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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황실 기사단 사건일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3.12.27 14:04
최근연재일 :
2014.03.31 01:42
연재수 :
56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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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6,386
추천수 :
674
글자수 :
248,014

작성
14.03.22 16:05
조회
872
추천
7
글자
9쪽

39화 엉망진창 승급심사.(2)

DUMMY

엉망진창 승급심사.(2)


이제 겨우 오전의 심사를 마쳤을 뿐이건만.

어째 전의 승급심사보다 더욱 지치는 것을 느끼며 기사들은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이놈의 황성은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 안심하며 쉴 틈을 주지 않았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강력한 레안이 잠깐 자리를 비워서 좀 쉬워질까 했더니, 왠 황제라는 것이 툭 떨어져 제대로 몸과 마음을 지치게 만들고.

차라리 레안이 나았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될 날이 또 올 줄은 몰랐지만, 정말 레안이 나았다. 레안이 너무도 보고 싶었다.

그러나 그들이 바닥이다 못해 땅속 까지 파고 들어간 체력을 회복하기도 전 짧게 느껴지는 점심시간이 끝나고, 드디어 오후의 심사가 시작되었다.

그리고 역시 오후의 심사도 과히 멀쩡하지 않았다.

“세번째 심사는 평정심 및 집중력 심사를 위한 웃음참기라네. 제한 시간 내에 웃는 이는 벌칙으로 다른 기사 한명과 입술에 뽀뽀를 해야 한다네!”

웃음 참기라는 것부터가 어이없건만 벌칙이 있다니. 아니, 무슨 심사에 벌칙이 있어! 거기다 남자 밖에 없는 이 기사단에서 뽀뽀라니! 남자랑 뽀뽀를 하란 거야?

단박 불만이 가득한 리엔의 소리가 입을 통해 나오려고 했으나, 리엔의 옆에 있던 카엘의 행동이 빨랐다. 안 그래도 여기저기 끌려다니라 장난 아니게 지쳐 있을 텐데, 이 이상의 고생을 했다간 정신을 놓을 것 같은 두려움에 조심스럽게 리엔의 삽질을 막은 카엘이었다. 그러나 그런 카엘의 노력도 모르고 리엔은 이게 무슨 짓이냐며 읍읍 했지만.

“크흡.”

용케도 튄 덕분에 첫 번째 순서가 된 리엔이 급하게 입을 막았다. 웃음 참기라고 해서, 끽해야 모기독인가 했던 리엔은 자신의 섣부른 판단을 저주해야 했다. 몸은 몸대로 모기독에 중독되어 가려워 죽을 지경이건만 거기에 더불어 간지럼 태우는 신공이라니. 깃털 하나를 가지고 와 살살살 긁어대는 그 고통이란!

거기다 눈은 눈대로 혹사를 당하고 있었는데, 그의 앞엔 어디서 불러온 광대인지 뭐시기인지 하는 것들은 코미디를 하고 있었다.

안돼, 참아야 돼.

필사의 의지로 리엔이 입을 두 손으로 꽉 막으며 웃음을 참으려 했지만, 두 손까지 그들에게 잡혀 간지럼 태워져야 했다.

“으악. 으하핫.”

결국 웃음을 터뜨린 리엔이었다. 간절히 참으려 했건만.

그리고 묘하게 자신에게 제한 시간이 길었던 것은 착각일까.

어쨌든 웃음을 참지 못한 죄로 리엔은 뽀뽀를 해야 했는데, 하필이면 그 대상은 류였다.

“으악, 싫어! 절대 싫어! 차라리 황실 기사단 안 할래!”

리엔이 정말 기사 따위 때려 치겠다는 듯 옷에 달려 있는 기사 뱃지를 떼려고 하며 팔짝 뛰었지만, 리엔보다 류의 달리기가 더욱 빨랐다. 마치 먹이를 사냥하는 맹수 마냥 단번에 리엔을 낚아챈 류가 리엔의 두 손을 결박하며 씨익 웃었다.

“우리 자기가 왜 이럴까~”

아주 재밌어 죽겠다는 듯 실실 웃는 류의 모습에 리엔이 거의 발작을 하는 수준으로 격하게 반항했다. 얼마나 싫다고 소리를 지르고 있는지 심지어 입가에는 침까지 흐르고 있었다. 눈에는 눈물까지 고이고.

하긴 그럴 만 했다. 설마 첫키스를 이렇게 허무하게 남자에게 벌칙으로 뺏길 줄이야. 그것도 류에게.

리엔이 고개를 요리조리 돌리며 류의 입술을 피하려 했으나, 다른 기사의 도움을 받은 류가 사뿐히 리엔의 볼을 잡으며 고정시켰다.

그와 동시에 쪽, 하는 소리가 들리며 류의 입술이 리엔의 입술에 닿았다.

드디어 성공했다는 생각에 류가 실실 웃으며 리엔을 풀어줬고, 류가 떠나간 자리에 넋을 놓은 리엔이 멍하니 바닥에 누워 있었다.

“이..이건, 꿈이야. 절대 현실이 아니야.”

“음, 그럼 한번 더 할까?”

절대 어설프게 현실 도피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듯 류가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에 리엔은 결국.

“으와앙. 으헉. 아악!”

시원한 비명소리와 함께 서글프게 울어야 했다.

그런 충격적인 상황을 보며, 다음은 휴의 차례였다. 그리고 스스로의 발가락까지 물며 웃음을 참으려고 했던 휴는 기어코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왜 이번에도!”

왜 자꾸 류가 당첨이 되는 건데!

벌칙 대상자로 류가 선택된 휴가 인상을 와락 구겼다. 이것을 겪은 리엔이 어떤 꼴이 되었는지 생생하게 라이브로 지켜본 휴인지라 절대 이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다.

심지어 아직까지 저렇게 정신을 놓고 히죽히죽 웃어대는 리엔의 모습인데. 자신은 미치고 싶지 않았다.

“자, 어딜 가시나. 우리 아기휴~”

사뿐사뿐 다가오는 류의 모습에 휴가 겁에 질린 표정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휴가 단장인 류를 벗어날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우리 찐~하게 할까?”

“싫어! 이 씨부럴 놈아! 내가 왜 네놈 따위와!”

얼마나 정신을 놓았는지 단장에게 반말을 하며 욕을 하는 휴였다. 그에 볼을 짜부시키듯 두손으로 꼭 누른 류가 격하게 뽀뽀를 했다.

“아악! 씨x, 난 죽어야 돼. 난 살 가치가 없어.”

역시나 류의 효과는 컸다. 순식간에 휴가 줄을 들고 와 죽겠다며 스스로의 목에 줄을 돌돌 말 정도니.

“어머, 자기 그렇게 내 뽀뽀가 좋았어? 한번 더 할까?”

“미쳤어?!!”

발작하듯 소리친 휴였다.

“그럼 줄은 풀어야지.”

결국 얌전히 줄을 풀고 리엔 옆에 쭈그리고 앉아 훌쩍이는 휴의 모습이었다.


“드디어 마지막 순서, 일명 체력을 심사하기 위한 것인데, 자, 오늘의 심사위원분들~”

유라인의 호명에 각양각색의 시녀들이 메이드복장을 하고 줄줄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에 무언가 불안감을 느끼며 슬쩍 고개를 돌려 심사의 내용을 확인한 기사들은 그야말로 충격, 경악, 대혼란 그 자체였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심사의 내용은 상의를 벗은 기사들의 복근을 직접 만지고, 보며 시녀들이 투표하듯 스티커를 붙이는 것이었다. 그냥 시녀들 앞에서 옷을 벗는 것도 미친 짓인데, 만지게 까지 하라니.

이게 도대체 무슨 심사란 말이냐!

“훈련을 열심히 했다면, 당연히 체력이 좋을 것이고, 몸 또한 좋겠지? 그런 의미야.”

나름 해석은 잘 하는 유라인이었다.

아니, 말이 되지 않는다고 해도 황제인 이상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어머, 튼실하네. 딴딴하다.”

처음의 망설이던 모습은 어디의 누구더냐. 수줍게 볼을 붉히던 시녀들은 이내 저마다 미소를 머금으며 대놓고 기사들의 근육을 만져대기 시작했다. 손가락으로 꾹꾹 누르기도 하고, 볼까지 부비는 것이 아주 가관이었다.

“그러고 보니까 원래 좋은 근육일수록 찰지다던데.”

뭐, 뭐하려고.

시녀의 말에 불안감을 느끼는 기사였지만, 시녀는 그저 수줍은 미소를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그리고 그 모습 그대로 시녀가 손을 들어 기사의 복근을 때렸다.

짜악, 하고 울리는 소리와 함께 기사의 배에는 손자국이 빨갛게 났다.

“어머, 정말 찰지네.”

아주 짝짝 달라붙는다며 몇 번 때리던 시녀가 감탄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정작 칭찬을 받은 기사는 그야말로 울기 직진이었다. 정말 어찌나 손이 매운 지. 아파서 죽을 것 같았다. 아무래도 맨날 청소하고 빨래하고, 온갖 가사 일에 발달되어 있는 고참 시녀인지라 손의 힘이 장난이 아니었다.

생전 처음으로 여자 앞에서 이렇게 상의를 벗고 상체를 내놓고 있는 것만 해도 서러운데.

그런 기사의 기색을 눈치 챈 시녀가 아들 달래듯 기사의 어깨를 토닥였다.


그렇게 시녀의 투표까지 하여, 승급심사 사상 제일 길게 느껴졌던 심사가 드디어 끝이 났다.



2.39.1

:황제도 어찌 할 수 없는 그 이름.


“지금 나랑 장난 해.”

휴가 끝나고 돌아오자마자 보이는 한가득 쌓여있는 서류에 뭔가 싶었던 레안은 더 이상 기사 생활을 못하겠다며, 기사를 안 하겠다는 내용에 직접 그 기사들을 불러 자초지종을 듣고서 제대로 짜증이 나는 것을 느꼈다. 거기다 심사 결과라며 놓여있는 보고서는 또 어떻고.

“으응, 뭐가?”

물어보는 것 치곤 말꼬리가 낮은 것이 목소리 톤에서 부터 느껴지는 레안의 분노에 움찔하며 유라인이 되물었다.

“그동안 수고 많았다.”

레안의 싸늘한 말과 동시에 유라인은 격하게 뒤통수를 맞은 후 창밖으로 내던져져야 했다. 그래도 배려있는 레안인지라 창밖으로 던져진 유라인이 도착한 곳은 뒤쪽 정원에 마련되어 있는 호수 속이었다.


그리고 레안이 휴가로 돌아온 후, 부쩍 레안의 말을 잘 듣는 황실 기사단이었다. 심지어 리엔도 반갑다며 눈물을 글썽였다.


작가의말

 

 

그대들을 위해 묵념합니다. 에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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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특별편-만약 그가 동생이라면? +4 14.03.29 647 11 7쪽
51 50화 끝난 줄 알았지? +6 14.03.28 497 12 6쪽
50 49화 리엔은 위대하다. +2 14.03.28 509 9 16쪽
49 48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2) +4 14.03.27 793 8 8쪽
48 47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1) +4 14.03.27 611 13 7쪽
47 46화 그녀가 없는 사이. +4 14.03.26 673 14 13쪽
46 45화 가끔 이런 사랑도 있다. +4 14.03.26 744 8 10쪽
45 44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3) +6 14.03.25 602 7 9쪽
44 43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2) +4 14.03.25 575 17 9쪽
43 42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1) +6 14.03.24 815 10 11쪽
42 41화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2) +4 14.03.24 908 12 6쪽
41 40화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1) +6 14.03.22 792 17 12쪽
» 39화 엉망진창 승급심사.(2) +4 14.03.22 873 7 9쪽
39 38화 엉망진창 승급심사.(1) +4 14.03.21 721 10 10쪽
38 37화 어서와, 이런 노예는 처음이지?(2) +4 14.03.21 735 20 14쪽
37 36화 어서와, 이런 노예는 처음이지?(1) +4 14.03.20 640 11 9쪽
36 35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3) +4 14.03.20 690 23 11쪽
35 34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2) +4 14.03.19 685 13 10쪽
34 33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1) +4 14.03.19 652 14 8쪽
33 32화 사랑은 마물을 타고. +2 14.03.18 954 12 15쪽
32 31화 그녀가 결혼했다.(3) +2 14.03.18 1,118 25 12쪽
31 30화 그녀가 결혼했다(2) +4 14.03.17 962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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