠진다. 가속을 못이긴 마차가 그 위를 덮치며 몇 바퀴를 굴렀다.

마차가 뒤집어지는 순간 튀어 나간 마부를 뒤따라 나온 또 하나의 포누프가 그대로 낚아 채, 목안으로 넘긴다.


마차에 깔린 말들이 파닥거리다 움직임을 멈추고, 헝클어진 금발머리의 여인이 마차의 문을 밀고서 기어 나온다.

밖으로 나온 여인이 몸을 돌려 다시 마차 안으로 상체를 집어넣고는 무언가를 끌어안고 나온다.

그녀의 품에 안겨 나온 갈색머리카락의 사내가 바닥으로 쓰러지며 신음을 토한다.


“겨우 따돌리고 왔더니···.”


그 두 사람의 머리 위로, 그들을 내려다보고 있는 거대한 뱀의 얼굴이 보였다.

잠시 뱀의 눈을 올려다보던 사내가 고개를 돌려 숲의 입구를 바라보다 깊은 한숨을 토했다.

불과 반나절 전에, 호위하던 기사들과 엇갈린 두 사람은 무작정 리를리안가의 영지를 향해 말을 몰아 달려왔다.

저 입구만 나가면 리틀리안가의 땅이건만.


사내를 데리고 나온 여인 줄리어 넷 리를리안이 어디서 찾아냈는지 검 한 자루를 지팡이 삼아 일어선다.


“전하께서는 우선 마차 밑으로 몸을 피하세요.”


사내, 루지아트가 거친 숨을 몰아쉬며 자신의 앞을 막아서는 여인의 뒷모습을 바라본다.

두 손으로 움켜잡은 무거운 검을 겨우 뽑아든 여인이 버겁게 치켜든다.


“곧, 제토 경께서 오실 거예요.”


루지아트가 자신이 기대고 앉은 마차를 바라본다. 마차에 깔린 두 마리의 말 사이로 사람한 명이 들어갈 공간이 보였다.


“넌 매번 날 비참하게 만드는구나.”


“그런 소리 마세요. 왕이 없이는 나라를 세울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널 놓아두고 내가 여길 들어갈 것 같으냐?”


그때, 자신들을 물끄러미 내려다보던 거대한 뱀이 입을 벌려 줄리어를 덮쳐왔다.


“줄리어!”


루지아트가 손에 잡힌 돌을 집어 들었다. 그러나 그보다 먼저, 햇빛이 비춰드는 저 먼 어딘가에서 불길에 휩싸인 구체 하나가 날아와 뱀의 입안으로 틀어박혔다.

눈을 뜰 수 없을 만큼 밝은 빛이 사방으로 펴지며 거대한 폭풍이 사방으로 휘몰아친다. 거대한 불의 구를 맞은 뱀의 몸이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사방으로 불꽃이 튀었다.

남은 포누프 한 마리가 숲 속으로 모습을 감추고, 저 멀리 숲의 입구에서 모습을 드러낸 사람들이 달려왔다.


“전하!”


“아버지!”


검을 내던지다시피 바닥에 놓아버린 줄리어가 소리쳤다.

금빛 머리에 같은 색의 턱수염을 기른 중년의 사내가 붉은 로브의 노인과 함께 달려와 루지아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신이 너무 늦었사옵니다.”


금발의 중년인, 리틀리안백작이 무표정한 얼굴을 들었다.

옆에서 말없이 고개를 든, 노인 바우안스가, 주머니에서 꺼낸 푸른색 물병을 급히 루지아트에게 건넨다.

물병을 받아든 루지아트가 반쯤 그것을 마시고서 병을 줄리어에게로 건넸다. 줄리어가 사양하지 않고 남은 물병을 마셨다.

그런 그녀를 잠시 바라보고 있는 사이 루지아트를 두 명의 기사가 달려와 부축해 일으킨다.



흔들리는 마차 안.

줄리어의 무릎을 베고 누운 루지아트 왕과 그 두 사람의 맞은편에 바우안스와 리틀리안백작이 자리를 잡았다.


“정말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바우안스가 다시 한 번, 고개를 조아렸다.


“고생은 무슨···. 그나저나, 돌아온 병력이 얼마나 됩니까?”


“서른세 명의 기사가 돌아왔습니다. 병사들은 이백 명이 돌아왔습니다.”


“오러기사는···?”


바우안스의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모두 함께 목숨을 바치는 신하의 입장이지만, 리틀리안백작의 앞에서 차마 이야기를 꺼내기가 민망해졌다.

소드마스터의 출전을 보고받고 바로 후퇴를 결정한 루지아트왕은 그 후의 상황을 조금도 알지 못했다.


“현재 아홉 명이 돌아왔습니다.”


흠.

루지아트의 입에서 작은 신음이 흘러왔다. 서른 명 가까이 있던 오러기사가, 단 한 명의 소드마스터에게 반도 넘게 당한 것이었다. 거기다 자신의 마차를 호위하던 두 명의 오러기사도 아직 모습을 나타내지 않고 있었다.

그나마 이것도 소드마스터가 영지 밖으로 도망쳐온 로에나군을 뒤쫓지 않아 유지된 병력이었다.



“하지만 더 기다려 봐야합니다. 당시 흩어졌던 인원이 제법 됩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그것이 자신을 위로하는 것임을 누구나 알 수 있었다. 아무리 먼저 출발을 했다고 하지만, 자신의 마차보다 늦을 오러기사는 없었다.

애초에 이런 전면전은 계획에도 없었다.

국민들에게 로에나의 건제함을 알리고자 최대한 약한 지방영지를 습격했던 것인데, 오러기사도 변변치 않은 작은 영지에서 소드마스터를 만나게 된 것이었다.

말없이 침울한 침묵이 한 순간 흘러갔다. 그 침묵을 다시 바우얀스가 깨웠다.


“한 가지 기쁜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기쁜소식이라니?

보고를 받고 내 굳어있던 루지아트의 표정에 의아한 빛이 떠올랐다.


“레이진 덴 아리오스공작이 타노아를 탈환했다고 합니다.”


아···


그의 입가에 비로소 작은 미소가 지어졌다. 누워있던 그가 상체를 일으켜 세웠다.

오러기사를 잃었지만, 그들에게도 아직 한 수가 남아 있었다.


“그를 불러주세요. 그가 절실히 필요한 때입니다.”


“그렇지 않아도 리를리안백작께서 연락을 취해 주셨습니다.”



* * *



“베네크경에게는 이 내단은 소용이 없는 건가?”


헤이라가 골렘에게서 얻어낸 내단을 들고 레이진의 눈치를 살피며 입맛을 다셨다.


“그···, 이거 오크의 내단하고는 비교도 안 되겠지?”


그녀의 목소리에 은근한 기대가 묻어있다.


“한··· 열배쯤?”


“헉!”


헤이라가 눈빛을 빛내며 내단을 끌어안았다.


“근데, 헤라님 그거 자꾸 들고 계시면 몸에 좋지 않습니다.”


옆에서 헤이라를 바라보고 있는 칼트의 모습이 안절부절하며 주체를 못하고 있었다.


“그대가 몰라서 그래, 난 괜찮아. 그렇지 공작?”


눈이 마주친 칼트를 향해 레이진이 고개를 끄덕인다.

헤이라가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입가에 미소를 그렸다.

그녀의 미소에 얼굴이 붉게 달아 오른 칼트가 고개를 숙인다. 그러면서도 두 눈에 찬 의구심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레이진이 소드마스터라는 것은 안다.

부상이 심각했던 칼트는 사실, 그날, 레이진이 골렘과 싸우는 모습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 하지만, 그날의 일을 증언해줄 사람들은 차고 넘쳤고, 그중에는 영지에 남았던 점의고양이 간부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가 조직에게 거짓보고를 할 이유도 없으니 그날의 그 놀라운 일을 믿지 않을 수는 없는 일.

그렇다고 해도, 레이진을 대하는 헤라의 저 믿음은 너무나 절대적이어서 적응이 되지 않았다.

숙여진 고개 안에서 흘끔흘끔 해라를 살피며 얼굴을 붉히고 있는 유약한 모습의 금발의 청년을 레이진이 바라본다.


“2서클?”


“예?”


혼자 생각에 잠겨있던 칼트가 레이진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고개를 들었다.


“크르타트님은 5서클의 마법사셨지?”


스승의 이야기에 얼굴이 굳어진 칼트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법에 대해 문외한 이기는 하지만, 서른 살의 나이에 2서클이라는 실력이 그쪽으로 그다지 재능이 있는 편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고 있다. 물론 마력을 느끼는 것 자체만으로도 축복인 것은 사실이나, 그 중에서 보자면 평범함에도 미치지 못하는 경지인 것은 사실이었다.


“본인이 느끼기에 본인의 마법재능은 어떻다고 생각해?”


“그다지 좋은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 왕성에 잡혀있지 않고, 오랜 시간 떠돌지 않은 상태로 꾸준히 했어도?”


“네.”


칼트의 대답은 담백했다.


“솔직하네.”


칼트의 입가에 의외로 담담한 미소가 그려졌다.


“제 스스로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이참에 마족하고 한 번 계약해 보지 않을래?”


“예?”


“흑마법! 마침 잘 아는 흑마법사도 있어. 그녀도 2서클에서 마족과 계약을 했다는데 5서클정도는 올라간 것 같더라고. 그녀의 도움을 받으면 가능할 것도 같은데 말이야.”


‘나를 시험하는 건가?’

칼트의 눈동자가 심하게 흔들렸다.

아리오스공작의 입에서 흑마법이란 단어가 흘러나왔다.

아리오스공작가문은 그 야말로 대륙을 대표하는 로에나의 정의로운 수호자.

기사도로 대표되는 기사가문의 상징과 같은 곳이 아리오스공작가였다.

그런 그 곳의 새 주인이 자신의 마법사에게 흑마법을 권하다니.


“공작님.”


생각을 정리한 그가 자리에 엎드린다.


“공작님. 저는··· 스승님과 스승님을 이어주신 전대 가주님에 대한 은혜를 잊지 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잠시 서운한 감정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주군의 행동이 이해가 가기도 했다. 가장 믿었던 숙부에게 가족을 모두 잃은 그였다. 누구를 믿을 수 있을까? 방법은 그 만큼의 믿음을 앞으로 심어주는 수밖에.


레이진 앞에 더욱 몸을 낮추며 그가 말했다.


“부족한 능력이지만 성심을 다해 아리오스가에 목숨을 바치겠습니다. 믿어 주세요.”


그를 잠시 내려다보던 레이진이 헤이라에게 고개를 돌리며 머리를 긁적였다.


“되게 나쁜 사람이 된 거 같은데요?”


“강제로 먹여봐.”


“강제로 마족과 계약을 맺게 하다니요. 헤라님도 참.”


레이진이 혀를 찬다.

그 두 사람의 모습을 바라보며 칼트가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말이지?


어리둥절해 하는 칼트의 귓가로 다시 헤이라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왜 강해질 수 있다는데 그걸 포기하지?”


헤이라가 오랫동안 눈가를 찌푸리며 칼트를 내려다보고 있었지만, 그녀의 반응에 당황한 칼트는 칼트대로 지금 이 상황 자체가 이해가 가지 않았다.



* * *



철컥.

자물쇠가 풀리고, 철창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선 레이진이 램프를 땅바닥에 내려놓고서 의자에 앉았다.

맞은 편, 침대에 걸터앉아 레이진의 모습을 말없이 노려보고 있는 볼튼의 얼굴에 램프의 불빛이 일렁였다.


“지낼 만해?”


“무슨 수작인 것이냐?”


레이진이 가만히 그를 바라본다. 내단을 잃은 기사는 평범한 일반인들보다도 더 초라해진다. 퉁퉁했던 그의 몸은 며 칠 사이 살가죽으로 뼈의 모양이 비쳐 보일 만큼 빠져있었다.


“자, 차근차근 이야기를 해보자.”


“무슨 이야기를 해. 그냥 죽여라.”


볼튼의 눈동자에 핏기가 돌았다. 그러나 레이진은 덮쳐오는 살기에 아랑곳하지 않고 다시 한 번, 감옥 안을 휘둘러보며 말했다.


“알고 있지? 이곳은 알리트집사님께서 계시던 곳이야.”


여전히 말없이 자신을 노려보는 볼튼에게 레이진이 굳어진 얼굴로 말했다.


“대대로 전해지는 아리오스가의 유물. 그것에 대해 아는 것을 모두 얘기해 줬으면 좋겠어.”


“흥, 결국 너도 똑같군.”


“똑같다는 건, 너와 비교를 한 건가? 그럼 섭섭해. 난 너와 많이 달라.”


그런 레이진을 바라보며 그가 처음으로 시선을 내렸다.


“그래, 너희 부자는, 아니 아리오스가는 그놈의 기사도니 신념이니 그 허상에 사로잡혀 늘 이용만 당하고 살았지. 한때는 나도 그랬으니, 그 말을 믿어주마. 그러니 네 신념대로, 나 같은 놈에게도 인정을 베풀어라.”


큭큭.

레이진의 입에서 한참동안 비웃음과 허탈함이 뒤섞인 웃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자리에서 일어선 레이진이 볼튼에게로 다가갔다. 허리를 숙인 채, 제법 당당한 모습으로 앉아있던 볼튼이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로 물렸다.

볼튼의 바로 앞까지 다가간 레이진이 그의 앞에 앉아 그와 눈을 맞추고 앉았다.


“볼튼, 오해하고 있구나. 나는 너와 달라. 하지만 아버지와도 다르다. 그리고···.”


순간 자신을 바라보던 어린 조카의 눈동자가 붉게 물들고 있어 그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들이키며 침을 삼켰다.


“넌 곱게 죽지 못할 거다. 내가 받은 모든 고통을 넌 그대로 돌려받고 죽게 될 거야.”


“너, 무슨···, 이놈···.”


그의 머릿속에 수만 가지 생각들이 지나쳐갔다. 아내와 딸 하린, 그리고 렌의 모습이 떠오르며 동시에 그의 몸이 덜덜 떨렸다.


“너···, 아리오스가 어찌···.”


“아리오스···.”


레이진이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아버지도 아리오스의 핏줄이 그럴 줄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가늘게 떠진 눈에 잔뜩 힘을 주고 있던 볼튼이 결국 조용히 입을 열었다.


“나는 로에나가 망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공왕을 왕으로 받들 마음도 없었지.”


레이진이 다시 자리로 가 앉았다. 그런 그를 바라보며 얼굴색이 돌아온 그가 평온한 자세로 말을 이었다.


“천년의 세월동안 우리는 로에나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늘 변방의 작은 나라일 뿐이었다. 우습지 않은가? 주군의 무능함을 알고, 언제가 사라질 것을 알아. 그럼에도 선조 때부터 모셔왔으니, 다음대의 자식들도 모두 함께 그를 위해 목숨을 바쳐라, 강요하는 꼴.”


레이진은 의자에 몸을 깊이 기대고서 볼튼의 말을 들고 있었다. 아무 말 없이 듣고만 있는 레이진에게 그가 눈을 맞췄다.


“그런 면에서 공왕은 현명하다. 적어도 나는 그의 생각을 존중해.”


그제야 레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는 아리오스의 유물을 찾아서 황제에게 바칠 생각이었군.”


볼튼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처음으로 눈을 빛냈다.


“그래, 똑똑하구나. 레이진. 어차피 주군을 모시겠다면, 이 세상에서 최고의 인간을 위해. 그에게 목숨을 바쳐라. 한낮 로에나 따위를 위해 목숨을 바쳐봐야 언젠가 내 자식들은 또 푸에린 같은 거지같은 시골동네로 밀려나 결국에는 사라지겠지.”


다리를 꼬고 앉아 거만한 태도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는 레이진을 바라보고 있던 볼튼이 갑자기 고개를 갸웃거렸다.


“도대체 어떻게 강해진 것이냐? 마족에게 영혼이라도 판 것이냐?”


레이진이 실소를 터뜨렸다.


“어쨌든 강하져서 돌아온 것은 축하한다. 모두 너의 복이겠지. 아리오스가 그만큼 더 특별하다는 뜻일 테고.”


볼튼의 눈빛과 목소리가 더없이 진지하게 바뀌었다.


“나를 죽여라. 레이진. 제국은 우리가 상대할 자들이 아니야. 너는 그날의 전투를 몰라. 아무것도 몰라. 하지만 그들과 함께라면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지. 나를 죽이고 네가 아리오스가를 일으켜, 황제의 밑으로 가라, 앞으로 우리의 자손들이 로에나가문 따위를 위해 헛된 목숨을 바치게 하지 마라.”


“하나만 물어보자.”


그의 이야기를 듣던 레이진도 진지한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


“만약 아버지께서 팔을 잃지 않았다고 해도 너는 배신을 생각했을까?”


볼튼이 잠시 생각에 잠겼다. 그러나 곧 고개를 끄덕였다.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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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7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9 +2 19.06.25 800 17 12쪽
66 제9장 - 반격을 시작할 때 - 8 +1 19.06.23 854 17 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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