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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舶 님의 서재입니다.

흑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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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결

金舶
작품등록일 :
2015.04.20 05:42
최근연재일 :
2015.07.09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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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5.21 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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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쪽

뜻밖의 재회(再會)

DUMMY

진원성은 이런 저런 생각을 굴리면서 자기 나름의 생활과 수련을 하며, 한편으로는 백호나 청룡파에 접근할 무슨 방법이 없나하며 부성 안과 밖을 싸돌아다니고 있었다. 호파나 용파나 간에 무공수련을 하는 곳에 찾아가서 구경하러 왔으니 좀 보여주세요 한다는 것은 가소로운 일이 될 것이고, 진원성 본인의 권술이 실력이 왠만큼만 높더라도 찾아가서 대련을 하자고 덤벼볼 수도 있으련마는, 그것도 허락을 해줄지 하는 것도 문제지만, 만약에 허락을 받아 대련을 했다가 주먹질 몇 번도 꺼내기 전에 얻어맞고서 부상당하거나 죽을 수도 있을 것이기에 뭔가 특별한 방법을 찾아야만 하였다.


10 월도 다가는 즈음, 흰 눈이 조금 씩 떨어지는 오후에 진원성은 뜻밖에 손님을 만나게 되었다. 오전부터 두 군데의 반점들을 거치며, 대수롭지 않은 이야기를 얻어들었고, 오후 들어서는 용파의 무관생들이 가장 많이 드나드는 태평반점(太平飯店)에 들렀다가 나서서, 또 다른 반점으로 가려던 참이었다. 그런데 태평반점 입구에서 반점에 발을 들여 놓으시는 대보당 표두와 딱 마주친 것이다. 조천표국의 대보당 대표두님을 제남에서 아니 태평반점에서 만난다는 생각은, 진원성으로서는 전혀 생각해 볼 수 없는 일이었다.


진원성은 그 순간에 요동 벌판에서 달단족이 화살로 공격을 해올 때에 날아오는 화살을 주먹으로 쳐내는 대보당 표두의 모습이 머리 속을 스쳐갔다. 이렇게 기억되어있으므로 대 표두님이 무공의 고수라는 것을 절대 잊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진원성은 그 후로 어떻게 그런 일이 가능할까 하고 생각하였으며, 세상에는 생각해 볼 수 없는 일도 가끔 일어나는구나 하고 생각을 바꾸었던 것이다. 진원성은 한순간 반갑기도 하고, 누구에게 머리를 한 주먹 맞은 것 같기도 하였으나, 얼른 뛰어가서 말했다. 대표두의 두 눈에도 놀라움, 의아함이 드러났다.


"대표두님, 안녕하세요."


"너, 너, 원성이란 애지, 맞지. 어떻게 여기에서 ......"


"예, 제가 진원성 맞아요. 그동안 안녕하셨어요? 저는 범대인님과 제남으로 와서, 전 여기에 점소이로 있게 되고요, 범대인님은 소주로 가셨지요."


"그래, 그렇게 되었는가 보구나. 참, 너, 가만이 보자...... 좀 커졌는 걸."


"예, 제가 그 동안 키가 좀 컸지요."


"이놈아, 키 말하는 게 아니다."


"예? ...... 대표두님, 이쪽으로 오세요."


진원성은 이렇게 앞장 서서 대표두님에게 이층으로 자리를 안내하였고, 대표두와 일행 두 명이 자리에 앉자, 다시 대표두님을 쳐다보았다. 진원성은 그제야 일행 두 명을 살펴 볼 수 있었다. 두 명은 이제 스무 살 전후의 나이일 것 같은 청년 들이었고, 눈빛도 예사가 아니고, 체격이 아주 건장 한 것이 분명 무술을 높게 익힌 것으로 짐작이 되었다.


"여기는 내 제자들이란다. 원성이 네 형이나 마찬가지다. 인사하거라."


"예, 저 진원성이라 합니다. 형님들 만나서 반갑습니다."


"남곤(南坤)이와 이정진(李正進)이도 인사하거라, 네 동생이라 생각해라."


"원성이라고, 난 남곤이다. 만나서 반갑다."


"진원성, 그래 좋은 이름이다. 난 이정진이다."


"저기 남곤이나 이정진이나 모두 내 제자들인데, 너에 대해서는 아직 모른다만 그래도 나와 함께 죽을 고비를 넘기던 때에 너를 보면서 나는 이 두 제자 들을 많이 생각하였다. 너도 내 옆에 앉아라. 내가 그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만, 네 병이 어떻게 되었는지 한번 보자. 내가 들여다 봐도 아마 도움은 되지 못할거다 마는..."


"예, 제가 병자(病者)인가요?"


"그럼, 지금 너의 몸 속은 음기와 양기의 싸움판인데 네가 정상이겠느냐?"


대보당 표두는 진원성의 눈을 가만이 들여다 보았다. 그리고 맥을 손으로 잡았다. 그 때에 진원성은 온 몸에 찌릿한 무엇이 두 차례 지나감을 느꼈다.


"제 몸이 어떤가요?"


"하늘에 맡기고,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 역시 어찌 해볼 도리가 없다. 양기가 만들어지는 어떤 공부가 네 몸 속에 있단다. 그것은 네 몸에 있는 음기를 억제하는 작용을 하지. 그런데 그 공부가 완전한 공부가 아니라서, 흘러가지 못하고 자꾸 한 곳에 뭉치니까 그것이 독이 되어 너의 몸 속에 있는 음원(陰原)을 자꾸 공격해서 음원이 자꾸 허물어진단다. 그것이 치료가 되자면, 음기를 자주 보충해주어야 하는데, 그것이 쉬운 일이 아니고 말이다. 양기가 결국은 마음을 치고 들어오면, 마음은 평정이 깨지고, 너는 너의 마음을 제어하지 못하고 엄청난 화를 내품게 된다. 그러므로 이 양기를 흐르게 해주어야 하는데, 기맥을 넘어 흐르지 못하고 있단다. 양기가 흐를려면 더 커져야 하는데, 양기가 커지면 그만큼 더 위험해지고 ...... 아까 커졌다고 말한 것은 네 속에 들어 있는 양기가 커졌다는 말이었다. 나는 어찌해야할 방법을 모르겠다. 나의 공부는 소림파(少林派)에서 나온 불공(佛功)이고, 너의 몸에 있는 공은 도맥(道脈)의 것이며, 그리고 무공(武功)이 아니라 의공(醫功)인 것이다. 두고 보는 수 밖에 없다."


"무공은 무엇이고, 의공은 무엇인가요? 저는 아는 게 부족하니 제가 알 수 있게 설명을 좀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그야 간단하다. 무공은 사람을 상해(傷害)하려는 공력(功力)이고, 의공은 사람의 병을 치료하려는 공력이다. 의공은 의원들이 환자의 몸에 꽂아 신체를 해하지 않고 기를 조절하는 은침(銀針)이라면 무공은 사람의 몸에 꽂아 신체를 파괴하는 철검(鐵劍)이라고 할 수 있지. 무공은 굵고, 크고, 강하므로 기맥(氣脈)과 기혈(氣穴)을 단련해야 움직일 수 있으나, 의공은 가늘고, 작고, 약하므로 따로 맥과 혈을 단련할 필요는 없단다. 의공은 시간이 많이 걸려서 혈맥이 스스로 적응해가는 것이다."


"그 말씀을 들어도 전 알지 못하겠군요......"


"너도 꾸준히 공부를 하면 언젠가 스스로 몸으로 느껴 이 이치를 알게 될 것이다. 넌 지금 몸이 아픈데 나는 어찌 할 수가 없다. 원성아, 너는 공부를 하면서 스스로의 몸을 잘 살펴서 너의 몸이 하자고 하는 것을 따라서 하되, 많이 조심을 해야한다."


"대표두님께서도 어찌할 수 없다면, 저는 그냥 받아들여야 하겠지요. 참 대표두님은 제남에는 무슨 일이세요?"


"지금 나돌아 다니는 소문이 사실인지 확인해보려고 왔단다. 산동성 제남에서 백호파와 청룡파 간에 비무가 있었고 백호파가 아주 강한 무술을 선보였다는 말이 산서성(山西省)까지도 전해졌단다. 산서성에서 나온 권술 일파라면, 권술이 어느 뿌리에서 나온 것인가 하는 점을 좀 따져봐야 한단다. 무공은 갑자기 하늘에서 톡 하고 떨어져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러니 백호파의 권술이 우리파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을 조사해보고 사실이라면 내가 문호를 정리하고자 왔단다. 문호를 정리한다는 것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무공을 배운 것이 아닐 때에 그 무공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제재(制裁)를 가하는 것을 말한다."


"백호파가 제남에 와서 나쁜 일을 했다는 소문은 없었는데요. 오히려 떼강도를 잡았다고 칭찬하는 말은 들었던 적이 있지요."


"으음, 이것은 연원(緣原)에 대한 문제로써, 무술을 배워 어떻게 사용하였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니고, 배울 때에 훔쳐서 배웠는지, 아니면 정당하게 제대로 배웠는지를 가려보는 것이란다. 도둑질로 배웠다면, 응당 거두어가야 하겠지. 그게 아니라면 그냥 돌아가는 거란다. 그리고 정당하게 배웠다해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면 우리파의 명예만 더럽힐테니 거두어가야 하겠지, 또 ...... 아무튼 그런 거란다."


"예, 그렇군요. 그건 그렇고요, 무슨 요리를 올려 드릴까요? 제가 이 반점의 점소이들과도 친하답니다. 그리고 오늘은 제가 대표두님께 무엇인가 대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네가 무슨 돈이 있겠니? 점소이 생활로 고생해서 번 돈 일텐데, 그냥 마음만은 고맙구나. 그럼 돼지고기 볶음 요리하고, 두부 찜하고, 밥하고 술도, 뭐가 좋을까? 우리 산서성의 분주(汾酒)가 있으면 그걸 두 근 달래거라. 아니면 독한 술 다른 것으로 주던지? 이리 추운 날에는 독한 술이 최고지."


"예, 제남에도 반점마다 분주가 있답니다. 조금만 기다리세요. 제가 말 넣어주고 오겠습니다."


진원성은 태평반점의 점소이에게 주문을 전해주었다. 그리고 주문을 전하러 가는 잠깐 사이에 대표두님이 자기의 병증(病症)에 대해서 말해준 몇 가지 사실을 잘 기억해 두었다. 시간을 내서 곰곰 생각해보아야 할 것이 분명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대표두님에게 말해서 백호파에 갈 때에 같이 따라갈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어떻게 해야 대표두 님을 따라갈 수 있을지는 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았다.


음식이 나오고 난 후에, 진원성은 음식을 드시는 대표두님과 두 형에게 백호파의 현황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 만큼을 털어놓았다.


"백호파는 총 스무 군데의 무관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 본관은 역산가와 제남부성 사이에 있습니다. 그 본관 옆에는 역산반점이 있고요, ... 청룡파도 무관이 스무 군데이고요, 용파의 본관은 이 태평반점의 맞은 편에 즉 여기 앞 관도의 서쪽 편에 있지요."


"우리는 추운 날씨에 이제 막 도착하였으니, 오늘은 여기에서 쉬고, 내일 아침에 백호파의 본관에 가보려고 하는데, 원성이 네가 시간이 된다면 안내를 좀 해주면 좋겠구나."


"예, 그렇게 하겠습니다."


불감청 고소원 (不敢請 固所願)이라고나 할까, 진원성으로서는 먼저 나서서 무엇인가 같이 할 일을 만들어야 할뻔 했던 참이라, 말이 떨어지자 마자 냉큼 그렇게 하겠다고 대답을 하였다. 그래서 내일 아침 진시에 진원성이 다시 태평반점으로 대표두님을 모시러 다시 오기로 하였다.


다음날 진원성은 아침 일찍 대표두를 만나려 태평반점으로 갔다. 심양행 표행길에서 생과 사의 길목을 건너며 보게된 대표두의 진면목은 진원성의 뇌리에 깊이 간직되어 있었던 것이다. 즉 진원성의 마음 속에는 대표두가 영웅으로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처음 영파로 갈 때에 탔던 밀무역선의 선수의 모습에 겹쳐져서 진원성의 이상형으로 구체화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어린 나이에 보게된 두 번의 전쟁이 충격적으로 각인된 것으로 아마 평생을 두고도 지워질 수 없는 그러한 것이었으므로, 진원성은 대표두를 기다리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다.


대표두 일행은 진원성의 안내로 사시에 백호파의 본관에 도착하였고, 진원성이 나서서 대표두의 명첩(名帖)을 문을 지키는 관원(館員)에게 건네어 주었다. 명첩에는 단 여섯 글자가 씌여 있었다.


"심의파(心意派) 대보당(戴保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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