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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데칼코마니

웹소설 > 자유연재 > 현대판타지, 판타지

rosr1020
작품등록일 :
2020.05.19 12:45
최근연재일 :
2020.06.19 16:4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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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글자수 :
152,889

작성
20.06.04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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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이연희 협회장

DUMMY

★이연희 협회장★


늦은 밤, 가로등 불빛만 가득한 길에서 찬수는 조용히 집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얼마나 걸었을까 한 순간 온몸에 소름이 돋으며 식은땀이 흘렀다.


‘살기?!’


살기를 느낀 찬수는 재빨리 뒤를 돌아봤지만 여전히 가로등 불빛과 차가운 보도블럭 외에는 아무것도 있지 않았고 다시 앞을 돌아보자 커다란 흰색 벽이 나타났다.


‘이건 또 뭐야···’


찬수는 천천히 걸어가 방금 전 까지 보이지 않던 벽에 손을 올렸다. 벽에 손이 닿자마자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벽이라고 하기에는 따뜻하고, 촉감 또한 파충류의 비닐을 만지는 느낌···


‘이건 벽이 아니야.’


벽이 아니라는 확신이 드는 순간 앞을 가로 막고 있던 알 수 없는 물체가 움직였다. 찬수는 불길한 기운을 감지하고 뒤쪽으로 물러나려 했지만 뭔가에 부딪치며 멈추었다.


‘따듯하다···. 그리고···. 비닐?!’


뒤에서 부딪친 것도 방금 전에 알 수 없는 물체와 똑같은 감촉을 전해왔다. 그 순간 찬수의 머리위에서 느껴지는 살기에 조심히 고개를 들어올렸다.


‘ㅂ···뱀?!?!’


뱀? 아니, 뱀보단 이무기에 가까웠다. 눈앞에 있는 이무기는 찬수를 응시하는 듯이 계속해서 혀를 날름거렸다.


‘사탄족은 아닌데···’


사탄족과는 전혀 다른 온기를 내뿜고 있었고 찬수는 이판사판이라 생각했는지 오른손에 온 힘을 집중해 칼라드를 불러내려 했지만 아무런 반응조차 없었다.


‘뭐야···’


찬수는 자신을 응시했지만 역시나 오른손에는 칼라드는 소환되지 않았고 살기를 내뿜으며 이빨을 들어 낸 이무기는 곧이어 찬수를 덮쳤다.


“헉!”


찬수는 덮고 있던 이불을 걷어내며 잠에서 깨어났고 전부 꿈이었다는 것을 인지하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뱉었다.


“악몽 꿨어??”


그 모습을 전부 다 지켜본 찬혁이가 다가와 찬수의 이마에서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줬다.


“됐어, 그보다 내 방에는 무슨 일이야?”


자신의 땀을 닦아내는 찬혁이의 손을 걷어내며 말한 찬수는 아직 진정이 되지 않는 듯 했다.


“네가 무슨 일로 늦잠을 자냐?”


찬혁이의 말에 찬수는 자신의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핸드폰에서는 8시 정각이란 시간을 내비치고 있었다.


“아··· 미안, 금방 밥 차려줄게.”

“그건 됐고, 빨리 나와 봐야 할 것 같은데?”


찬혁이는 팔짱을 끼며 진지하게 말했다.


“···?”

“알 수 없는 표정은 알겠는데 빨리 나와봐.”


찬혁이는 더 이상의 설명을 하지도 않고 문밖으로 나가버렸다. 찬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찬혁이를 따라 거실로 향했다. 거실에는 검은 양복을 입은 남성이 소파에 앉아있었고 찬수를 기다리고 있었던 눈치였다.


“기사협회에서 오셨대.”


소파에 앉아있던 기사협회 직원은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의 양복을 고쳐 입고 정식으로 인사했다.


“안녕하십니까, 기사협회 본부장 이철민 이라고 합니다.”

“아··· 예.”

“다름이 아니고 어제의 토벌사건에 대해서 이야기 좀 했으면 해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일단 자리에 앉으시죠.”


토벌사건 이후 바로 집으로 돌아온 찬수와 찬혁이는 당연히 기사협회가 찾아올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올거란 건 생각치도 못했다.


“어제의 일명 역토벌 사건은 이미 모든 국민들이 알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찬수도 알고 있다. 집으로 돌아온 후 티비에서는 특보라며 역토벌 사건이라는 자극적인 기사를 내 연신 떠들어댔기에 기사협회에서도 똥줄이 탈거라 생각했다.


“이미 저희 기사협회는 수없는 악플과 욕들로 이미지에 금이 갔구요.”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인데?”


찬수는 팔짱을 낀 채 벽에 기대며 말했다.


“기사님들에게 책임 묻겠다고 하는 것이 아닙니다.”

“엄연히 그쪽들 잘못 아닌가요? 4등급의 소굴에서 2등급의 사탄족들이 둥지를 트고 있었고 거만하고 자신의 이익 밖에 모르는 사람한테 리더를 맡기다니···”

“소굴 등급의 문제는 면목 없습니다. 하지만 박성찬 기사님은 훌륭하신 분입니다. 함부로 이야기 하지 말아주십쇼.”


이철민 본부장은 말을 끝내자마자 찬수를 째려봤고 기분이 상한 것이 분명했다.


“예, 죄송합니다. 계속 이야기 해주시죠.”

“소굴 안에서의 이야기는 최민수 기사님께 들었습니다. 수많은 사상자가 나왔고 그 중에 토벌을 완료하시고 돌아오신 세 분은···”

“잠깐···”


찬수는 본부장의 말을 끊어내고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다행이도 이철민 본부장은 찬수의 힘에 대해 알지 못하는 눈치였다. 하지만 한 가지 의아한 부분이 생겼다.


“세 분이라뇨??”

“박성찬 기사는 오늘 아침 7시 경에 사망했습니다.”


찬수와 찬혁이의 집안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온 중년의 한 여성이 이철민 본부장의 말을 대신 해주었고 이철민 본부장은 그 여성을 확인하자 자리에서 일어나 깍듯하게 인사했다.


“아, 제 인사가 늦었군요. 저는 기사협회의 협회장 이연희라고 합니다.”


협회장은 미소를 지으며 찬수와 찬혁이를 번갈아 보며 가볍게 인사를 건넸고 이내 소파로 걸어가 자리에 앉았다.


“찬수군? 그만 자리에 와서 앉지.”


기사협회의 협회장은 인간계로 넘어와 뉴스 기사를 넘기다가 본적이 있다. 냉철하고 판단력이 빠르며 동안의 미모로 팬층까지 두터운 그 여자가 지금 자신의 집 소파에 앉아있다.


“만나 뵙게 돼서 영광이네요.”


찬수의 말은 진심이었다. 그녀의 기사 등급은 겨우 대천사급, 그런데 그녀가 협회장까지 오른 이유가 무척이나 궁금했다. 그녀는 대통령의 부름에도 거절하는 보기 힘든 존재인건 확실했다.


“내가 젊은 사람들한테 인기가 좀 있지?”


찬수의 말에 기분이 좋아졌는지 자신의 옆에 앉아있는 이철민 본부장을 보며 어깨를 으쓱거리며 말했다.


“늦었다!”


가만히 앉아서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찬혁이가 벌떡 일어나더니 자신의 방으로 들어가 책가방을 들고 나왔다.


“찬혁 학생?”

“네···?”


신발을 신고 있던 찬혁이는 협회장의 말에 하던 행동을 멈추고 협회장을 쳐다봤다.


“오늘은 학교가지 않아도 돼요. 이미 이야기 해놨습니다.”

“아··· 진작 말하시지···”


찬혁이는 신던 신발을 던져버리고는 다시 돌아와 책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박성찬 기사가 죽었다는 말은 무슨 말이죠?!”


믿기 힘들었다. 아무리 치명적인 부상을 입긴 했어도 생명이 위협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또한 기사의 몸이기에 회복이 빨랐을 테고, 죽는다는 건 말이 되지 않았다.


“네, 생명이 위협할 정도의 부상은 아니었습니다. 오늘 아침 7시에 간호사에게 발견된 박성찬 기사는 온몸이 찢겨진 채 병실 침대에서 사망했습니다.”


협회장은 말을 끝내자마자 자신의 입술을 물며 분함을 표시했다.


“사탄족인가···”


찬혁이도 표정이 어두워지며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다.


“네, 그거 말고는 설명이 되지 않네요.”


하지만 찬수는 달랐다. 아무리 재수 없는 사람이라지만 같이 토벌을 진행한 사이임에도 찬수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평온한 표정을 유지했다.


“아무렇지 않은가 봅니다?”

“네?”

“그래도 같이 토벌을 진행한 사이인데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시는 것 같아서요.”


찬수는 협회장의 말에 협회장을 응시하자 그녀는 찬수를 의미심장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원하는 게 뭐죠?”

“네, 단도직입적으로 이야기 할게요. 이번 역토벌 사건으로 저희 협회의 결정은 새로운 치천사급의 찬혁군의 등장으로 토벌은 완료했다···. 또!”

“그렇게 되면 찬혁이에게 날아오는 돌은 어떻게 하실 거죠? 분명 사상자가 나오지 않고 토벌이 가능했을 거라는 반응이 강할 텐데...”

“한국말은 끝까지 들어야죠~?”


이연희 협회장은 예상한 반응이라는 듯이 손끝으로 찬수를 튕기며 말했다.


“저희는!”


협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찬수를 가리켰다.


“찬수님의 선별테스트를 다시 해볼 생각입니다.”

“허···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는 건가요?”


자신감 있게 이야기한 협회장은 잠시 당황하며 손을 내렸다. 오히려 놀라며 당황할 줄 알았던 찬수의 반응은 정반대로 한 번 피식 웃는 게 다였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저는 인간일 텐데요?”

“그렇다면 테스트를 응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보는데요?”


협회장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아무것도 걸릴게 없다면 테스트를 응하지 못할 이유는 당연히 없었고 여기서 거절한다면 오히려 의심받을게 뻔했다.


“그리고 찬혁군도 함께 테스트를 할 겁니다. 더 자세하고 섬세하게!”

“전 괜찮습니다! 하지만···”


찬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흥분한 찬혁이를 진정하라며 손짓했다.


“네 좋습니다. 그러죠.”

“아싸! 그럼 지체하지 말고 가시죠?”


협회장은 자리에서 일어나 현관문으로 향하자 이번에는 연배가 뛰어 들어왔다.


“어머! 차연배기사님? 미국에 있어야 할 분이 여긴 어떻게···”

“협회장님, 재 테스트라뇨··· 지금까지 한 번도 이런 적 없지 않았습니까?”


연배는 이미 찬수의 재 테스트 이야기를 듣고 왔는지 숨을 가쁘게 내쉬고 있었다.


“한 번도 없었으면 우리가 최초로 하면 되겠네~”


협회장은 콧노래를 부르며 걸음을 다시 옮겼고 연배는 그런 협회장의 팔을 잡으며 막아섰다. 그러자 언제 왔는지 이철민 본부장이 연배의 손을 쳐냈다.


“아무리 치천사급 기사님이라 하셔도 협회장님을 건드릴 순 없습니다.”

“본부장, 진정해.”


콧노래를 부르던 이연희 협회장은 목소리를 깔며 말했고 뒤를 돌아 연배를 응시했다.


“치천사급 기사님, 언제나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협회장의 권한으로 이찬수군의 재 테스트를 결정한 것이고 방금 행동과 말들은 선을 넘으셨네요.”


연배는 자신의 입술을 깨물며 고민했다.


“당연히 저와 치천사급 기사랑 싸우면 제가 지겠죠. 하지만, 그 후에 과연 기사행세를 할 수 있을까요? 사탄이랑 다를 게 없는데??”


선택권한은 이미 연배에게 없었다. 아무리 찬수를 보호해야 한다고 하지만 협회장의 권한은 대통령 까지도 넘볼 수 없었고 그녀의 능력을 생각해본다면 전 세계가 연배를 적으로 돌릴 게 뻔했다.


“그러니깐 우리 기사님!”


이연희 협회장은 연배의 귀에 속삭였다.


“선 넘지 말고, 각자 일이나 하자. 응?”


연배는 결국 자리를 비켜주었고 끓어오르는 화를 억지로 참아내고 있었다. 그러자 누군가 연배의 어깨를 토닥이며 지나갔고 고개를 들자 찬수와 찬혁이가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고는 현관문을 통해 유유히 밖으로 나가 버렸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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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왕의 귀환 +2 20.06.18 22 1 10쪽
21 슬기로운 왕국생활 20.06.18 21 1 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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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버뮤다왕국 20.06.15 15 0 9쪽
16 즐거움 20.06.15 18 0 10쪽
15 찬수 vs 찬혁 20.06.15 13 0 10쪽
14 기자회견 20.06.13 27 3 10쪽
13 제안 20.06.13 37 0 10쪽
» 이연희 협회장 20.06.04 20 0 11쪽
11 백검 20.06.03 18 1 10쪽
10 전멸 20.06.01 23 0 9쪽
9 토벌 20.05.29 37 0 9쪽
8 그리움 20.05.29 26 1 10쪽
7 전쟁과 감정 20.05.28 40 3 10쪽
6 네르갈 +2 20.05.27 24 0 9쪽
5 슬픔 20.05.23 2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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