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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흑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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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4.20 05:42
최근연재일 :
2015.07.09 08:04
연재수 :
100 회
조회수 :
122,918
추천수 :
2,174
글자수 :
584,692

작성
15.05.31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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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글자
11쪽

생떼의 이름은 난정(蘭庭)이었다

DUMMY

배가 잔뜩 고파 덥석 한 조각 입에 넣었다가 너무나 뜨거워서 입 속을 델 뻔해서, 둘째 딸은 - 꼬마, 이자식이 내 목구멍 태워버릴라구 작정했구먼. 미리 말해주지 않구선. - 하고 속으로 욕을 한마디 하였다. 그러나 처음 먹어보는 먹거리인데도 아주 먹을만 하였고, 게다가 배가 고플데로 고파왔던 참인지라, 무엇이든 맛있게 먹을 준비가 되어 있었던 것이다. 둘째 딸은 진원성에게 한번도 먹어보라는 말도 하지 않고, 혼자서 꽤 큰 한마리의 고기살을 다 먹어 치웠다. 다먹고 나서야 아차 싶었던지 말을 하였다.


"야 꼬마야, 내가 너무 배가 고파서 혼자서 다 먹어버렸구나, 네 먹을 것도 하나도 없이...... 정말 미안하다."


"전 괜찮아요. 그보다 집에서 무슨 일이 있었나요?"


"너 한테 말해도, 꼬마 너 다른 사람한테 말하면 안된다. 약속할 수 있지."


"예, 약속할테니 말해보세요."


"언니가, 북경으로 시집간 언니에게서 편지가 왔는데, 남편에게 채찍으로 많이 맞았다는 소식이 있었다. 그리고 언니의 몸종이었다가 북경으로 따라간 영이라는 아이는 채찍에 많이 맞아서, 아파서 누워있다 하는구나. 지금 언니는 죽고 싶다고...... 아주 불행하다고...... 그러면서 나한테 시집은 부자한테 가지말고, 가난한 사람을 택해서 가는 것이 더 좋겠다고 그런 말을 해왔단다."


"......"


"그리고 아버지가 나에게 혼처를 정했다고 하는데 들어보니, 또 부자집이더구나. 난 두렵다. 시집가는 것도 두렵고, 아버지 보는 것조차 두렵다. 어찌해야 좋을지 모르겠다. 꼬마야, 넌 내게 무슨 해줄 말 없겠냐?"


"......"


"아버지는 언니가 채찍에 맞았다고 말해도 맞을 일을 했으니 맞았겠지 그러고만 말았다. 난 채찍으로 맞는 그런 결혼생활은 하고 싶지 않아. 아니다. 난 내가 미리 알아보고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하고 싶단다. 아버지가 고른 대로, 결혼하기 싫단 말이다."


"......"


"난 내 맘대로 할꺼야. 난 내 맘대로 할꺼란 말이다. 흐으윽......"


갑자기 둘째 딸이 큰소리를 내며 울기 시작했다. 사람은 싸우는 중일 때는 울수 없기 때문에 진원성은 이제야 어떤 싸움이 끝난 것을 알았다. 그리고 둘째 딸은 한참을 돗자리에 쓰러진 채로 울다가 일어났다. 진원성은 항상 혼자의 맘대로만 살아왔다. 누구와 상의 한번 해본다면 하고 아쉬움을 항상 느껴왔었는데, 자기와는 정반대로 오늘은 둘째 딸이 혼자 맘대로 하지 못해서 괴로워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아무튼 진원성은 이쯤해서 둘째 딸을 다시 제남부성 안으로 태우고 돌아가야만 하였다. 그래서 말을 하였다.


"맞습니다. 둘째 따님의 생각이 맞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아무 대책없이 집에서 뛰어나오면 마음대로 할 수 없지요. 준비를 잘해서 아버지에게도 편지를 써서 남겨 찾지 않도록 하고, 필요한 것들도 준비를 잘해서 나와야 하지요. 저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도와드릴께요."


"그래 네 말이 맞다. 오늘은 내가 잘못했구나. 다시 돌아가자. 그 대신에 다음에 제대로 준비가 되면, 너한테 연락하면 도와줄테지?"


"예, 꼭 도와드리겠습니다."


"그럼 약속을 해."


"예, 약속하겠습니다."


"약속을 하면서, 손바닥을 부딪혀서 약속해야, 약속이 깨지지 않고 지켜진다고 그러던데 우리도 그렇게 하자. 어때 좋지?"


"예, 그렇게 하지요."


진원성은 둘째 딸과 손바닥을 세 번이나 맞부딪혀야 하였다. 처음은 서로의 박자가 맞지 않아서 둘째 딸이 무효를 선언하였고, 두 번째는 맞부딪히는 소리가 너무 적어서 무효가 되고, 세 번째에야 둘째 딸이 만족할 만한 마주침이 되었던 것이다. 오늘 진원성은 둘째 딸이 제남부성으로 돌아가는 데에 있어서 손뼉치기가 아닌 그 어떤 조건을 내걸었어도 모두 들어주어야만 하였을 것이다. 그 후에야 진원성은 둘째 딸을 데리고 다시 제남부성 안으로 돌아와, 운재원주님 댁 앞에 내려주었다. 둘째 딸은 돈을 주는 것조차 잊었는지, 걱정이 잔뜩 배인 얼굴로 대문 안으로 들어섰다.


그리고 그 다음 다음 날 진원성은 운재원주가 보낸 사람에게 의하여 운재원주의 집으로 불려 들어갔다. 진원성은 이제야 알게 되었다. 점소이로 일할 때에 자주 보아서 알고 있던 오지회 임향주가 운재원주였던 것이다. 또 점소이 할 때에 알고 있던 임향주 즉 운재원주의 기분과 표정은 진원성이 도저히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험악해져 있음도 보게 되었다.


"야, 까만돼지, 너 내 딸을 더렵혔다고......"


"더럽힌다는 것이 무슨 말씀입니까?"


"이 새끼가 시치미를 떼는구만. 잡아라."


"난 도대체 임향주님 뭔 말씀 하시는지 모르겠습니다."


이때에는 이미 주위에 장정 세 명이 진원성을 둘러 싸고 있었다. 그리고 진원성을 붙잡으려고 하였다. 진원성은 가까이 다가오는 장정 한명의 종아리를 재빨리 걷어차서 물러서게 만들었다. 종아리에 발길질을 한번 하고나니 가슴 속에서 불길이 솟아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임향주님, 뭔가 제대로 알고나서 일을 하십시요. 이래서는 뒷책임을 지셔야 합니다."


"저 새끼를 잡아라."


진원성은 - 저새끼를 잡아라 - 라는 말을 듣자 불길이 가슴에서 머리 속으로 치밀어오르는 것을 느꼈으며, 이런 느낌은 항주에서 무뢰 두 명을 죽일 때에 느꼈던 바로 그것이었다. 아마 얼굴도 온통 붉게 물들었을 것이었다. 진원성은 이래서는 안된다 하고 스스로의 마음을 가라앉힐려고 생각하면서 무슨 말 한마디를 토해내었다.


"임향주, 너 이리하고 뒷감당을 어찌하려 그러냐?"


진원성은 자기의 맘과는 다른 말이 토해져나와서 아주 당황하였다. 그러나 당황하고 서있을 수만은 없었다. 왜냐하면 주위에 있던 장정 3 명이 붙잡자고 덤벼들었으며, 하는 수없이 매일 수련해왔던 솜씨로 진원성은 장정들 세 명의 종아리를 재빨리 힘주어 걷어차서 다리 하나 씩을 마비시켰다. 그들은 뜻밖의 좋은 솜씨에 기습을 당하여 한발만으로 몸을 지탱해야 하였다. 돌계단 위에서 이것을 보고있던 임향주에게는 이것이 너무 뜻밖의 일이었다. 그리고 자기의 생각이 좀 틀렸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이 자식이 제법 한 수를 배워갖고 있었구나. 너 그제 내 딸을 데리고 어디에 갔었느냐?"


진원성의 머리 속에서는 순간 산에서 노루를 잡아 목을 찌르고 피를 빨아먹던 그런 모습이 떠오르며 장승처럼 서있는 넘들의 목을 칼로 따버릴까 하는 생각에 자기도 모르게 뒷춤에 감춰둔 단도에 손이 다가갔다. 그러다 진원성은 항주에서 처럼 살인자가 되고 도망자 신세가 또 될 수는 없었기에, 결사적으로 정신줄을 움켜쥐고 입을 조심해서 말을 하였다. 잠깐 사이에 장원에 있던 다른 장정들 7 명이 나와서 다리가 마비된 장정들을 물리고 진원성을 다시 포위하고 섰다.


"그제 대청하 변으로 난 율진 가는 길에 가서 바람을 좀 쏘이고 왔었습니다. 그게 무슨 일이라도 됩니까? 다시 내가 이 집 앞까지 고이 모셔다 드렸습니다."


"거기 가서 내 딸에게 무슨 짓을 한거냐?"


"무슨 짓을 하겠습니까? 메기 한 마리 잡아 구워서 따님에게 먹여드린 일 밖에 없습니다."


"뭐라고? 가서 난정(蘭庭)이 데려와."


잠시 후에 하녀의 뒤를 따라 둘째 딸 난정이 나타났다. 눈두덩이가 부은 두 눈이 붉게 충혈되고 눈물 자국이 있는 것을 진원성은 볼 수 있었다. 이때서야 진원성은 임향주의 둘째 딸 이름이 난정인 것을 알게 되었다. 난정이 많이 울어서 약간 변한 목소리로 말했다.


"꼬마야, 미안하다. 내가 거짓말을 했다. 그제 네가 내 몸을 더럽혀서 나는 너에게 시집가는 길 밖에 없다고 말하고 말았다. 그러나 난 아버지가 정해준 곳으로 혼인하는 것은 정말 하기싫어서 그렇게라도 거짓말을 하는 수 밖엔 없었다. 그리고 그제 너의 하루를 뺏고도 한 푼도 주지 못하였으니, 이것을 받아라. 던질테니 받아라."


난정은 은자 한 량을 진원성을 향해 던졌다. 평소에 무엇을 던져본 적이 없던 난정은 은자를 진원성으로부터 일 장 반이나 떨어진 땅에 빗나가게 던졌다. 진원성은 얼른 은자 한 량을 집어들었다. 임향주는 그때서야 오해를 풀고 어이없다는듯 너털웃음을 지었다. 난정이 말했다.


"허 허 허......"


"그리고 그제 강변에서 구운 메기 먹었던 맛은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거다. 정말 맛있었어. 그리고 네가 해준 말도 고마웠고, 시간이 흘러도 약속은 잊지마라."


진원성은 약속을 잊지마라는 그 대목에서 속으로 찔끔하였지만, 임향주는 사전사후를 이제야 확실히 알게 되었다.


"아, 내가 너무 급히 화를 냈어. 미쳐 살피지 못하고 내가 잘못 저질렀나 보네, 까만 돼지. 미안해, 이해해 주겠지? 난정이가 내 속을, 요즘 속을 좀 썪여서 말이야."


"저로서는 오해가 풀렸다니 다행이라고 생각하고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진원성은 은자 한 량을 받았으나, 마음에는 조금도 기쁘지 않았다. 혹 얼마 후에 둘째 딸 난정이가 나타나서 자기를 북경으로 데려다달라 떼를 쓴다면 어찌해야 할까? 생각해보니 대책이 없었다. 아무래도 이번에 손뼉을 세 번이나 치면서 한 약속은 뭔가 뒤가 찜찜한 것이 잘못된 일인 것만 같았다. 게다가 내가 둘째 딸의 몸을 더렵혔다고 거짓말을 하다니, 나중에는 또 무슨 거짓말을 할런지 좀 두렵게 생각되기도 했다. 몸을 더럽혔다는 말은 좀 시간이 흐른 뒤에야 진원성도 이해를 하게 되었던 것이다. 왜냐하면 보통 진원성 정도의 나이가 되면 점소이 형들을 보아서 알게되었지만 그런 일들에 대해서 알게 되는데, 진원성은 몸이 특별하게 아픈 사연을 갖고 있으므로, 남녀 관계에 대한 생각은 평소에 전혀 관심 밖이었으므로 자연 이해가 늦었던 것이었다. 진원성은 현재 자기의 역량으로는 둘째 딸 임난정의 사건에 대해서 어떤 대책도 만들 수가 없었으므로 기다렸다가 무슨 일이 닥치면 그때에 다시 생각해보는 수 밖에 없었다. 진원성은 이런 생각을 끝으로 생떼 임난정에 대해서 까맣게 잊고서, 다시 자기의 생활을 해나가게 되었다.


이날 진원성을 둘러싸고 있던 장정 10 명은 그 자리에서 둘째 딸 난정이 했던 말을 모두 듣게 되었다. - 까만 돼지가 둘째 딸을 더럽혔다. 그래서 까만 돼지에게 시집을 갈수 밖에 없다고 말했는데 그것은 거짓말이었다 - 는 것이다. 장정 10 명 중에 혹시 한 사람이라도 그 말이 거짓말이 아니라 참말이라고 생각하는 일은 없을까? 사람의 기억력에는 어떤 한계가 있으며, 때로는 정반대로 기억을 하게 되는 수도 있다는 것을 알아두는 것이 좋다. 임향주는 설마 그런 일이 있으리라고는 꿈엔들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만약 그런 가능성을 알았다면 장정 10 명을 그날 다시 불러서 제대로 기억하도록 어떤 조치를 하였을 것인데, 그냥 지나치고 말았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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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떼의 이름은 난정(蘭庭)이었다 +1 15.05.31 1,056 22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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