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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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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5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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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자수 :
1,875,669

작성
07.03.04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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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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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
글자
17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5>

DUMMY

고득련은 이대로 헛된 죽음을 맞이할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지하밀성 무공까지 연마하여 천하를 호령할 수 있다는 꿈을 꾸기 시작했는데 어이없게 여기서 죽게 된다면 지금까지의 노력과 야망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고득련은 무림인답게 정당한 비무를 통한 승부 따위는 미련없이 집어던졌다.

그는 다짜고짜 소리를 질렀다.


"어서 저 놈을 죽여라!! 모두 공격하란 말이다!!"


순간 대천마교 무사들은 자신들의 귀를 의심했다.

이번 싸움은 마교와 대천마교라는 큰 세력이 자존심을 걸고 한 싸움이었다.

그런데도 그는 정정당당히 겨루는 싸움에서 지게 되자 총공격의 명을 내리고 있었다.

이것은 매우 비열하기 그지없는 행동이었고, 더군다나 고득련같이 명성있는 고수라면 절대로 행해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하지만 뻔뻔하게도 고득련은 명성보다는 실리(實利)를 택했다.


"어서 공격하라니까!!!"


수하들이 멈칫거리자 고득련은 눈에 불을 뿜으면서 더욱 호통을 쳤다.


"어서!! 어서!! 뭣들 하느냐!! 공격하라!!"


위현룡이 점차 눈앞으로 다가오므로 그는 더욱 발악을 해댔다.

서로 눈치를 살살 보던 대천마교 무사들은 어쩔 수 없이 무기를 뽑아들고 함성을 지르며 앞으로 달려나갔다.


[앗! 저런 치사한 자식!!]


설마 했는데 현실이 되어버리자 홍후인은 얼굴이 벌개지며 욕설을 퍼부었다.

무림인으로써 그가 행한 철면피 같은 행동에 치가 떨렸던 것이다.


한편 후방에서 관망하던 유원학은 정당한 비무에 대천마교 무사들이 떼거리로 달려들자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대천마교라는 자랑스럽게 내건 간판아래 고득련 같은 이름있는 고수가 저런 명을 내리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일이었다.


이러다 큰일나겠다 싶은 유원학도 다급히 공격명령을 내리려 했다.

그런데 그가 입을 열기도 전에 뒤에 도열해 있던 마교 무사들이 우르르 몰려 나갔다.

유원학이 명을 내리던 말던 비분강개한 그들이 위현룡을 살리기 위해 뛰쳐나간 것이었다.

또 한번 당황한 유원학은 늦었지만 큰소리로 명을 내렸다.


"모두 공격하라!! 위대협을 보호하라!!!"


한번도 내뱉지 않았던 대협소리가 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그 모습을 보던 홍후인은 기가 찼지만, 솔직히 그리 기분 나쁘진 않았다.

어차피 무림의 속성이란 뻔한 것이니까...

막말로 인격이니 전통있는 구대문파 출신이니...이런 것들이 다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끝낸 강한 놈이 장땡이었다.

강하기만 하면 자연스럽게 명성이 오르고 추종하는 무리들이 몰려드는 법이기 때문이다.


마교 무사들은 위현룡 앞을 겹겹이 막으면서 대천마교 무사들의 공세에 대항했다.

유원학이 직접 선두에 나서서 전투를 이끄는 동안 허혜린은 급히 위현룡의 상처를 살폈다.


"위대협!! 괜찮으세요!!"


"저는 괜찮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눈에는 그렇게 괜찮아 보이지 않았다.


"사검귀천!! 어서 위대협을 모시도록 해요!"


"넵!"


사검귀천 중 한 명이 서둘러 위현룡을 등에 업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명은 그 주위를 철통같이 호위하면서 가끔씩 다가오는 적들을 베어 넘겼다.


이렇게 예기치 않게 충돌한 두 세력은 초반부터 피 튀기는 혈전(血戰)을 벌였다.

하지만 수적으로 열세인 대천마교가 일방적으로 밀리는 양상이었다.


"이런 젠장!!!"


수하의 등에 업힌 채 지휘를 하던 고득련은 생각보다 힘겨운 싸움이 벌어지자 초조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러다가는 몰살당하지 말라는 법도 없었다.


"적들을 모조리 없애라!!!"

유원학은 승리할 조짐이 보이자 더욱 큰 소리로 무사들을 독려하였다.


한편,

두 세력이 혼전을 거듭하는 사이 정체를 알 수 없는 무사들이 접근해왔다.

어림잡아도 수백은 족히 되어 보였는데, 이끄는 수장들은 대천마교의 휘장이 붙어 있는 화려한 장포(長袍)를 입고 있는 세 명의 사내였다.


-철혈삼마(鐵血三魔).


철혈삼마는 새외(塞外)에 악명을 떨친 삼형제로, 첫째가 철혈귀, 둘째가 흑혈귀, 그리고 셋째가 적혈귀라는 별호를 가지고 있었다.

성품이 차갑고 손속이 잔혹하기 이를 때 없어서 새외에서는 이들을 가리켜 삼마(三魔)라고 불렀는데 첫째가 철혈귀였으므로 세월이 흐르면서 철혈삼마로 알려지게 되었고, 그들도 그렇게 불러주기를 좋아했다.

아무튼 고득련의 명을 받아 500 여명이나 되는 북마천군 무사들을 끌고 돌아온 철혈삼마는 서두르지 않고 일단 상황파악부터 들어갔다.


"음...이게 도대체 무슨 난리란 말인가..."


철혈귀가 이렇게 중얼거리고 있는데 둘째인 흑혈귀가 부상당해 수하에게 업혀있는 고득련을 가리키면서 호들갑을 떨었다.


"형님! 고대협이 위험하지 않소!! 어서 공격명령을 내리시오. 이러다 우리편이 다 죽겠소!"


"그래 알았다!"


고득련이 이끄는 북마천군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것을 확인한 철혈귀는 지체하지 않고 공격명령을 내렸다.

엄청난 함성과 함께 철혈삼마가 이끄는 무사들이 싸움에 개입되었다.


"오!! 철혈삼마!!"


고득련은 후방에 남아있던 철혈삼마가 도착하자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고대협!!! 우리가 왔으니 안심하십시오!!"


셋째 적혈귀가 일단의 무사들을 이끌고 고득련을 안전하게 보호할 동안 철혈귀와 흑혈귀는 나머지 무사들을 이끌고 유원학이 선두에 서 있는 본군을 공략하기 시작했다.


마교 무사들은 이미 협철곡을 뚫으면서 수많은 전투를 벌였기에 체력적으로 매우 피로한 상태였다. 허나 반면에 대천마교 북마천군은 가만히 한 자리에 머무르고 있었기에 체력적인 부담이 전혀 없었다.

체력은 무공의 수위와 더불어 가장 중요한 요소인지라 철혈삼마가 개입되자마자 마교는 속절없이 무너져 내렸다.


"모두 힘을 내라!!!"

전신이 피로 뒤덮인 유원학은 목이 쉬도록 외쳐대면서 적들을 헤치고 검을 휘둘러댔다.

그때 어디선가 낯익은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저만치 고군분투(孤軍奮鬪)하던 종덕휘가 대천마교 무사들의 협공을 버티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지고 있었다.

"종대협!!!"

그러나 그를 구하기 위해 막 몸을 날리려던 유원학은 행동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이미 종덕휘는 피투성이가 되어 대천마교 무사들의 발아래 짓밟히고 있었던 것이다.

큰 충격을 받은 유원학은 거친 숨을 돌이키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미 초반에 팽팽했던 접전은 온데간데없었다.

보이는 것이라곤 검에 맞아 쓰러지거나 지쳐서 쓰러지는 아군의 모습뿐이었다.

한마디로 마교가 대천마교에게 일방적으로 학살당하는 참혹한 광경일 뿐이었다.


그 가운데 특히 철혈삼마가 긴 검을 자유자재로 휘두르면서 종횡무진하고 있었다.

그들이 한번 지나갈 때마다 마교 무사들은 추풍낙엽처럼 쓸려나갔다.

"정말 큰일이다..."

유원학이 절망에 빠져서 이렇게 중얼거렸다.


철혈삼마의 무시무시한 무학을 사검귀천의 보호아래 있던 위현룡도 보게 되었다.


[아무래도 저 놈들을 내버려두다간 희생이 더욱 커지겠다! 우선 저 놈들부터 막아야 한다!]


홍후인이 위현룡에게 말하자 위현룡은 곧장 사검귀천에게 일렀다.


"나를 내려놓고 사검귀천께서는 철혈삼마부터 막아 주십시오!!"


"하지만 위대협의 부상이..."


"저는 괜찮습니다! 그러니 어서 가서 저들을 막아 주십시오!"


"알겠습니다!"


예전 같으면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라고 단번에 무시했을 사검귀천이 의외로 위현룡의 말을 고분고분하게 따라주었다.

그들이 철혈삼마를 상대하기 위해 움직이자 허운과 함께 있던 허혜린이 바짝 다가왔다.


"제가 사검귀천 대신 위대협까지 보호하겠어요!"


그 뿐만이 아니었다.

위현룡을 뭐같이 알던 유원학도 위현룡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위현룡은 마교에서 귀하신 존재가 되어 버린 것이었다.


[당연히 그래야지!!]

새삼스러울 것 없다는 얼굴로 한마디 내뱉은 홍후인은 주위를 부지런히 살피면서 빠져나갈 묘수가 있는지 고민하였다.


그 동안 위현룡의 명을 받은 사검귀천은 철혈삼마에게 싸움을 걸고 있었다.

상대가 사검귀천임을 알아본 철혈삼마는 기다렸다는 듯이 흉폭한 표정을 드러냈다.

"평소 거만하던 사검귀천이 싸우자고 떼를 쓸 때가 다 있구료!!"

철혈귀가 빈정대면서 심기를 건드렸지만 사검귀천은 못들은 척하고 선제공격을 감행하여 이들 때문에 늘어날 마교 무사들의 희생을 막았다.


사검귀천이 철혈삼마와 접전할 동안 유원학은 사분오열(四分五裂)하여 흩어졌던 마교 무사들을 한 곳으로 집결시키기 시작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으므로 한쪽을 집중적으로 돌파하여 빠져나가 볼 생각이었던 것이다.



그때 갑자기 철혈삼마가 이끌고 온 북마천군 뒤편에서 큰 소란이 일어났다.

정체 불명의 무사들이 무서운 기세로 북마천군의 무사들을 공격하고 있었다.


"앗!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이냐!!"

고득련이 고개를 쭉 빼서 보니 어디서 많이 본 녀석이 좌충우돌하면서 아군들을 무참히 살상하고 있었다.


"아니!! 저 놈은!! 주유천!!"

아무리 봐도 주유천과 그가 이끄는 금천대 무사들이 분명했다.

고득련은 도저히 믿을 수가 없었다.

참모 이하민이 주유천을 암암리에 제거하러 고수 하진을 보내지 않았던가.

당시 주유천은 마교에서 일어난 반란을 알지 못했으므로, 평소 안면이 있는 하진의 교묘한 암수를 피해 낼 리가 없었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주유천의 죽음을 의심치 않았던 것이다.


"적들을 모조리 섬멸하라!!!"

주유천은 이렇게 소리를 지르면서 일단의 수하들을 이끌고 고전하고 있는 유원학에게 질주하였다.

"비켜라!!"

주유천이 한번 휘두를 때마다 북마천군 무사들은 피를 뿜으며 쓰러져나갔다.


"오!! 주대협!!!"


협철곡을 우회하여 적의 후방으로 들어온 주유천의 금천대가 출현하자 유원학을 비롯한 모든 수장들과 무사들은 기쁨의 환성을 질렀다.

마교 정예무사대로 유명한 금천대와 대천마교 정예무사군인 북마천군은 무서운 기세로 충돌했다.

금천대의 합세로 인해 일방적으로 밀리던 마교는 간신히 팽팽한 전세로 만들었다.

두 세력의 숫자도 엇비슷했고 전력 또한 비슷했기에 이제는 그야말로 미친 듯이 싸워 상대를 죽이는 방법만이 살길이었다.


-아비규환(阿鼻叫喚).

사방에 피가 튀고 처절한 비명이 울려 퍼졌다.

시간이 흐를수록 두 세력 모두 엄청난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전력의 8할이나 잃어버렸다.

이제 남은 무사들이라곤 겨우 200여명 남짓 남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멈출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행동을 중지하는 쪽이 패하는 것이고, 패한다면 곧바로 죽음이었다.


그때 갑자기 천둥번개가 지면으로 떨어져 내렸다.

장대같은 비가 세차게 쏟아지기 시작했다.


"아...유대협!! 어서 여기를 벗어나야 합니다!!"

허운은 추격을 개시할 이하민의 세력을 염두에 두었다.

이 정도의 비라면 단 반시진(1시간)안에 불길이 진압될 것이다.


"모두 이곳을 벗어난다!!"

유원학은 집결시켜 놓았던 무사들에게 돌파명령을 내리면서 연이어 주유천에게 소리쳤다.


"주대협!! 뒤를 맡아 주시오!!"


마교 무사들은 한쪽만을 집중 공략하면서 돌파를 시도했다.

이하민이 불길에 휩싸여 있는지 알지 못하는 고득련과 철혈삼마는 잘 싸우다가 꽁무니를 빼려는 마교인들을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어차피 등을 보였다는 것은 패배를 자인한 것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뒤를 쫓아라!!!"

고득련의 명령에 철혈삼마가 살아 남아있는 250여명의 북마천군 무사들을 모조리 이끌고 추격을 개시했다.

그러면서 도망치는 마교 무사들을 무수하게 학살하였다.


약 20리(대략 8km)가량 쫓고 쫓기는 일이 반복되는 동안 폭우는 계속되었다.

점점 지쳐 가는 마교 무사들의 입에서 거친 숨소리와 단내가 진동하였다.

두 다리는 후들거리고, 피로가 쏟아져 눈꺼풀까지 무겁게 가라앉는 터라 죽던 말던 그냥 그 자리에 쓰러진 자들도 부지기수였다.


"조금만 더 힘내라!!!"

유원학이 격려를 하면서 외쳤으나 그 역시 지친 탓에 호흡이 많이 거칠어져 있었다.


헌데 이런 상황은 철혈삼마와 그들의 무사들에게도 동등하게 적용되었다.

몰살시키기 위해서 전력으로 추격을 하긴 했지만 피로를 느끼는 것은 매일반이었던 것이다.

이렇다가 종국(終局)에 따라잡는다고 한들 검을 휘둘러보기도 전에 지쳐 제풀에 쓰러질지도 모를 일이었다.


혼신의 힘을 다해 도망치던 마교인들은 전방에 어떤 괴인이 홀로 검을 들고 서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


"이런...또 적인가..."

불안한 예감이 든 유원학이 목쉰 소리를 냈다.

"어떻게 하지요?"

곁에서 경공을 운행하던 허혜린이 묻자 유원학은 즉각 결정을 내렸다.

뒤에 쫓아오는 이하민의 대군을 생각하면 비록 사상자가 속출하더라고 무조건 앞으로 나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대로 돌파한다!!"


맨 앞장서서 달리던 유원학이 검을 뽑아서 길목을 막고 서 있는 괴인을 노리고 질풍같이 찔러 들어갔다.

그런데 그의 검이 막 괴인의 몸에 닿으려는 찰라, 그 자와 눈이 마주치게 된 유원학은 갑자기 벼락을 맞은 듯 몸을 부르르 떨었다.

"다....당...신은...!!"

유원학이 마치 혈도에 제압된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으므로 뒤따라오던 허혜린과 사검귀천은 불안한 마음에 다급히 검을 휘두르며 달려들었다.

그런데 그 괴인의 얼굴을 정통으로 보게 된 그들 역시 몸이 굳어버리고야 말았다.


"저...저....적대협!!!"

참모 허운이 놀라움 반, 반가움 반이 섞인 목소리로 부르짖었다.


"내가 적들을 막아낼 것이니 당신들은 어서 빠져 가시오!!"


괴인의 거친 음성이 터지자 마교 수장들은 정신이 번쩍 났다.


"우리는 적대협만 믿겠습니다!!"

유원학은 감격스런 목소리로 이 한마디만을 남긴 채 무작정 전진을 외쳤다.


[아니!!! 저 녀석이 왜 여기 있는 거지?]


이때 가까운 거리에서 괴인의 용모를 본 홍후인이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었다.


"대장간 주인장 아니십니까!!!"


위현룡도 홍후인처럼 상대를 알아보고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괴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무표정했던 괴인의 눈썹이 살짝 움직이더니 위현룡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다가 위현룡을 알아보게 된 그 역시 깜짝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자네가 왜 이곳에!!!"


그랬다.

그 괴인은 청성산 아래서 대장간을 운영하면서 청성파 제자들의 병장기와 마을 사람들의 농기구 등을 손보고 있던 진평이었던 것이다.


"주인장께서 어떻게 이곳에..."


사검귀천의 등에 업혀 있던 위현룡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건네자 진평의 눈동자가 미미하게 떨렸다.

순간 진평은 고개를 돌리면서 차가운 음성으로 사검귀천에게 명을 내리듯 소리쳤다.


"시간이 없소! 사검귀천! 어서 가시오!!"


"넵! 적대협!!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다시 뵙게 되어서 영광입니다!!"


사검귀천은 황송한 듯 고개를 숙이고 나서 곧장 허운과 위현룡을 업은 채 유원학의 뒤를 따랐다.

허혜린도 지나치면서 눈물을 글썽거렸다.


"아저씨...돌아와 주셔서 감사해요..."


피투성이가 된 허혜린의 몰골을 본 진평은 안타까운 눈빛을 참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어서 가거라!!"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십 명밖에 남지 않은 금천대 무사들과 함께 추격해오는 철혈삼마의 추격을 지연시키던 주유천이 당도했다.

지친 기색이 역력했던 주유천은 앞에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아보고는 깜짝 놀랐다.


"저...적대협!!"


"주대협! 여기는 내가 맡을테니 뒤도 돌아보지 말고 소교주를 보호해서 빠져나가시오!!"


"아...알겠습니다! 적대협! 부디 조심하십시오!!"


그를 보자마자 묘한 안도감을 느낀 주유천은 정중하게 짧은 포권을 취하고는 금천대 무사들을 이끌고 얼른 사라졌다.

금천대와 불과 20장(60m) 떨어진 거리로 바짝 추격해오던 철혈삼마는 정체모를 괴인이 검을 꼬나 쥔 채 홀로 앞을 가로막고 서있는 모습이 시야에 포착되자 차가운 코웃음을 쳤다.


"저건 또 뭐야!!"

맨 앞장서던 철혈삼마중 막내인 적혈귀가 단칼에 쳐죽일 요량으로 몸을 날려 일검(一劒)을 휘둘렀다.

순간 괴인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신출귀몰한 움직임으로 일격을 피하더니 무시무시한 반격까지 해왔다.

그 속도에 경악한 적혈귀는 눈앞에서 번쩍이는 섬광을 보자마자 반사적으로 몸을 돌려 가까스로 피해냈다.


"으음..."

적혈귀는 피가 철철 흐르는 한쪽 귀를 부여잡고 신음을 흘렸다.

바닥에는 그의 귀가 예리하게 잘려서 떨어져 있었다.


적혈귀의 뒤를 따라오던 철혈삼마중 첫째 철혈귀는 상대가 보통인물이 아닌 것으로 판단하고는 일단 신형을 멈추었다.


"도대체...네 놈은 누구냐!!!"

한쪽에서 억지로 고통을 참고 있는 적혈귀를 곁눈질하면서 철혈귀가 물었다.

괴인은 약간 숙이고 있던 고개를 천천히 들었다.

철혈귀의 두 눈이 보름달처럼 휘둥그레졌다.


"다...당...신은....설마...저...저...적...무평!!!"


철혈귀가 입술을 파르르 떨면서 뒷걸음질을 치기 시작했다.

또한 그의 입에서 적무평(赤武平)이라는 이름 석자가 튀어나오자마자 흑혈귀와 적혈귀는 물론이고 살기 등등하게 포진해 있던 북마천군 무사들 사이에서 큰 공포의 회오리가 휘몰아쳤다.

어떤 무사는 들고 있는 검을 떨어트리기도 했고, 어떤 자는 다리가 후들거려서 바닥에 주저앉기까지 했다.

도대체 적무평이 어떤 인물이기에 이들이 이렇게 공포에 떠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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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9> +91 08.02.19 16,709 67 11쪽
1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8> +63 08.01.20 17,178 70 10쪽
1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7> +28 08.01.20 17,347 77 10쪽
1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6> +58 08.01.06 19,412 70 7쪽
1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5> +67 07.12.30 18,001 70 16쪽
1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4> +79 07.12.02 20,814 68 16쪽
1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3> +71 07.11.11 18,742 68 16쪽
1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2> +92 07.10.21 19,381 77 14쪽
1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1> +111 07.10.14 19,181 71 13쪽
1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0> +97 07.09.16 20,217 75 18쪽
1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9> +58 07.09.10 19,542 72 14쪽
1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8> +53 07.09.02 20,175 68 16쪽
1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7> +57 07.08.19 21,554 72 17쪽
1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6> +65 07.08.12 21,500 70 13쪽
1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5> +48 07.08.05 21,543 66 14쪽
1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4> +72 07.07.29 20,966 72 13쪽
14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3> +76 07.07.22 21,497 68 21쪽
1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2> +61 07.07.15 22,223 68 18쪽
1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1> +64 07.07.08 21,814 70 18쪽
1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0> +54 07.07.01 22,022 74 14쪽
1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9> +71 07.06.24 22,269 72 17쪽
1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8> +78 07.06.17 22,399 79 15쪽
1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7> +41 07.06.10 23,482 58 13쪽
1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6> +75 07.06.03 23,337 67 15쪽
1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5> +57 07.05.27 23,156 71 12쪽
1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4> +67 07.05.20 22,752 74 13쪽
1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3> +72 07.05.16 22,703 72 15쪽
1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2> +72 07.04.29 24,750 70 17쪽
1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1> +49 07.04.22 25,726 73 14쪽
1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21> +70 07.04.14 24,488 66 13쪽
1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20> +47 07.04.08 23,074 72 14쪽
1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9> +73 07.04.01 23,298 72 12쪽
1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8> +77 07.03.25 22,723 68 10쪽
1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7> +56 07.03.18 23,797 70 12쪽
1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6> +71 07.03.11 24,016 68 18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5> +90 07.03.04 24,027 75 17쪽
1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4> +93 07.02.25 24,262 73 15쪽
1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3> +72 07.02.18 23,612 73 14쪽
1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2> +80 07.02.11 23,651 70 18쪽
1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1> +47 07.02.04 24,133 74 14쪽
1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0> +63 07.01.28 24,439 72 15쪽
1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9> +64 07.01.21 24,428 69 12쪽
1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8> +63 07.01.14 25,010 79 13쪽
1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7> +79 07.01.09 25,089 79 13쪽
1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6> +60 07.01.02 25,821 67 11쪽
1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5> +57 06.12.29 25,066 76 11쪽
1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4> +59 06.12.22 25,170 73 14쪽
1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3> +55 06.12.19 24,845 74 9쪽
1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2> +99 06.12.14 25,165 72 10쪽
1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1> +52 06.12.10 25,996 68 10쪽
1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50> +65 06.12.04 25,495 71 13쪽
1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9> +70 06.11.30 24,400 72 8쪽
1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8> +41 06.11.26 23,918 66 13쪽
1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7> +61 06.11.21 24,255 62 16쪽
1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6> +52 06.11.18 23,838 75 15쪽
1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5> +44 06.11.14 24,038 66 11쪽
1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4> +36 06.11.12 24,085 64 13쪽
1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3> +32 06.11.09 24,611 69 13쪽
1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2> +31 06.11.07 24,607 70 10쪽
1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1> +38 06.11.03 24,865 72 13쪽
1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0> +39 06.11.01 24,963 70 10쪽
1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9> +37 06.10.30 25,084 75 9쪽
1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8> +43 06.10.26 25,635 71 11쪽
1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7> +62 06.10.21 28,369 68 14쪽
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6> +51 06.10.17 25,631 70 10쪽
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5> +47 06.10.11 25,497 73 12쪽
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4> +57 06.10.06 25,292 72 10쪽
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3> +39 06.10.03 25,528 68 9쪽
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2> +48 06.09.28 25,503 71 10쪽
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1> +39 06.09.23 25,599 74 10쪽
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0> +41 06.09.20 25,839 77 10쪽
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9> +41 06.09.16 25,418 71 8쪽
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8> +35 06.09.14 26,502 75 10쪽
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7> +38 06.09.07 27,489 77 12쪽
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6> +43 06.08.26 28,530 7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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