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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유원's story.

황실 기사단 사건일지

웹소설 > 일반연재 > 판타지

완결

세유원
작품등록일 :
2013.12.27 14:04
최근연재일 :
2014.03.31 01:42
연재수 :
56 회
조회수 :
56,387
추천수 :
674
글자수 :
248,014

작성
14.03.19 16:00
조회
652
추천
14
글자
8쪽

33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1)

DUMMY

모처럼 제이로 제국의 황성은 옆나라, 카이로 제국에서 놀러온다는 황녀의 방문에 정신없이 바빴다, 는 과장이고, 좀 바빴다. 아무래도 카이로 제국의 황녀의 방문이다 보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황성이 연회 준비니 뭐니 하며 바쁘든 말든 레안은 별다를 게 없었다. 어차피 그녀는 기사였다. 그러니 친선을 위해 기사들끼리 싸우고 만남의 장을 가지는 것이 아닌 바에야 누가 방문하든 관심 없는 레안이었다.

그리고 카이로 제국의 황제와 약간의 인연이 있는 레안에게 있어 카이로 제국의 황녀가 방문하든 황제가 방문하든 별달리 심각한 일도 아니었다. 물론 황제가 방문한다면야 그 정신 놓은 행동에 비상 사태가 될 것 같기 하지만 누구처럼 신경 쓸 필요는 없었다.

훌륭하게도 레안은 제이로 제국을 넘어서 카이로 제국에서도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후아. 죽을 것 같아.”

문을 열고서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유라인이 비틀거리며 소파에 털썩 누웠다. 연회 준비에 바쁜 것은 황실의 시녀들만이 아닌 듯 했다.

“죽지만 않으면 상관없지.”

“너무하네. 그러다 내가 쓰러지면..!”

“시끄러워.”

네가 쓰러지는 것 따위 무슨 상관이라고.

쉴 거면 네 방 가서 쉴 것이지.

짜증 섞인 레안의 시선이 유라인을 향했다.

“레안은 너무 도도 시크해.”

마치 상처 받은 카사노바마냥 구는 유라인의 모습에 레안이 가소롭다는 듯 코웃음 쳤다.

“카이로 제국의 황녀 본 적 있어?”

아무래도 죽음의 숲을 경계로 떨어져 서로 간의 교류가 마땅히 없었던 탓에 카이로 제국의 황녀를 본 적 없던 유라인이 호기심을 담아 물었다. 정확히는 순수한 호기심이라기보다는 혹시나 모를 귀찮은 일을 위해 물어보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황녀 쯤 되면 철없고 버릇없고 개념 없고 싸가지 없는, 그야말로 합쳐서 네가지가 없는 종족이 탄생할 확률이 높으니까.

“있어.”

“어때?”

“맑아. 겁도 많고. 토끼 같아.”

뭐에 비유하면 좋을까 하고 고민하던 레안이 토끼, 라는 마물을 떠올리며 말했다. 확실히 하얗고 보들보들 작고 귀여운 것이 겁은 많아 조금이라도 다가가면 놀라 펄쩍 뛰며 뒤로 숨었었다. 드물게도 레안이 호의를 보일 정도니, 참 괜찮은 황녀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럼 다행이네.”

아무리 그가 여자에 대해 관대하다고는 하지만 네가지 없는 여자를 상대하기엔 그의 성격이 그리 좋지 않았다. 특히나 레안에게 익숙한 지라 모든 여자를 레안과 비교하는 유라인에게 있어 일반적인 여자는 매우 이상하고 상대하기 힘든 부류였다.


“흐음, 오늘따라 유난히 어수선하네요. 무슨 일 있어요?”

리엔이 이안과 함께 임무 수행하러 간 관계로 심심해진 류가 슬쩍 레안에게 다가와 물었다. 눈이 아주 초롱초롱한 것이 무슨 일이 있길 바라는 눈치였다.

“카이로 제국 황녀 왔어.”

휘황찬란한 마차와 함께 도착한 황녀를 떠올리며 레안이 답했다.

“호오.”

호기심, 관심 가득한 것이 수상하기도 할뿐더러, 귀찮게 주변에서 뱅뱅 도는 것이 짜증나 레안이 말없이 류의 뒷덜미를 잡고서 훈련장 멀리로 던졌다.

그보다, 그게 황녀라고?

묘하게 이질적인 황녀의 기운을 떠올리며 레안이 인상을 찌푸렸다.


서류를 넘기는 레안의 손에 짜증이 덕지덕지 묻었다. 아니, 황녀가 왔으면 왔지 왜 데리고 여기에 오냐고!

일부러 바빠 죽겠다는 의미를 담아 의도적으로 시선 한줌 안 던지고, 말도 무시했지만 좀처럼 나갈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왜.”

기어코 고개를 들며 레안이 짜증을 담아 물었다. 그제서야 유라인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이분은 카이로 제국의 황녀인 이레인 르 카이로. 자, 그리고 인사해요. 저 사랑스러운 여인은 저희 제이로 제국 황실 기사단의 총단장이신 레이시안.”

내가 진짜.

고작 인사 하나 시키려고 사람, 아니 용족을 귀찮게 하다니.

“반가워요. 제이로 제국의 황실 기사단은 정말 훌륭한 기사들만 계시다고 하던데, 이런 아름다운 여인께서 총단장을 맡고 계실 줄은 몰랐네요.”

아. 그래.

나름 호의를 보인 황녀, 이레인의 말이었지만 돌아오는 답은 없었다. 그에 이레인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그래도 황녀인데 뭐라고 대꾸는 해주지 그래?”

답지 않게 끼어드는 유라인의 행동에 레안이 인상을 찌푸렸다.

“아. 그래요. 고맙네.”

해달라는 대로 안 해줬다간 계속 미적거리며 귀찮게 할 기세에 어쩔 수 없이 대꾸를 해준 레안이었다.

그러나 그럼에도 마음에 들지 않는 듯 황녀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확실히 황녀인 그녀로서는 이런 대접이 처음일 터였다. 물론 레안 기준으로선 저 정도 대답이면 엄청나게 친절한 대답이었지만, 그에 대해 알 리 없는 이레인이었다.

하지만 그것을 굳이 입 밖으로 꺼내어 트집을 잡지는 않았다.


저건 또 왜 여기 있어.

워낙 구역에 대해 철저한 레안인지라 허락도 없이 훈련장에 척하니 모습을 드러낸 황녀를 보며 레안이 인상을 찌푸렸다.

“크흠, 이곳은 외부인 출입금지입니다.”

“아, 죄송해요. 사실 제이로 제국의 황실 기사단이 대륙 최고라 불릴 만큼 대단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한번 보고 싶은 마음에. 정말 죄송해요.”

정말 죄송하다는 듯 이레인이 움찔하며 가련하게 말했다. 그에 정작 말한 바론이 어색하게 물러서야 했다.

“아뇨, 괜찮습니다. 보고 싶다면 더 보셔도 됩니다.”

자신이 직접 구경이라도 시켜줄 기세의 바론의 모습에 기어코 레안이 나섰다.

“헛소리 작작해.”

보기는 어딜 봐.

평소의 융통성 없는 바론이라면 절대 할 리 없는 행동을 하는 꼬라지에 레안이 차갑게 말했다.

“죄송하면 나가지 그래?”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알면 가라고.”

어째 부들부들 떨기 까지는 여린 모습의 이레인이었다.

“레안 님. 너무하지 않으십니까! 연약한 숙녀 분께. 황녀 님도 미안하다고 하시지 않으십니까.”

이레인을 옹호하듯 나선 바론의 행동에 레안이 싸늘한 조소를 지었다.

쯧. 짜증나게.

“넌 좀 자.”

일부러 바론의 뒤통수를 가격해 기절시킨 레안은 이레인에게 다시 한번 축객령을 내렸다. 그에 이레인은 망설이며 훈련장을 나가야 했다. 그런 이레인의 뒷모습을 보며 레안이 비릿한 미소를 머금었다.

아까부터 묘하게 거슬리더니, 결국 흑마법사였던 건가.

본인이야 아무도 진짜 이레인을 만난 적이 없을 거라는 생각에 잘도 위장할 생각을 한 것 같은데, 오만이었다. 하긴, 거기다 흑마법사니, 사람들의 정신을 조종해 자신을 진짜 황녀로 믿게 하는 것도 어렵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이곳은 레안이 있는 곳. 레안에게 그런 헛수작이 통할 리 없었다.

집무실에 돌아온 레안은 류를 불러 직접 진짜 황녀, 이레인을 찾으라고 명령했다.

그동안 한번 재밌게 놀아보자고. 편안히 쉴 틈 한번 주지 않는 귀찮은 존재를 향해 레안이 피식 조소를 머금었다.


한편, 정체가 발각되었으나, 그 사실을 모르는 황녀, 아니 흑마법사 역시 방안에서 쉬며 레안을 향해 싸늘한 예기를 흘렸다.

감히 자신에게 그런 행동을 하다니. 안 그래도 제 1목표인 황제가 레안 이야기만 해서 거슬려 죽겠는데.

우습게도 레안을 향해 복수심을 불태우는 흑마법사였다.


작가의말

 

훗, 레안에게 도전장을 내밀다니.

이건 나에 대한 도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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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 48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2) +4 14.03.27 793 8 8쪽
48 47화 네 죄를 네가 알렸다? 그게 중요한 게 아니야!(1) +4 14.03.27 611 13 7쪽
47 46화 그녀가 없는 사이. +4 14.03.26 673 14 13쪽
46 45화 가끔 이런 사랑도 있다. +4 14.03.26 744 8 10쪽
45 44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3) +6 14.03.25 602 7 9쪽
44 43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2) +4 14.03.25 575 17 9쪽
43 42화 특명, 그녀를 이겨라.(1) +6 14.03.24 815 10 11쪽
42 41화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2) +4 14.03.24 908 12 6쪽
41 40화 우리가 연애를 할 수 없는 이유.(1) +6 14.03.22 792 17 12쪽
40 39화 엉망진창 승급심사.(2) +4 14.03.22 873 7 9쪽
39 38화 엉망진창 승급심사.(1) +4 14.03.21 721 10 10쪽
38 37화 어서와, 이런 노예는 처음이지?(2) +4 14.03.21 735 20 14쪽
37 36화 어서와, 이런 노예는 처음이지?(1) +4 14.03.20 640 11 9쪽
36 35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3) +4 14.03.20 690 23 11쪽
35 34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2) +4 14.03.19 685 13 10쪽
» 33화 악녀도 악녀 나름이다.(1) +4 14.03.19 653 14 8쪽
33 32화 사랑은 마물을 타고. +2 14.03.18 954 12 15쪽
32 31화 그녀가 결혼했다.(3) +2 14.03.18 1,118 25 12쪽
31 30화 그녀가 결혼했다(2) +4 14.03.17 962 13 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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