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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황실 기사단 사건일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3.12.27 14:04
최근연재일 :
2014.03.31 01:42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56,383
추천수 :
674
글자수 :
248,014

작성
14.03.25 16:00
조회
574
추천
17
글자
9쪽

43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2)

DUMMY

게임으로 인해 더욱 밝아진 분위기는 이내 저마다 삼삼오오 모여 술을 마시는 분위기로 바뀌었고, 한번 불타오른 분위기는 쉽게 식지 않았다. 그 덕에 기분 좋다며 기사들은 연신 술을 마셨다.

“...시져!”

이게 무슨 혀 짧은 소리인가.

갑작스레 들려오는 괴상한 소리에 일련의 시선이 한곳을 향했다. 그곳엔 이안이 술에 취했는지 붉어진 볼로 연신 술을 마시며 헤실헤실 웃고 있었다.

“레안 쪼아.”

저건 뭔가, 하는 시선으로 보는 기사들 속, 레안과 눈이 마주친 이안이 베싯 웃으며 도도도 레안에게 달려가 안겼다. 5살짜리 아기라도 되는 마냥 품에 부빗부빗 거리는 이안의 행동에 가장 어이가 없는 건 레안이었다.

몸에서 느껴지는 열기나, 마신 술의 양이나 술에 취한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술에 취했다고 이런 꼴이라니.

원래 얌전한 놈이 술 마시면 더 개판 된다지만 이건 정말 의외였다. 항상 졸고 있는 탓에 목소리 한번 듣기도 힘든 데다, 말을 해도 항상 더듬더듬 한마디 하는데 5분이나 걸리는 이안이었다. 그런 이안이 말을 제대로(?) 하는 것은 물론이요, 이런 아이 같은 모습이라니. 물론 원래부터 그닥 어른 같은 모습은 아니었지만.

거기다 왜 하필이면 엉킨 대상이 자신이란 말인가. 자신의 어디가 좋다고?

무슨 거머리 마냥 더 달라붙어 매달리는 이안의 행동에 레안이 이안을 떼어내려 했지만 더욱더 엉켜드는 이안에 레안은 인상을 찌푸려야 했다.

“시져. 레안 쪼아.”

절대 떨어지지 않겠다는 듯 눈물을 글썽이며 올려다보는 이안을 바라보며 레안은 한숨을 내쉬었다.

“잘 자라.”

“우웅?”

갑작스런 레안의 말에 이안이 이해할 수 없어 갸웃거리는 사이 레안이 깔끔하게 이안의 뒷목을 쳐서 기절시켰다.

“데려다가 재우고 와.”

그래도 나름 매너 있게 한큐에 기절시켜 얌전히 집으로 보내는 레안이었다.

“훌쩍, 훌쩍, 훌쩍.”

이건 어디서 또 통곡 하는 귀신 같은 소리인가.

유난히 훌쩍 거리는 소리에 또다시 일련의 무리들의 시선이 한 곳을 향했으니, 그곳에는 리엔이 있었다.

“어떻게 나한테 그럴 수 있어요오? 너무해에에.”

유난히 늘어지는 발음을 보아하니 얘도 취한 듯 했다.

“하하, 취했나 보네?”

슬슬 리엔이 걱정되는 카엘이 슬쩍 리엔의 술잔을 빼앗았다.

“내꺼야아. 내꺼야아. 내가 다 마실 거야. 그러니까, 우아앙.”

빼앗긴 술잔이 서러운 지 떼를 쓰듯 뭐라뭐라 하던 리엔이 기어코 울음을 터뜨렸다. 어찌나 서럽게 우는 지 빼앗은게 술잔이 아니라 엄마인 듯 했다.

“저건 또 뭐냐.”

물론 최근 리엔이 우는 모습을 몇 번 봤다지만 저렇게 바보처럼 엉엉 울어대는 꼴은 또 처음인지라 레안이 어이없다는 시선을 보냈다.

“으아아아앙. 내가 뭘 그렇게 잘못 했어? 내가 뭘. 근데 어떻게 나한테!!”

정말 서럽다는 듯 가슴을 통통 치며 리엔이 더욱 서럽게 울음을 터뜨렸다. 나중에는 극적 효과를 위한 것인지 바닥에 주저앉아 발까지 동동 구르며 우는 리엔이었다.

“우쭈쭈, 우리 리엔 아기. 그렇게 서러웠어요?”

역시나 류였다. 리엔에게 있어 더없이 강한 류가 리엔의 주사에도 당황하지 않고 웃으며 말을 걸었다.

“으아앙, 우에엥, 우에엑!”

울다가 기이한 소리를 토한 리엔이 번뜩 울음을 멈추며 독기어린 눈빛을 보더니 왈칵. 류의 볼을 물었다. 어찌나 세게 물었는지 피라도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갑작스런 상황에 류도 당황하며 리엔을 떨어뜨리려 했지만 그럴수록 볼만 아파올 따름이었다. 왠만한 상황이라면 웃으며 넘길 류였지만, 이건 고통이 수반되는 상황이었다. 그것도 자신의!

그러나 그렇기에 누구도 류를 도와주려 하지 않았다. 특히나 청룡단의 기사들은 리엔을 응원했다. 얼마나 류가 리엔을 괴롭혔으면 저렇게 괴롭힐까. 하지만 보다 못한 카엘이 리엔을 말렸으니. 리엔은 서럽다는 눈빛을 카엘에게 보내며 카엘의 입술을 물었다.

커헉.

엄청나게도 친구인 리엔에게 입술을 물린 카엘은 그야말로 회복 불능이었다.

그리고 그제서야 레안이 나섰으니, 이안을 처리할 때와 마찬가지로 리엔의 뒷목을 내려쳐 기절시켰다.

“데려다 눕혀.”

다음은 휴의 주사였다. 그래, 술자리니 당연히 사람들의 주사가 빠질 수야 없지. 뭐, 이해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야! 네가 그렇게 잘났어? 엉? 네가 뭔데 우라질스럽게 사람을 괴롭혀!”

설마 저 야, 가 레안을 가리키는 것은 아니겠지. 이안과 리엔 때와는 달리 후두두한 기사들의 시선이 휴를 향했다.

“다시 말해봐.”

“야이, 지나가다 변기통에 빠져서 허우적거리다 하수구로 빨려 들어가 빨래하고 나올 ㄴ...레안 님아!”

훌륭한 제어력이었다. 야까지는 할 수 있어도 차마 년이라고는 할 수 없는지 가까스로 존칭으로 바뀐 호칭이었다. 그러나 내용은 이미 최악이었으니, 기사들은 모두 휴를 위한 애도를 보냈다. 그리고 역시나 휴는 제대로 생과 사의 경계를 몇 번이나 갔다 왔다 해야 했다. 덕분에 휴는 나중에 죽어서 저승에 가면 왕이 반갑게 맞이할 터였다. 자주 놀러 오더니 오랜만이라고.

휴의 주사를 마지막으로 잠깐 살벌해진 분위기에 기사들은 조용히 술을 마셨다. 드디어 오게 된 평화였다.

그러나 평화는 오래가지 않았다.

“우, 자기. 나 어때? 자기, 오늘 나랑 한잔 할까?”

교태어린 목소리를 내뱉은 바론이 앞의 기사를 향해 윙크까지 보냈다.

커헉.

그에 앞에 앉은 기사의 데미지는 크리티컬, 그야말로 위기의 절정. 또다른 의미로 생과 사의 경계에 놀러간 기사였다.

세상에 저 덩치로! 그나마 미소년 과인 류가 해도 충격은 장난이 아닌데 거하게 덩치 좋은, 평상시에 늘 삐뚤어진 어조로 무섭게 구는 백호단 부단장, 바론의 저 모습이라니!

정말 주사라는 것은 참으로 무서운 존재였다.

“이잉, 자기, 내가 싫어? 우응?”

나름 애교인지 몸을 비비 꼬는 바론의 행동까지. 보던 기사들은 그대로 굳어야 했다.

“자기이~!”

어째 뽀뽀까지 할 기세인 바론의 모습에 기사가 하얗게 질린 얼굴로 서둘러 도망쳤다.

“자기, 외로워?”

이건 또 왠 헛소리란 말인가.

생전 처음 보는 바론의 모습에 라힌이 당황스런 표정을 지었다.

“자기는 왜 그렇게 날 괴롭혀?”

“그랬던가요?”

“웅, 그래서 나 상처 받았어. 자기, 진짜 너무해.”

마치 연인에게 앙탈 부리듯 구는 바론이었다. 역시나 무리였던 것일까. 그나마 멀쩡하게 받아주던 라힌이 표정을 굳혔다. 그리고 이번엔 레안의 도움 없이 라힌이 스스로 바론을 처리했다.

“다들 단체로 미쳤나.”

물론 술을 마시면 주사라는 것이, 술에 취하면 제정신이 아닌 놈들이 많다지만 이건 정말로. 특히나 쟤는 또 뭔데.

그런 레안의 시선은 혼자 미친 짓을 하고 있는 라이너에게 향했다.

“..안녕. 반갑다.”

저 인사는 누구한테 하는 말일까.

말만 들어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내용이었으나, 라이너가 인사를 건 대상이 기가 막혔다. 세상에 술잔과 인사하는 사람이라니. 그러나 라이너의 친구는 그뿐만 아니었으니.

“미남이군.”

유혹하듯 쓰다듬으며 테이블을 향해 말하는 라이너였다.

“너 역시 잘생겼군.”

신발을 벗어 손에 들며 자신의 신발을 향해 라이너가 칭찬하듯 말했다. 눈에는 정말 놀랍다는 듯 감탄이 서려 있었다.

“미안하군. 하지만 내가 배가 고파.”

젓가락에 들린 음식을 보며 라이너가 정중히 사과했다.

“널 먹어야 한다니.”

무뚝뚝한 라이너의 눈가에 그새 눈물이 그렁그렁 맺혔다.

“부디 이해하길. 이렇게라도 너와 오래 있고 싶어서 그랬음을.”

경건한 어조로 음식을 입에 넣은 라이너가 마치 못 먹을 걸 먹는다는 듯 음울한 표정으로 꼭꼭 씹었다.

“난 이제 죽어야 해.”

기어코 목으로 넘긴 라이너가 자괴감에 빠진 어조로 말했다.

“내가 널 먹었다니. 미안하다, 너의 친구를 내가 죽였다.”

본인이 음식을 집었던 그릇의 남은 음식을 향해 라이너가 침중한 어조로 말했다. 정말 미안하다는 두손을 모아 사죄한 라이너는 이내 그것으로 부족하다는 듯 무릎까지 꿇었다. 음식에게 사과하기 위해 무릎을 꿇은 라이너라. 그것도 평소 그 무심하고 차갑고 냉정한 라이너의.

결국 보다 못한 레안이 라이너의 뒤통수를 때렸다. 처음으로 한큐가 아니라 두 번으로 라이너를 기절시킨 레안이었다.



작가의말

어딜 가나 주사는 있어요.

나도 술 취하면 레안이 좀 챙겨주면 안 되나.

 

이 작품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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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 4

  • 작성자
    Lv.54 레드러너
    작성일
    14.03.25 18:23
    No. 1

    이안의 대박 반전 모습!!!! 주사 대박!!!!! 귀여워진 이안ㅋㅋㅋ
    리엔은... 얼마나 억울했으면.. ㅠㅠ 잘 물어버렸다!!!
    휴... 에휴...
    라이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이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술자리에 주사가 빠지면 재미없죠ㅋㅋㅋ
    (작가님은 남자친구분이 알아서 챙겨주실텐데요? 레안한테 오지마세요~)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3.25 21:58
    No. 2

    훗, 이안도 제법 귀엽고, 리엔도 굿이고, 전 라이너의 주사가 제일 맘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남자친구라니요! 솔로인 작가에게 그러는 거 아닙니다. 그래서 레안한테 갈거에요, 헹!

    찬성: 0 | 반대: 0

  • 작성자
    Lv.13 장한월
    작성일
    14.03.25 20:11
    No. 3

    잠이 안올땐 역시 레안의 수도가 제맛! (영원히 잘 수도 있으니 주의)
    역시 정중한 남자 라이너 멋집니다ㅠㅠ

    찬성: 0 | 반대: 0

  • 답글
    작성자
    Lv.15 세유원
    작성일
    14.03.25 21:59
    No. 4

    주사 담당 1급 자격증을 가진 레안입니다.ㅋㅋㅋ

    찬성: 0 | 반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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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 특별편-만약 그가 동생이라면? +4 14.03.29 647 11 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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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2) +4 14.03.27 793 8 8쪽
48 47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1) +4 14.03.27 611 13 7쪽
47 46화 그녀가 없는 사이. +4 14.03.26 673 14 13쪽
46 45화 가끔 이런 사랑도 있다. +4 14.03.26 744 8 10쪽
45 44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3) +6 14.03.25 602 7 9쪽
» 43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2) +4 14.03.25 575 17 9쪽
43 42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1) +6 14.03.24 815 10 11쪽
42 41화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2) +4 14.03.24 908 12 6쪽
41 40화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1) +6 14.03.22 792 17 12쪽
40 39화 엉망진창 승급심사.(2) +4 14.03.22 872 7 9쪽
39 38화 엉망진창 승급심사.(1) +4 14.03.21 720 10 10쪽
38 37화 어서와, 이런 노예는 처음이지?(2) +4 14.03.21 735 20 14쪽
37 36화 어서와, 이런 노예는 처음이지?(1) +4 14.03.20 640 11 9쪽
36 35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3) +4 14.03.20 690 23 11쪽
35 34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2) +4 14.03.19 685 13 10쪽
34 33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1) +4 14.03.19 652 14 8쪽
33 32화 사랑은 마물을 타고. +2 14.03.18 954 12 1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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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30화 그녀가 결혼했다(2) +4 14.03.17 962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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