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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데칼코마니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rosr1020
작품등록일 :
2020.05.19 12:45
최근연재일 :
2020.06.19 16:4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737
추천수 :
36
글자수 :
152,889

작성
20.05.23 0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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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슬픔

DUMMY

“왜에에에에!!!!!!”


집으로 돌아온 찬혁이는 연배와 찬수에게 한껏 열을 내며 소리쳤다.


“이루카님, 좀만 진정하시고···”

“이루카가 아니라 찬혁이다. 그리고 지금 이게 진정이 돼?! 어째서 나 빼고 둘이서만 흥분 되는 일을 한건데!!!”


왕국에서도 그랬다. 언제나 싸움을 피하기는커녕 만들어 내는 찬혁이 입장에서는 찬수와 연배의 사냥은 흥분하지 않을 수가 없는 일이었다.


‘난 아무것도 안 했는데···’


연배는 난감한 표정을 하고는 흥분한 찬혁이를 달랬다.


“어차피 너 에드온도 없어서 싸우지도 못하잖아?”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된 찬수의 말은 찬혁이를 약올리는게 분명했다.


“야!!! 너 당장 나와, 그때 못한 승부 지금 내자고!”


연배는 찬혁이를 끌어안으며 둘의 싸움을 말렸다.


“제발 진정하시고··· 찬수 너도 그만해.”

“···..?”


찬수는 대꾸도 하지 않고는 그대로 소파에서 일어나 자신의 방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버렸다.


“야!!!! 너 일로 안 와?!”


찬혁이는 닫혀버린 찬수의 방문을 향해 소리쳤지만 아무런 답변도 들리지 않았고 그제서야 찬혁이는 소파에 앉았다.


“하···. 자기들만 신나는 거 하고···”

‘아마 사탄족과 싸우는걸 신나하는 건 너 뿐일거다··· 인마.’


연배는 난감해 했지만 억지로 웃으며 자신의 감정을 숨겼다.


“그보다 학교에서 아무 일 없었습니까···? 치천사 였으면 학교에서 난리가 났을 건데···”

“하···”


연배의 말에 찬혁이는 오늘 하루 학교 생각에 진이 빠진 표정을 지었다.


“말도 마라, 이리저리 불려 다니고 사람들한테 끌려 다녔는데···”

“치천사 등급은 어쩔 수 없습니다. 금방 익숙해질 겁니다.”


연배는 웃으며 찬혁이를 위로했다.


“아 맞다, 내일 찬수 데려오라고 했다.”


찬혁이는 자리에서 일어나 찬수의 방으로 걸어가려는데 연배가 찬혁이의 손을 잡으며 고개를 저었다.


“오늘은 그냥 혼자 두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왜···?”

“그냥··· 그러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연배는 찬수의 마음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그러는 편이 좋아보였다. 두 명의 사탄을 사냥하고 난 찬수의 얼굴은 어째서인지 불행해 보였고 집으로 돌아온 찬수는 깊은 생각에 빠진 것처럼 멍해보였다.


“그래 그럼.”


같은 시각 찬수는 방에 들어와 곧장 자신의 침대에 누워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다.


‘또 죽였네···’


찬수는 사탄을 사냥하고 나서부터 머리가 혼란스러웠고, 답 없는 문제를 푸는 것 같이 복잡했다. 자신의 왼손을 들어 올려 손목에 있는 마법진을 연상케하는 문신을 하염없이 쳐다보기 시작했다.


‘그만큼 했으면 됐지, 얼마나 더 만족하려는 거냐.’


속으로 말한 말이 그대로 손목에 전해졌는데 문신에서는 희미하게 빨간색 빛이 반짝였다. 찬수도 그 빛을 눈치 채자 반대쪽 손으로 문신을 가린 채 옆으로 누웠다.


‘넌 안돼.’


다시 한 번 손 사이로 작은 빛이 흘러 나왔고 찬수는 그대로 눈을 감고는 잠을 청하려는 것 같았다. 그렇게 인간세계의 두 번째 밤이 지나가고 있었다.



*



모두가 잠들어 있는 새벽, 찬수는 악몽을 꾸고 있는지 괴로워하며 식은땀을 흘리고 있었다.


“···부디··· 행복하시길···”


자신의 귀에 정확히 들린 한 여자아이의 목소리에 찬수는 잠에서 급하게 깨어났다. 일어난 찬수는 자신의 얼굴에 흐르고 있는 액체를 손으로 닦아냈다.


‘눈물..?!’


방금 닦아낸 것은 분명 눈물이었다. 식은땀이라 생각할 찰나에 다시 한 번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 내렸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는 찬수에게 눈물이라니, 아이러니 한 채 다시 한 번 눈물을 닦아냈다.


‘좋지 않은 꿈이네..’


악몽,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생생하며 모든 것들이 느껴졌다. 어린 소녀는 나에게 행복을 빌며 슬퍼하는 표정으로 찬수를 바라봤고 그 후에 피를 토해냈다. 소녀의 배에는 한 자루의 검이 박혀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고 그 검을 쥐고 있는 건 다름 아닌 찬수였다.


“RRRRRRRRRRR!!!!!!”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리며 아침이 왔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찬수는 핸드폰 알람을 끄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향했고 세수를 한번 하더니 그래도 조금이나마 진정된 모습이었다.


‘귀찮게 됐네.’


찬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하고는 식은땀으로 젖은 옷을 벗어냈다. 옷을 벗어내자 찬수의 몸은 어디하나 성한 곳이 없다는 걸 증명 하듯 팔, 다리, 가슴, 배 모든 부위에 흉터들이 지나온 생활들이 얼마나 혹독했는지 증명하고 있었다.



*



“내가 여길 들어가야한다고?”


찬수와 찬혁이는 고등학교 앞에서 멈춰 섰다. 등교시간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일깨워 주듯이 학생들은 하나둘씩 교문을 통과해 학교 안으로 들어가기 바빠보였다.


“담임선생님 이라는 사람이 데리고 오라고 하더라.”

“대체 왜?”

“내가 치천사라 보호자가 뭐라뭐라 하던데.”

“하···”


한숨부터 나왔다. 6년이란 시간이 흘렀지만 찬수의 학교이기도 했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을 알아본다면 어떻게 대처해야할지 란 생각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이러다 지각한다.”


찬혁이는 급한지 찬수를 끌며 학교 안으로 들어갔다. 교문을 지나 운동장을 지났을 쯤 주위에 시선들이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걸 눈치챘다.


“왜 쟤네들은 이렇게 쳐다보냐?”

“내가 치천사 여서 그렇다던데···”


그 순간 한 여학생이 찬혁이에게 달려와 친분을 과시 하듯 어깨동무를 하며 찬수를 바라봤다.


“안녕하세요! 찬혁이네 오빠 맞으시죠?!”

“어.”

“저저 찬혁이 친구 솔희라고 해요! 제가 어제 전화하는 법도 알려줬어요!”

“그래, 고맙다."


무뚝뚝한 찬수의 대답에 솔희는 서운한 티를 얼굴로 나타내기 시작했다.


“치··· 전혀 안 고마워 보이는데요?”

“야, 원래 그런 사람이야, 아··· 사람이 맞나??”


찬혁이는 뒷말을 조용히 말하며 찬수를 바라보자 곧이어 찬수의 주먹이 찬혁이의 뒷통수를 강타했고 그 여파로 찬혁이는 앞으로 날아가더니 이내 학교 벽면에 부딪쳐 멈췄다.


‘아··· 힘조절 잘못했다···’


찬수는 어쩔 줄 몰라하는 표정을 지으며 찬혁이가 날아간 곳을 응시했다. 등교를 하고 있던 학생들도 찬혁이가 날아간 곳을 보고는 자리에서 멈춰 입을 벌린 채 찬수를 쳐다보고 있었다.


‘하하하··· 망했다.’


모래먼지가 일어나 찬혁이가 보이지 않았지만 모래먼지 가운데에서 살기가 느껴졌다.


“야이 XX끼야!!!”


모래먼지들이 좌우로 갈라지고 그곳에선 찬혁이가 튀어나와 찬수에게 엄청난 속도로 날아왔다.


“그만하라 했지!”


큰 목소리가 하늘에 울려퍼졌고 찬수에게 날라오던 찬혁이는 온데간데 없이 앞에는 연배와 주위에 4명의 사람들이 서있었다.


‘치천사인가..’


찬수는 단번에 연배와 함께 있는 사람들이 치천사 등급의 기사들인 것을 눈치챌 수 있었다.


“너희들은 꼭 그렇게 싸워야겠냐?”


연배는 찬수에게 잔소리를 하듯이 다그쳤다. 옆에 서있던 다른 기사들까지도 찬수를 바라보고 있었다.


“인간 맞아?”


연배의 옆에 서있던 건장한 남성이 찬수를 의아한 눈빛으로 쳐다보며 말했다.


“저기 죄송한데 발 좀 치워주실래요?”


찬수는 남성의 발을 가리켰다.


“까불긴 해도 제 동생이라..”


그제서야 자신의 발 밑에 찬혁이를 확인한 남성은 호들갑을 떨며 찬혁이를 들어 올렸다.


“일단 수습부터 하자.”


연배는 찬혁이를 들쳐 업고 자신과 함께 온 기사들에게 부탁했다. 그렇게 한차례 폭풍이 몰아치고 나서야 찬수와 찬혁이는 교무실로 향했다. 교무실 안으로 들어서자 운동장에서 만난 기사들이 미리 와 기다리고 있었다.


‘금방 끝난다더니···’


찬수는 안으로 들어서자 무거운 분위기에 금방 끝날 거라는 연배의 문자가 생각났다. 찬수와 찬혁이가 자리에 앉자 담임선생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서류를 건넸다.


“안녕하세요, 찬혁이 담임입니다.”


따뜻한 미소로 찬수를 반겨주신 담임선생님 이었지만 찬수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서류를 보시면···”

"..."


선생님이 말을 시작과 동시에 찬수는 서류 사인 칸에 무작정 사인을 하기 시작했다.


“저··· 저기 그 약관을 읽어 보셔야죠···”

“괜찮아요.”


찬수는 마지막 서류에 사인을 마치자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까 소동은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럼 전 바빠서 이만.”


찬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문으로 향했다.


“잠깐!”


문을 열려는 순간 찬수를 부르는 소리로 찬수는 뒤를 돌아봤고 찬수를 째려보고 있는 한 사람이 자신을 불러 세웠다는 것은 누구나 알수 있는 사실 이었다.


“내 이름은 고찬이다. 치천사급 기사고.”

“네.”

“아까 동생을 그렇게 만든 건 내가 사과하지.”

“네.”


찬수는 얼굴 표정 변화 하나 없이 연신 대답만 해댔고 그런 찬수의 태도가 맘에 들지 않았는지 고찬은 자리에서 일어났다.


“왜 이리 거만하지?”


고찬은 천천히 걸어와 찬수의 바로 코앞에 멈춰 섰다. 서로가 째려보고 있었지만 찬수는 아무런 위압감도 긴장감도 없어보였다.


‘제임스인가..’


찬수는 고찬을 둘러싸고 있는 푸른 빛을 보자 왕국의 제임스가 떠올랐다. 제임스는 큰 몸집과 근육들로 상대방을 몰아치는 타입이었다. 찬수는 자신도 모르게 고찬의 오른쪽 팔뚝에 손을 갖다 댔다.


“뭐하는 거지?”

‘제임스랑 비교하면 형편없네.’


찬수는 그대로 고찬의 팔뚝을 두 번 치고는 밖으로 나갔다. 고찬은 찬수 때문에 휠씬 더 열을 받았는지 온몸의 핏줄이 솟아났다.


“어차피 찬혁이 의사가 중요한거 아닌가?”


자리에 앉아있던 연배가 진지한 톤으로 말했다.


“임고찬, 그만 자리에 앉지”

“제길···”


고찬은 조용히 속삭이듯 말하고는 다시 자신의 자리에 와 앉았다. 같은 치천사급이라고 하지만 연배를 이겨낼 기사는 이나라에는 존재하지 않는 다는 것은 모든 기사들이 알고 있는 사실이다.


“야, 근육돼지!”


옆자리에 앉아있던 민서가 고찬을 불렀다.


“니 팔뚝 좀 봐.”


고찬은 민서의 말에 자신의 팔뚝을 보자 명확하게 손바닥으로 피멍이 들어있었다. 사탄들과 싸우면서 단 한 번도 상처가 난적 없던 고찬의 얼굴에는 충격이 가득했다. 겨우 두 번의 터치였다. 겨우 두 번의 터치로 자신의 몸에 멍을 만든다는 게 믿을 수 없어 하고 있다는 얼굴로 물었다.


“저 사람 인간 맞아요?”

“그렇게 못 믿겠으면 본부에 신원확인 부탁해보던가.”


이미 손을 써둔 연배는 신원확인 해봤자 찬수는 인간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닌 것으로 나올게 뻔했다.


“본부 말을 어떻게 믿나, 안 그래 주영아?”


아까부터 자리에 앉아 고개를 떨구고 있는 주영이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었다. 주영이의 눈에는 눈물이 맺혀있지만 어딘가 화가 많이 나 있는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제가 확인해볼게요.”


주영이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급하게 밖으로 뛰쳐나갔다. 주영이의 특기는 암살과 한번 느낀 감정은 절대로 잊지 않고 기억한다. 그렇기에 찬수를 찾는데에는 1분도채 걸리지 않았다.


*



‘뭐지 이 여자는···’


천천히 걸어가고 있던 찬수 앞에 나타난 여자는 슬픔과 분노의 표정을 함께 짓고 있다.


“내가 누군지 모르겠어···?”


주영이는 다시 고개를 떨구더니 말했다.


“죄송한데··· 어?”


또 다시 찬수의 두 눈에서 눈물이 흘러나왔다. 찬수는 머리가 복잡해졌다. 감정 또한 모르던 자신이 한 여자를 보자 예약이라도 한 것처럼 눈물이 흘러 나왔다.


“너 뭐야?”


찬수는 눈물이 흐르는 와중에 정색하며 주영이에게 물었다.


“나? 너 진짜 못됐다.”


당장이라도 찬수에게 주먹을 휘두를 거 같던 주영이는 정반대로 찬수를 끌어안고는 소리 내 울기 시작했다.


“왜 이제야 나타난건데!!!”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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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데코의 세계로 20.06.19 18 0 12쪽
32 대한민국 토벌 종료 20.06.19 23 0 13쪽
31 마몬 VS 벨제붑 20.06.19 11 0 12쪽
30 시작된 환영기사단의 토벌 20.06.18 22 0 12쪽
29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군이다 20.06.18 20 0 10쪽
28 돌아온 찬수 일행 20.06.18 15 0 9쪽
27 사사 20.06.18 11 0 10쪽
26 D-2 20.06.18 12 0 10쪽
25 레오나르도 20.06.18 11 0 10쪽
24 찬수의 시험 20.06.18 15 0 10쪽
23 마지막 희망 20.06.18 22 1 12쪽
22 왕의 귀환 +2 20.06.18 22 1 10쪽
21 슬기로운 왕국생활 20.06.18 22 1 10쪽
20 결단 20.06.17 16 0 9쪽
19 작별 20.06.17 22 0 10쪽
18 가짜왕 20.06.17 13 0 10쪽
17 버뮤다왕국 20.06.15 15 0 9쪽
16 즐거움 20.06.15 18 0 10쪽
15 찬수 vs 찬혁 20.06.15 14 0 10쪽
14 기자회견 20.06.13 27 3 10쪽
13 제안 20.06.13 38 0 10쪽
12 이연희 협회장 20.06.04 20 0 11쪽
11 백검 20.06.03 18 1 10쪽
10 전멸 20.06.01 23 0 9쪽
9 토벌 20.05.29 38 0 9쪽
8 그리움 20.05.29 27 1 10쪽
7 전쟁과 감정 20.05.28 40 3 10쪽
6 네르갈 +2 20.05.27 24 0 9쪽
» 슬픔 20.05.23 21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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