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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 님의 서재입니다.

데칼코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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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sr1020
작품등록일 :
2020.05.19 12:45
최근연재일 :
2020.06.19 16:40
연재수 :
33 회
조회수 :
728
추천수 :
36
글자수 :
152,889

작성
20.05.28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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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쪽

전쟁과 감정

DUMMY

★전쟁과 감정★


네르갈을 처음 만난 건 찬수가 데코의 세계로 끌려간 직후였다.


“안녕하십니까, 주인님.”


네르갈은 천천히 다가와 겁에 질린 찬수의 앞에 무릎을 꿇으며 머리를 조아렸다.


“그쪽은 한국말을 하시네요?”


반가웠다. 데코의 세계로 들어와 알 수 없는 사탄어가 아닌 한국어를 들으니 무서움보다 반가움이 먼저였다.


“전 주인님을 기다리며, 소통을 위해 배웠습니다.”

“다행이다. 말이 좀 통해서..”


사탄의 성으로 끌려와 단 한 번도 침대에서 내려온 적 없던 찬수는 네르갈에게 다가와 눈높이를 맞추었다.


“이곳은 어디죠?”

“이곳은 데코의 세계, 지옥입니다.”

“그럼 제가 죽은 건가요??”

“아닙니다. 주인님은 죽으신 것이 아닙니다.”


찬수는 의아해 하는 표정을 지었고 아무것도 납득이 되지 않는 듯 했다.


“제가 주인님이라고요?”

“네, 그렇습니다. 주인님은 벨제붑, 저의 주인님이십니다.”

“벨제붑이요??”


벨제붑. 파리의 왕으로 지옥의 최고 군주, 루시퍼를 제외하고는 그보다 높은 지위에 오른 자는 없을 정도라는 글을 본적이 있다.


‘그럼 내가 파리···?’


찬수의 표정이 순간적으로 일그러졌다.


“주인님, 이제 그만 힘을 키우셔야 합니다.”

“그건 또 무슨 소리죠?”

“조만간 전쟁이 일어날 겁니다. 그 전쟁의 승패는 이미 정해져 있고요.”


네르갈의 눈은 흔들리고 있었고 앞으로의 이야기에는 거짓이 없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었다.


“데코의 세계와 왕국은 주인님을 걸고 전쟁을 일으킬 겁니다.”

“왜죠??”

“주인님은··· 사탄의 피와 천사의 피가 함께 공존하고 계시는 몸입니다.”

“제가요?!”


찬수는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을 하며 되물었다. 17년간 인간이라 생각하고 살았기 때문에 믿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수세기 동안 저희 데코의 세계와 버뮤다 왕국은 평화를 약속합니다. 인간들에게 해를 끼치지 않기로... 하지만 왕국의 공주와 사탄의 아들은 서로를 사랑하게 되었고 그 결과 모든 힘을 버린 채 인간 세계로 도망을 가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 둘의 아들이 저라는 거죠?”


찬수는 의외로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네.”

“그렇다면 저는 사탄의 손자가 되는 건데, 어째서 벨제붑이라는 왕이 된 거죠?”

“데코의 세계의 장관급과 왕은 죽어도 언젠가는 다시 태어나며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누구에게서 태어나냐는 것은 중요치 않습니다.”


그제서야 찬수는 질문이 잘못 됐다는 것을 알아챘다. 이곳은 인간들이 사는 곳이 아닌 지옥이다. 지옥이라면 자신의 질문 따위는 중요한 문제이지도 않았다.


“그런데 승패가 정해져 있다는 말은 무슨 소리죠??”

“두 세계의 전쟁에서 데코의 세계는 패합니다. 그것도 압도적으로요.”


찬수는 자신들의 패배를 알면서도 전쟁을 한다는 것이 당최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럼 왜 싸워요?”

“사탄의 목적은 데코의 최고의 왕이 되는 겁니다. 그렇기에 이번 전쟁에서 모든 책임을 주인님께 돌리실겁니다.”


인간세계에서 온지 얼마 안 된 찬수에게 왕이라는 자리는 전혀 관심조차 없어 보였다.


“7대 죄악을 들어보셨습니까?”

“네. 교만, 질투, 분노, 나태, 탐욕, 폭식, 색욕 맞나..?”

“네, 맞습니다. 주인님은 그중 폭식의 죄로 모든 걸 먹어치울 수 있으며 사탄족을 흡수 할 때마다 강해집니다.”

“네..?!”

“사탄의 왕께선 저희 데코의 병력 모두 주인님께 흡수당할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네르갈의 말에는 거짓은 보이지 않았고 전부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찬수는 많이 놀랐는지 자리에서 일어나며 네르갈을 경계했다.



*



찬수는 네르갈의 목에 겨누고 있던 칼라드를 거두었다.


“오랜만이구나, 네르갈...”


네르갈은 곧이어 무릎을 꿇고 자신의 주인인 찬수에게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네, 주인님. 이제는 정말 7대 악마라 해도 과언이 아니십니다.”

“날 데려가기 위해 온 것이냐?”


찬수는 들고 있던 칼라드를 돌려보내고는 네르갈의 데스윙을 건네주며 말했다.


“저의 목적은 오로지 주인님의 명을 따르는 것입니다.”

“흠··· 네가 다시 내 눈앞에 나타난걸 보니, 사탄도 다시 태어났나?”


찬수는 매서운 눈빛으로 네르갈을 쳐다봤다.


“사탄님은 아직 입니다. 왕의 부활은 막대한 피를 필요로 합니다.”

“그렇구나···”


찬수는 천천히 앞으로 걸어 나가더니 절벽에 멈춰 자신의 도시의 풍경을 감상했다.


“네르갈, 왜 7대 악마들이 다시 태어난다고 생각해?”

“잘 모르겠습니다.”


네르갈은 두 손을 모으며 찬수에게 다가와 바로 옆에 멈추었다.


“인간과 천계족 사람들 때문이다. 교만, 질투, 분노, 나태, 탐욕, 식탐, 색욕 전부 인간과 천계족들에게 나타났다. 그들이 없었다면 7대 죄악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거야.”

“무슨 말씀이신지···”

“3개의 세계가 전부 다 똑같다고. 어디하나 더러운 것들은 존재하더라..”

“그렇다면 주인님께서는 어느 쪽에서 싸우시는 겁니까.”


그러자 풍경을 감상하던 찬수는 몸을 틀어 네르갈을 응시했다. 바람은 강하게 불기 시작했고 찬수의 후드가 벗겨져 찬수의 머리카락이 흩날렸다.


“그전에 내가 하나 묻자.”

“···.”


찬수는 쓰고 있던 마스크를 벗으며 자신의 얼굴을 들어냈고 한쪽 눈동자가 빨간빛으로

변해 있었다.


“나는 어디 쪽의 사람이지? 인간은 아닌 게 확실하고, 사탄이라기에는 천계족의 피도 있고 천계족이라기에는 사탄의 피가 흐르잖아?”

“어느 쪽을 선택하든 끝까지 주인님을 보필하겠습니다.”

“그럼 난 누구의 아들이지?”


네르갈은 순식간에 온몸이 경직됐다.


‘무··· 무섭다···’


장관급의 네르갈까지 찬수의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못하고 무서움에 떨기 시작했다.

“사탄은 내가 자신의 아들이라 하더군, 근데 크리스찬 국왕폐하까지도 내가 자신의 아들이라 하고 말이야, 진짜 나의 아버지는 누구지?”


그러자 찬수는 네르갈의 뒤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숨어라.”

“넵.”


네르갈은 찬수의 명령에 순식간에 사라졌고 찬수는 다시 후드와 마스크를 뒤집어썼다.


“이···찬수??”


나무들 사이에서 나타난 건 다름 아닌 주영이었다.


‘마스크까지 썼는데 어떻게 안거야···’


찬수는 어쩔 수 없이 마스크를 벗으며 자신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여기서 뭐하는 거야? 이 야밤에!”


주영이는 걱정하듯 급하게 달려와 찬수의 몸을 이곳저곳 확인했다.


“그쪽은 무슨 일로 여기에 계신거죠?”

“난, 아침에 만난 그 사탄족이랑 같은 감정이 느껴져서··· 근데 이거 네가 그런거야?”


주영이는 한쪽에 깔끔하게 잘려나간 나무를 가리켰다.


“어··· 아··· 아니요? 인간인 제가 그런 힘이 어디 있습니까.”

“하긴···”


찬수는 주영이가 믿는 듯 한 눈치에 한숨을 내뱉었다.


‘휴··· 조용히 넘어갔다.’

“여기서 뭐하고 있었는데??”


주영이는 다시 찬수에게 따지듯이 물었다.


“어··· 저기요, 모르는 사람에게 그거까지 대답해야 하는지 의문이네요.”

“아니요, 전 그쪽 여자친구예요.”


“아~ 여자친구구나··· 네?!”


찬수는 잠시 주영이의 말을 이해하는 듯 하더니 뒤늦게야 놀라며 주영이를 쳐다봤다.


“뭘 그렇게 놀래??”

“전 여자친구가··· 없는데···”


찬수는 다시금 옛 기억을 떠올리려고 했지만 도저히 주영이란 사람은 기억나지 않았다.


“연락도 없이 사라지고 6년 후에나 나타나서 한다는 소리가 겨우 그거냐?”

‘내가 기억을 못할 리가 없는데···.’


찬수는 언제나 인간세계를 그리워했고 인간세계에 살던 기억들은 절대로 잊지 않았다며

호언장담 할 정도였다.


“내가 너희 부모님 돌아가셨다는 소리 듣고 얼마나 놀랐는데!!! 그러고 갑자기 네가 사라졌잖아!”


주영이는 한껏 열을 내었고 찬수는 그런 주영이를 응시할 뿐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다.


‘주인님.’


그 순간 찬수의 머리에 네르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르갈인가···’

‘네 그렇습니다. 주인님, 그 여자가 거짓말을 하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네르갈은 데코의 세계에서 찬수의 스파이 노릇을 했다. 그렇기에 누가 거짓말을 하는지 알아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혹시 티르핑으로 학살한 후유증이 아닌가 싶습니다.’

‘티르핑···’


칼라드외에 자신의 또 다른 검 티르핑, 티르핑은 저주받은 검으로 소유자를 타락시키고 죽게 만드는 검이다. 티르핑의 위력은 어마어마했고 티르핑을 사용해 데코의 세계의 모든 병력을 전멸시켰지만 난 그것의 대가로 감정을 잃었다.


‘감정만 잃은 게 아니라, 기억도 잃었나···’


찬수는 자신의 왼쪽 손목을 응시했다.


“야!!! 이찬수~~~”


주영이는 멍해 있는 찬수의 얼굴 앞에서 손을 이리저리 휘저었다.


“네?”

“못 본 사이 많이 변한 것 같은데··· 무슨 감정도 없는 사람처럼 무표정으로만 있고...”

“그런가..요?”


찬수는 귀찮은 듯 대충 대답하고는 네르갈을 찾는지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난 너와 완전 반대 인가봐, 난 모든 감정을 기억하거든.”


주위를 두리번거리던 찬수가 그제서야 주영이를 바라봤다.


“난 한 번 느낀 감정은 절대 잊지 않아. 그래서 누구 찾는 건 쉬워. 같은 감정이라도 사람마다 그 감정이 약간씩 다르거든? 근데 넌 속이 텅 빈 사람처럼 아무것도 없어···”


찬수는 주영이에게 다가와 주영이를 잡으며 눈을 맞추었다.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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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데코의 세계로 20.06.19 18 0 12쪽
32 대한민국 토벌 종료 20.06.19 23 0 13쪽
31 마몬 VS 벨제붑 20.06.19 10 0 12쪽
30 시작된 환영기사단의 토벌 20.06.18 22 0 12쪽
29 오늘의 아군이 내일의 적군이다 20.06.18 20 0 10쪽
28 돌아온 찬수 일행 20.06.18 15 0 9쪽
27 사사 20.06.18 11 0 10쪽
26 D-2 20.06.18 11 0 10쪽
25 레오나르도 20.06.18 11 0 10쪽
24 찬수의 시험 20.06.18 15 0 10쪽
23 마지막 희망 20.06.18 22 1 12쪽
22 왕의 귀환 +2 20.06.18 22 1 10쪽
21 슬기로운 왕국생활 20.06.18 21 1 10쪽
20 결단 20.06.17 16 0 9쪽
19 작별 20.06.17 22 0 10쪽
18 가짜왕 20.06.17 13 0 10쪽
17 버뮤다왕국 20.06.15 15 0 9쪽
16 즐거움 20.06.15 18 0 10쪽
15 찬수 vs 찬혁 20.06.15 13 0 10쪽
14 기자회견 20.06.13 27 3 10쪽
13 제안 20.06.13 37 0 10쪽
12 이연희 협회장 20.06.04 19 0 11쪽
11 백검 20.06.03 18 1 10쪽
10 전멸 20.06.01 23 0 9쪽
9 토벌 20.05.29 37 0 9쪽
8 그리움 20.05.29 26 1 10쪽
» 전쟁과 감정 20.05.28 40 3 10쪽
6 네르갈 +2 20.05.27 24 0 9쪽
5 슬픔 20.05.23 20 0 1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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