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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비(駕飛) 님의 서재입니다.

귀혼환령검

웹소설 > 일반연재 > 무협

가비(駕飛)
작품등록일 :
2012.10.29 08:03
최근연재일 :
2020.12.20 20:55
연재수 :
284 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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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75,669

작성
07.07.22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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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
글자
21쪽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3>

DUMMY

잠시 감정을 추스르던 적무평은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그녀의 오라비였던 은무적은 은소저에게 많은 험담(險談)과 악담(惡談)을 해댔소. 허나 그녀는 너무나 마음이 선해서 그를 원망하거나 미워하지 않았지. 솔직히 말해서 은소저만 아니었다면 은무적 그 작자는 벌써 내 손에 죽었을 것이오. 하지만 혹시나 내가 그를 죽일까봐 노심초사하는 은소저의 모습을 본 순간, 나는 은무적을 죽여 없애는 것을 단념하고 종종 약왕문을 방문하여 은소저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으로 대신 하였소. 그리고 그 후, 그녀가 허교주와 인연이 닿아 혼인을 하게 된 다음부터는 단 한번도 약왕문에 드나들지 않았소."


그의 말을 듣고 있던 허운의 뇌리에 무엇인가가 빠르게 스치고 지나갔다.


"그럼...마교에 투신(投身)한 이유가 혹시..."


적무평은 그의 예측을 애써 부정하려 하지 않았다.


"그렇소이다. 은소저는 이미 허교주의 아내가 된 사람이오. 그런 상황에서 약왕문에 드나든다는 것은 내가 그녀를 사모하고 있는 이상, 도덕적으로 할 짓이 아니지 않소? 그래서 마교로 들어갔소. 허교주를 가까이서 돕는 것이 그녀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오. 당시 허교주의 기반은 상당히 불안한 상태였으니까..."


그 무렵 적무평이 마교에 투신한 일은 새외에 큰 파장을 몰고 왔었다.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는다던 무림 최고의 고수 적무평, 그를 영입하고부터 마교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을 거듭하였고, 북마교와 통합마저 이루면서 정점(頂點)에 다다르지 않았던가.

이는 적무평이 존재하지 않았다면 불가능했던 일이나 다름없었다.


허운은 비로소 적무평과 은자연의 관계를 확연히 이해할 수가 있었고, 한 여자를 위한 그의 뜨거운 열정과 노력에 큰 감동마저 받게 되었다.


"적대협! 지금 소교주께서는 적대협을 무척이나 의지하고 계십니다. 아시다시피 마교의 기반은 거의 다 무너진 상태가 아닙니까? 은부인을 봐서라도....부디 소교주를 도와주실 수 없으십니까?"


적무평의 은부인에 대한 애틋한 연정(戀情)을 이용하는 것이 차마 내키지 않았지만, 허운은 이렇게 해서라도 적무평을 붙잡아야 한다고 마음을 굳게 다잡았다.

그러나 적무평은 얼굴을 굳히더니 허운의 요청을 단호하게 끊어냈다.


"더 이상 난 마교와 아무런 인연이 없소이다. 허나 그 동안의 정리(情理)를 생각해서 잠시동안 이곳에서 머무르다가 마교가 자리잡히면 곧장 떠날 것이오."


마지막으로 설득하려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가자 허운은 완전히 자포자기 해버렸다.


"참모는 너무 걱정하지 마시오. 비록 마교의 근간이 무너졌다고는 하나 새외에서 마교의 명성과 저력은 아직 꺼지지 않았소. 참모를 비롯하여 유원학대협, 백운대협 그리고 주유천대협과 사검귀천이 모두 합심(合心)하여 노력한다면 반드시 뜻한 바를 이룰 수가 있을 것이오."


그가 위안 삼아 해주는 말을 들으면서 허운은 적무평을 지긋이 바라보았다.

과거 그의 언행(言行)을 생각한다면 지금 눈앞에 있는 사람은 도저히 적무평이 될 수가 없었다. 냉정하고 냉혹하기로 유명한 적무평이 어떻게 이렇게 변했단 말인가.

"그런데 적대협께서는 많이 변하셨습니다."

허운이 마음속에 담아두었던 말을 꺼내자 적무평이 작은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유약(柔弱)해졌단 뜻이오?"


"아니...그게 아닙니다. 그저 따뜻해졌다고 할까요...아까 녹무군을 살리려는 위대협을 돕는 모습도 그렇고....정말 많이 변하셨습니다."


"하하하,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어디 있겠소? 갖은 풍파(風波)를 겪으면서 사람은 알게 모르게 변해 가는 것이라오...그런데 허운 참모는 약왕문에서 어찌 할 생각이오? 무턱대고 숨어 지내는 것만이 능사(能事)는 아닐 것이오."


"알고 있습니다. 사실 제게 어떤 복안(腹案)이 있습니다만...적대협께서 도와주시려 하지 않으시니 성사가 될 지 걱정입니다."


또 다시 은근슬쩍 마음을 떠보려는 허운의 말에 적무평은 아예 발길을 돌려버렸다.


"참모가 계획한 일이니 분명 잘 될 것이오. 그럼 난 가보겠소."


** **


허운이 내실로 돌아왔을 때는 이미 마교 수장들이 모두 모여있는 상태였다.

"참모! 무슨 일로 급히 소집을 시킨 것이오?"

둥근 탁자를 중심으로 백운과 유원학 그리고 주유천과 사검귀천이 앉아 있었다.

자리를 잡은 허운은 곧바로 백운에게 물었다.


"밖에 무사들은 백운대협께서 배치해놓으신 것입니까?"


"그렇소이다. 보아하니 무슨 밀담(密談)이 벌어질 것 같은데...누군가 엿들을 지도 모를 일 아니겠소?"


과연 용의주도한 백운은 허운의 마음을 누구보다도 잘 읽고 있었다.

이 때문에 허운은 백운같은 노련한 인물이 곁에 남아 있다는 게 그나마 천만다행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잘 하셨습니다. 그럼 이제부터 앞으로 해나가야 할 일을 의논해야겠습니다."

그때 갑자기 유원학이 물었다.


"그런데...적대협께서는 어찌 되는 것이오?"

모든 수장들의 눈이 허운에게 집중되었다.


"아무래도...적대협은 마교과 더 이상 연이 닿지 않을 듯 싶습니다."


"음..."

일순 분위기가 어두워졌다.

그만큼 적무평 한사람의 능력은 이들에게 있어서 든든한 방패막이였던 것이었다.


적무평만 가세해준다면 마교를 지지하는 세력을 보다 쉽게 규합하고 확실히 다잡을 수가 있었다. 허나 적무평이 확실하게 거부의사를 밝힌 이상, 계속해서 연연(戀戀)해하고 있을 수만도 없었다.

이미 적무평에 대한 미련을 깨끗이 접은 허운은 본격적으로 자신의 복안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현재 우리들은 대천마교의 추격을 피해서 약왕문까지 은밀하게 흘러 들어왔습니다. 하지만 지금쯤이면 이하민이 벌써 우리들의 행적을 파악해 놓았을 것입니다."


"벌써 이하민이 예측해 버렸다면 곤란한 일 아니오?"


유원학의 질문에 허운이 확고한 음성으로 이렇게 말하였다.


"그럴 수도 있습니다. 허나 이하민이 대천마교 무사들을 이끌고 약왕문에 도착할 때에는 이미 우리들이 약왕문에 머무르고 있는 소문이 새외에 파다하게 퍼져있을 것입니다. 또한 그 정도의 시간이면 약왕문을 중심으로 세력을 규합할 여유가 생깁니다."


"그건 그렇소만..."


마교 수장들의 못 미더워하는 모습을 본 허운은 강한 어조로 말을 이어나갔다.


"이런 상황에서 만일 대천마교가 우리들을 없애려고 약왕문을 건드리게 되면 아무리 동조하고 있는 적월교라고 해도 과히 기분이 좋지 않을 것입니다. 설령 적월교가 대천마교의 행동에 못 본 척 눈을 감아준다고 해도, 이미 새외(塞外)에 우리들의 소문이 퍼진 이상 적월교 산하(傘下)에 있는 수많은 문파들과 새외인들이 노골적인 반감을 드러낼 것이 분명합니다. 왜냐하면 대천마교는 엄연히 중원의 문파이기 때문입니다. 이때 우리들은 마교 내부에서 생긴 불미스러운 일을 새외에 흘리고, 아울러 마교가 새외(塞外)로 기반을 옮기려는 와중에 중원의 대천마교가 반란을 일으켰다는 소문을 생산시킨다면, 마교를 위해 큰 뜻을 품은 인재(人材)들이 구름처럼 몰려들 것입니다. 물론 마교가 한때 새외에서 중원으로 거점을 옮긴 덕분에 새외의 눈총을 받고 있긴 하지만, 과거 마교가 새외에서 가졌던 절대적인 힘과 명성을 존경하는 인재가 아직도 산재해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아무튼 이런 이유로 대천마교는 선뜻 약왕문을 건드리기가 껄끄럽게 될 것이고, 적월교도 행동에 제약을 받아 대천마교를 돕는데 많은 난관이 생길 것입니다. 그때 우리들은 명분을 이어받아 본격적으로 세력을 키워 대천마교를 치게 됩니다. 다행스럽게도 우리는 교주의 여식인 소교주께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으니 이 점이 상당한 호재(好材)로 작용할 것입니다."


허운의 심중(心中)에 간직하고 있던 복안을 모두 꺼내놓자 마교 수장들의 얼굴은 매우 밝아졌다. 이는 마치 깊은 산중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오솔길을 발견한 격이었다.


"이제야 복잡하게 엉켜있던 실타래가 술술 풀리는 것 같소이다!!"


백운이 박수를 치면서 껄껄대자 모든 사람들도 웃음꽃을 활짝 피웠다.

그리고 그제야 납덩이같았던 짐을 시원스럽게 내려놓게 된 마교인들은 편안한 마음으로 약왕문에서의 하룻밤을 보낼 수가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평안(平安)이 깨진 것은 다음날 아침이 되자마자였다.


"큰일났습니다!!! 약왕문 문주가 별세(別世)하였습니다!!"


기분 좋게 아침식사를 하고 있던 마교 수장들은 수하들의 외침소리에 혼비백산하여 자리에서 일어났다.


"은문주가 죽었단 말인가!! "


"오늘 이른 아침에 시중을 들러간 하인이 숨을 거둔 문주를 발견했다 합니다!!"


"이럴 수가!!"

긴 경악성을 터트린 마교 수장들은 부리나케 밖으로 뛰어나갔다.


이미 문주의 내실(內室)이 있는 천수전(天壽殿)앞으로 약왕문 사람들이 모두 몰려들고있었다.

"이게 어찌 된 일입니까?"

허운이 침통한 표정으로 서있는 은무적에게 다가가서 급히 물었다.


"아버님께서 오늘 새벽 타계(他界)하셨소이다."


"그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어제 분명 문주께서는 조금씩 기운을 되찾고 계셨습니다!"

그의 항변에 은무적은 인상을 잔뜩 찡그렸다.


"허운선생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이오?"


"그렇지 않습니까? 갑자기 돌아가시다니...아무래도 뭔가 이상합니다. 제가 직접 문주님을 살필 수 있도록 해주십시오."

그러자 은무적이 들어가려는 허운의 정면을 가로막으며 호통을 쳤다.


"허운선생은 도의(道義)도 모르는 것이오! 여기는 약왕문이오! 문주를 살피더라도 당연히 약왕문 사람들이 살펴야 하는 것이거늘! 어찌 이방인이 이토록 경망스럽게 군단 말이오!!"


그때 저쪽에서 허혜린이 눈물을 뿌리면서 달려오고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에요?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시다니요!! 그럴 리가 없어요!! 할아버지!!"


모여있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심상치 않은 기운을 엿 본 허혜린은 미친 듯이 울부짖으면서 안으로 뛰어들어갔다.

이를 미처 막지 못한 은무적은 황급히 뒤따랐고, 허운이 사검귀천의 도움을 받아서 얼른 끼어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선 허혜린은 침상 위에 평온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는 문주를 넋을 잃고 바라보았다.

"할아버지...."

떨리는 그녀의 손이 은문주의 주름진 얼굴을 어루만졌다.

차가운 느낌이 손길을 타고 그녀의 심장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허혜린은 북받치는 감정을 주체못하고 그의 품에 얼굴을 묻은 채 대성통곡을 하였다.


한편 울부짖고 있는 그녀와는 달리 허운은 냉정함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였다.

어떤 음모를 염두에 두고 있었던 터라 날카로운 눈빛으로 내실 안에 놓여있는 물건들을 비롯하여 죽어 있는 은문주의 신체 곳곳까지 꼼꼼히 살폈다.

그러다가 문득 문주의 목덜미가 약간 부어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저 상처는 원래 있었던 것인가....)

허운은 그 모습을 바탕으로 갖은 추측을 다 동원하였다.

물론 그게 직접적인 사인이 될 수는 없다해도 허운으로서는 갑작스런 그의 죽음에 의문을 던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의 눈길을 읽은 은무적의 책사 노독천이 급히 중얼거려댔다.


"그런데 문주의 목덜미에 난 이 상처가 그 상처였군. 하인이 말하길 문주께서 간밤에 가렵다 하시면서 자신의 목덜미를 심하게 긁으셨다 하더니..."


허운은 노독천의 중얼거림을 못들은 척하면서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돌연사(突然死)일 수도 있겠지만 타살(他殺)일 수도 있다...)


허운은 문주가 죽은 시기가 매우 미묘한 시점(時點)임을 상기시켰다.

현재 마교가 약왕문에서 버티고 있을 수 있는 것도 모두 문주 덕분이었다.

그런데 문주가 이렇게 급사(急死)를 해버렸다면 당연히 은무적이 문주로 올라설 것이고, 마교는 더 이상 약왕문에서 버틸 구실이 없어지는 셈이다.

이는 마교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골칫거리로 다가왔다.


"자자...망자(亡者)를 더 이상 혼란스럽게 하지 말고 모두 나가주시오. 약왕문의 풍습대로 장례를 치를 것이니..."


벌써 약왕문 문주가 된 양, 내실에 있는 사람들을 반강제적으로 몰아내고 있는 은무적의 목소리에는 힘이 들어가 있었다.


"이거 뭐 어찌 돌아가는 것이오?"

밖으로 나오고 있는 허운에게 백운이 묻고있었다.

허운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아직 타살의 가능성을 언급할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시기는 장례가 끝난 뒤, 상황을 봐가면서 언급하는 것이 적당할 것이다.)


문주의 위패는 은자연의 신주가 모셔졌던 도천당(渡天堂)에 봉안되었다.

그 안에서 허혜린은 모든 곡기(穀氣)를 끊고 슬픔에 잠긴 채 나올 줄을 몰랐다.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는 위현룡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아버지인 허석문이 죽은 지 얼마나 되었다고 할아버지까지 죽는 단 말인가...거 참...가엾게 되었구나..]


홍후인의 말을 들으면서 그녀에게 아무런 위로도 해주지 못했던 위현룡은 깊은 한숨만 내쉬었다.

그리고 그렇게 여러 날이 흘러갈 동안 그녀는 사당에서 나올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이는 위현룡뿐 아니라 많은 마교 인사들의 근심을 가중시켰다.


"은부인께서 돌아가신 사실을 접하셨을 때도 아가씨는 저리 우셨습니다. 허나 금방 털고 일어나실 것입니다. 아가씨는 강인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제를 올리고 있는 그녀의 뒷모습을 지켜보고 있던 위현룡의 곁에서 녹무군이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녹대협은 소교주의 모친을 가까이 모셨다고 들었습니다."


"은부인께서는 자상하고 아름다우신 분이셨습니다. 그런데..."

녹무군은 갑자기 목이 메인 듯 말을 잇지 못했다.


"병사(病死)하셨다고 들었습니다만..."

위현룡의 말에 녹무군은 고개를 힘없이 아래로 떨구었다.


"그렇습니다...아무튼 주군...아가씨가 사당에서 나오시면 더 이상 문주의 죽음에 대한 위로나 격려 등을 하지 말아주십시오. 아가씨는 홀로 이겨내야 하고 일어서야만 합니다. 앞으로 할 일이 태산(泰山)같으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할 일이라면...마교의 재건을 말하는 것입니까?"


"마교 뿐 아니라 이 약왕문도 아가씨께서 맡으셔야만 합니다."


녹무군의 대답에 위현룡은 의아한 얼굴로 그를 쳐다보았다.


"하지만 약왕문엔 이미 뒤를 이을 부문주가 계시지 않습니까?"


"그 사람은 절대로 약왕문을 이끌 수가 없을 것입니다."


녹무군이 갑자기 무서운 눈빛을 내면서 말하므로 듣고 있던 위현룡은 깜짝 놀랐다.

그의 살기 등등한 모습을 보고 있자면 마치 부문주인 은무적이 그와 철천지원수라도 되는 것만 같았다.


이즈음 허운은 상당한 고민을 거듭하고 있었다.

은밀하게 알아본 바에 의하면, 문주가 기거하는 천수전을 지키고 있던 무사들이 모조리 별도의 임무를 받고 약왕문 밖으로 나가버렸다고 한다.

또한 그 명을 내린 사람이 바로 은무적의 책사 노독천이라고 하였다.

분명 마지막에 문주를 뵌 사람은 약왕문 부문주 은무적이었다.

물론 그날 밤 문주 은사풍이 병 때문에 급사(急死)를 당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타살을 염두를 두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용의자는 은무적밖에 없었다.

허운은 하얀 천으로 자신의 목을 감싼 뒤에 스스로 목을 힘껏 졸라 보았다.

그러자 목덜미에 문주의 것과 엇비슷한 상처가 엷게 생겨났다.


"은무적이 주범(主犯)인지는 모르겠지만, 만약 타살이라면 이렇게 죽은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공개적으로 타살을 주장하기가 난감했다.

우선 자신들은 약왕문 출신이 아니었으므로, 이방인이 문주의 죽음을 놓고 이래라 저래라 할 권한은 없었다. 또한 이 때문에 약왕문이 괜한 분란에 휩싸이게 되면 약왕문을 발판으로 일어서려는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 질 수 있었다.


냉정히 말하자면, 지금은 마교를 위해서 약왕문이 있는 것이지 약왕문을 위해 자신들이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렇기에 괜히 문주의 타살을 운운하여 은무적의 반감을 부채질 할 이유는 없었다.

더구나 이제는 엄연히 약왕문 문주나 다름없는 그에게 말이다.

아무튼 일이 공교롭게 꼬여가자 마교 수장들은 앞으로 처신책을 신중히 고심해야만 했다.


문주가 타계한지 열흘의 시간이 흘러갔다.

모든 이들의 예상대로 은무적은 끝내 약왕문 문주가 되었다.

그리고 허혜린도 모든 슬픔을 이겨내고 사당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걸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었다.

은무적이 문주가 되자마자 약왕문과 마교와의 험난한 줄다리기가 시작되었던 것이었다.

은무적은 이제 약왕문에서 나가줄 것을 부탁하였지만 마교측은 허혜린이 일년 상을 지낼 동안 안전하게 보호해야 한다면서 완강하게 버티었다.


이렇게 악착같이 시간을 끌면서 달포(한달 이상)가 후딱 지나갔다.

허나 이 시간은 그저 평화롭게 흘려보내는 시간이 아니었다.

그 동안 마교인들은 은밀하게 새외 세력들과 접촉을 가지며 힘을 길렀고, 위현룡은 환령검법과 심법을 깨우치는데 모든 심혈을 기울였다.


"조만간 대대적인 공격이 시작될 것입니다!"

허운의 말을 필두로 그들은 대천마교와의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싸움에 마교의 흥망성쇠(興亡盛衰)를 모두 내걸었다.

새외에는 대천마교가 무사들을 이끌고 약왕문을 쳐들어 올 것이라는 소문이 완전히 퍼져 있었고, 이제는 그 누구도 새외에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큰 전투가 벌어질 것이라는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그러던 중,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허운이 대천마교와 새외의 동향(動向)을 살피기 위해 보냈던 척후무사들이 무엇인가를 가져온 것이다.

그것은 바로 용모파기를 담고 있는 한 장의 현상수배지(懸賞手配紙)였다.


"이 현상수배지가 중원은 물론 새외까지 급속도로 퍼지고 있었습니다!"


무슨 일인가 싶어 모여든 마교 수장들의 얼굴이 갑자기 돌처럼 딱딱하게 굳어져버렸다.


-이 인물은 위현룡이라는 자로서, 청성파 장문인 원기종을 암살하고 도주중인 흉악무도한 악적(惡賊)이다. 이 자의 행적을 발견하는 자에게는 오백냥의 은자를, 주살(誅殺)하는 자에게는 은자 오천냥을 현상금으로 하사한다.-


현상수배지에 떡 하니 그려져 있는 인물화는 누가 보더라도 위현룡과 매우 흡사했다. 아니, 굳이 인물을 보지 않더라도 위현룡이라는 이름 석자는 사람들에게 똑똑히 각인되고 있었다.


-무림공적(武林公敵).

소림사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의 친필서명이 들어간 이 현상수배지에는 위현룡을 무림공적으로 처벌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히고 있었다.

현상수배지를 들고 있던 허운의 손이 충격으로 파르르 떨렸다.


"위대협이....이런 사람이었습니까?"


유원학의 격한 음성에 이어 백운도 허탈한 얼굴로 한마디 내뱉었다.


"이거...소림사 방장과 무당파 장문인까지 서명한 마당에...안 믿을 수도 없고..."


그때 저쪽에서 위현룡과 허혜린이 함께 다가오고 있었다.


"모두 모여서 왜 그리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나요?"

그녀가 가까이 접근하면서 물어오자 허운은 화들짝 놀라며 들고 있던 현상수배지를 얼른 뒤로 감추었다.

그러나 심상치 않은 무엇인가를 눈치를 챈 허혜린이 순식간에 보법을 밟으면서 재빨리 허운에게서 현상수배지를 가로챘다.


"참모님! 무슨 일로 저에게만 비밀로 하려는 거지요?"

현상수배지를 본 순간 허혜린은 큰 충격으로 전신을 휘청거렸다.

그녀는 입이 벌어진 채 할말을 잃은 듯 멍하니 위현룡을 바라보고 있었다.


[저게 도대체 뭔데 저러는 건가? 앗!!! 이런!!! 젠장!!!]

홍후인의 입에서 비명소리가 터져 나왔다.

급히 그녀에게서 현상수배지를 받아든 위현룡도 소스라치게 놀랐다.


[이게 어찌 된 일이지? 아무리 네 시신을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이미 죽은 줄로 알고 있을 텐데 갑자기 웬 현상수배란 말이냐!!]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 할 수가 없는 일이었다.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들은 하산(下山)할 때 자신의 도피를 도와준 속가제자들 출신의 정식제자들 뿐이지 않은가.


[빌어먹을!!! 그 자식들이 밀고(密告)를 해버린 게다!! 개 같은 자식들!!!]


성질이 뻗친 홍후인이 한바탕 욕설을 퍼붓고 있었지만 위현룡의 생각은 전적으로 달랐다.


(그들은 절대로 의리를 저버릴 사람들이 아니다! 분명...어떤 다른 일이 청성파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원연홍을 머리 속에 떠올리고 있던 위현룡에게 갑자기 주체못할 불안감이 밀려들어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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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3> +74 08.07.13 16,262 78 14쪽
17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2> +87 08.07.06 16,634 69 15쪽
17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1> +51 08.06.16 15,827 73 13쪽
17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40> +62 08.06.09 15,676 68 11쪽
17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9> +68 08.06.02 16,108 70 12쪽
17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8> +132 08.05.28 15,369 73 13쪽
17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7> +66 08.05.18 17,623 73 14쪽
17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6> +69 08.05.12 15,620 79 10쪽
16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5> +69 08.05.04 15,685 71 14쪽
16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4> +86 08.04.27 17,846 75 13쪽
16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3> +69 08.04.13 16,009 71 12쪽
16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2> +71 08.04.06 15,824 73 13쪽
16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1> +66 08.03.16 16,620 70 12쪽
16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30> +61 08.03.09 16,373 77 14쪽
16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9> +91 08.02.19 16,709 67 11쪽
16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8> +63 08.01.20 17,177 70 10쪽
16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7> +28 08.01.20 17,346 77 10쪽
16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6> +58 08.01.06 19,411 70 7쪽
15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5> +67 07.12.30 18,001 70 16쪽
15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4> +79 07.12.02 20,814 68 16쪽
15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3> +71 07.11.11 18,742 68 16쪽
15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2> +92 07.10.21 19,381 77 14쪽
15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1> +111 07.10.14 19,181 71 13쪽
15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20> +97 07.09.16 20,216 75 18쪽
15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9> +58 07.09.10 19,542 72 14쪽
15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8> +53 07.09.02 20,175 68 16쪽
15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7> +57 07.08.19 21,554 72 17쪽
15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6> +65 07.08.12 21,499 70 13쪽
14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5> +48 07.08.05 21,542 66 14쪽
14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4> +72 07.07.29 20,966 72 13쪽
»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3> +76 07.07.22 21,497 68 21쪽
14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2> +61 07.07.15 22,222 68 18쪽
14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1> +64 07.07.08 21,814 70 18쪽
14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10> +54 07.07.01 22,022 74 14쪽
14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9> +71 07.06.24 22,269 72 17쪽
14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8> +78 07.06.17 22,399 79 15쪽
14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7> +41 07.06.10 23,482 58 13쪽
14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6> +75 07.06.03 23,337 67 15쪽
13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5> +57 07.05.27 23,156 71 12쪽
13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4> +67 07.05.20 22,752 74 13쪽
13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3> +72 07.05.16 22,703 72 15쪽
13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2> +72 07.04.29 24,749 70 17쪽
13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약왕문(藥王門) <01> +49 07.04.22 25,726 73 14쪽
13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21> +70 07.04.14 24,488 66 13쪽
13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20> +47 07.04.08 23,073 72 14쪽
13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9> +73 07.04.01 23,297 72 12쪽
13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8> +77 07.03.25 22,723 68 10쪽
13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7> +56 07.03.18 23,797 70 12쪽
12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6> +71 07.03.11 24,016 68 18쪽
12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5> +90 07.03.04 24,026 75 17쪽
12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4> +93 07.02.25 24,262 73 15쪽
12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3> +72 07.02.18 23,612 73 14쪽
12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2> +80 07.02.11 23,651 70 18쪽
12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1> +47 07.02.04 24,133 74 14쪽
12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10> +63 07.01.28 24,438 72 15쪽
12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9> +64 07.01.21 24,428 69 12쪽
12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8> +63 07.01.14 25,010 79 13쪽
12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7> +79 07.01.09 25,089 79 13쪽
11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6> +60 07.01.02 25,821 67 11쪽
11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5> +57 06.12.29 25,066 76 11쪽
11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4> +59 06.12.22 25,170 73 14쪽
11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3> +55 06.12.19 24,845 74 9쪽
11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2> +99 06.12.14 25,165 72 10쪽
11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화룡점정(畵龍點睛) <01> +52 06.12.10 25,996 68 10쪽
11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50> +65 06.12.04 25,495 71 13쪽
11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9> +70 06.11.30 24,400 72 8쪽
11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8> +41 06.11.26 23,918 66 13쪽
11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7> +61 06.11.21 24,255 62 16쪽
10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6> +52 06.11.18 23,838 75 15쪽
10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5> +44 06.11.14 24,038 66 11쪽
10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4> +36 06.11.12 24,085 64 13쪽
10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3> +32 06.11.09 24,611 69 13쪽
10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2> +31 06.11.07 24,606 70 10쪽
10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1> +38 06.11.03 24,865 72 13쪽
10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40> +39 06.11.01 24,963 70 10쪽
10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9> +37 06.10.30 25,084 75 9쪽
10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8> +43 06.10.26 25,635 71 11쪽
10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7> +62 06.10.21 28,369 68 14쪽
9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6> +51 06.10.17 25,630 70 10쪽
98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5> +47 06.10.11 25,497 73 12쪽
97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4> +57 06.10.06 25,292 72 10쪽
96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3> +39 06.10.03 25,527 68 9쪽
95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2> +48 06.09.28 25,503 71 10쪽
94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1> +39 06.09.23 25,599 74 10쪽
93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30> +41 06.09.20 25,839 77 10쪽
92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9> +41 06.09.16 25,418 71 8쪽
91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8> +35 06.09.14 26,501 75 10쪽
90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7> +38 06.09.07 27,488 77 12쪽
89 귀혼환령검(鬼魂幻靈劍) - 귀혼검법(鬼魂劍法) <26> +43 06.08.26 28,529 77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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