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바

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조회수 :
6,951,816
추천수 :
23,721
글자수 :
1,875,669

작성
07.04.29 09:57
조회
24,749
추천
70
글자
17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2>

DUMMY

백의를 입고 머리에는 하얀 깃으로 장식된 모자를 쓰고 있는 이 사람은 유송(劉松)이라는 자(者)로, 이하민처럼 대천마교에서 참모의 직책을 맡고 있었다.

새외 출신인 유송은 원로 사마길의 책사(策士)로 있다가 그의 후광으로 참모까지 올라서게 된 인물이다.

그의 겉모습은 서생처럼 유약해 보였으나, 때때로 자신의 의견을 펼칠 때는 마치 전쟁터의 장수처럼, 물러서지 않고 강력히 밀고 나가는 고집스런 면을 보이기도 하였다.

허나 그는 대천마교에서는 이하민의 그늘에 가려있는 이인자에 불과했다.

모든 중대한 일은 이하민의 소견이 덧붙여서 실행되었고, 반면 유송은 이하민을 대리하거나 잡다한 사건에만 관여하고 있을 뿐이었다.

허나 지금, 태산처럼 서 있던 이하민이 거센 바람에 흔들거리고 있었다.

그렇기에 유송은 지금이야말로 선두로 치고 올라갈 좋은 기회라고 여겼다.


"제가 알기론 봉준산은 유원학의 세력과 백운의 세력이 있는 곳 사이에 위치해있습니다. 아시다시피 유원학은 그의 세력 이천 명을 이끌고 왔고, 백운도 수백의 무사들을 이끌고 왔습니다. 허나 아무리 세력이 방대해도 소교주를 구출하기 위해 모든 전력을 이끌고 오는 일은 미련한 짓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남은 전력을 봉준산에 집결시켜 놓지 않았나 추측됩니다."


지리적인 위치를 거론하면서 설명하는 유송의 말에 수뇌들은 저절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때 이하민이 벌떡 일어나더니 유송의 말에 반박을 하고 나섰다.


"유송 참모는 지금 한가지 사실을 간과하고 있소이다. 참모는 봉준산이란 이름을 가진 산이 두 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소?"


"당연히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두 곳의 봉준산 중 유원학과 백운의 세력권에 들어있는 봉준산이라고 어찌 장담한단 말이오? 만약 그곳의 봉준산에 마교의 전력이 없다면 또 다른 봉준산을 의심하여 정탐하려 할 것이 아니오?"


이렇게 물은 이하민은 수뇌들에게 고개를 돌리며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두 곳의 봉준산은 대천마교로부터 꽤나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어느 세월에 이곳을 모두 정탐한단 말입니까? 그렇게 시간을 허비할 동안이면 마교는 지하에 몸을 숨긴 채 더욱 활발히 세력을 모으게 될 것입니다."


이에 유송이 그의 말이 끝나자마자 쌀쌀맞게 물었다.


"그럼 그렇다고 오천의 전력이 숨겨져 있는 봉준산을 모른 척 하실 작정이십니까?"


유송의 언사가 살짝 거칠어지자 이하민의 인상이 무섭게 굳어졌다.

자신의 뒤에서 뒤처리나 하는 주제에 이참에 뭔가 보여주겠다고 나서는 꼴이 가관이지 않은가.

내심 괘씸하게 생각된 이하민은 입가에 비웃음을 띄우면서 한마디 던졌다.


"그럼 이런 중대한 시국에 확신도 없이 추측으로만 봉준산으로 신경을 집중시키겠단 뜻인가?"


"추측이라니요? 이보다 더 정확한 확신이 어디 있단 말입니까?"


"하하하! 요각대협이 어설프게 얻어 온 정보만 믿고 대천마교가 움직인다면 지나가던 개가 다 비웃을 일이오!"


그러자 들것에 누워서 격한 심정을 진정시키고 있던 요각이 몸을 벌떡 일으켰다.


"뭐요!! 거 참모 말이 좀 심한 것 아니오!!"


붕대를 감은 채 길길이 날뛰는 요각의 입에서는 거센 불길이 뿜어져 나왔다.

중간 중간에 욕설까지 섞여 나오는 지라 이하민은 벌개진 얼굴을 감추려 노력했다.

이때 유송이 소란해진 장내를 한번 둘러보다가 이하민을 똑바로 쳐다보면서 물었다.


"그럼 참모는 어떤 확신이 있었길래 협철곡에서 그런 큰 손실을 내고 돌아오셨단 말입니까? 제가 보기엔 참모께서 언급하신 그 확신이란 참모의 독단(獨斷)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만...."


건방진 유송의 도전에 이하민은 속이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비록 대천마교에 참모가 두 명이라고 해도 객관적인 서열이나 명성은 자신이 훨씬 위였다.

그런데 이 어디서 굴러 먹다온 이 하룻강아지가 수뇌들의 총애만 믿고 겁 없이 날뛰고 있었다.

자존심이 유달리 강한 이하민은 자신도 모르게 몸을 파르르 떨었다.

귓가로는 경청하고 있던 수뇌들이 유송에게 보내는 열렬한 호응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

한번 힘을 받은 유송은 거침없이 말을 이었다.


"봉준산이 아무리 크다해도 오천이나 되는 수를 은밀하게 감출 수는 없습니다. 시간의 촉박함을 언급한다면 단지 거리상의 문제일 뿐, 정작 오천의 무사들을 찾아내고 염탐하는 일은 손쉽단 뜻입니다. 이하민 참모는 자꾸 시간을 들먹이시는데 정작 가장 중요한 것은 적들을 찾아내 확실하게 제거하는 일이 아니겠습니까? 적들이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에 빨리 의견을 모아야할 진데 이하민 참모가 자꾸 이렇게 분란을 조장하시니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그의 말이 끝나자 장내에서는 우렁찬 박수소리가 터져 나왔다.

이미 승리를 직감한 유송은 정중하게 고개를 한번 숙인 후에 착석하였다.

이하민은 입술을 꽉 깨물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지금 여러분들께서는 마교에 참모 허운이 있음을 잊고 계십니다! 허운의 계략일지도 모르는데 성급하게 한심한 결정을 내리시려는 여러분들을 보니 답답하기 그지없습니다."


이하민의 입에서 차가운 충고가 튀어나오자 순간 공기가 썰렁해졌다.

이때 유송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치고 들어갔다.


"지금 원로님들과 수장들에게 무슨 무례란 말입니까!!"


그러자 자신의 책사인 유송을 돕기 위해 원로 사마길이 지원에 나섰다.


"이보시오! 이하민 참모! 이미 협철곡에서의 실패로 참모는 얼굴도 들지 못하게 되었거늘 도대체 뭘 믿고 그리 오만 방자한 것이오!"


사마길의 고함소리를 시작으로 다시금 장내는 이하민의 성토장으로 변질되어갔다.

눈앞에서 서로 입씨름을 하고 있는 장면을 목도하던 조양천은 이제 이하민과 유송 중 한사람을 선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음을 인식했다.


이하민은 조양천이 원로 사마길과 도불의 세력을 견제하기 위해 힘을 키워주려 했던 사람이었다. 대천마교가 마교를 짓밟고 일어설 때도 이하민의 공은 지대하였다. 허나 토끼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거추장스럽고 오히려 해악만 될 뿐이다.

이 때문에 교주 조양천의 의중을 간파한 원로 사마길과 도불은 노골적으로 이하민의 존재를 부담스럽게 여기고 있었다.


조양천은 이 상황에서 이하민의 의견을 따르고 싶었다.

그러나 수뇌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행한 협철곡의 계략이 실패로 돌아간 마당에 또 다시 이하민을 중용(重用)한다면 예기치 못한 사태로 이어질 수가 있었다.

이미 마교 교주 허석문을 처단하고 반란을 일으켰던 자들이다.

한번 더 반란을 일으킨다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위인들이었다.

조양천은 분란에 쐐기를 박으려는 듯 엄중한 음성으로 선포했다.


"요각대협의 정보를 바탕으로 봉준산에 대해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야겠습니다. 우선 이하민 참모는 이번 실패의 책임을 지고 일선에서 물러나시오. 그리고 앞으로는 유송 참모를 중심으로 모든 작전과 대책을 수립하도록 하겠습니다."


이하민은 믿고있던 조양천에게서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나오자 참고 있던 울분이 터져 나왔다.


"교주!! 어떻게 그런 결정을 내리실 수 있단 말입니까!!"


"이하민 참모는 더 이상 거론하지 마시오!! 그럼 유참모께서는 대책을 마련하여 삼일 후 이 시간에 보고하도록 해주시오."


조양천이 이하민의 눈길을 피한 채 곧장 나가버리자 이하민은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눈앞에는 유송은 얼굴에 만족한 미소를 가득 띄운 채 수뇌들의 축하를 받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그를 거두고 있는 원로 사마길이 희희낙락(喜喜樂樂)거리고 있었다.


허나 사마길과는 다른 세력의 축을 이끌고 있는 원로 도불은 겉으로는 축하를 해주면서도 짐짓 경계하는 눈초리를 억지로 감추는 모습이었다.

차마 눈뜨고는 못 볼 꼬락서니들이라 이하민은 더 이상 분을 참지 못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그 뒤를 하후산이 황급히 따랐다.


"저것들이 허석문을 제거하고 마교를 몰아낼 때는 내 지략을 흠모한다 어쩐다 하더니 대천마교에서 세력이 든든해지니까 아주 대놓고 날 무시하고 있군! 그리고 교주만해도 그렇단 말야. 내가 쓰러지면 훗날 교주의 자리도 위태한 것을 진정 모른단 말인가!! 나의 세력이 튼튼함으로써 교주의 자리도 반석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인데 어찌 저따위 결정을 내린단 말인가!"


그의 분노가 상당한 것을 알자 하후산은 어떤 위로를 보내야할지 난감해졌다.

그때 앞장서서 빠르게 걸어가던 이하민이 갑자기 뒤돌아 서더니 다짜고짜 물어왔다.


"하후대협도 요각의 정보가 사실이라고 생각하오?"


하후산은 잠시 망설이는 모습을 보였다.


"괜찮소! 솔직하게 말해보시오."


이에 하후산이 대답했다.


"요각 대협이 발견되고, 한 의원에 의해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일에 대해 저도 의심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각대협의 상처를 살펴보니 그가 살아날 확률은 절반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만약 허운참모가 계략을 행하려 했다면 그보다는 더 높은 확률에 목적을 걸었어야 했습니다. 이론적으로 마교는 대천마교의 집요한 추격이 두려워 계략을 쓴 것인데 요각대협이 속절없이 죽어버릴 수도 있는 계략을 택할 리가 만무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허운의 지략이 대단하다는 거 아니겠소!!"


"물론 허운 참모는 대단한 지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 급박한 상황에서 그런 무리한 짓을 계략이라고 성사시킬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하민은 내심 자신의 심복인 하후산에게 어떤 의견의 일치를 기대했는지도 몰랐다.

하지만 하후산은 무조건적인 동조만이 능사(能事)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신이 추측한 바를 가감(加減)하지 않고 그대로 입밖에 내놓았던 것이었다.

약간 풀이 죽은 이하민이 다시 앞서 걸어가면서 말했다.


"하후대협의 말은 잘 알겠소. 그러나 난 아직도 마교 잔당들이 봉준산으로 향했다고 믿지 않소!."


끊어지지 않는 이하민의 고집에 하후산은 아무런 내색도 비추지 않았다.

잠시 그렇게 두 사람은 긴 복도를 따라서 걸었다.

그리고 이하민의 내실 앞에 다다른 순간 하후산은 다시금 신중해진 그의 음성을 들을 수가 있었다.


"하후대협! 그 개방 장로였던 위현룡인가 하는 작자의 내력이 무엇인지 자세히 알아보고 보고해주시오. 청성파에서 뭐하던 자인지 어째서 개방에 투신했다가 마교로 들어갔는지...등등 단 하나도 빠트리지 말고 모조리 모아 오시오."


협철곡에서 위현룡의 활약이 결정적으로 마교인들을 구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하후산이었다. 그렇기에 이하민이 위현룡에 대해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미리 짐작하고는 있었다.


"참모께서는 그 사람을 주시하시는 것입니까?"


"그렇소. 북마천군 수장인 고득련을 격파했다면 필시 보통인물은 아닐 터, 훗날 더 큰 장애물이 되기 전에 제거하던지 해야 할 것이오."


"알겠습니다."


"그 동안 나는 과연 마교가 봉준산이 아닌, 어디로 향했는지 심사숙고해봐야겠소."


끝까지 미련을 접지 못한 이하민은 '봉준산이 아닌' 이 부분에 특히 힘을 주어 말하며 방안으로 사라져버렸다.

그의 뒷모습을 보던 하후산은 약간 상기된 얼굴로 이름 석자를 입에 올렸다.


"위현룡이라...."


** **


한편 자신의 내실로 돌아온 조양천은 어두운 기색으로 의자에 몸을 기댔다.


"하루라도 빨리 세력을 키우지 않으면 내가 대천마교 교주라 해도 위태할 것이다..."


지긋이 눈을 감고 잠시동안 생각을 정리하던 그는 천천히 탁자 위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오랜 세월을 먹은 듯한 낡은 책자가 그의 이목(耳目)을 붙들고 있었다.


-십무공지(十武功誌).


빛 바랜 책자엔 힘찬 필체로 이렇게 휘갈겨 있었다.

그는 과거 청성파 장문 원기종, 단중과 함께 지하밀성으로 들어갔던 일을 회상했다.

그때 얻어낸 무공들 중 열 개의 상승무공비급이 있었다.

암묵적인 동의를 바탕으로 각자 한 권씩 갈무리하고, 3권은 홍후인과의 격전 중에 강물에 유실(流失)되었으며, 끝낸 단 4권만 대천마교로 가져오지 않았던가.

그런데 가져온 네 권 중 한 권은 무공비급이 아닌, 지하밀성에 잠들고 있었던 열가지 상승무공에 대한 간략한 설명을 해놓은 책자로써, 바로 그게 십무공지였다.

물론 십무공지의 초반에 보면 어떤 검법 비슷한 무공을 몇 장 기술해놓긴 했다.

허나 장시간 연구한 결과, 검결도 없이 마구잡이식으로 나열되어 있는 이 무공이 매우 불완전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는 십무공지는 마교 수뇌들의 관심에서 멀어져버렸다.


마교의 찬란한 미래와 넓은 야망을 이룩하자는 기치(旗幟)아래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천마교 교주로 올라선 조양천.

어떻게 보면 위선적인 대의(大義)를 위해 앞세운 꼭두각시나 다름없었다.

조양천은 미련없이 3권의 지하밀성 비급을 각 삼군(三軍)의 수장들에게 넘겨주었다.

교주는 하나도 갖지 않고 아낌없이 나눠주었으니 어느 누구도 조양천을 경계하지 않으리라.

그 후로 세력은 자연스럽게 지하밀성 비급을 소유하고 있는 삼군 수장들과 그들을 뒤에서 조종하고 있는 원로 사마길, 도불 그리고 참모 이하민에게 형성되어갔다.

조양천은 그저 허울좋은 교주자리에 연연하고 있는 종이 호랑이가 된 채 말이다.


과연 그럴까?

조양천은 훗날 대천마교가 무림을 정복하게 되면 대천마교에 세력을 형성하고 있는 자(者)들부터 제거할 복안(腹案)을 세우고 있었다.

그 누가 알고 있겠는가.

당시 조양천이 이미 하나의 지하밀성 무공비급을 소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2권에 대한 행방도 알고 있음을 말이다.

단중의 비급을 강탈해 오기 위해 심복 막청봉을 은밀히 보내보았지만, 막청봉은 단중을 제거하는데만 성공했을 뿐 정작 그에게서 비급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하긴 단중이 그 중요한 비급을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소지하고 다닐 이유가 없었다.

아쉽긴 했지만 그래도 아직 나머지 하나의 행방이 아직 남아 있었다.

바로 원기종이 소지한 비급이었다.


조양천은 손가락으로 탁자를 톡톡 치다가 십무공지를 펼쳤다.

초반부에 있는 불완전한 무공을 건너뛰고 지하밀성 무공들에 대해 설명한 간략한 특징을 음미하듯 읽기 시작했다.

그는 이것을 하루도 빠짐없이 읽곤 하였다.

몰입한 채 책장을 넘기던 조양천은 후반부로 갈수록 얼굴에 수심이 깊어졌다.


-단마혈장(丹魔血掌).

피의 정기(精氣)를 흡수하여 강력한 장공을 형성한다.

십무공 중 가장 강맹한 무공.


-철비술(鐵飛術).

상대의 사방(四方), 팔방(八方), 십육방(十六方)으로 들이친다.

십무공 중 가장 빠르고 광폭한 무공.


다른 무공들과는 달리 이 두 무공의 설명은 단 두 줄로 너무나도 짧았다.

허나 '가장' 이라는 단어를 넣어 특징을 설명한 무공은 이 두 무공뿐이었다.

조양천은 항상 이 부분에서 알 수 없는 전율을 느끼곤 하였다.

그러면서 도대체 이 무공이 어떤 위력을 내포하고 있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작 조양천에게 있어서 더 큰 불안은 마지막장에 있었다.


-귀혼환령검.


유일하게 이 무공에 대한 설명은 하나도 기술되어 있지 않은 백지상태 그대로였다.

깨끗한 지면을 보면서 조양천은 묘한 감정을 복잡하게 느끼고 있었다.

적어도 둘 중에 하나가 아니겠는가.

불완전한 무공이기에 특징을 적을 수 없었거나, 아니면 특징을 운운할 필요도 없는, 전무후무(前無後無)한 최고의 무학이거나...


그는 자신이나 대천마교 삼군의 수장들 어느 누구도 이 3개의 무공을 가지고 있지 않음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단중이나 원기종이 소지하고 있던지, 아니면 강물에 떠내려가 유실된 3개의 비급 안에 있을 것이다.


"강물로 휩쓸려 갔다면 비급이 온전히 다른 사람 수중에 넘어갈 공산은 매우 적을 것이다..."


조양천은 자신만 저 3가지 무공 중 하나라도 습득하고 나머진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러나 만약 세 개의 무공들을 누군가 습득한다면 이는 대천마교에게 있어서 큰 재앙이 될 것이 불 보듯 뻔한 일이었다.

아무튼 아직은 누구도 저 3가지 무공을 소유한 자가 없는 것은 확실하니, 일차적으로 대천마교를 확실히 손에 쥐려는 조양천에게 있어서는 다행한 일인지도 몰랐다.

책장를 덮은 그는 잠시 몸을 뒤로 젖힌 채 곰곰이 상념에 잠겼다.


(지하밀성에서 발견한 상승무공 비급이 총 10권이었는데, 그 중 한 권이 십무공지라면 열가지 무공 중 하나가 모자란다. 도대체 나머지 한 권의 비급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혹시 마지막 한가지 무공, 귀혼환령검은 아직 비급으로 만들어지지 않은 것이 아닐까?)


갑자기 머리가 지끈거리면서 아파 왔다.

그는 따듯한 햇살이라도 쏘이면 나을까 싶어서 창가로 발걸음을 했다.

저 멀리 연무장에서 훈련받는 대천마교 무사들의 거친 모습들이 보이고 있었다.


"이제 남은 건 청성파 장문 원기종 뿐이로군..."


조양천은 이렇게 나직하게 중얼거리면서 눈빛을 빛냈다.

그리고 원기종이 소지한 무공이 단마혈장, 철비술, 또는 귀혼환령검 중에 하나이기를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고 또 빌었다.



** **


이 작품은 어때요?

< >

Comment ' 72


댓글쓰기
0 / 3000
회원가입

귀혼환령검 연재란
제목날짜 조회 추천 글자수
18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5> +59 08.12.21 15,662 81 18쪽
18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4> +70 08.12.14 14,902 73 15쪽
18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3> +60 08.12.07 17,157 79 18쪽
18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2> +65 08.11.30 15,590 75 16쪽
18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 청성괴사(靑城怪事) <01> +106 08.11.27 20,857 87 15쪽
183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II -연재 시작합니다.- ↑↑ +74 08.11.27 14,639 55 1쪽
18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1 부- 를 마칩니다. +230 08.09.14 16,635 75 6쪽
18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7>完 +63 08.09.14 19,344 70 18쪽
18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6> +71 08.08.31 17,003 69 12쪽
17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5> +81 08.08.18 15,849 72 15쪽
17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4> +100 08.07.28 15,247 74 19쪽
1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3> +74 08.07.13 16,263 78 14쪽
1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2> +87 08.07.06 16,634 69 15쪽
1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1> +51 08.06.16 15,827 73 13쪽
1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0> +62 08.06.09 15,676 68 11쪽
1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9> +68 08.06.02 16,108 70 12쪽
1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8> +132 08.05.28 15,369 73 13쪽
1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7> +66 08.05.18 17,623 73 14쪽
1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6> +69 08.05.12 15,621 79 10쪽
1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5> +69 08.05.04 15,685 71 14쪽
1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4> +86 08.04.27 17,847 75 13쪽
1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3> +69 08.04.13 16,009 71 12쪽
1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2> +71 08.04.06 15,824 73 13쪽
1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1> +66 08.03.16 16,620 70 12쪽
1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0> +61 08.03.09 16,373 77 14쪽
1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9> +91 08.02.19 16,709 67 11쪽
1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8> +63 08.01.20 17,178 70 10쪽
1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7> +28 08.01.20 17,347 77 10쪽
1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6> +58 08.01.06 19,412 70 7쪽
1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5> +67 07.12.30 18,001 70 16쪽
1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4> +79 07.12.02 20,814 68 16쪽
1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3> +71 07.11.11 18,742 68 16쪽
1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2> +92 07.10.21 19,381 77 14쪽
1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1> +111 07.10.14 19,181 71 13쪽
1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0> +97 07.09.16 20,217 75 18쪽
1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9> +58 07.09.10 19,542 72 14쪽
1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8> +53 07.09.02 20,175 68 16쪽
1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7> +57 07.08.19 21,554 72 17쪽
1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6> +65 07.08.12 21,500 70 13쪽
1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5> +48 07.08.05 21,543 66 14쪽
1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4> +72 07.07.29 20,966 72 13쪽
1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3> +76 07.07.22 21,497 68 21쪽
1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2> +61 07.07.15 22,223 68 18쪽
1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1> +64 07.07.08 21,814 70 18쪽
1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0> +54 07.07.01 22,022 74 14쪽
1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9> +71 07.06.24 22,269 72 17쪽
1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8> +78 07.06.17 22,399 79 15쪽
1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7> +41 07.06.10 23,482 58 13쪽
1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6> +75 07.06.03 23,337 67 15쪽
1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5> +57 07.05.27 23,156 71 12쪽
1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4> +67 07.05.20 22,752 74 13쪽
1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3> +72 07.05.16 22,703 72 15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2> +72 07.04.29 24,750 70 17쪽
1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1> +49 07.04.22 25,726 73 14쪽
1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21> +70 07.04.14 24,488 66 13쪽
1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20> +47 07.04.08 23,074 72 14쪽
1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9> +73 07.04.01 23,298 72 12쪽
1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8> +77 07.03.25 22,723 68 10쪽
1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7> +56 07.03.18 23,797 70 12쪽
1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6> +71 07.03.11 24,016 68 18쪽
1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5> +90 07.03.04 24,026 75 17쪽
1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4> +93 07.02.25 24,262 73 15쪽
1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3> +72 07.02.18 23,612 73 14쪽
1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2> +80 07.02.11 23,651 70 18쪽
1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1> +47 07.02.04 24,133 74 14쪽
1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0> +63 07.01.28 24,439 72 15쪽
1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9> +64 07.01.21 24,428 69 12쪽
1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8> +63 07.01.14 25,010 79 13쪽
1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7> +79 07.01.09 25,089 79 13쪽
1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6> +60 07.01.02 25,821 67 11쪽
1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5> +57 06.12.29 25,066 76 11쪽
1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4> +59 06.12.22 25,170 73 14쪽
1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3> +55 06.12.19 24,845 74 9쪽
1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2> +99 06.12.14 25,165 72 10쪽
1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1> +52 06.12.10 25,996 68 10쪽
1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50> +65 06.12.04 25,495 71 13쪽
1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9> +70 06.11.30 24,400 72 8쪽
1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8> +41 06.11.26 23,918 66 13쪽
1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7> +61 06.11.21 24,255 62 16쪽
1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6> +52 06.11.18 23,838 75 15쪽
1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5> +44 06.11.14 24,038 66 11쪽
1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4> +36 06.11.12 24,085 64 13쪽
1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3> +32 06.11.09 24,611 69 13쪽
1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2> +31 06.11.07 24,607 70 10쪽
1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1> +38 06.11.03 24,865 72 13쪽
1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0> +39 06.11.01 24,963 70 10쪽
1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9> +37 06.10.30 25,084 75 9쪽
1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8> +43 06.10.26 25,635 71 11쪽
1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7> +62 06.10.21 28,369 68 14쪽
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6> +51 06.10.17 25,631 70 10쪽
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5> +47 06.10.11 25,497 73 12쪽
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4> +57 06.10.06 25,292 72 10쪽
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3> +39 06.10.03 25,528 68 9쪽
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2> +48 06.09.28 25,503 71 10쪽
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1> +39 06.09.23 25,599 74 10쪽
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0> +41 06.09.20 25,839 77 10쪽
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9> +41 06.09.16 25,418 71 8쪽
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8> +35 06.09.14 26,501 75 10쪽
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7> +38 06.09.07 27,489 77 12쪽
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6> +43 06.08.26 28,530 77 12쪽

구독자 통계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장난 또는 허위 신고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으며,
작품 신고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익명으로 신고 내용이
전달될 수 있습니다.

신고
비밀번호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