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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황실 기사단 사건일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3.12.27 14:04
최근연재일 :
2014.03.31 01:42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56,415
추천수 :
674
글자수 :
248,014

작성
14.03.17 16:00
조회
735
추천
6
글자
8쪽

29화 그녀가 결혼했다?(1)

DUMMY

평화로운 오후, 황성 입구에서 난리가 일었다. 왠 수상한 차림의 사내가 와서 벌컥 이곳 총단장인 레이시안의 정혼자라고 주장하다니.

그런 얘기는 들어본 적도 없는데다 딱 봐도 한량처럼 생긴 사내의 모습은 더더욱 신용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또 저리 당당하게 우기는 걸 보니 진짜인가 싶은 생각이 들어 차마 냉정하게 내쫓지도 못하고 있는 형국이었다.

“흐음, 무슨 일이야?”

때마침 무슨 이유인지 몰라도 성문 입구를 지나가던 황제, 유라인이 슬쩍 기사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그것이 이분이 레이시안 님 정혼자라고.”

사기를 치고 있습니다, 라고 차마 말할 수는 없어 기사가 말을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그에 유라인이 흥미롭다는 시선으로 사내를 바라보았다.


수상하다는 경비대 기사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사내를 자신의 집무실로 데려온 유라인은 초롱초롱한 표정을 지으며 사내에게 의자를 권했다.

“레안의 정혼자라고?”

“그렇다면?”

황제의 친절한 물음에도 무언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사내는 띠껍게 대답했다. 그러나 딱히 유라인도 그에 대해 신경 쓰지 않았다.

“뭐, 레안이 오면 알게 되려나.”

어차피 자신이 알아낼 수 있는 사실도 아니니, 사내를 데리고 옴과 동시에 레안에게 사람을 보낸 유라인은 느긋하게 소파에 앉아 레안이 오기를 기다렸다.


“무슨 헛소리야.”

오늘은 집무실에 박혀 얌전히 서류나 결재해야지 했던 레안은 시종이 가져온 이상한 헛소리에 인상을 찌푸렸다.

자신에게 정혼자라니.

말도 안 되는 이상한 소리였다. 애초 그런 걸 만들 수 있도록 허락할 레안도 아닐뿐더러, 아버지인 하르시안 역시도 레안이면 죽고 못 살아 어떤 놈이든 레안을 탐내면 지옥을 맛보게 해주겠다며 살기를 흩뿌리고 있는 지라 그런 게 생길 가능성은 제로에 가까웠다. 거기다 용족 성격 상 남의 사생활에 관여하면서 결혼하라며 강제로 정혼자 만들 리도 없고.

또 이 무슨 이상한 일인가 싶어 찡그려진 레안의 눈에 아주 맨 구석, 눈에 잘 띠지도 않게 박혀 있는 서신 하나가 보였다. 왜인지 좋지 않은 느낌이 드는 것을 느끼며 레안이 서신을 들어 내용을 확인했다.

그리고 역시나. 그닥 좋은 내용은 아니었다.


“왔어?”

여유롭게 앉아있던 유라인이 레안을 향해 반갑게 인사했지만 레안은 관심없다는 듯 무시하며 사내를 바라보았다.

“오랜만이야.”

“그러게.”

반가운 듯 귀찮은 듯 레안이 뚱하니 답했다. 그런 레안의 반응에도 사내는 예뻐 죽겠다는 듯 따뜻한 미소를 머금었다.

“왠일이야.”

오든 말든 크게 상관은 없을 것 같긴 하지만, 자신을 보러 온 게 맞다면 그 자체로도 충분히 귀찮을 가능성이 있었기에 레안이 떨떠름함을 담아 물었다.

“이런. 내가 온 게 반갑지 않은가 보네.”

상처 받았다는 말과 다르게 사내의 얼굴엔 익숙하다는 듯 여전히 미소를 담고 있었다.

“혼자 온 거야?”

“아아, 형님은 바쁘셔서.”

사내의 대답에 다행이면서도, 뭔가 아쉬운 듯한 느낌을 받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우선 내 집무실로 가서 얘기해.”

여기서 이야기 하다간 저 놈의 지나치게 또랑한 눈 때문에 신경이 쓰여서 못할 것 같으니.

레안의 싸늘한 태도에 내내 무시 받고 있다 결국 미련 없이 버려지기까지 한 유라인이 어깨를 축 늘이며 풀 죽은 표정을 지었지만 효과는 제로였다.


“그런, 말도 안 되는!”

레안에 대한 이야기기 때문인지 순식간에 레안의 정혼자가 레안을 보러 황성에 왔으며, 레안이 인정하며 단 둘이 대화를 나눴다는 사실이 황실 기사단의 귀에 퍼졌다. 그에 황실 기사단은 발칵 뒤집어졌다. 그 레안에게 정혼자라니! 물론 예전에도 황제와 한번 스캔들이 났던 적이 있었지만 그때는 목적을 위해 거래였다. 그런데 이번엔 진짜?

역시 이 소문에 가장 크게 반발하는 것은 리엔이었다.

“말이 안 될 이유는 없지.”

덤덤하게 내뱉으면서도 표정은 굳어있는 하륜이었다.

“아니, 생각을 해봐. 그 성격에 정혼자가 있다니? 도대체 어떻게 레안 님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가 있다는 거야?”

절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내뱉은 리엔의 말에 뭔가가 거슬린다는 듯 하륜이 더욱 표정을 굳혔다.

“하하, 성격이 다소 과격하긴 하시지만, 미인이잖아. 능력도 있으시고?”

“얼굴만 예쁘고 능력 있으면 뭐해. 성격이 파탄인데.”

어쩌면 그렇게 성격이 더러울 수 있냐며 리엔이 몸을 부르르 떨었다. 그리곤 분노의 수저질을 하려는 데, 리엔이 그대로 바닥에 넘어졌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리엔의 의자를 빼버렸기 때문이었다.

“이게 무슨 짓이야.”

신입인 주제에 감히!

그러나 신입, 하엘은 당당했다.

“레안 님께 그런 말이라니요! 묵과할 수 없습니다. 레안 님처럼 성격 좋고 배려심 깊은 분이 어디 있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리엔이 어이없다는 듯 어버버거렸다.

“맞는 말이야.”

“뭐? 제정신이야?”

네가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배신감 가득한 리엔의 시선이 하륜을 향했다. 아니 다른 사람도 아니고, 친구인 하륜이, 그 험한 기사단 생활을 같이 한 하륜이 누구도 아니고 레안에 대해 그렇게 말을 하다니!

“그래도 그쪽은 사람 볼 줄은 아네요.”

네가 레안님 옹호 하는게 마음엔 안 들지만 그래도 네가 리엔보다 낫다, 라는 의미를 담아 하엘이 뚱하니 반응했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가 레안을 향해 좋게 말해준다는 것이 기쁜지 하엘의 입이 아주 살짝 벌어졌다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

“미안하네. 성격 파탄이라.”

“커헉!”

싸늘하게 울리는 목소리에 움찔한 리엔은 자신의 뒤에 상큼하게 서있는 레안의 모습에 순간 돌이 되었다.

“레안 님!”

그러나 하엘만은 좋아 죽겠다는 듯 실실 쪼개며 레안을 바라보았다. 그러다 레안의 뒤에 서있는 사내를 발견하곤 표정을 굳혔다. 하엘을 발견한 사내 역시 미묘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니 앞으로 더 굴려도 상관은 없겠네.”

어차피 성격 파탄이니.

살벌하게 읊조리며 말하는 레안의 모습에 리엔이 흠칫 놀라며 딸꾹질을 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등장에다 저리 살벌한 모습이라니.

“이분이 그, 정혼자이십니까?”

미묘하게 흔들리는 눈으로 하륜이 물었다.

“정혼자는 얼어 죽을.”

“그럼..?”

다행히도 정혼자가 아닌 듯한 대답에 하륜의 얼굴에 비로소 평소의 무덤덤한 표정이 돌아왔지만 혹시나 하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삼촌이야. 이름은... 뭐였지?”

항상 삼촌으로만 부른 덕에, 더불어 오랜만에 만난 덕에 이름이 깔끔하게 지워진 레안이 순간 움찔하며 사내를 바라보았다.

“실망이네. 설마 나의 이름까지 잊어버리다니. 기억해둬, 내 이름은 세이렌이야. 나의 귀여운 아기새.”

저런 미친!

너무나 충격적인 호칭에 놀라 딸꾹질도 멈춘 채로 리엔이 미친놈 보듯 세이렌을 바라보았다. 그 옆에서 하엘 역시 미친놈, 이라는 시선을 던지고 있었다. 이유는 달랐지만.

“나 바쁘니까 네가 알아서 잘 모셔.”

세이렌의 손을 직접 하륜의 손에다 건네준 레안이 뚱하니 말했다. 그에 하륜이 미미하게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무엇보다 세이렌이라는 자의 저 노골적으로 거슬린다는 시선이라니. 그런 부분에서 확실히 레안과 닮긴 닮은 듯 했다. 레안 역시도 감정을 드러내는 부분에 있어 숨김이 없었으니까.



작가의말

 

무려 레안의 삼촌 등장입니다!!!

이얏, 하륜 바쁩니다.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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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3 특별편-레안에게 아들이 있다면. +6 14.03.29 644 18 8쪽
52 특별편-만약 그가 동생이라면? +4 14.03.29 647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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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49화 리엔은 위대하다. +2 14.03.28 509 9 16쪽
49 48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2) +4 14.03.27 793 8 8쪽
48 47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1) +4 14.03.27 612 13 7쪽
47 46화 그녀가 없는 사이. +4 14.03.26 673 14 13쪽
46 45화 가끔 이런 사랑도 있다. +4 14.03.26 745 8 10쪽
45 44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3) +6 14.03.25 602 7 9쪽
44 43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2) +4 14.03.25 575 17 9쪽
43 42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1) +6 14.03.24 815 10 11쪽
42 41화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2) +4 14.03.24 909 12 6쪽
41 40화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1) +6 14.03.22 793 17 12쪽
40 39화 엉망진창 승급심사.(2) +4 14.03.22 873 7 9쪽
39 38화 엉망진창 승급심사.(1) +4 14.03.21 722 10 10쪽
38 37화 어서와, 이런 노예는 처음이지?(2) +4 14.03.21 736 20 14쪽
37 36화 어서와, 이런 노예는 처음이지?(1) +4 14.03.20 641 11 9쪽
36 35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3) +4 14.03.20 690 23 11쪽
35 34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2) +4 14.03.19 685 13 10쪽
34 33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1) +4 14.03.19 654 14 8쪽
33 32화 사랑은 마물을 타고. +2 14.03.18 954 12 15쪽
32 31화 그녀가 결혼했다.(3) +2 14.03.18 1,118 25 12쪽
31 30화 그녀가 결혼했다(2) +4 14.03.17 963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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