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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려은
작품등록일 :
2011.07.03 01:44
최근연재일 :
2011.07.03 0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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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08.05.18 2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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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쪽

La~port Liarta - 15장 꼬마연인 #01

DUMMY

제 15장 꼬마연인 #01



"…아란? …아란아! 일어나야지??"

"…으음…."

아란은 엄마가 부르는 소리에 눈을 떴다.

"해가 벌써 중천에 떴단다…. 이제 14살이 되었으니까. 일찍일찍 일어나야지?"

침대에서 뒤척인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몽롱한 상태에서 아란은 부시시한 머리를 하고는 일어나 앉았다. 뭔가 굉장히 기분 좋은 꿈을 꾼 것 같은 기분이다.

"으, 몇 시에요?"

"벌써, 9시야 늦잠은 좋지 않아요~ 아란, 어서어서 일어나렴…."

"아……."

아란은 눈을 부비적거리며 침대에서 일어났다. 그리고는 한껏 기지개를 켰다.

"흐아암~!"

엄청 졸렸다. 어제 밤늦게까지 축제 때문에 밖에 있다 보니 너무 늦게 잔 것 같았다. 음, 분명 굉장히 좋은 꿈을 꿨는데, 그게 뭔지 기억나지는 않는다.

'으음, 왠지 예쁜 여자 친구가 생긴 것 같은 꿈이었는데…….'

"아란, 그리고 손님이란다. 준비하고 누가 왔는지 나가보렴……."

엄마가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신다. 어째서인지 굉장히 대견해하는 웃음이었다.

'……??'

아란은 비척비척 내려가서 현관문을 열었다. 누군가가 문 앞에 서있었다. 연녹색 머리카락을 가진 예쁜 소녀다.

"안녕, 아란?"

"……."

-꽝!

다시 문을 닫았다. 꿈도 참 고약하지. 잠결에 현실감이 없었다. 그런데,

-쾅! 쾅!

"뭐하는 거야! 아란, 왜 갑자기 문을 닫는 건데!!"

그제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 소년의 여자친구, 어제부로 아란의 연인이 된 리리스. 문밖에서 그 소녀가 문을 두드리고 있었다.

'꾸, 꿈이 아니었어.'

아란은 그제서야 자신이 자다가 바로 튀어나왔음을 자각하고 허둥대기 시작한다.

"아! 리, 리리스 자, 잠깐만, 그, 금방 준비할게……."

어제 헤어지며 소녀와 했던 약속이 떠올랐다.

'내일 아침에 올리 할머니 집에 갈 때 데려다 줘. 꼭이야!'

소년은 당연히 그러마하고 답했고, 그리고 소녀의 집으로 가있어야 했었다. 그런데, 지키지 못했다. 오늘 늦잠을 자버린 것이다. 최악이었다.


"아무리 그래도! 40분이나 기다리게 한건 최악이야! 아주머니 말로는 내가 갔을 때도 자고 있었다고 그러던데!?"

"그, 그래, 미안해. 리리스. 어제 너무 늦게 잠드는 바람에……."

리리스의 질타에 아란은 굽신거리며 미안해했다. 아란과 리리스는 아란의 집을 나서 마녀의 집으로 이어져있는 마을 뒤편으로 가는 중이었다.

"설마, 까먹고 있었다거나 한 건 아니었겠지?"

"아, 아냐. 그냥 아침잠이 많아서 늦게 일어난 것뿐이야."

"흐음, 믿겠어. 다음부턴 늦지 마."

"으, 응……."

리리스는 간신히 용서해줬다. 가슴을 쓸어내리는 아란. 그리고 아란은 리리스와 함께 광장으로 나왔다.

분수대가 있는 마을 광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침부터 부산하게 하루를 시작하려 하고 있었다. 그리고 게중에는 얼굴을 아는 아이들도 몇몇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리리스가 광장에 나타나자 모두 리리스 쪽으로 시선을 집중한다.

모두의 시선을 집중적으로 받는 리리스는 정말로 예뻤다. 솔직히 아란이 생각했을 때도 사람이 아닌 외모 같았다. 리리스가 광장에 나타나자 분위기자체가 환해진 것 같다. 등장만으로 모든 이들의 시선을 모으는 게 리리스였다. 그런데, 그 정도로 예쁜 리리스가 어째서 자신 같은 녀석 따위와 사귀게 된 건지 아란도 궁금했다.

오늘 리리스는 어제 입었던 흰색 민소매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예복 같은 옷차림이었지만, 활동하기에 불편해 보이지는 않는다.

그런데, 광장의 아이들이 오늘 리리스를 쳐다보는 눈빛은 예전과는 조금 달라져있었다. 그건 경악이 섞인 표정이었다.

'뭐야? 저 리리스의 옆에 찰싹 붙어있는 녀석은?'

'저, 정말이었어? 리리스에게 남자가 생겼다는 게?'

'말도 안 돼. 리리스는 내가 찍어놨었는데…….'

'아란이라고 했나? 저따위 녀석에게 리리스가 넘어갔다고?'

'정말 안 어울린다. 저런 하프오크같은 녀석이 리리스의 남자친구가 됐다고?'

'죽여 버려 저 자식.'

아란은 그 경악스러워 하는 시선들이 자신에 대한 적의로 가득 채워져있는 것을 느꼈다. 그러나 자신은 이제 리리스의 남자친구로서 당당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가슴을 쭉 펴고 아무렇지도 않게 걷는다. 아란은 자신의 옆에 있는 리리스가 너무나도 자랑스러웠다.

'엣헴!, 옆에 있는 어여쁜 처자가 제 여자 친구이지 말입니다. 후후훗~'

아란이 그런 태도를 취하자, 광장에 있던 이들의 눈초리가 더욱 거센 살기를 띈 채 쏘아진다.

'아니, 저 자식 당당해 하고 있어!!'

'건방진 자식, 나의 리리스에게 무슨 짓을 저지른 거야!'

'분명, 더러운 약점 따위를 잡은 걸 거야!'

그렇게 자폭하는 그들에게 아란은 썩은미소를 지으며 -씨익 비웃어주었다.

'훗, 인생의 패배자들~ 네 녀석들은 평생 얌전히 아버님 댁에 놔드릴 오크나 하나씩 끼고 사시지. 낄낄낄~'

사악한 아란은 속으로 그렇게 음흉한 미소를 지으며 낄낄거렸다. 그런 아란을 리리스가 어디론가 이끈다.

"자, 들어가자. 아란."

"아? 으, 응."

리리스는 광장 한 구석의 빵집으로 아란을 데리고 들어갔다. 안으로 들어서자, 주인아저씨가 반갑게 이들을 맞았다. 마을에서 가장 맛있는 빵을 만들기로 유명한 제이크 아저씨다.

"허허, 어서오너라. 꼬마 커플~."

"안녕하세요~ 제이크 아저씨."

"아, 안녕하세요."

리리스는 그런 제이크아저씨께 반갑게 인사한다. 그러자, 아란도 덩달아 고개를 숙였다.

"그래, 허허~ 오늘은 무슨 빵이 필요해서 왔니?"

"음, 평소에 사가지고 가던 걸 루요."

리리스가 거침없이 주문했다.

"그럼, 식빵 한 묶음과 야채크로켓 3개, 초콜릿 조각케잌 한 개지?"

"네~"

"잠시만 기다리거라. 곧, 준비해 줄 테니."

제이크아저씨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으면서 카운터 뒤의 빵이 가득 놓여있는 선반 쪽으로 가셨다.

"그런데, 리리스. 빵집은 왜…??"

문득 궁금해진 아란이 리리스에게 물었다. 리리스는 입 꼬리를 슬쩍 올리며 말을 한다.

"아, 이거? 원래 올리할머니가 빵을 만드시길 귀찮아하시거든. 그래서 내가 매일 갈 때마다 하루치 빵을 사가는 거야.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할머니는 밥을 제대로 드시질 않아서 내가 막 속상해 지는 거 있지."

그 사악한 마녀까지 생각해주는 마음씀씀이가 너무 예쁜 나머지 아란은 감동한다.

"리, 리리스는 참 착하구나. 사악…. 아, 아니, 할머니 생각까지 다해주고……."

만약에 자기였다면, 맨 정신으로 노파를 만나러 가는 것만 해도 자신 없었으리라. 갑자기, 이자크 노인과 도시락을 두고 아옹다옹했던 일들이 생각난다. 자신이었으면 딱 그 꼴이 났을지도 모른다.

그러자, 리리스는 아란의 칭찬에 쑥스러웠는지 얼굴을 붉힌다.

"아하하, 이 정도 가지고 착하다고 할 것 까지야. 수업료대신에 해드리는 걸로 생각하면 되는데 뭘. 그렇게 어려운것두 아니구…."

그 겸손한 말투에, 아란은 내심 리리스가 정말 멋져보였다. 착한데다 겸손하기까지…….

'이렇게 멋진 애가 내 여자 친구라니….' 아란은 괜스레 감격스러워했다.

그때, 제이크 아저씨가 빵이든 봉투를 가지고 카운터로 오셨다.

"자, 다 해서 동화 6세로지만, 특별히 리리스니까 5세로로 깎아주마."

"와아~ 정말요? 아저씨, 너무 고마워요."

"허허허, 뭐 이 정도는 단골손님에겐 당연히 해줘야 하는 거지."

기뻐하는 리리스를 보자 아저씨도 기분이 좋은 듯 흐뭇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리리스가 지갑에서 동전을 꺼내어 아저씨에게 건넨다. 그리고 제이크 아저씨는 그걸 받으면서 입을 열었다.

"그나저나, 아란, 오늘 보니까 온 동네가 너에 대한 소문으로 시끌벅적하더구나…??"

"네!?"

아저씨의 뜬금없는 소리에 아란은 깜짝 놀란다. 온 마을을 자신의 소문이 시끄럽게 했다고? 뚱한 표정의 아란에 제이크아저씨는 너털웃음을 터뜨리며 설명했다.

"푸헐헐, 나쁜 소문이 아니야. 네가 리리스와 사귀게 되었다는 소문이 오늘 아침부터 쫘악 퍼졌더란 말이지. 그리고 덤으로 마술사아가씨를 당혹스럽게 한 사건도 말이다."

'마술사' 이야기가 나오자, 리리스가 얼굴을 붉히며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아, 그, 그래요……?"

"그래, 어제 예비성년식의 나눔의 시간 중에 뜬금없이 고백했다면서? 엄청난 용기가 아니고서는 시도조차 하지 못했을 텐데. 대단하긴 하구나. 역시 용기 있는 자가 미녀를 쟁취한다더니. 틀린 말이 아니었어."

"하.하.하……."

"녀석아, 그러니까. 이젠 어깨를 쫙 펴고 다녀도 돼! 다른 애도 아니고 마을 최고의 미녀인 리리스 아니냐. 그만큼 착하고 멋진 애라는 소리지. 안 그러냐 리리스?"

"그, 그만하세요. 제이크 아저씨…."

리리스는 제이크아저씨의 극찬에 부끄러워하며 난처한 미소를 띄웠다.

"허허, 천하의 리리스도 남자친구 앞에서는 부끄러움을 타는 모양이네. 역시 젊으니까 좋긴 좋구나. 껄껄껄."

"아, 아저씨!!"

리리스가 웃는 표정으로 난처해하자, 제이크아저씨는 아란의 목을 스윽 하고 끌어당기며 귓속말로 속닥거린다.

'아란아, 여자는 말이다…. 분위기에 약하단다. 대충 기회를 봐서, 멋진 분위기를 만들어 준 다음에…….'

'다, 다음에…??'

'콱 도장을 찍어서 '네 여자'로 만들어 버리도록 해라…….'

'제, '제 여자'요?'

'내 여자'라는 말에 아란은 뜨악한 표정으로 제이크아저씨를 쳐다본다. 아저씨는 다시 아란의 목을 끌어당겼다.

'그래, 이제 기회가 있을 때 어서어서 침 발라 놓지 않으면, 나중에 요상한 날파리들이 꼬이기 시작할꺼다. 리리스정도의 미모라면 틀림없이. 그러니깐, 기회가 있을 때! 콱! '도장'을 찍어버리도록 하거라. 아니면 평생 후회할지도 모른단다.…….'

'도, 도장….'

-꿀꺽!

아란은 마른침을 삼킨다. 그러자, 자신을 보면서, 숙덕거리는 둘을 보고는 리리스가 소리를 -빽

지른다.

"도, 도대체!! 저를 보면서 둘이서 뭘 속닥거리는 거예요!!"

"크하하, 이야 이거. 리리스에게는 실례가 많았구나. 그래도, 별거 아니었단다. 그저 남자들끼리의 사담이라고나 할까."

"정말이지…."

그리고 제이크아저씨는 잘해보라는 듯이 웃으며 아란의 어깨를 툭툭 친다. 아란은 멍하니 '도장…. 도장….' 하며 끝없이 중얼거린다.

"그리고, 이건 아란에게 주는 이 아저씨의 응원선물이란다."

그렇게 말하며 제이크아저씨는 주먹만 한 롤케잌을 아란에게 쥐어주셨다.

"…고, 고맙습니다."

아란은 그 롤케잌을 받으면서 얼떨떨한 답례인사를 한다. 리리스가 아란을 잡아끌며 아저씨에게 인사했다.

"그럼, 저흰 이만 가볼게요."

"그래, 조심해서 가거라."

"저, 저도 이만…."

"그래 아란! 힘내거라! 분위기다 분위기!"

"네, 넵!!"

'분위기?'

리리스는 그런 둘을 뭔 소리를 하는 건지 전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고개를 갸웃한다. 그렇게, 아란과 리리스는 제이크 아저씨네 빵집을 나서서 노파의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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