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1 부- 를 마칩니다.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1부-를 마치면서...
2005년 9월 10일 첫 연재 시작. 총 182편.
귀혼환령검을 연재한지 어언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습니다.
처음 영웅문이라는 소설을 접한 후, 이 소설을 능가하는 소설을 써보겠다는 일념으로 총 6편의 습작으로 필력을 기르면서 소설 귀혼환령검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어쩌면 보다 나은 소설을 쓰겠다는 결심에 일부러 오르기 힘든 태산을 목표로 잡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귀혼환령검은 개성있는 등장인물과 치밀한 복선, 그리고 독자들이 쉽게 예측할 수 없는 결말과 반전이 난무하는 무협소설입니다.
초반에는 지루하겠지만 한편 한편 올라갈 수록 알 수 없는 긴장감과 통쾌함을 맛볼 수 있게 구성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연재초기에 항상 듣던 말이 '아무리 성장소설이라지만 진행이 너무 느리다' 라는 질책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초반엔 고민을 좀 했었습니다.
단거리 달리기로 할 것인가, 아니면 마라톤으로 할 것인가 하는 고민 말입니다.
문피아에서는 작품의 수가 너무나도 많기에, 사실상 초반부터 독자들을 끌어 모으지 못한다면 편수가 올라가면서 결국 사장(死藏)되고 맙니다.
이는 비단 문피아에만의 문제가 아니라 출판시장에서도 똑같이 적용됩니다.
그렇기에 초반에 반짝하다가 후반으로 갈수록 지리멸렬하는 작품들도 꽤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초반, 중반에만 반짝하는 소설이 아닌 갈수록 더한 긴장감과 호기심을 자극하여 마지막까지 최고의 위력을 떨칠 수 있는 소설을 쓰겠다고 작정을 하였습니다.
저로써는 망하든지 흥하든지 하는 양자택일을 한 것이었지요.
그런데 결과적으로는 그리 크게 흥한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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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아주 오래 전 읽었던 한 작품에서 받은 충격을 아직도 잊지 못합니다.
그 작품을 읽고 이렇게 생각했었지요.
-이렇게 엉망으로 글을 써도 출판을 할 수가 있는 것이었구나.-
아마도 그 일을 계기로 아예 출판을 작정하고 귀혼환령검을 썼을 것입니다.
자만심의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자만심보다는 자신감으로 글을 쓸 것입니다.
귀혼환령검은 초반부터 세 번의 출판제의를 받았고, 얼마 전 또 한번 받았습니다.
하지만 연재를 할수록, 너무나도 쉽게 출판이 되는 장르문학의 속성을 보면서 꿈을 키우기보다는 오히려 한숨만 나왔습니다.
당시 출판사에서의 연락도 지금 생각해보면 작품이 훌륭해서 연락이 온 게 아니라 다른 출판사에 빼앗기기 전에 무조건 선점부터 하고 보자는 취지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어떻게 작품을 초반만 보고 평가를 하여 출판을 할 수가 있단 말입니까?
중반, 후반에 어떻게 변질될지 알고 말입니까? 더군다나 후반까지 디테일하게 스토리를 구성해놓고 쓰는 사람은 흔하지 않지요.
이는 때에 따라서 엉뚱한 길로 들어설 수 있는 여지를 다분히 남겨놓은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마지막 출판제의가 왔을 때, 심사숙고를 하다가 정중히 거절을 하였습니다.
1부를 마무리하는 시점이었고, 아직 절반도 보여주지 못한 귀혼환령검을 성급하게 출판해서는 안 된다는 결심 때문이었습니다.
출판을 해서 일반서점도 아닌 대여점에서나 전전긍긍하면서 돌다가 사라질지도 모를 일이고 말입니다.
제가 아무리 취미로 글을 쓰는 것이지만, 그렇게 내돌릴만한 작품은 쓰지 않았다는 자부심에 상처를 받고 싶지도 않습니다.
반짝 이목을 끌다가 사라질 작품이라면 아예 출판을 하지 않는 게 낫겠지요.
장르문학을 봤을 때 저는 작가는 남아도 작품은 남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게 됩니다.
순수문학 작가들이 몇 작품 못 남기는데 비해 장르문학은 한 작가가 엄청난 수의 작품을 남길 수가 있지요. 그러나 그만큼 쉽게 잊혀져 가는 작품들도 수두룩할 것입니다.
과연 독자들의 마음에 깊이 남아있는 작품을 내가 쓰고 있는 것인가라는 고심은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부터 따라다니는 굴레와도 같습니다.
그리고 이런 고심이 모여서 작품을 남기게 되면 순수문학 못지 않은 좋은 작품을 남길 수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독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쓸데없는 짓으로 보이겠지만,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응당 환영해야할 고민이겠지요.
(어디까지나 글을 쓰는 제 개인적인 생각일 따름이니 괜한 토론으로 이어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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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로써 귀혼환령검 1부를 모두 마칩니다.
2부에 대한 굵직한 스토리는 이미 완성되어 있습니다.
아마도 2부가 1부에 비해서 좀 더 재미있지 않을 지 조심스럽게 예측해봅니다.
아무튼 다른 작품을 쓰시는 분들에 비해서 나긋나긋하지도 않은 저를 열렬히 응원해주시느라 고생 많이 하셨습니다. ^^
그리고 지루한 연재속도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가지고 따라와 주신 독자님들께 고개 숙여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그럼 얼마동안 마음의 여유를 좀 가진 뒤, 귀혼환령검 2부 연재 시작에 대해 다시 말씀드리겠습니다.
그 동안 대단히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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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말) 혹시 독자님들 중에 귀혼환령검 1부에 대한 감상평을 적어주실 분은 쪽지나 덧글로 남겨주십시오. 1부 완결 기념 삼아 따로 게시판에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물론 이런저런 사정으로 감상평을 쓸 여유가 없으시면 그냥 넘어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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